일본 소도시 여행을 가장 행복하게 하는 방법 일본 여행을 가장 행복하게 하는 방법
허근희 지음 / 두드림미디어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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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뉴스 서평카페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일반적으로 우리나라에서 군에서 시로 승격하려면 인구 5만 명 이상 읍이 있거나 2만 명 이상 읍 2곳의 합이 5만 명 이상이고, 군 전체 인구가 15만 명 이상이어야 한다. 인구가 늘고, 문명이 발달하면서 지방별로 군(郡, 일본의 縣[県])은 시(市)로 승격된다. 산업화가 뒤늦게 이루어진 우리나라의 경우 수도 및 지방의 몇 개 거점도시를 제외하고는 모두 군으로 행정구역이 이루어졌다. 일본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알고 있다. 일본의 행정 구역은 크게 광역 자치 단체, 중간 행정 구역, 기초 자치 단체, 최하위 행정 구역으로 나뉜다. 1단계 – 광역지자체로서 서울특별시(1개), 부산·인천·대구·대전·광주·울산 광역시(6개), 세종특별자치시(1개), 경기도 등 일반도 6개와 특별자치도 3개(강원, 제주, 전북)로 구성되어 있다. 2단계 – 기초자치단체로서 인구가 150,000명 이상이면 군에서 시로 바뀌며, 500,000명 이상은 자치구 설치가 가능하다. 3단계 – 읍·면·동으로 구분되어 있다. 

일본의 경우 광역 자치 단체는 1개의 도(都), 1개의 도(道), 2개의 부(府), 43개의 현(県)으로 구성된 도도부현(都道府県)이 최상위 행정 구역을 이루며, 중간 행정 구역으로는 지청(支庁)과 군(郡)이 있다. 기초 자치 단체는 시(市), 정(町), 촌(村)으로 구성되며, 도쿄도에는 특별구(特別区)가 있다. 최하위 행정 구역으로는 조초(町丁)와 오아자(大字)가 있다. 우리나라와 흡사하다. 

이 책 『일본 소도시 여행을 가장 행복하게 하는 방법』에서 제목으로 쓰인 '소도시' 명칭이 많이 나오기에 독자들이 이해하기 쉽게 미리 알아두면 좋을 것 같다. 대개 일본의 여행 안내책을 보면 대도시 중심으로 쓰인 것이 많다. 일본으로 여행 가는 사람들에게 찾기 쉽도록 안내하기 위해서일 것이다. 일본 국토는 섬이긴 하지만 한반도를 영토로 하는 우리나라보다 면적이 1.3배에 이른다. 인구도 20세기 내내 2025년 현재 1억 2,310만 명으로 세계 순위 20세기 내내 10위 안에 든 인구 대국이다. 지금은 국토는 넓고 인구가 비교적 적었던 브라질 등에 밀려 10위권 밖으로 밀려난 상태다. 메이지 유신 이후 근대화의 길을 걸어 선진국으로 발돋움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이 책은 일본의 숨겨진 도시와 자연을 따라가며 마음의 회복을 기록한 여행 에세이다. 제목에서 드러나듯이 저자 허근희는 단순한 관광 안내서가 아니라, 여행을 통해 삶을 다시 일으켜 세우는 힘을 이야기한다. 일본의 바다와 산, 온천, 미식, 숲 냄새가 가득한 낯선 공간 속에서 “걷고 떠돌다 보면 어느 순간 '깨닫게 된다'고 저자는 쓰고 있다. '완전한 행복은 내 안에 이미 자리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말이다. 이 책은 일본의 중부, 시코쿠, 산인, 도호쿠의 네 군데 지역에 대해 소개한다. 지역별로 한 장(章)씩 모두 4장으로 이루어졌다. 1장 〈중부, 진짜 여행이라는 느낌을 주는 일본의 알프스〉, 2장 〈산인, 전 세계가 극찬한 살아 있는 액자 정원〉, 3장 〈시코쿠, 섬나라 속 신비로운 섬마을〉, 4장 〈도호쿠, 숨은 보석처럼 반짝이는 대자연의 풍경〉 등이다. 

중부 지역에서는 중소도시 토야마, 가나자와, 나고야, 나가노를 중심으로 ‘진짜 여행’의 감각을 되찾는다. 웅장한 산림과 맑은 공기, 눈부신 설산, 바다와 강을 품은 자연 속에서 인간은 자연보다 작고, 자연은 언제나 우리를 치유한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특히 일본 아이치현의 현청 소재지인 나고야는 에도 시대부터 행정과 경제적인 중심지로 발전해왔으며, 현재 도요타 자동차 본사가 위치한 산업 도시이다. 나고야성, 도쿠가와 정원, 오스 상점가 등 유서 깊은 명소와 사카에 지역을 중심으로 번화한 쇼핑가가 공존하며, 미소니코미 우동, 키시멘 등 독특한 식문화도 주목받고 있다. 매년 3월 말부터 5월 초에는 벚꽃 축제, 11월 초부터 일루미네이션과 같은 다양한 문화 행사가 열리며, 나고야시 미술관과 아이치현 예술극장 등 공연장과 미술관도 많아 문화 예술의 중심지로 알려져 있다. 아이치현은 인구 900만 명에 이르는 일본 3대 경제권의 대도시를 포함하고 있다.

바다와 산의 아름다움, 웅장한 산림, 맑고 깨끗한 공기와 온천은 큰 감동을 주고, 지친 몸과 마음을 충전할 수 있는 에너지를 아낌없이 선사한다. 그래서인지 나고야의 매력에 빠지는 사람들이 점점 늘고 있다. “어디를 가장 좋아하나요?”라는 질문에 “나고야”라고 답하는 이들도 종종 만날 수 있다. 공항에는 자유여행을 즐기는 젊은 여행객들이 넘쳐난다. 드디어 청룡이 세상에 드러나는 시기가 도래한 것이다. 청룡이 승천하는 나고야의 미래는 앞으로 점점 더 밝아질 것이다.(p.38)



2장 산인 지역에서는 느림의 미학이 펼쳐진다. 일본의 가장 작은 현이지만 평화롭고 여유로운 요나고와 ‘살아 있는 액자 정원’ 아다치 미술관, 돗토리 사구의 황금빛 절경, 마츠에성 주변 호리카와 강의 잔잔한 물결은 독자에게 조용한 여행의 본질을 생각하게 한다. 아름다운 자연과 온천에 몸을 담그는 순간, 일상에서 지친 감정들이 천천히 흘러간다. 저자는 “아름답고 평화로운 자연은 신의 미술관이다. 존재만으로도 힐링된다”고 이야기한다. 

돗토리현 서부의 항구 도시 요나고는 소도시 여행에 안성맞춤이다. 언덕 위 요나고 성터에서는 '돗토리의 후지산'이라 불리는 다이센산과 나카우미 호수 풍경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다. 해변의 가이케 온천에서는 바다에서 솟아나는 해수 온천을 즐기며 신선한 해산물 요리를 맛볼 수 있다. 또한, 우에다 쇼지 사진 미술관, 미즈키 시게루 로드, 사카이미나토 어시장 방문과 바닷가 산책 등 다채로운 즐길 거리가 가득하다. 저자의 산인 지역에서의 여행 추억은 각별하다. 요나고 공항에 도착하면 로비 안내 데스크에서 한국인 직원이 반겨주기 때문이다. 

"코로나 이후 다시 그 직원을 볼 수 있었는데 변함없이 반겨주었다. 돗토리현의 명과인 토끼 과자을 손님수만큼 선물로 챙겨주기도 해싸. 일본 내의 공항 로비 안내 데스크에서 한국인이 반겨주며 과자를 선물로 주는 곳은 요나고 공항이 유일하다. 요나고시(市) 공무원인 그녀는 우리가 여행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올 때도 변함없이 웃는 얼굴로 마중해준다. 워낙 작고 조용한 요나고이다 보니 한국 관광객이 방문해주는 게 고마울 따름일까? 그 소박하고 따뜻한 마음이 요나고를 더욱 그리워지게 만든다."(p.66)

책에 따르면 화려하고 북적이는 여행이 주는 즐거움이 있다면, 조용하고 여유롭고 시간의 흐름이 느린 듯한 산인 지역의 여행은 소소하면서도 특별한 즐거움이 될 수 있다. 일본의 가장 작은 현이자 은퇴자들의 선호지인 돗토리와 전통적이면서도 고급스러운 시네마현은 일정은 짧지만 균형감 있는 여행을 선사한다.



시코쿠 여행에서는 섬마을의 순수한 매력을 담았다. 다카마츠의 우동, 나오시마의 호박, 도고 온천, 시코쿠 순례길은 “걷는 순간 여행이 시작된다”는 메시지를 보여준다. 저자는 소도시 여행의 의미에 대해 “가장 큰 응원단장은 바로 나 자신이다. 소도시를 여행하면 나를 응원하는 나를 다시 만난다”고 표현한다. 자기 긍정과 회복의 감정이 여행과 연결되는 것이다. 지형상 제약 탓에 각 현에 도시권이 독립적으로 발달되어 있다고 한다. 각 현은 모두 혼슈와의 교류가 활발하다. 시코쿠 내의 교류에 관해서는 고속도로의 시코쿠 8자 네트워크화 이후 시코쿠 아일랜드 리그의 발족 등으로 말미암아 4현의 일체감을 강하게 하는 경향이 강해져 각 현의 역사와 역할을 살린 제휴가 깊어지고 있다. 이는 특히 관광객 유치나 산업 투자 분야에서 두드러진다. 시코쿠 지방은 편의상 북부(세토 내해 지방, 가가와 현·에히메 현)와 남부(태평양 지방, 도쿠시마 현·고치 현)와 

동부(도쿠시마 현·가가와 현), 서부(고치 현·에히메 현) 등 두 구역으로 나뉜다. 현재 일본 국내에서조차 시코쿠의 인지도는 다른 지역에 비해 낮은 편이다. 저자가 지향하는 소도시로서 적절한 맞춤형 도시인 셈이다. 서남부를 제외한 시코쿠 전역은 긴키 지방의 영향력을 문화적으로 강하게 받고 있지만, 동부의 도쿠시마현은 정치·경제에 있어서 그 영향이 특히 뚜렷하다. 북동부의 가가와현은 문화·경제 양면에서 오카야마현과 깊은 관계를 맺고 있으며, 다카마츠 자동차도와 고베 아와지 나루토 자동차도의 개통 이후에는 도쿠시마현과 마찬가지로 긴키 지방과의 교류도 이전보다 활발해지고 있다. 서부의 에히메현은 히로시마현이나 규슈의 오이타현과의 교류가 뚜렷하다. 한편 고치현은 육로가 험준하고 해상 왕래가 발달하여 예로부터 위쪽인 교토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시코쿠 4현은 '3% 경제'라고 불리는데 일본 전체 GDP의 3%를 넘지 못하기 때문이다. 

3장의 「소도시 여행법」이란 제목의 글에서 저자는 나름대로의 소도시 여행의 즐거움을 표현한다. "무엇보다 먼저 내가 나를 인정하고 사랑해야 한다. 나의 열렬한 응원단장이자 구세주는 바로 나 자신이어야 한다. 자기긍정감과 함께 소도시를 여행해야 한다. 외관도 소박하고 조용하고 잔잔한 소도 시를 여행하다 보면 내 안의 나를 격렬히 사랑하고 응원해주고 있는 자신을 만날 수 있다. 그것이 소도시를 여행하는 가장 큰 맛이다. 지금 바로 내 안의 응원 단장과 함께 소도시로 여행을 떠나자!"(p.157)



4장 도호쿠 지방은 ‘숨겨진 보석’이라는 표현이 가장 잘 어울린다. 아키타·아오모리·뉴토 온천·네부타 마츠리 등 덜 알려진 지역의 자연과 사람, 축제를 소개하며 저자는 “도호쿠는 지금도 그 아름다움을 발견할 여행자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한다. 

도호쿠 지방은 도호쿠 신칸센·야마가타 신칸센·아키타 신칸센이 통과하게 되면서 모든 현에 신칸센이 다니는 유일한 지방이 되었으며, 신칸센이 우위에 서는 중거리 이동(200~800km)이 편리한 특징을 가진다. 또한 도호쿠 지방을 남북으로 관통하는 도호쿠 자동차도 등의 도로, 동서를 연결하는 고속도로가 정비되어 있어 지방 내의 근거리 이동도 편리하다. 이와 함께 운행 횟수는 적지만, 저렴한 가격에 빠르고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는 고속버스도 각 도시간을 연결하고 있어, 도쿄와 연결되었지만 각 도시간의 교류는 적었던 관계가 재편성되게 되었다. 이러한 육상 교통의 재편으로 아오모리현과 이와테현, 아키타현의 3현을 기타토호쿠로, 야마가타현과 미야기현, 후쿠시마현의 3현을 미나미토호쿠로 구분하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

이 책의 중심 메시지는 명확하다. 여행은 사치가 아니라 살아내기 위한 힘이며, 지친 마음을 다시 일으켜 세우는 에너지원이라는 것이다. 자연 속에서 존재만으로 충전되는 순간들, 낯선 장소에서의 작은 기쁨, 그리고 다시 뜨거워지는 심장은 독자에게 삶의 감각을 되돌려준다. 일본의 유명한 대도시가 아닌, 작고 낯선 장소에서 발견한 풍경과 감정을 따뜻한 문장으로 기록한 이 책은 여행을 꿈꾸는 사람, 삶이 무거운 사람, 다시 마음을 일으킬 용기가 필요한 사람들에게 조용하지만 단단한 위로가 되어줄 것이다.


저자 : 허근희


대학에서 일본학을 전공하고 관광통역 안내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국내 대형 여행사에서 일본 전문 인솔자로 근무한 지 15년 차다. 여행을 떠나오신 손님들께 일본 전역을 안내하며 인생을 배우고 성장했다. 손님들의 얼굴에서 웃음이 피어나는 모습을 보는 것이 삶의 큰 보람이다. 그 감사와 사랑을 담아 이 책을 쓰게 되었다. 사람의 행복에 공헌하고 싶은 것이 작은 소망이다. 이 책이 여행을 준비하는 분들에게 설렘을 안겨줄 수 있기를 바란다.

이메일 tkdtod1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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