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뉴스 서평 카페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이 책의 부제 「AI와 딥페이크 시대, 우리에게 꼭 필요한 미디어 리터러시와 감수성」을 읽으면 책의 내용이나 주제가 무엇인지 금세 알 수 있다. 저자 오승용은 생성형 AI, 알고리즘, 딥페이크 같은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일반인, 특히 청소년들이 조작된 정보에 쉽게 노출되기 때문에 이에 대비해야 한다는 의미에서 책으로 펴냈다고 밝힌다. 디지털 문화의 폐해에 청소년들이 쉽게 빠져들어 걷잡을 수 없는 피해를 입는 경우가 많아서다. 4차 산업혁명의 시대로 들어서면서 인공지능은 놀라운 능력과 속도로 인간에게 혜택보다 두려움의 존재로 다가오는 것도 원인 중의 하나일 것이다.
우리가 딥러닝을 통한 특별한 인공지능(AI)의 능력이 어느 정도인지 알게 된 것도 불과 10년이 채 되지 않았다. 몰론 컴퓨터나 이쪽 계통의 전문가들은 이미 알고 있었겠지만 일반인에게 알려진 것은 2016년 이세돌과 '알파고'의 바둑 대결에서다. 당시 이세돌이 이길 것이라는 예측을 부정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세계 최고의 바둑기사이고 수읽기가 천재적이라는 이세돌은 이 경기(?)에서 큰 충격을 안겨 주었다. 바둑 팬이나 대한민국 국민들만 충격을 받은 게 아니다. '알파고'의 능력 때문이다. 당시 알파고는 바둑을 위한 '딥러닝'이 가능한 새로운 인공지능 시스템이라고 알파고 측에서는 설명했다. 이세돌이 5번의 대국 중 한 판을 이긴 것도 얼마나 큰 성과인지 아는 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이후로 인공지능과 딥러닝, 머신러닝이 유행처럼 번졌다. 하지만 인공지능이 무엇인지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은 드물다. 일반인들도 관련 전문가가 아니면 한두 마디로 설명하기에는 벅차다. 더욱이 인공지능에 대해 들어본 사람들도 깊이 있게 공부하기에는 부담스러웠다. 차분하게 공부하기에는 속도가 너무 빠르고, 초보자들은 기초 지식 소양이 부족했다.

이 책은 인공지능 소양 부족과 기초가 부실한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따라서 저자는 복잡한 수식이나 어려운 프로그래밍 용어는 최대한 배제하고 인공지능을 최대한 알기 쉽게 설명한다. 뿐만 아니라 전공은 아니지만 궁금했던 인공지능의 역사부터 인공 신경망, 머신러닝, 딥러닝 등 인공지능과 관련 기술의 개념, 기계 번역에 활용되는 언어 모델, 이미지 처리의 원리 등을 다양한 사례를 사용해 쉽고 재미있게 설명한다. 쉽게 말해 디지털 기초 지식이 부족한 사람들도 이해할 수 있고, 기초가 있더라도 디지털 문자 이해력이 부족한 이에게 필수적이다. 이 책을 읽고 이해한다면 책을 덮는 순간부터 ‘아, 인공지능이요? 존 매카시가 다트머스 회의에서 처음 언급했죠.’라고 여유 있게 아는 척할 수 있다는 말이다.
우리는 매일 수많은 정보와 콘텐츠에 둘러싸여 살아간다. 그러나 그중 상당수는 사실과 거짓, 의도와 편견이 뒤섞여 있다. AI와 딥페이크, 무수한 알고리즘이 우리의 일상을 지배하는 시대다. 정신을 차리지 못할 정도로 홍수처럼 쏟아지는 정보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판단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또 쏟아지는 정보 중에서 무엇을 믿고 어떻게 판단해야 할까? 이 책은 ‘속이는 미디어’를 꿰뚫어 보고, ‘분별하는 사고력’을 기르는 여정을 안내한다. 빠른 정보 소비에 휘둘리지 않고 멈춰서 다시 생각하는 힘, 의도와 맥락을 읽어내는 비판적 사고의 중요성을 들려준다. 또한 복잡한 환경 속에서 통찰하는 힘과 미디어 감수성을 길러준다. 즉 요즘 유행하는 말로 '문해력(리터러시)'을 높이는 데 크게 도움을 줄 책이다.
저자는 방송국 현장에서 그리고 청소년, 교사들과의 수많은 강연과 수업을 통해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실천해 온 전문가이다. 그는 이 책에서 ‘나를 알자, 미디어에 기대지 말자, 의도를 파악하자’라는 세 가지 핵심 원칙을 중심으로, 우리가 어떻게 속이는 미디어를 분별하고 주체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지 구체적인 사례와 함께 풀어낸다.

영상의 자극적 제목, 가짜뉴스, 알고리즘과 AI 생성물, 딥페이크 범죄까지··· 우리가 일상에서 마주치는 실질적인 예시들이 풍부하게 담겨 있어 청소년은 물론 성인 독자도 매우 유익할 것으로 독자는 믿는다. 단순히 정보의 수용자가 아니라 생각하고 질문하는 시민, 그리고 책임 있는 디지털 사용자로 성장하도록 돕는 이 책은 지금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시의적절한 안내서이다. 안전하고 주체적인 미디어 생활을 위한 든든한 나침반이 되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가짜뉴스 판별, 딥페이크 윤리, AI와 창작물의 경계 등 복잡한 주제를 쉽고 흥미롭게 설명하고 있는 이 책은 청소년과 학부모, 교사뿐만 아니라 모든 세대가 읽어야 할 필독서이다.
독자가 이 책을 이해하기 위해 필수적으로 알아야 할 몇 개의 단어를 여기에 적고 주석을 달아본다. 우선 '리터러시(literacy)'는 문자화된 기록물을 통해 지식과 정보를 획득하고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19세기까지만 해도 일반 대중이 아닌 특권 계층에서만 리터러시 능력을 취득할 수 있었다. 동서양이 마찬가지다. 그러나 리터러시가 단지 언어를 읽고, 쓰는 피상적인 의미만을 내포하는 개념은 아니다. 리터러시는 일차적으로 시대적으로 혹은 그 사회 혹은 문화권에서 통용되는 커뮤니케이션 코드인 ‘언어’에 의해서 규정되어진다. 리터러시는 복잡한 사회적 환경과 상황 속에서 그 본질을 이해할 수 있는 복잡한 개념이다. 이제 리터러시는 단지 언어를 읽고 쓰는 능력에서 더 나아가 변화하는 사회에서의 적응 및 대처하는 능력으로 그 개념이 확대되기 시작했다. 현대에선 미디어에서 나오는 문장이나 각종 신조어 등에 대해 정확하게 이해하고 속뜻을 제대로 이해하는 데 필수적이다. 디지털 문화와 AI 기술을 악용함으로써 각종 범죄에 빠져들지 않기 위해선 딥페이크(Deepfake)에 대해서도 잘 구별할 줄 알아야 한다.

딥페이크란 인공지능(AI) 기술을 이용해 제작된 가짜 동영상 또는 제작 프로세스 자체를 말한다. 딥페이크는 딥러닝(deep learning)과 페이크(fake)의 합성어다. 적대관계생성신경망(GAN: Generative Adversarial Network)이라는 기계학습(ML) 기술을 사용하여, 기존 사진이나 영상을 원본에 겹쳐서 만들어 낸다. 『ICT 시사상식』에 따르면 2017년 미국 대형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에 올라온 합성 포르노 영상을 딥페이크 시초로 본다. ‘Deepfakes’라는 아이디를 쓰는 이용자가 오픈소스 소프트웨어(SW) 텐서플로(TensorFlow)를 활용해서 유명 연예인과 포르노를 합성한 영상을 올렸다. 이후 ‘FakeApp’이라는 무료 SW가 배포되면서 초보자도 쉽게 딥페이크 영상을 만들어 올리기 시작했다. 기술이 고도화되면서 점차 진짜와 구분하기 어려운 수준까지 발전했다.
딥페이크 기술은 또 많은 윤리 논쟁을 촉발했다. 위조 포르노로 피해자가 늘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우려를 사고 있다. 갤 가돗, 엠마 왓슨 등 미국 할리우드 유명 여배우들이 딥페이크 포르노 영상으로 많은 피해를 입었다. 아시아지역에서는 세계적 붐을 탄 한국 케이팝 가수들을 타깃으로 하고 있다. 사이버 보안 연구회사 딥트레이스의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유통되고 있는 딥페이크 영상 1만4,698점 가운데 96%는 포르노로 소비됐다. 얼굴 합성 피해자는 미국·영국 여배우가 46%, 한국 케이팝 가수가 25%로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딥페이크 가짜뉴스로 인한 위험성도 제기된다. 유명 정치인의 얼굴을 합성한 딥페이크 연설 영상은 텍스트로 된 가짜 뉴스와 비교하면 파급력이 더 클 것으로 예상한다. 조던 필 영화감독은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트럼프는 천하에 쓸모없는 놈”이라고 말하는 딥페이크 영상을 만들어 공개했는데 이것은 딥페이크 기술이 내포한 위험성을 사람들에게 알리기 위한 목적이었다.

이 책은 모두 5부로 이뤄져 있다. 1부 〈1 더하기 1은 정말 2가 맞을까?〉, 2부 〈희한하네, 근데 나도 경험해 봤어!〉, 3부 〈만약에 말이야, 혹시...〉, 4부 〈AI와 감수성〉, 5부 〈아는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아, 행동이 중요해〉 등이다. 1부에서는 우리가 일상에서 내리는 수많은 선택이 사실은 ‘자동 선택 모드’에 의존하고 있음을 짚어낸다. 첫인상의 강력한 힘, ‘빨리빨리 문화’의 위험, 멈춤의 필요성을 다양한 실험과 사례로 보여주며, 익숙한 정보에도 ‘타임 아웃’을 외치고 다시 생각하는 힘을 길러야 함을 강조한다. 또 2부에서는 감정과 욕구가 얼마나 쉽게 조작될 수 있는지 살펴본다. 광고, SNS, 뉴스가 인간의 심리를 어떻게 자극하는지, 왜 우리는 자극적 콘텐츠에 끌리는지를 구체적으로 분석한다. ‘잠시 멈추고 다시 생각하기’라는 습관이 비판적 사고의 핵심임을 알려준다. 이어 3부는 “만약에(What if~)”라는 질문을 던지며 가짜뉴스와 조작된 미디어의 사례를 탐구한다. 뉴스의 헤드라인, 숏폼 영상, SNS 밈까지, 보이는 것의 ‘의도’를 파악하는 연습을 독자들에게 권한다. 딥페이크 영상이나 자극적 이미지가 우리의 감정을 어떻게 이용하는지도 상세히 설명한다.
이 책은 또 4부에서 AI와 딥페이크 기술의 발전이 가져올 윤리적 문제와 위험을 다룬다. AI 결과물을 무비판적으로 신뢰할 경우 생길 수 있는 폐해를 짚으며, ‘AI는 틀릴 수 있다’, ‘AI의 결과물은 창작물이 아니라 데이터의 변주’라는 점을 이야기한다. 동시에, 인간의 감수성이야말로 여전히 창작과 사고의 중심에 있어야 함을 강조한다. 마지막 5부에서는 비판적 사고는 단순한 지식 습득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을 역설한다. 저자는 독자가 ‘미디어 도슨트’가 되어, 주변 사람들에게 미디어를 올바르게 보는 법을 나눌 수 있기를 권한다. 행동하는 시민, 책임 있는 디지털 사용자가 되는 것, 그것이 이 책의 궁극적 목표다.
저자 : 오승용
현재 KBS 강릉방송국 디지털콘텐츠 PD, 제작기술 감독,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강사. 한양대학교 문화콘텐츠 박사과정 수료. 제36회 정보문화의 달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상 수상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및 소외지역 교육 격차 해소). [글로컬 콘텐츠 ‘오! 강릉’] YouTube 제작. 2021년~2024년 현재 강원 전역 초중고등학생 대상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진행(강원특별자치도교육청 주관). 강원특별자치도 18개 전 시군에서 100여 회 강연, 2024년 강남대학교 ‘미디어 리터러시’ 영상 강의, 2021년~2023년 ‘미디어 리터러시 캠프’ 기획 및 운영, 2023년~2024년 가톨릭관동대학교 특강(문화와 콘텐츠), 2023년 강원특별자치도교육청 화천교육지원청 교사 대상 ‘미디어 리터러시’ 강의, 2022년 강원특별자치도교육청 교사 연수 강의, 2019년 올해의 공로상 수상(찾아가는 미디어 교육/KBS강릉 시청자위원회).
논문 「미디어에서의 전쟁 표현과 인식 왜곡: 영화 〈덩케르크〉 의 스토리텔링을 중심으로」, 「지역성과 콘텐츠IP를 활용한 지역방송국 활성화 방안」 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