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지구 1
윤재호 지음 / 마인드마크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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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서평 북카페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이 책 『제3지구』는 시공을 넘나드는 방대한 스케일의 '스페이스 오페라 소설'이다. 영화 〈뷰티풀 데이즈〉, 〈송해 1927〉의 감독으로 유명해진 윤재호의 작품이다. 저자 윤재호는 2022년 한 권으로 된 『제3지구』를 발표하며, “소설로 방향을 바꾸면서 나의 상상력은 절대적 자유를 얻을 수 있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출간한 작품은 3년 동안 절대적 자유로 얻은 풍부한 상상력을 불어넣고, 훨씬 더 다양한 인물의 서사를 그렸다. 영화 감독 시절 얻은 영감과 전업 작가로서의 상상력을 더 키웠다는 의미로 읽힌다. 표제어 '제3지구'는 지구 멸망과 화성 정착 실패 후 인류가 도달한 세 번째 지구라는 의미다. 

"인류는자신의 탐욕을 반성하기보다 지구를 포기하는 것을 택했다."(p.13) 지구가 멸망하자 화성으로 옮겼고, 화성 정착에 실패한 후 다시 이곳 ‘제3지구’로 왔다는 뜻이다. 이 소설 작품은 '제3지구'라는 이곳에서 벌어지는 지배계급과 피지배계급의 독재와 탄압, 저항과 평화에 대한 열망을 그린 SF 판타지 소설이다. 인류가 새로운 정착지로 선택한 이곳은 급격한 일교차와 함께 산소 부족 현상도 나타나지만, 그동안 이룩한 비약적인 기술의 발전은 이러한 문제점들을 완벽히 해결할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그곳에서 발견한 새로운 자원은 다시 한번 과학기술의 임계점을 높이며 인류는 전례 없는 진일보한 문명을 이룬다. 

그러나 독재를 꿈꾸는 외계 세력이 제3지구의 질서를 파괴하고 다수 시민들을 착취하자, 인류는 이 불평등한 구조를 혁신하기 위해 새로운 계획을 세운다. 지금 일부 과학자들도 예견하지만 지구는 어느 시점이 지나면 멸망할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는 것이 사실이다. 다만 어떤 방법으로 언제 멸망할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을 뿐이다. 따라서 지구 멸망은 어찌 보면 예정된 수순이다.



지구에 살던 인류는 지구 생명체의 80%가 멸종하고 영원할 것 같던 화석연료가 바닥나자 사람들은 그제야 허둥지둥 다음 방법을 모색했다. 원자력으로 에너지원을 대체했지만 점점 악화되는 토양과 수질은 원자력도 정답이 아님을 확인하게 했다. 태양계에서 지구와 가장 비슷한 조건의 행성은 화성이라고 이미 과학자들에 의해 밝혀졌다. 알려진 것처럼 화성(火星, Mars)은 태양계의 4번째 행성이다. 백과사전 등에 따르면 산화철로 인한 붉은 빛이 감도는 사막 지형이 형성되어 있다. 이러한 이유로 영미권에서는 '붉은 행성(Red Planet)'이라는 다른 이름으로도 부른다. 지구를 제외한 태양계 내 모든 행성 중 표면 탐사가 가장 많이 이루어진 행성이기도 하다. 

물의 존재가 확인되고 테라포밍*의 가능성이 보이는 등 인류 문명의 우주 개발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될 것으로 여겨지는 천체이다. 화성 표면에 생명체의 존재 가능성이 과거부터 논의되고는 있으나 아직까지 화성에서 생명체는 발견되지 않았다. 애초에 표면온도도 평균 수치가 지구의 남극 수준으로 낮은 데다가 대기도 희박하고 태양풍을 막아주는 행성의 자기장도 약해서 고등 생명체가 살기에는 여전히 혹독한 환경이고, 생명체가 만약 존재한다고 쳐도 미생물 정도일 것이라고 추정되고 있다. 

화성도 지구와 비슷한 약 45억 6,000만 년 전에 발생하여 표면이 100% 물로 덮여 있는 바다 행성 형태였고, 바닷물 밑 바닥에는 반 용융된 용암 바다의 형태의 시기를 누렸다. 다만 화성은 질량이 작고 밀도가 낮아 방사성 동위 원소들의 양도 지구에 비해 월등히 적다. 따라서 지각이 형성된 직후에는 상당량의 수증기가 방출되어 대기에 존재했었다. 이 때, 지구처럼 다른 원시 행성과 충돌했다. 45억 3,000만년 전에 바다 밑바닥에 단단한 지각이 형성되었으며 44억 6,000만년 전에는 맨틀 분화가 완성되었다. 45억년 전부터 43억 5,000만년 전까지는 온실 화성 시대인데, 이는 표면 온도가 영상을 유지했기 때문이다.



44억년 전 화성에는 물이 풍부했었고, 사마륨-146, 플루토늄-244와 같은 방사성 동위 원소들 덕분에 중심의 온도가 충분히 뜨거워 현 지구의 80%[16]에 해당하는 강력한 자기장이 형성되었고 충분히 대기도 보호할 수 있었다. 이때 화성의 대기압은 현 지구의 1.6배였지만, 대부분 온실기체였므로 평균 표면은 25 ℃로 액체 상태의 물이 존재하였다.


테라포밍: 지구(terra)와 형성(forming) 두 단어가 합쳐진 말로 '지구화'를 의미한다. 외계 행성이나 위성 등 천체의 환경, 즉 대기 및 기온, 지표 형태 또는 생태계를 지구와 흡사하게 만들어 인간을 비롯한 지구 생물이 거주할 수 있도록 개조한다는 뜻이다.


인류는 조건이 비슷한, 가까운 화성으로 이주했으나 지구 생활에 익숙해진 사람들은 척박한 화성에서의 생활에 만족하지 못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그 와중에도 인류의 과학기술과 우주 항해술은 눈부시게 발전했고, 인류는 다음 터전을 찾아 한번 더 이주를 결정한다. 그리고 그들은 드디어 지구도 화성도 아닌 미지의 땅, ‘제3지구’를 찾아낸다. 일교차도 크고 지상의 70%가 사막인 곳이었지만, ‘제3지구’에서 발견한 나노 메탈과 나노 크리스털이라는 신자원은 인류 문명을 다시 한번 비약적으로 이끌었다. 그리고 그렇게 발전한 과학기술을 이용해 인류는 이전과는 다른 차원의 삶의 삶을 누릴 수 있게 되었다. 적어도 한동안은.

이 소설 작품의 시점은 인류의 제3지구 정착으로부터 200년 후이다. 이곳 제3지구의 평화와 균형을 깨트린 건 인류보다 먼저 제3지구에 정착해 있던 외계 세력들이었다. 그들은 자신들의 풍족한 삶을 영위하기 위해 절대다수의 인류와 피지배계급의 외계 종족들을 에너지원으로 이용했다. 그리곤 자신들이 거주하는 중심부를 ‘센트럴시티’로 규정하고 외곽 지역을 12구역으로 나눠 피지배계층을 보다 효율적으로 감시하고 통제할 수 있는 시스템을 세웠다. 12구역에서 생산되는 에너지는 중심부 거주자인 지배층이 독점했고, 각 구역간의 소통과 교류는 철저히 차단되었다.



센트럴시티를 제외하면 사막과 우림지대로 이루어진 제3지구의 특성상 구역 거주자들은 지배계급의 명령에 복종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러한 독재세력의 착취가 점점 더 악랄해지고 공고해지자, 절대다수인 구역민들은 이 제도를 전복하기 위한 나름의 방법을 모색한다. “우리가 싸우는 것은 단 하나네. 이 세계를 지배하는 자들이 만들어내는 불균형이지.”(p.433)

제3지구의 전복을 꿈꾸는 이들은 크게 두 그룹으로 나뉜다. 제국에 반기를 든 이들이 모여 이룬 반역집단 ‘레볼트’. 그들은 오래전부터 산발적으로 활동해왔고, 30년 전 힘을 합쳐 12개 전구역에서 폭동을 일으키며 ‘레볼트 전쟁’까지 이끌었지만 끝내 유효한 성과는 내지 못한 채 막을 내렸다. 그러나 아무도 이들을 의식하지 않았던 지난 30여 년간, 이들은 조용히 숨을 고르며 전복을 위한 더더욱 체계적인 방법을 쌓아 나가고 있었다.

그리고 이들과 목적은 비슷하지만 초능력이라는 특별한 힘을 가진 이들. ‘빛의 전사 아리아’를 필두로 한 이들은 ‘리니지 기프트’라는 특별한 초능력을 가진 집단이다. 텔레파시, 예지력 등 각각의 고유한 능력을 가진 이들은, 아직 자신의 리니지 기프트를 알지 못하는 ‘해성’을 찾아 그와 힘을 합치길 원한다. 그리고 우여곡절 끝에 마침내 해성을 찾았지만, 지금까지 평범한 삶을 살며 오직 최고의 파이터가 되기를 꿈꿨던 해성은 초능력이니 전복이니 하는 말들이 혼란스러울 뿐이다.

『제3지구』는 오염된 지구를 떠나 새로운 정착지를 찾던 인류에 관한 이야기이자, 미지의 땅에서 외계 독재세력과 싸우는 미래 영웅들 이야기다. 탐험과 개척, 저항이라는 굵직한 주제를 중심으로 다양한 배경과 독특한 능력을 가진 인물들은 서로 사랑하고 협력하거나 반목하고 배신하며 각자의 목적과 욕망을 위해 분투한다.



『제3지구』는 오염된 지구를 떠나 새로운 정착지를 찾던 인류에 관한 이야기이자, 미지의 땅에서 외계 독재세력과 싸우는 미래 영웅들 이야기다. 탐험과 개척, 저항이라는 굵직한 주제를 중심으로 다양한 배경과 독특한 능력을 가진 인물들은 서로 사랑하고 협력하거나 반목하고 배신하며 각자의 목적과 욕망을 위해 분투한다.


"지금까지 벌어진 일로도 해성은 충분히 벅찼다. 아버지의 죽음에 대한 진실을 알았고, 고용주를 죽였고, 사랑했던 이웃들이 괴물로 변해서 또다른 이웃들을 죽이는 걸 지켜봐야 했다. 심지어 자신도 한 번 죽었다가 살아났다. 이미 그것만으로 미치기 직전이었는데, 또 뭔가를 알아야 한다고?"(p.337)


“사람은 그냥 사람이 되는 게 아니란다. 끊임없이 내면의 악, 또 욕심과 싸우면서 완성되어가는 거지. 하지만 영생이라는 단꿈에 취해 그 싸움에서 패배하게 되면 말 그대로 괴물이 되어버릴 거야. 그래서 우린 선택했단다. 사람이 되긴 힘들어도 괴물은 되지 않겠다고.”(p.394)


저자 : 윤재호


부산에서 태어나 프랑스 낭시 보자르, 파리 아르데꼬, 르 프레느와에서 미술·사진·영화를 공부했다. 2011년 단편 다큐멘터리 <약속>이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 대상을 수상했고, 이후 칸 레지던시 프로그램에 선정되어 장편 극영화를 집필했다. 2013년 단편 <돼지>가 칸국제영화제 감독주간에 초청됐고, 2016년에는 다큐멘터리 <마담B>와 단편 <히치하이커>가 각각 칸국제영화제 독립영화배급협회 주간과 감독 주간에 선정됐다. 첫 장편영화 <뷰티풀 데이즈>는 2018년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됐고, 두 번째 장편 <파이터>는 2021년 베를린국제영화제에 초청되며 연출력을 인정받았다. 실사영화와 다큐멘터리를 꾸준히 만들어오며 올해도 다큐멘터리 영화 <숨>을 발표한 윤재호 감독에게 소설가는 어린 시절부터 키워온 또 다른 꿈이었다. 『제3지구』는 그가 10년 전부터 구상했고 2022년 단권으로 출간했던 작품이다. 출간 이후 이야기 앞뒤로 최대의 상상력을 발휘했고, 시리즈로 전면 개작해 완전히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세상에 내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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