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유결점
서동주 지음 / 필름(Feelm)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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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어스 서평 카페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이 책 『완벽한 유결점』의 저자 서동주는 예전엔 '서세원의 딸'로 알려진 인물이다. 지금 그의 이름으로 검색해 보면 "대한민국의 전 코미디언, 배우, 영화 기획자, 목사, 방송인, 부동산 개발 업자" 등으로 나올 정도로 다방면에서 능력을 발휘한 '만능 엔터테인먼트'이다. 얼마 전 작고한 전유성과 함께 서세원은 몸보다는 말로 웃음을 유발하던 사람이다. 전유성이 진지한 톤에서 황당한 발언으로 웃기는 스타일이었다면, 서세원은 한국인의 어법이나 억양을 교묘하게 비트는 방식으로 만들어낸 독특한 톤을 이용해 웃기는 희극인이었다. 저자 서동주를 이야기하면서 그의 아버지 고 서세원씨를 이야기하는 게 결례인 줄 알지만 서세원 씨가 워낙 거물 엔터테인먼트로 남긴 일이 많아 서두에 끄집어 낼 수밖에 없었다. 모르는 많은 독자들이 있을 것으로 생각되기 때문이다.

서동주는 그의 아버지 못지 않은 재능과 명석한 두뇌의 소유자인 것 같다.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것인지, 스스로의 노력에 의한 것인지는 독자로서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 저자 서동주는 불우(?)한 가정 환경에도 불구하고 MIT와 와튼스쿨, 캘리포니아 변호사라는 화려한 이력을 갖고 있다. 방송 출연과 작가 등 재능은 물론 폭발적인 에너지에도 놀랄 만하다. 이 책의 표제어가 시사하듯 그는 환경에서 다소 '결점'을 갖고 있다. 부모의 이혼, 아버지의 석연찮은 비참한 사망... 그에게 수많은 좌절과 불안, 흔들림이 있었을 거라고 누구도 의심하지 않았다. 그리고 모든 세상 일이 다 그렇듯 세월이 흐르면서 점점 사람들의 기억에서 잊혀져 갔다. 그러나 대한민국에 다시 나타난 저자의 모습은 눈을 다시 뜨고 바라보아야 할 정도로 굉장한 이력을 쌓았다.


저자 서동주의 화려한 이력은 그냥 재주만으로 쌓아 올린 게 아니다. 〈나무위키〉에 따르면 웨즐리 대학 재학 시절 자매학교인 MIT에서 수학, 과학을 듣고 있었다. 공부만 한 덕에 늘 1등을 했다. MIT에 가을 학기에 편입 원서를 냈는데 떨어져서, 학교 규정상 봄 학기에는 아예 외국인 학생의 원서 자체를 받지 않는다고 해서 일단 원서를 내놓고 학교 입학 관리 본부에 찾아가 자신의 상황을 설명하고 원서 내는 것만 허락해달라고 빌었다. 

타학생인 서동주 자신이 MIT에서 학점을 잘 받았다고 편지 쓰고 여러번 편지 써서 역사상 처음으로 봄학기임에도 불구하고 편입을 허락했다. 편입이 결정된 날, 입학 관리 본부에서 직접 전화를 주었다는데, "대니엘, 너 정말 집요하다. 붙었으니까 이제 찾아오지도 말고 편지도 쓰지마!" 라고 했다. 대학 입학을 할 때도, 원하는 학교에 다 떨어져서 웨슬리 대학에 갔다가 나중에 MIT로 편입을 했다. MIT-웨즐리여대가 교차수강 되기에 이를 계획하고 입학하는 것은 미국 여대생들 사이에서 잘 알려진 편입 전략이다. 일반적으로 미국 대학들은 편입 시험이 없고 정원도 많다. 그렇기에 미국은 재수보다 편입이 흔하다. 미국 대학에서 동양인들이 매우 열심히 공부해서 고학점을 가져가는 것은 매우 유명하다. 많은 유학생들도 이에 대해 말했다. 특히 이과 쪽은 백인들이 따라 갈 수가 없다. 미국에서는 동양인=수학을 잘 한다는 인식이 있다. 

미국인들은 자신이 엄청 뛰어나지 않은 이상 대부분 공부보다 인맥(네트워킹)을 쌓는데 집중한다. 연구는 안 할 것이니 공부보다 인맥이 있는 게 취업에 훨씬 수월하다. 해고 당해도 재취업할 때 굉장히 용이하다. 미국은 우리나라처럼 학점, 자기소개서에 "3000자 이상 쓰는 질문 5개 이상" 이런 기업은 거의 없고 자유양식이다. 이력서 사진부터도 인종차별이라 첨부를 못 한다.



저자는 전작 『샌프란시스코 이방인』을 출간한 후 한 인터뷰에서 자신의 인생이 영화로 만들어진다면 분명히 '해피엔딩'이라고 생각하고, 그걸 믿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자신이 중간에 주저앉을 수가 없는 이유로 '끊임없는 노력'이라고 말한다. 포기한다면 거기에서 영화가 끝나니까. 그런 그가 어렸을 때부터 써오던 일기를 19년 동안이나 쓰지 않았다고 한다. “아빠가 내 일기를 허락 없이 읽고 그 내용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그걸 증거로 나를 혼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관뒀다”고 털어놓는다. 다시 일기를 쓰기 시작한 것은 2년 전. “상처들을 감당하기 힘들어” 숨을 토해내듯 써내려갔다. 그 글들이 모여 『샌프란시스코 이방인』이 됐다고 설명한다. 

오랜 시간 서동주는 ‘누구누구의 딸’로서 비쳤다. 『샌프란시스코 이방인』 안에서 그 수식어는 뒤로 물러나고 ‘서동주’라는 한 사람의 이야기 속으로 스며든다. 서동주가 지나온 시간, 지금의 서동주를 이루고 있는 것들, 그 수많은 조각들 중 하나다. 

“읽어보시면 저라는 사람하고 (독자들이) 겹치는 접점이 많아서 놀라실 것 같아요.” 서동주는 말했다. 『샌프란시스코 이방인』 속의 서동주는 외로웠고, 치열했고, 사랑하고 싶었고, 꿈을 찾고 싶었다. 도전했고, 실패했고, 다시 도전했다. 결코 낯설지 않은 이야기였다. “더럽고 어두운 비밀 하나쯤” 안고 살아가는 모습까지도. 왜 이토록 힘든 말들을 꺼내놓느냐고 묻는다면, 아마도 그는 ‘위안’을 말할 것이라고 인터뷰 내용에도 나와 있다.

전작 『샌프란시스코 이방인』의 〈프롤로그〉를 통해 저자는 독자들에게 자신의 인생관을 고백했다. "세상이 던져 대는 돌은 막을 수도 없고 상처 입기 마련이지만 그 상처가 나의 전부가 될 필요는 없기 때문이다. 살아감에 있어 우리에게는 선택권이 있다. 아파하며 무너질 것인가, 아니면 그래도 희망을 가지고 꿈을 꿀 것인가. 나는 꿈을 꾸는 쪽을 선택했다. 인생은 마음대로 제어되지 않더라도 내가 꿈꾸며 살아가는 삶은 온전히 나의 것이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고 있는 당신도 아프더라도 다시 꿈을 꿨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 길을 내가 같이 걸어가 주고 싶다."


『완벽한 유결점』을 펴낸 출판사 측의 소개글에도 끊임없이 노력하고 치열하게 살아가는 서동주의 모습을 담았다. "흔히 우리는 흠 없는 완벽함을 꿈꾼다. 하지만 삶의 궤도는 애초에 매끄러운 원이 아니다. 수많은 미세한 흔들림과 균열 속에서 우리는 방향을 잃기도 하고, 다시 일어서기도 하며, 그렇게 자기만의 궤도를 만들어 간다. 『완벽한 유결점』은 바로 그 과정을 기록한 책이다."

이 책에서도 서동주는 자신의 삶을 가감 없이 꺼내 놓는다. 로펌에서 “넌 게으른 거니, 아니면 멍청한 거니?“라는 말을 듣던 순간의 치욕, 방송과 사회 속에서의 왜곡된 시선, 가족사에서 비롯된 깊은 상처, 그리고 불확실한 미래 앞에서 느낀 두려움까지 일시에 몰려들었다고 이야기한다. 이처럼 자신의 인생 역정에는 수많은 질타가 있었다고 한다. 이에 따라 이 책은 누군가의 완벽한 성공담이 아니라, ‘흔들리고 무너졌지만 다시 일어난’ 이야기다. 저자는 말한다. “걱정은 암세포 같다. 방치하면 온 뇌를 통째로 잠식한다.” 그렇기에 걱정을 줄이는 유일한 방법은 완벽해지려는 강박이 아니라, 일단 작게라도 움직이는 것이다. 시작이 두렵더라도, 실패가 따르더라도, 흔들리더라도 괜찮다. 그 결점이 오히려 자신을 단단하게 만드는 힘이 되기 때문이다. 완벽함은 언제나 흠집 없는 표면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삶을 견디고 살아낸 흔적 속에서, 우리는 비로소 더 단단하고 빛나는 자신을 마주하게 된다는 설명과도 맞닿아 있다.

이 책은 독자에게 새로운 요구를 하지 않는다. 오히려 요구하지 않음으로써, 우리에게 가장 깊은 위안을 건넨다. 이 책은 자기 삶의 결핍과 상처를 인정하고, 불완전한 자신을 있는 그대로 끌어안는 법을 알려준다. 불완전한 삶 속에서도 빛을 찾을 수 있음을 보여주며, 흔들리면서도 앞으로 나아가는 힘이 무엇인지 깊이 사유하게 만든다.

“결점을 극복하기 위해 조금 더 애를 쓰면 결과는 늘 성장이란 보상을 주기 마련이죠.”



삶은 늘 예상치 못한 변수와 균열로 가득하다. 하지만 균열은 무너짐이 아니라 빛이 스며드는 틈이 되기도 한다. 저자 서동주의 문장은 바로 그 틈을 증명한다. 고통을 숨김없이 기록하면서도, 그 속에서 작고 단단한 희망을 길어 올리는 글. 그래서 이 책은 단순히 한 사람의 자전적 기록을 넘어, 흔들리며 살아가는 모든 이들의 거울이 된다.

완벽하지 않기 때문에 우리는 살아갈 수 있다. 결점이 있기에 우리는 서로를 이해할 수 있다. 『완벽한 유결점』은 그 사실을 가장 우아하고 단단한 언어로 증명하는 책이다. 삶의 무게 앞에서 지치고 흔들린 이들에게, 이 책은 진지한 위로이자 실질적인 동행이 될 것이다. 완벽하지 않기 때문에 우리는 더 살아갈 수 있다는 것, 그것이 이 책이 전하는 가장 큰 선물이다.

방송인 이혜성은 〈추천사〉에서 저자 서동주의 '삶의 용기'를 전한다. "사람들은 흔히 흠결 없는 모습에서만 사랑이 시작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서동주 작가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다른 길을 보여줍니다. 작은 상처와 결핍이야말로 인간을 더 깊고 따뜻하게 만들며, 그 불완전함 속에서 오히려 아름다움이 자라난다고 말이지요. 『완벽한 유결점』은 꾸밈없이 자신을 받아들이는 용기, 그리고 흔들림 속에서도 끝내 자신만의 길을 걸어가는 힘을 전합니다. 방황은 실패가 아니라, 원하는 삶에 다가가기 위해 거쳐야 하는 과정임을 이 책은 차분히 일깨워 줍니다. 결점 때문에 때로는 멀리 돌아가더라도, 결국 그 길 위에서 우리는 더 단단하고 더 빛나는 자신을 만나게 된다는 사실을 이 책은 고요하게 속삭여 줍니다."


삶은 결코 완벽하지 않다. 하지만, 소소한 행복을 발견할 수 있다면, 그 자체로 충분히 아름답다. 오히려 완벽하지 않기에 더 아름답고, 더 소중하다. 행복은 거창한 것이 아니라, 늘 우리 곁에 머물고 있다. 중요한 건 그걸 알아차리고, 마음껏 누리는 것. 오늘 하루를 충만하게 살아가는 것, 그게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멋진 선택이다.(p.200~201) - 「행복은 작고, 그래서 진짜다」 중에서


앞으로의 삶에서도 완벽한 설계도는 없을 것이다. 예산을 넘기고, 시간은 어긋나고, 생각지도 못한 균열이 생기면서 지붕이 무너지는 큰 사건이 벌어질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제 나는 확실하게 안다. 


무너진 벽도 다시 세울 수 있다는 것. 

어긋난 계획도 다시 그릴 수 있다는 것. 

작은 집도 마음만 있다면 

삶으로 부족함 없이 채울 수 있다는 것. 


그렇게 오늘도 나는, 

내가 만든 이 집에서 

나를 조금씩 다듬어간다.(p.238) - 「에필로그」 중에서


저자 : 서동주


미국 캘리포니아 변호사이자 방송인, 그리고 작가. 퍼킨스 코이(Perkins Coie)에서 변호사 생활을 시작해 현재는 딥테크 기업의 법률 이사로 일하고 있다. 하지만 그의 길은 언제나 직선이 아니라, 수많은 굴곡과 질문들로 이어져 있었다. 열세 살, 혼자서 미국 유학길에 올랐을 때부터 그는 늘 스스로 길을 개척해 왔다. 웰즐리대학교에서 미술을 전공하며 예술적 감각을 키웠고, 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MIT)에서 수학을 탐구하며 사고의 깊이를 더했다. 와튼스쿨에서 마케팅 석사 학위를, 샌프란시스코대학교 로스쿨에서 법학 과정을 마치며 학문의 지평을 넓혔고, 마침내 2019년 캘리포니아 변호사 시험에 합격했다.

수십 번의 서류 탈락, 크고 작은 불합격은 그를 좌절시키지 않았다. 오히려 그 모든 경험이 단단한 힘이 되어 지금의 서동주를 만든다. 포기하지 않는 끈기와 도전을 즐기는 태도, 그것이 그의 이름을 가장 잘 설명하는 언어다. 삶은 늘 의미와 무의미 사이를 오가지만, 그는 그 길 위에서 웃고 울며, 다시 글로 기록해 왔다. 저서로는 《샌프란시스코 이방인》, 《내일의 나를 위한 다짐》, 《서동주의 합격 공부법》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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