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로 읽는다 기상천외 세계지도 지식도감 지도로 읽는다
롬 인터내셔널 지음, 정미영 옮김 / 이다미디어 / 2025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북뉴스 서평 카페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20세기 말부터 뉴밀레니엄 초까지 세계의 가장 큰 이슈가 된 지역은 단연 '아랍'이다. 이란-이라크 전쟁, 걸프전에 이은 9·11 테러까지 모두 서양 기독교 문명과 이슬람 아랍 간의 종교 분쟁의 모습을 띠고 일어났다. 실제 중세 십자군 전쟁처럼 종교 갈등이 전면에 드러나진 않았지만 적어도 겉모습은 종교 분쟁의 모양새다. 세계 정세에 둔감한 독자도 이 기간 전쟁과 분쟁의 모습은 아프리카보다 오히려 훨씬 심각한 상태로 보여졌다. 우리는 일제 강점기 해방 이후 한반도 내에서는 종교 갈등은 없었던 것으로 배우고 있다. 오히려 민주주의와 사회주의라는 정치 이념적·사상적 갈등이 워낙 노골적으로 드러났기 때문에 어쩌면 종교가 끼어들 틈이 없었을 것이다. 
전쟁까지 치르고서야 세계의 정치사상적 이념이 두 가지로 크게 나뉘어지는 바람에 남과 북은 각각의 정치·경제·사회적 갈등이 심해져 전쟁까지 치렀다. 이때가 미소간 냉전 시대로 돌입하는 시기다. 남과 북은 각각의 이념 토대를 중심으로 각각의 나라를 세웠다. 
이즈음까지 대부분의 우리 국민은 아랍에 대해  알지 못했고, 관심을 가질 여유도 없었다. 미국 등 서양 문명을 받아들이고 민주주의와 자본주의 체제의 국가로 역할을 해야 하는 상황에 맞닥뜨린 것이다. 물론 대부분의 정치인들과 지식인들은 분단에는 결사 반대였지만 우리 마음대로 할 수 있는 노력은 매우 제한적이었다. 제2차 세계대전의 승전국의 정치·경제 체제에 따라 일찌감치 예고된 분단이었다. 냉전이 끝난 건도 어느날 갑자기였다. 마치 자고 일어나니 하늘에서 선물이 떨어진 느낌이랄까. 공산주의 종주국이자 구심점 역할을 한 소비에트 연방(구 소련)은 무너졌고, 결국 냉전은 끝난 것으로 이해됐다. 그러나 인간 사는 세상이 그렇게 단조롭지만은 않다는 사실을 여실히 체감했다.


냉전이 끝난 후 걸프전이나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침공에서 외부로 드러난 전쟁 명분은 모두 기독교, 특히 미국과 서방 사회에 저항하는 이슬람 세력에 대한 무력진압의 성격을 띠고 있다. 걸프전은 대부분의 독자들도 알다시피 이라크의 쿠웨이트 불법 침공에 따라 미국이 주체적으로 나서서 무력으로 응징한 결과다. 이때 미군을 주축으로 한 이라크 주둔군은 후세인 이라크 정부가 버티자 전면 공격을 감행했다. 대량살상무기를 개발하고 있다는 점을 공격 명분으로 삼았다. 그러나 대량살상무기는 발견되지 않았다. 하지만 이라크 정부는 순식간에 무너졌다. 무기 체계 등 현저한 무력의 차이에 이라크 정부군은 제대로 전쟁 한 번 치르지 못하고 퇴각을 거듭하다 살아남은 자들끼리 별도의 조직을 만들어 '반미' 최일선에 섰다. 급진 수니파 무장단체인 이라크-레반트 이슬람국가(ISIL, ISIS로 일컬어지기도 함)를 결성해 무장테러를 지속하고 있다. 특히 뉴밀레니엄의 해가 돋자마자 미국 본토에 있는 세계 무역센터 빌딩이 민간 항공기에 의해 자폭 테러를 당해 무려 3,000명에 이르는 사망·실종자를 내는 대참사를 일으켰다. 미국은 즉각 9·11 테러에 대한 보복과 오사마 빈 라덴 체포(사살 포함) 작전에 돌입해 십수 년만에 그의 아지트(파키스탄 소재)에서 사살했다. 그러나 그것을 명분으로 침공했던 아프가니스탄에서는 탈레반에게 실패를 인정하고, 결국 철수하고 말았다. 

이들 전쟁에 쏟아부은 미국이지만 결국 최종 목표는 달성했고, 더 이상의 불필요한 미군 희생이 생기지 않도록 철수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베트남전에 이어 두 번째 실패한 전쟁임은 분명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여전히 미국은 무력을 과시하는 기회였고, 이슬람 입장에서는 결코 물러서지 않고 저항하겠다는 집념을 불태우고 있다.

수십 년간 중동 지역은 이렇게 '세계의 화약고'로 불리어지며 제3차 세계대전이 일어난다면 중동 지역이 시발점이 될 것으로 내다보는 학자들도 있었다. 이스라엘과 아랍 국가들의 분쟁은 직접 전쟁을 하는 것은 100년도 안 됐지만 사실 그들의 영토 갈등은 수천 년을 이어져 온 것이라는 게 역사학자들의 일반적 견해다. 대외적으로는 이스라엘과 아랍의 오랜 분쟁처럼 보였지만 이스라엘이 미국과 유럽 서방세력의 지지를 등에 업고 막강한 군사력을 앞세워 자신들의 땅을 지키겠다는 각오다.



'아랍(Arab)'을 이야기하다 조금 길어졌지만 이 책 『기상천외 세계지도 지식도감』은 학문적 연구라기보다는 일반 상식에 가까운 정보를 제공한다. 다만 상식적이지만 상식적이지 않게 보이는 것들에 대한 명쾌한 설명이다. 궁금하고 호기심은 발동하지만 정치·경제·사회·문화·종교·인간의 삶 등이 어우러져 복잡해지고 이해하기 쉽지 않은 일들에 대한 저자의 해석이다. 우선 '아랍(Arab)'은 어떻게 생긴 단어인가? 페르시아만·인도양·홍해로 둘러싸인 '아라비아(Arabia)반도'를 지칭하는 말이었으나, 통상적으로는 서남아시아·북아프리카 지역에서 아랍어를 사용하는 문화권을 지칭한다고 책의 저자 '롬 인터내셔널'은 밝힌다.

아랍은 지리적·역사적 상황에 따라 그 의미를 달리 한다고 하니 헷갈리기도 하다. 저자에 따르면 아랍(Arab)은 '아라비아(Arabia) 반도'를 지칭하거나, 7~12세기 무렵까지 아랍인들이 세운 아랍제국을 지칭하는 말로 사용됐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일반적으로 아라비아반도 인근의 국가들이 주권 수호와 상호협력을 위해 1945년 결성한 지역협력기구인 '아랍연맹'을 지칭할 때 사용한다. 통상적 의미에서 아랍(Arab)은 서남아시아·북아프리카 지역에서 아랍어를 사용하는 문화권을 통칭하며, 대부분 이슬람 문화의 영향을 크게 받는 지역을 가리킨다. 

대체로 '아랍'과 '이슬람'을 동일한 의미로 사용하기 쉬운데, 이 두 용어는 서로 다른 개념이라는 저자의 설명이다. 우선 '아랍'은 민족을 가리키는 말이며, '이슬람'은 종교를 가리키는 말이다. '아랍(Arab)'은 '아랍어'를 사용하는 '아랍민족'에 관련된 용어로 7~12세기에 아시아, 아프리카, 유럽에 걸치는 세 대륙의 광대한 영토를 정복하고 사라센 제국을 건설했던 민족이기도 하다. 아랍국가는 국민의 대부분이 이슬람교를 믿는 이슬람국가이지만, 민족적으로 아랍인이 아니면서 이슬람교를 믿는 나라들도 많이 있기 때문에 모든 이슬람국가가 아랍국가는 아니다. 예컨대 중동에 위치한 이란의 경우 과거 페르시아제국을 건설했던 아리아인들의 나라로, 아랍인들과는 민족적으로 다르다.



우리가 살아가는 지구를 우리는 얼마나 알고 있을까? 물론 넘치는 인터넷 정보와 뉴스, 그리고 세계여행을 통해 하루가 멀다고 직접 또는 간접으로 세계 각지를 경험한다. 하지만 전 세계가 하나로 연결된 지금도 지구촌 곳곳에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흥미로운 수수께끼가 많이 숨어있다. 더러 학창 시절, 지리 시간이나 역사 시간에 수업은 제쳐놓고 세계지도를 이리저리 들여다본 사람도 있을 것이다. 독자도 그래본 경험이 있다. 이 책은 학교에서 가르쳐주지 않는 역사 이야기, 놀라운 지형과 국경선, 그리고 땅의 신비한 현상과 기후의 비밀은 여전히 우리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뿐만 아니라, 오랜 세월이 흘러도 되풀이하는 종교와 민족 분쟁의 지정학적 원인은 무엇일까? 세계지도를 펼쳐놓고 찬찬히 들여다보면, 지구에 대해 우리가 알고 있는 것들이 생각보다 많지 않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이 책은 세계 역사나 문화, 정치, 경제, 지리, 군사 등 여러 분야에서 비상식적이거나, 신비로 포장되어 있는 기묘한 현상 등에 관한 이야기다. 이 책에서는 모두 96개 항목을 6장(章)으로 나눠 설명하고 있다. 1장 〈기상천외한 재밌는 세계지도〉, 2장 〈지구의 놀라운 현상과 비밀〉, 3장 〈재미있는 땅, 이상한 기후〉, 4장 〈세계 각국의 깜짝 속사정〉, 5장 〈지역 분쟁의 불씨, 영토와 민족〉, 6장 〈상식을 뒤엎는 지리 이야기〉 등이다.

1장 네 번째 항목은 「제국주의 유럽은 여전히 미국에 살아있다!」란 주제가 흥미있어 보인다. 콜롬버스의 신대륙 발견 이후 유럽 열강들이 앞다퉈 식민지를 건설하고 착취와 수탈로 얼마나 잔인하게 식민지를 유린했는지를 살펴보면 인간의 악함은 어디까지인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제2차 세계대전 중 영국의 처칠 수상과 미국의 루스벨트 대통령이 대화 중 영국이 식민지 잃을 것을 걱정하면서 미국의 태평양 전쟁에서 패하면 식민지를 잃게 된다며 동병상련의 지원을 요청했을 때 루스벨트가 우린 식민지를 갖지 않았고, 식민지를 경영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점잖게 받아졌다는 일화도 들은 바 있다. 그런데 미국 내에 제국주의가 살아 있다고? 이 책을 읽다보면 미·영의 수반이 만나서 낯뜨거운 이야기를 나눈 상황이 충분히 이해가 될 만하다는 느낌이다.



책에 따르면 미국은 1776년에 영국 식민지가 독립하여 탄생한 나라이다. 건국 당시에는 아메리카 대륙 동해안에 있던 13개주에 불과했으나, 북아메리카 대륙의 중서부에 있던 프랑스, 네덜란드, 스페인 등의 식민지를 잇달아 손에 넣으며 점차 영토를 넓혀갔다. 현재 미국은 총 50개주이며, 세계에서 세 번째로 넓은 영토를 가진 나라가 되었다. 이런 탄생 비화 때문에 미국 지명에는 아직도 곳곳에 유럽의 흔적이 남아 있다. 유럽에서 건너온 사람들이 자신들의 고향과 관련된 이름을 붙이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예가 미대륙의 북동쪽에 있는 뉴잉글랜드 지방이다. 

뉴잉글랜드는 메인주, 버몬트주, 뉴햄프셔주, 매사추세츠주, 코네티컷주, 로드아일랜드주의 6개 주를 가리킨다. 이 지역은 강과 산맥에 둘러싸여 다른 지역과 교류가 적기 때문에 영국 식민지 시대의 흔적이 여전히 짙게 남아 있다. 이곳에는 도버, 포츠머스,그로틴, 댄버리, 뉴브리튼, 뉴런던 등 영국에서 유래한 지명이 다수 있으며 동부 지역 전체에 영국에서 유래한 지명은 100개가 넘는다. 미국 제1의 도시 뉴욕도 영국에서 유래한 이름이다. 

남아메리카 칠레는 세로로 길쭉한 나라다. 영토 면적이 세계 5위 안에 드는 큰 나라들은 국내에서 시차가 난다. 그러나 칠레처럼 길쭉한 나라가 시차가 거의 없다는 사실은 기본 상식이다. 뭐 다 아는 상태이니 부연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중국의 경우 시차를 적용하지 않는다고 한다. 동서의 너비가 비행기로도 네 시간 이상 가야 한다는데 독자로서는 처음 듣는 말이다. 중국을 가본 적이 없어서 더 몰랐을 것 같기도 하다. 그렇다면 여행객에게는 매우 불편할 것 같은데... 중국의 서쪽 끝자락인 신장웨이우얼자치구에서 동쪽 끝자락인 헤이룽장성까지 경도 차이는 60도이라고 한다. 다른 나라를 기준으로 하면 그것은 곧 4시간 정도의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중국의 시간대는 상하이와 난징을 지나는 동경 120도의 자오선을 기준으로 하는 단 하나뿐이다. 따라서 서해에 인접한 상하이가 일몰을 맞이해 저녁이 되었을 무렵, 티베트고원은 오후의 뜨거운 햇살이 내리쬐는 한낮이고, 서쪽 어느 지역은 시간으로 치면 이른 새벽인데 하늘은 이미 정오이며, 태양이 남쪽에 있을 무렵에는 오후 4시나 5시가 된다.



요즘 뜨거운 지역으로 떠오른 곳은 역시 우크라이나 전쟁 지역이다. 러시아는 2022년 2월 '특별군사작전'을 명분으로 침공을 개시했다. 밀고 밀리는 우여곡절 끝에 이제 휴전이나 종전의 분위기가 서서히 무르익는다. 다만 영토 문제가 아직 말끔하지 않아 서로 폭탄을 주고 받으며 전쟁을 지속하고 있다. 2025년 10월 7일 현재 올해 들어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내 약 5,000㎢의 영토를 점령했으며, 전장에서 완전한 전략적 주도권을 유지하고 있다고 푸틴 대통령이 밝혔다. 혼전 상태라고 봐도 될 듯한 분위기다. 소모전 형국으로 흐르는 전쟁을 종식하고 애꿎은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눈물을 이젠 닦아줘야 하지 않을까? 구 소련 체제에서 냉전 이후 반러시아로 돌아선 발트해 3개국에 관한 이야기도 이 책에서 다루고 있다. 이른바 '발트 3국'이다.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는 동서 냉전 시대에는 구소련 연방의 일원이었다. 그러나 공화국 중에서도 발트 3국 연대가 가장 먼저 독립을 쟁취했다. 발트 3국은 언어와 문화가 모두 달랐지만, 협력을 이루며 독립운동을 전개해온 만큼 큰 공통점이 있다. 그것은 언제나 열강의 표적이 되어온 역사이다. 이 대목에서 우리와 연대감도 느껴진다.

책에 따르면 제1차 세계대전 이후 1917년부터 1918년까지 러시아 제국의 지배 아래 있었던 에스토니아, 내란 상태였던 라트비아, 대전 중 독일군에게 점령당했던 리투아니아는 러시아 제국의 붕괴와 독일의 패전을 틈타 1918년 각각 독립을 선언하였다. 그러나 이 독립은 20여 년밖에 지속되지 않았다. 1940년 3국 모두 소련에 다시 병합되고 만 것이다. 소련의 점령 정책은 매우 가혹해 많은 사람이 처형되거나 시베리아 유형에 처했다. 그 후 1941년에 독일과 소련이 전쟁을 벌이면서 발트 3국은 나치 독일군에 의해 점령되었으나, 1944년부터 1945년에 걸쳐 소련군이 독일군을 격퇴하자 다시 소련에 합병되었다. 발트 3국이 열강, 특히 소련의 표적이 되어왔던 것은 발트해와 면하고 있는 지리적 조건 때문이다. 소련의 부동항 확보 차원의 문제라는 지적이다. 그러나 소련의 지배가 가혹했던 만큼 개혁과 독립을 원하는 발트 3국 사람들의 마음은 더욱 강렬했다.(p.260~262)


저자 : 롬 인터내셔널


1983년에 설립한 출판 기획 제작 그룹으로 지리, 역사, 과학 등 교양서와 비즈니스를 비롯한 생활 실용서 분야에 걸쳐 다양한 책을 펴내고 있다. 기획 단계에서 시작해 원고 집필과 제작까지 책임지는 통합 시스템으로 수많은 베스트셀러를 펴내면서 출판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독자의 니즈와 시대의 흐름을 반영하는 기획력을 바탕으로 연간 80여 종의 책을 만들어낸다. 《지도로 읽는다 한눈에 꿰뚫는 세계지도 상식도감》, 《세계 분쟁이 한눈에 보이는 책》, 《도쿄의 숨겨진 명소를 걷는 지도》, 《강대국 미국의 비밀을 2시간이면 알 수 있는 책》 등 다수의 책을 펴냈다.


역자 : 정미영


한국외국어대학교 일본어과를 졸업하고, 현재 출판 편집 및 번역 작업에 매진하고 있다. 『지도로 보는 세계지도의 비밀』 『하나라도 백 개인 사과』 『할머니의 수프』 『친구』 『내 친구는 멍구』 등 다양한 도서를 번역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