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유럽 서평 카페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우리나라가 한자 교육을 실시했던 것은 조선시대는 물론이고, 1948년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에도 필요성에 의한 것이다. 해방 이후 우리 정부에서도 공문서 등에는 한자를 병기했다. 또 초등학교 교과서에도 마찬가지다. 왜 어렵다는 한자를 초등학교 때부터 배워야 했을까? 독자의 생각으로는 우리가 한자와 한자 문화에 너무 오랫동안 익숙해져 온 데다 한자로부터 완전히 한글로 전환시키기엔 아직 이르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지금 우리는 우리말 우리글 정비도 완전하다고 볼 수 없다. 그렇다고 한자어의 뜻만 풀어쓴다고 해결이 되지 않을 것 같다. 말과 글의 문장이 길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조선시대까지 글을 배우는 사람은 '양반'이었고, 글을 배운 일부 양민이나 중인계급조차도 어려운 한자는 제대로 깨우치지 못했다고 한다. 한자의 어휘(글자 수)가 5만~6만이라고 하니 쉬운 일은 아닌 듯하다. 이른바 조선시대 '출세'란 양반에 한한 것이지 양민이나 천민은 대물림되는 일반 신분으로 고위 관직에 오르기 위한 길은 원천 차단돼 있었다. 조선시대는 엄격한 신분제가 적용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국민 대부분은 글을 쓰고 배우는 일은 양반들에게나 필요한 것이라는 인식이 지배적이었고, 설령 한문을 깨친다 해도 사용할 데가 없으니 아예 문명에는 접근할 수도 없는 삶이었다.
우리 문자가 아닌데 굳이 한글을 쓰면서도 초등학교(당시 국민학교) 교과과정에서 한자를 지우지 못한 것은 우리가 쓰는 말 때문이었을 것이다. 한글을 쉽게 배워 썼으면서도 해방 이후 국어 교과서에 한자를 병기하던 시절은 1970년대까지도 이어진 것으로 독자는 알고 있다. 한자는 모두 알다시피 뜻글자이다. 이는 한 자 한 자에 뜻이 있기 때문이다. 이를 우리는 표의문자라고 배웠다. 이에 비해 발음을 위한 문자는 표음문자라고 한다. 영어나 한글이 이에 속한다. '소리글자'란 이야기다. 발성할 때 나는 소리 그대로 쓰고 읽는다는 의미다.

한글은 한자에 비해 역사도 짧고 문명화된 물건의 명칭은 대부분 한자로 적혀 있다. 조선시대까지 한글은 억제되었고, 모든 공문서나 책은 대부분 한문으로 씌어 있었다. 우리글로 적으려면 말을 새로 만들거나 최소 한자음을 알아야 한다. 한자로 쓴 것을 그대로 읽으면 되기에 양반 계급들은 썼다. 한자의 뜻을 모르면 우리말로 옮길 수 없다. 백성들은 눈뜬 봉사요 귀머거리가 된다. 백성들은 양반들이 발음하는 것을 따라 사용해도, 무슨 뜻인지 어디에 쓰는 물건인지 모른다. 발음만 옆에서 보고 들을 뿐이다. 심부름이나 일을 시키면 해야 했기에 양반들이 쓰는 소리로 물건 이름을 익힌 것이다. 그것도 생활상 필요한 한자로 끝이다. 한자로 자신의 의사를 표시하는 것은 꿈도 못 꿀 일이다.
이에 따라 세종대왕이 한글을 창제했다. 한글이란 새로운 문자를 창제한다는 것은 어렵기도 하지만 사대(事大)을 어기는 일이라고 생각할 때다. 더욱이 조선 초기이니 명나라와 사대를 약속하고 대국을 섬기겠다고 태조 이성계는 조선이란 국호와 임금으로 책봉받았다. 태조의 손자인 세종이 아무리 백성을 위한 글자를 만든다고 해도 널리 퍼지게 하는 일은 요원한 일이다. 더욱이 왕을 비롯한 조정대신들도 모두 한자를 사용하고 있으니 어찌 하찮은 백성들과 같은 문자를 쓰겠는가? 또 명나라가 '반역'의 죄를 뒤집어 씌우면 사직을 보존키 어려운 상황이었으니 반대가 많았을 터다.
문제는 이때부터다. 한자에 대한 발음은 중국도 지역마다 다르다. 거기에 중국 한자는 발성하기 위해 사성이 있다. 우리말로 '동'이라는 발음의 한자를 찾으면 수십 개가 나온다. 우리말로 읽으면 '동'이지만 중국은 수십 개의 글자의 뜻이 전부 다르다. 어떻게 구별하겠는가? 사성이 있고 발음에도 약간의 차이가 있다고 한다. 사실은 우리가 불편한 게 아니고 자신들이 불편하다. 예를 들어 중국에서는 노래를 부르면 가사를 듣고도 무슨 뜻인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사성이 노래에서는 무시되기 때문이다. 사성이란 평·상·거·입의 4가지 음조를 말한다. 평성, 상성, 거성, 입성이다. 그래도 중요하고 공적인 일에는 문자(한자)를 사용하면 문제가 없다. 우리 쪽에서도 전혀 문제가 되진 않을 터다.

한자를 우리식으로 발음할 때 어떻게 해야 할까? 우리는 외교관계를 중국 조정과 하지만 국지적으로 해야 할 때도 있다. 같은 글자를 다르게 발음하는 한자. 우리나라는 일일이 중국 사투리도 알아야 한다는 결론에 이른다. 발음은 우리식으로 그냥 놔두고 문자로만 정확한 의사 표시나, 의견 교환은 가능하다. 세종이 창제한 훈민정음은 이 문제를 해결해야 했기에 필요성이 있었다. '한자음 개선'의 필요성이다. 훈민정음 서문을 보면 안다. '나랏말이 중국과 달라.' 같은 한자를 놓고도 우리의 발음이 중국의 발음과 다르다는 의미이다. 자국 내 사투리도 다르게 발음하는데 나라가 다를 경우 제대로 알아들을 수 없을 것이다.
훈민정음 창제는 '국자 제정'이라는 당위성과 함께 두 가지의 필요성이 이미 대두돼 있었다. 우리 조선도 지역마다 발음이 다른 것이 수없이 많다. 이른바 '사투리(방언)'이다. 이를 한자로 적기에는 오랜 고생을 해야 한다. 그나마 한자를 배운 양반들은 가능하다. 그러나 그 이하 백성들은? 사투리도 통일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지역마다 의사 소통이 안 된다면 민족의 통일, 국가의 완성에 결격 사유다. 같은 나라, 한 민족이라는 말이 어울리지 않을 것이다. 거기다 중앙집권화 역시 약해진다. 지역 사투리를 한글로 쉽게 일정한 표기를 하기 위해서도 훈민정음이 필요했다.
특히 글자를 알면 짐승이나 노예처럼 부리던 피지배 계층인 일반 백성들을 제대로 관리하기 어려워진다는 양반들이 훈민정음 제정에 반대했던 이유이다. 그들이 '상국(중국)에 반역'이다, '황제의 분노를 살 것이다', '대등한 국가로 인식해서다' 등의 반대를 뚫고 한글을 창제한 세종대왕을 후손인 우리가 존경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다. 조선시대에는 왕권이 강하지 못했기에 나라의 모든 문서를 한글로 바꾸지는 못하고 말았다. 거기다가 조선 말기 일제 강점기 시대에 들어서서는 우리말을 아예 쓰지도 못하게 박해했다. 민족 정신, 애국심 등이 고취되기 때문에 철저히 말살 정책을 썼다. 일제 시대에는 일본어를 모르면 관료는 물론 직장 생활도 어렵다.

이 책 『공식 소리한자』의 표제어 가운데 '공식(公式)'과 '소리한자'란 의미가 무엇을 담고 있는지 궁금하다. 먼저 '공식'이란 ① 국가적이나 사회적으로 인정된 공적인 방식. ② 틀에 박힌 형식이나 방식. ③ 수학 계산의 법칙 따위를 문자와 기호로 나타낸 식을 의미한다. 즉 누구나 다 알아야 하는 일정한 기준이라고 보면 될 듯하다. 그렇다면 '소리 한자'란 무슨 뜻일까? 앞서 독자는 한자를 뜻글자라고 언급했다. 그런데 왜 갑자기 소리 한자란 말이 나올까? 책에 따르면 한자를 구성하는 기본적인 세 가지 요소는 의(義), 음(音), 형(形)이다. 의는 표현하고자 하는 뜻, 음은 표현하고자 하는 소리, 형은 모양을 의미한다. 한자는 표의 문자로 하나의 문자 안에 뜻, 소리, 모양의 세 가지가 삼위일체로 구성된 세계에서 유일한 문자라고 할 수 있다. 독자가 알고 있는 부분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 것이다. 삼위일체로 구성된 세계 유일의 문자라는 말은 여기서 처음 듣는 말이다.
이 책은 크게 4부로 이뤄져 있다. 1부 〈한자의 기본 원리 및 공식〉, 2부 〈부수자〉, 3부 〈소리한자〉, 4부 〈부록〉 등이다. 1부 10장(章)에 「소리 한자」에 대해 5개 항목으로 구분하여 나온다. ① 한자의 훈음(訓音) ② 형성자(形聲字)에서 소리글자 ③ 소리글자의 변화 ④ 소리글자 변화 공식 이해 ⑤ 소리글자 발음 공식 표 등이다. 이 가운데 ③항 '소리글자의 변화'를 보면 "소리 한자란 형성자 중 소리(발음)을 담당하는 글자를 말한다. 소리 한자는 다른 글자와 만나면 일정한 원리로 발음이 난다. 이 발음은 일정한 공식을 갖고 규칙적이나 시대가 변하면서 다른 발음으로 변화하고 파생되어 왔다. 한자는 오랜 세월에 걸쳐 사용되어 오는 동안 원래의 뜻에 다른 뜻이 추가되어 여러 개의 뜻을 갖게 되었고, 소리 또한 여러 개의 발음을 갖게 되었고 변화하였다."(p.61)
소리 한자에 대해서 이 책은 3부를 모두 할애해 설명하고 알려준다. 우리 말 발음 순으로 '집'을 뜻하는 발음 '가(家)'부터 수록된다. '가'는 갑골문을 보면 집에 돼지가 있는 모습-집, 가족의 뜻이라고 표기돼 있다. 원래의 글자 '家'에 부수가 더해지면 발음은 같고 다른 뜻이 된다. 이를 테면 심을 가(稼)와 시집갈 가(嫁)를 뜻한다.

저자 한금수는 우리가 한자사전을 찾아볼 때(지금은 자전이니 옥편이란 말은 잘 쓰지 않지만) 찾는 방법을 두루 적었다. 즉 옥편이나 자전(한자 사전)처럼 게재했다. 앞의 첫 글자 가(家)에 이어 마지막 글자 喜(기쁠 희)도 같은 방식으로 알아본다. 갑골문을 보면 북 치면서 입ㅇ로 노래를 부르는 것을 표현을 했다. 즐겁다-기쁘다-좋아하다, 빛나다는 뜻. 이를 본자로 부수가 붙어 뜻을 달리하는 것은 앞서 예로 든 家와 같다. 빛날 熹, 북 禧, 기뻐할 喜, 쌍희 囍, 아름다울 嬉 등이다.
저자는 〈서문〉을 통해 "우리나라 말은 한자와 함께 빛나야 한다"고 쓰고 있다. 글로벌 국제화 시대이자, 인공지능 시대인 오늘날 한자의 필요성을 4가지로 요약한다. ① 한자는 고유부터 현재까지 우리나라 글자이며 언어. 3,700여년 전에 우리 민족인 동이족이 세운 은(殷)나라에서 갑골문을 사용했다. 이 갑골문이 한자의 기원이다. 우리나라는 한자를 수천 년 전부터 사용해 왔으며 현재도 우리말 어휘의 80%는 한자어다. 한자는 소리글자 아닌 뜻글자로 발음이 지역별로 읽는 사람에 따라 다르다. 이에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존경하는 분 세종대왕이 1443년 훈민정음을 창제했다. 훈민정음(나랏말, 한글)은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소리글자이다. 훈민정자가 아니고 훈민정음, 백성을 가르치는 바른 소리의 뜻이다.
② 어휘력이 풍부해지며, 독해력을 높인다. 한자는 좌뇌 우뇌를 다 쓰게 하여 두뇌 발달에 좋으며 기억력과 사고력을 향상한다. 글자의 음은 같으나 뜻이 다른 낱말, 동음이의어가 많은 우리나라 말을 한글만 사용하면 의미 전달이 어렵기에 한자 혼용 사용으로 정확한 의미를 전달해야 한다. 우리나라 말의 어휘는 한자어로 표기할 때 그 뜻의 깊이와 맛을 한층 더 느낄 수 있다. 또한 한자는 상형문자이기에 그림처럼 시각적 사고를 자극하여 쉽게 기억할 수 있다. 한자를 많이 알수록 단어의 뜻을 명확히 잘 이해할 수 있어 표현력이 풍성해지며 나아가 문해력이 향상되어 학습 능력과 언어 구사 능력이 좋아진다.

③ 우리 일상과 전통문화를 깊이 이해시켜 더 나은 문화를 창출할 수 있다. 소리는 오랜 기간이 지나면 자주 변화하지만, 뜻은 오랫동안 잘 유지되었다. 한자는 수천 년 전 의미와 오늘날 의미가 크게 다르지 않다. 한자는 뜻글자로 우리의 삶과 문화가 많이 녹아 있다. 한자의 근본 뿌리와 배경을 살펴 우리말을 올바르게 사용하고 한자어로 된 고전 문학, 역사서, 속담, 한시, 사자성어 등을 통하여 우리의 역사 및 전통문화 유산 이해와 계승에 필수적이다. 더불어 한자에 담긴 조상의 마음을 들여다보아 나의 삶을 성찰하고 우리말을 제대로 사용하여 더 나은 나로 성장시켜야 한다. 현재 한글 전용 표기는 한자어를 80% 가까이 사용하면서 단순 한글로만 표기한 것이다. 한문 혼용 사용은 단절된 문자 문화의 회복으로 민족 정체성 회복과도 연결되며, 민족적 자긍심을 높일 것이다. 이는 우리 민족의 정체성과 자긍심을 더 함양시킬 것이다. ④ 다른 나라 문화를 이해하고, 정보 습득 능력이 향상된다. 한자는 우리 민족뿐만 아니라 한자문화권(중국, 일본, 한국, 대만, 홍콩, 싱가포르, 인도, 베트남 등) 나라들이 수천 년간 사용한 문자 체계 중 하나이므로 그들 나라 문자 구조를 더욱 쉽게 이해할 수 있어 국제적 소통 능력 또한 향상된다. 또한 각종 신문, 법률, 행정 문서 등에 자주 등장하는 한자어를 이해하면 정보의 정확한 해석과 습득이 가능해져 지식의 깊이를 넓힐 수 있다.
저자 : 한금수
ㅇ 학력
서울 중곡초등학교, 장안중학교, 영훈고등학교
한양대학교 경제학과 졸업
동국대 대학원(인문학, 자산 경영, 부동산 3개 CEO 과정) 수료
ㅇ 경력
흥국생명 지점장 역임
인슈에셋(주) 설립
GA협회 부회장
메가(주) 창립준비위원장겸 초대 총괄 대표
현) 메가 인슈에셋 대표
휴먼라이프(주) 지사장
40년 이상 보험업계 근무 중
ㅇ 자격증
한국사 지도사 1급 (한국자격검정 평가 진흥원)
한자 지도사 1급 (한국자격검정 평가 진흥원)
국가 공인자격 한자 1급 (대한상공회의소)
국가 공인자격 한자 1급 (한국어문회)
몇 년 전에 한자 중요성을 인식하고, 여러 기관의 한국사와 한자 자격증을 취득해 한자를 연구하면서 소리한자 창안, 한자원리 정리정돈, 한자 공식을 체계화하였으며, 이 방법이 가장 효율적 한자 학습 방안이기에 널리 퍼트리고자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