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성공한 리더들은 아무리 바빠도 미술관에 가는가 CEO의 서재 45
아키모토 유지 지음, 정지영 옮김 / 센시오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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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 서평 카페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이 책 『왜 성공한 리더들은 아무리 바빠도 미술관에 가는가』는 표제어에서 '미술관'과 다른 단어, '성공' '리더'들과 조화하지 않지만 무슨 뜻인지, 무슨 분야의 책인지 명확한 표현을 하고 있다. 표제어를 한 번 읽으면 곧 '성공한 리더들은 미술관에서 무엇을 보는가'와의 연결은 자연스럽다. 저자 아키모토 유지의 집필 취지 역시 간명하다. “나는 이 책에서 사업가들이 미술 작품 앞에서 어떤 영감을 얻는지를 구체적으로 다뤄보려 한다. 비즈니스에서는 숫자에 중점을 두기 쉽지만, 경영자에게 이야기를 들어 보면 평소 경영에서 ‘보이는 것’에 사로잡혀 한계를 느끼는 듯하다. 그래서 ‘보이지 않는 것’을 아트에서 배워 한계를 돌파하고자 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저자에 따르면 페이스북 마크 저커버그, 아마존 제프 베조스, 애플 팀 쿡, 현대카드 정태영, 신세계 정용진, 방탄소년단 RM. 늘 바쁜 일정의 세계 리더들이 꾸준히 찾는 장소 중 하나는 ‘미술관’이다. 뉴욕의 MoMA, 메트로폴리탄, 구겐하임 등 세계적인 미술관에서 이들의 모습을 목격하는 일은 그리 드문 일이 아니다. 그렇다면 이들이 그토록 바쁜 와중에도 시간을 내어 미술관을 찾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트를 통해 경영적 통찰이나 창의적 영감을 얻는 걸까? 아니면 단지 고급스러운 취미로서 소비되는 것일까? 저자는 「세계 최고의 리더들은 미술관에서 보는 것」란 제목의 〈서문〉에서 ① 그 바쁜 사람들이 왜 미술관에 가는 걸까? ② 미술 작품을 보면서 무슨 생각을 할까? ③ 자기 일과는 상관없어 보이는데, 거기서 무슨 아이디어라도 얻는 걸까? 등 세 가지 질문을 던진다. 이 책은 이에 대한 실제적이고 본질적인 해답을 던진다.

이 책의 저자 아키모토 유지는 도쿄예술대학 교수이자 미술관장으로, 연간 3만 명 정도 찾던 일본의 한 섬마을을 세계적인 예술 명소로 만든 ‘나오시마 아트 프로젝트’의 주인공이라고 한다. 그는 이 프로젝트를 통해 클로드 모네의 〈수련〉, 구사마 야요이의 〈물방울 무늬 호박〉, 안도 다다오의 〈건축〉 등 세계적인 작가들의 작품을 유치하고 기획하면서, 전 세계 미술계와 경영인들의 이목을 끌었다. 이후 가나자와 21세기미술관 관장으로 취임해, 연간 255만 명이 찾는 현대미술관으로 성장시키기도 했다. 그는 이런 활동을 이어오며 세계 곳곳의 CEO들과 교류해왔고, 그들이 예술 작품 앞에서 무엇을 보고 어떤 질문을 던지는지를 꾸준히 관찰하고 연구해왔다. 저자는 이 책에서 미술과 비즈니스가 어떻게 연결될 수 있는지, 사업가들이 미술 작품 앞에서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떻게 영감을 얻는지를 구체적으로 다루기 위해서라고 집필 취지를 밝힌다.


책을 펴낸 출판사 소개글에서도 이 책의 성격을 명쾌하게 밝힌다. 『왜 성공한 리더들은 아무리 바빠도 미술관에 가는가』는 단순한 미술 입문서도, 작품 해설서도 아니다. 이 책은 숫자에 갇힌 리더가 ‘감각의 근육’을 회복하고, 그곳에서 기회를 발견하려는 전략서다. 당신은 책장을 넘길수록 더 많은 ‘왜’를 던지게 될 것이다. 왜 아무리 바빠도 그들은 미술관을 가는가? 그들은 미술관에서 무엇을 보는가?

저자에 따르면 세계적인 리더들이 바쁜 일정 속에서도 뉴욕의 MoMA, 메트로폴리탄, 구겐하임, 런던의 테이트 모던, 파리의 퐁피두 센터 같은 미술관을 찾는 이유는 단순한 교양이나 취미 때문만은 아니다. 리더로서의 무게를 잠시 내려놓고 작품 앞에서 휴식을 취하려는 것일 수도 있고, 미술 작품을 바라보며 새로운 아이디어나 영감을 얻으려는 의도일 수도 있다. 하지만 평범한 우리는 그들이 작품 앞에서 무슨 생각을 하는지 정확히 알 수 없다. 그저 짐작할 뿐이다. 이 책은 그런 궁금증에 답을 준다. 저자는 세계 각국의 예술가들과 비즈니스 리더들과도 활발히 교류해왔다. 그런 그가 들려주는 ‘리더들이 미술관을 찾는 진짜 이유’는 단순한 호기심을 넘어서, 비즈니스적 관점에서 아트를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친절히 알려준다.

“나는 이 책에서 사업가들이 미술 작품 앞에서 어떤 영감을 얻는지를 구체적으로 다뤄보려 한다. 비즈니스에서는 숫자에 중점을 두기 쉽지만, 경영자에게 이야기를 들어 보면 평소 경영에서 ‘보이는 것’에 사로잡혀 한계를 느끼는 듯하다. 그래서 ‘보이지 않는 것’을 아트에서 배워 한계를 돌파하고자 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p.5)

저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발간 취지를 밝히고 이 책을 필요로 한 독자들이 읽고서 많은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설명한다. 서구의 미술관 관장은 MBA(경영학 석사)를 취득한 사람들이 많다고 저자는 귀띔한다. 미술사, 미학, 철학 등 아트에 필수적인 학문을 배우고, 거기에 추가한다는 의미라고 한다. 저자는 그만큼 서구에서는 아트와 경제가 연결되어 있다고 강조한다. 아트 마켓도 마찬가지로 큰돈이 움직인다고 말한다. 예를 들어 데미안 허스트라는 영국의 현대 아티스트는 포르말린에 절인 상어와 양을 전시하는데, 그는 한 번의 전시에서 218점의 작품을 판매해 1억 1,100만 파운드(약 1,53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고 소개한다.


이뿐만 아니다. 현존하는 아티스트로 현대 미술품 부문의 경매에서 최고액을 기록한 제프 쿤스의 작품은 한 점이 9,107만 5,000달러(약 9.4조 원)였다. 저자는 독자에게 질문을 던져본다. 언뜻 보기에 돈과 전혀 무관해 보이는 아트가 왜 이렇게 어마어마한 금액이 될까? 또 아트는 도대체 무엇을 팔고 있는 것일까? 사람들은 무엇을 공감할까? 평소에 접하는 비즈니스와 구조가 너무 달라서 오히려 관심이 생기는 것일까? 

다시 질문이 이어지지만 이 질문은 해답에 가깝다. "인간의 감성과 감정, 가치관이 비즈니스가 되는 것은 당장은 납득할 수 없을지 몰라도 현대 비즈니스에 알게 모르게 파고들어 있는 것이 이런 감성에 따른 가치가 아닐까? 저자에 따르면 애플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는 문자 디자인인 캘리그래피를 배웠고, 옛 미국 야후 이후의 전 CEO 마리사 메이어가 영향을 받은 것은 화가인 어머니였다. 아이폰의 편리함은 단순히 기능에 대한 공감이 아니라 오히려 감각적인 것, 감성적인 것에 대한 공감이다. 지금까지 비즈니스와는 무관하다고 여겼던 직감이나 감성이 비즈니스에 크게 기여하고 있는 모습이다.

"요즘은 모든 제품과 서비스 안에 감성적, 감각적인 영역이 파고드는 시대다. 실제로 어느 분야에서는 감성이나 직감으로 얻는 만족이 큰 무게를 차지한다. 한편으로 그것을 노하우나 매뉴얼로 완벽하게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지 않을까? 뛰어난 배우의 매력적인 연기나 숙련된 기술자, 탁월한 스포츠 선수의 퍼포먼스를 재현하는 것이 불가능하듯이 천재 아티스트가 만들어내는 아트는 더욱 재현이 불가능하다. 그러나 그렇기에 귀중한 한 번의 사건, 독창성이 가치를 창출하는 법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감성이나 직감이라고 정리되기 쉬운 이런 내용을 굳이 정면에서 다루어 풀어갈 것이라고 〈서문〉에서 밝히고 있다. 즉, 감성이나 직감이라고 쉽게 치부되는 예술의 힘을 정면에서 마주하며, 리더가 가져야 할 새로운 시선과 사고의 가능성을 탐색한다. 나아가 현대미술을 통해 독창적으로 사고하고 질문하는 법을 훈련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도 함께 제안한다. 현대미술을 순간의 즐거움만으로 끝내는 것이아니라 미술을 즐기는 폭을 넓히고, 아트라는 매체(미디어)를 통해 현대사회를 생각하는 힘을 기르는 대담한 일에도 도전해 볼 것을 독자들과 함께 다짐한다.


이 책은 모두 다섯 개의 장(章)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 〈왜 성공한 리더는 아무리 바빠도 미술관에 가는가〉, 2장 〈그들은 미술관에서 무엇을 보는가〉, 3장 〈실리콘밸리의 기업가는 미술을 어떻게 사용하는가〉, 4장 〈그들은 미술관에서 자신을 마주한다〉, 5장 〈아트, 돈, 비즈니스의 상관관계〉 등이다. ‘왜 성공한 리더는 아무리 바빠도 미술관에 가는가’라는 질문에서 시작해, ‘그들은 미술관에서 무엇을 보고, 어떻게 사고하며, 그것이 어떤 행동으로 이어지는가’까지 단계적으로 내용을 확장해 나간다. 특히 2장에서는 오늘날 기업을 이끄는 리더라면 반드시 알아야 할 현대미술의 거장 마르셀 뒤샹, 앤디 워홀, 요제프 보이스를 다룬다. 저자와 함께 이들의 작품을 감상하면서, 아트 작품을 비즈니스적 관점으로 어떻게 바라보고 활용할 수 있는지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살펴본다.

또한 이 책은 아트가 비즈니스의 협업을 통해 성공적인 결과를 이뤄낸 사례들도 상세히 소개한다. BMW는 예술과 기술이 결합된 아르스 일렉트로니카 페스티벌에서 미래형 자율주행차 디자인의 실마리를 얻었고, 명품 기업 로에베는 전통 공예의 감성을 현대 소비자에게 통하는 브랜드 언어로 재해석했다. 메르세데스 벤츠는 아티스트와의 협업을 통해 ‘자동차가 사람에게 말을 거는’ 개념을 디자인에 도입했다. 더 나아가 아트가 브랜딩과 디자인에 영감을 주는 차원을 넘어, 프라이머리·세컨더리 마켓의 구조, 연출화된 경매 시스템, 블록체인 기반 미술 거래 등 오늘날 미술 시장의 흐름까지 폭넓게 다룬다. 성공한 리더들은 단지 작품을 ‘보는 눈’이 아니라 주변 지식과 함께 ‘읽는 감각’을 키우며, 미술을 통해 비즈니스의 기회를 포착해낸다. 

이 책은 단순한 미술 입문서도, 작품 해설서도 아니다. 이 책은 숫자에 갇힌 리더가 ‘감각의 근육’을 회복하고, 아트를 통해 생각을 정리하고, 그곳에서 기회를 발견하려는 전략서다. 책장을 넘길수록 더 많은 ‘왜’를 던지게 될 것이다. 지금, 그들은 미술관에서 무엇을 보고 있는가? 그리고 나는 왜 아직 그곳에 가지 않았는가? 이 책은 이와 함께 각 장의 뒷 부분에 「한 줄로 이해하는 현대미술」과 「리더들이 반드시 알아야 할 현대 미술 개념」 코너를 각각 마련해 독자들의 이해를 돕는다.


비즈니스라도 뜻밖의 아이디어가 샘솟는 순간에는 비슷한 감각이 있지 않을까? 보통 무언가를 생각할 때 사용하는 방법은 귀납적인 사고다. 하나하나의 체험을 단서로 삼아 눈앞에 있는 문제를 분석?해결하는 방법이다. 그러나 이 사고는 과거라는 한정된 조건 속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문제를 파악하는 방식 자체가 협소해진다. 그래서 과거의 체험이나 상식을 일단 보류하고, 눈앞의 문제를 접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게 하면 이전까지 보이지 않았던 해결의 실마리가 보인다.(p.83)


시대를 앞서 조명한다는 현대미술에는 이렇게 시시각각 변화하는 세상을 읽어낼 힌트가 많이 담겨 있는 것이다. 현대미술을 가까이해서 변화의 전조를 누구보다 빨리 알 수 있다면 그만큼 비즈니스 기회도 넓어질 수 있지 않을까? 특히 기업가는 사람들이 아직 깨닫지 못한 시대의 변화를 감지하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 그것은 아티스트가 미지의 세계를 그려내려는 행위와도 비슷할지 모른다.(p.150)


저자 : 아키모토 유지


도쿄예술대학 회화과를 졸업한 뒤 작가 및 미술 평론가로 활동했다. 1991년 현대미술의 힘으로 버려진 섬을 세계적으로 유명한 ‘예술의 섬’으로 거듭나게 한 ‘베네세 아트사이트 나오시마’를 총괄했다. 2001년 구사마 야요이의 <빨간 호박>을 탄생시킨 ‘아웃 오브 바운즈’전과 오래된 민가를 예술작품으로 변모시킨 ‘집 프로젝트’전을 기획했다. 나오시마후쿠다케미술관 재단 상무이사와 베네세 아트사이트 나오시마 디렉터로도 활동했으며 2007년 가나자와21세기미술관 관장으로 취임해 일본 내 미술관으로서는 연간 최대 방문객인 255만 명이 찾는 미술관으로 성장시켰다. 현재는 도쿄예술대학 교수 및 도쿄예술대학미술관 관장, 네리마구립미술관 관장으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 《나오시마 탄생》,《놀라운 가나자와》,《일본 속 현대미술을 여행하다》 등이 있다.


역자 : 정지영


대진대학교 일본학과를 졸업한 뒤 출판사에서 수년간 일본도서 기획 및 번역, 편집 업무를 담당하다 보니 어느새 번역의 매력에 푹 빠져버렸다. 현재는 엔터스코리아 출판기획 및 일본어 전문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주요 역서로는 『40세의 벽』『만화로 보는 워런 버핏의 투자전략』『부자들의 인간관계』『비즈니스 모델 디자인』『돈이 쌓이는 가게의 시간 사용법』 등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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