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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시 위의 세계 - 지리 선생님이 들려주는 세계의 식량
전국지리교사모임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25년 7월
평점 :
일시품절

<북뉴스 서평 카페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식량은 인간의 가장 중요한 필수품 중의 하나다. 식량은 생명 보전을 위해 첫 손가락에 꼽는 필수적인 것이다. 모든 생명체는 음식을 통해 생명을 유지하는 에너지를 얻는다. 뿐만 아니라 모든 활동을 위해서도 에너지가 있어야 가능하다. 즉 먹지 않고서는 생명을 유지할 수 없다. 당연히 삶의 제1의 목적은 먹는 것이 될 수밖에 없다. 사람은 먹지 않고는 살 수가 없기에 국가는 국민들이 항상 필요한 만큼의 식량을 안정적으로 소비할 수 있도록 관리해야 하는 책임을 지고 있다. 과거 대부분의 국가들이 농업을 주산업으로 하고 있을 때에는 대규모의 자연재해가 아니고서는 식량이 부족한 문제를 겪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산업화를 거치며 국가들의 주요 산업이 1차 산업인 농업에서 2차 산업인 공업 또는 3차 산업인 서비스업으로 바뀌면서 공장용지나 상업용지가 증가했고 식량 재배면적 및 생산량은 줄어들었다. 그 결과 많은 국가들에서 부족한 식량을 해외에서 수입하는 등 수입 의존도가 높아졌다는 게 학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일상적인 경우에서는 부족한 식량을 수입해 큰 문제 없이 넘어가는 경우가 많았으나 2007년부터 국제 곡물가격이 전 세계적으로 급등하는 애그플레이션이 발생하면서 필리핀, 인도네시아, 방글라데시, 이집트, 멕시코, 아이티 등에서 식량부족으로 인한 폭동이 일어나는 등 국가적인 위기를 겪은 사례가 발생해 식량안보에 대한 중요성이 높아졌다. 이후 국가들은 식량안보를 지키기 위해 적정 규모의 농지를 유지하고, 식량 수입경로를 다양화하는 등 관련 정책을 내놓고 있다고 한다. 식량안보(Food Security)란 인구의 증가나 재해·재난, 전쟁 등이 발생할 때를 대비하여 일정한 양의 식량을 항상 확보하여 유지하는 것을 말한다. 국가가 인구 증가, 천재지변 등의 각종 재난, 전쟁과 같은 특수한 상황에서도 항상 국민들이 일정한 수준의 식량을 소비할 수 있도록 적정 식량을 유지하는 것이다.

21세기 들어서도 전 세계 국가들은 식량안보를 지키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그러나 아프리카 대륙에 위치한 대부분의 국가들이 식량안보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쌀은 공급이 수요를 충분히 감당하고 있지만, 밀, 콩, 옥수수 등의 나머지 주요 곡물들은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식량 자급률이 50% 수준에 불과하다. 우리나라는 식량안보가 취약한 국가 중의 하나로 인식되고 있다.(두산백과)
이 책 『접시 위의 세계』는 우리가 매일 먹는 음식이 어떻게 세계와 연결되어 있는지 탐구하고, 음식이 담고 있는 놀라운 이야기를 담고 있다. 청소년을 위한 도서로서, 전국지리교사모임의 각 교사(이하 저자)들이 공동 기술했다. 저자는 음식은 단순히 먹는 행위를 넘어 세상을 이해하고, 우리의 뿌리와 미래를 함께 고민하는 훌륭한 인문학적 재료임을 강조한다. 특히 오늘날 식량 불평등과 농업 문제, 그리고 경제적 불평등이 식탁에서 어떻게 드러나는지를 지구촌 곳곳의 장면을 보며 이야기하고 있다.
저자에 따르면 밥 한 공기, 향긋한 커피 한 잔, 달콤한 초콜릿 한 조각 속에는 생각보다 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다. 이 책 『접시 위의 세계』는 그 이야기를 따라 세계를 여행하는 안내서이다. 쌀과 밀, 옥수수와 같은 주식 작물에서부터 커피, 카카오, 아보카도 등의 기호식품, 그리고 식량 불평등과 기후 위기, 작물과 관련된 위기와 전쟁, 지속가능한 식량과 미래의 식량까지― 식탁 위 음식들의 여정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지구의 역사와 환경, 경제와 정치의 흐름까지 자연스럽게 만나게 된다.
모두 6장(章)으로 구성된 이 책은 음식의 생산과 소비 속에 감춰진 불평등과 착취, 자본의 논리를 차근차근 드러낸다. ‘먹는 일’이라는 아주 익숙한 행동이 사실은 ‘사는 방식’과 ‘사는 곳’에 대한 깊은 고민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생생하게 들려준다. 또한 오늘의 식탁이 내일의 지구를 만든다는 사실을 설득력 있게 전해준다. 이 책은 단지 지식을 알려주는 데 그치지 않는다. 읽다 보면 우리가 무엇을 먹고, 왜 먹으며,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진지하게 생각하게 된다. 세계를 공부해야 하는 이유를 찾고 있다면 이 책은 그 물음에 정성스레 대답해 줄 것이다.

1장 〈세계의 식량 작물〉, 2장 〈기호작물의 세계〉, 3장 〈식량 불평등과 농업 문제〉, 4장 〈작물과 관련된 위기와 전쟁〉, 5장 〈지속 가능한 식량〉, 6장 〈미래의 식량 작물〉 등 모두 6장으로 나뉘어진 이 책은 음식이라는 창문을 통해 세계를 들여다보는 아주 특별한 여행을 독자들에게 선사한다. 지구상 인류의 대표적 식량이 돼 왔던 쌀, 밀, 옥수수. 이 세 가지 곡물은 단순한 식재료가 아니다. 사람들의 삶과 문화를 만들고, 나라의 모습까지 바꾼 거대한 존재이다. 인류의 문명을 만들어온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다. 물이 많고 논이 발달한 아시아에서는 쌀이 공동체를 중심으로 한 문화를 꽃피웠고, 넓은 평야에서 자란 밀은 개인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키워낸 서양 사회의 토양이 되었다. 아메리카의 옥수수는 단순히 농업과 식문화를 변화시키는 데 그치지 않고, 현대 사회의 경제와 환경에도 깊은 영향을 미쳤다. 이 작은 곡물은 다양한 용도로 활용되며 전 세계적으로 중요한 자원으로 자리 잡았다. 곡물 하나하나가 인류의 삶과 얼마나 깊이 얽혀 있는지를 따라가다 보면 음식이 곧 문화이고 역사임을 알 수 있다.
인류 역사를 이끌어오고 바꿔오는 것은 주식으로 사용되는 음식뿐만 아니다. 또 향긋한 커피, 달콤한 초콜릿, 건강에 좋다는 아보카도 등은 주식보다 훨씬 뒤늦게 인류에게 알려져 기호식품으로 발전돼 왔다. 이 친숙한 기호식품들에도 뜻밖의 이야기가 숨어 있다. 커피는 ‘목동 칼디와 춤추는 염소’ 전설에서 출발해 15세기 예멘 수도사들의 명상을 돕는 음료로 사용되었으며, 오늘날 세계 자본주의의 상징이 되었다. 카카오는 고대 중앙아메리카 원주민의 신성한 음식에서 전 세계 산업의 핵심 작물로 변신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아동 노동, 저임금 노동 착취와 같은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아보카도는 ‘녹색 황금’이나 ‘건강식품’으로 불리지만 그 생산 뒤에는 물 부족과 산림 파괴, 이산화탄소 배출 등 여러 문제가 존재한다. 특히 아보카도는 기네스북에 등재된 세계에서 가장 영양가 높은 과일이자,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선정한 10대 슈퍼푸드 중 하나다. 우리가 무심코 즐기는 음식이 환경 파괴, 노동 착취, 공정무역 논란 등과 관련이 있다는 사실, 알고 보는 것은 인류애에 한걸음 더 다가갈 수 있는 계기가 된다.

우리가 매일 마주하는 식탁은 사실 세계의 불평등을 비추는 거울이기도 하다. 세상에는 음식이 넘치는데, 왜 여전히 굶주리는 사람이 많을까? 전쟁 지역뿐만 아니라 비전쟁 지역에서도 굶어죽는 어린이들과 영양실조의 어린이들이 하루도 거르지 않고 TV에 등장한다. 구호단체의 지원 호소 광고들이다. 커피 한 잔, 초콜릿 한 조각 속에는 어린이들의 땀과 눈물이 숨어 있다. 식량 문제를 따라가다 보면 "식량은 가난한 나라에서 자라고, 부자 나라로 팔려 나간다. 정작 그것을 생산한 사람들은 가난한 환경에 그대로 남아 있다."는 아이러니한 상황에 눈살이 찌푸려진다. 이에 따라 이 책은 공정무역, 윤리적 소비, 세계를 잇는 식량 사슬 등의 이야기를 들려주며, 우리가 어떻게 하면 더 공평한 세상을 만들 수 있는지를 함께 고민하게 해준다.
바나나 때문에 전쟁이 일어났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독자들은 많지 않다. 식량은 종종 힘이고 권력이기도 한다. 우크라이나의 밀 생산지에서 벌어진 갈등, 바나나 전쟁, 식량을 둘러싼 폭동과 식민지 착취 등. 이 모든 것이 ‘먹는 것’과 관련되어 있다. 이 책은 식량이 단지 음식이 아니라, 역사의 흐름과 세계의 질서를 바꾸는 커다란 힘이라는 사실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역사는 때로 밥그릇 위에서 쓰여졌다는 사실이 놀랍다.
최근 우리가 절감하는 기후 재앙이 이젠 우리의 식탁까지 찾아오고 있다. 이상 기후로 작물 수확은 줄고, 식료품 값은 오르며, ‘기후플레이션’이라는 낯선 단어도 생겨났다. 이 책은 연료냐 식량이냐, 하는 바이오 에너지 시대의 딜레마, 지구의 건강과 식량 안보, 그리고 우리가 실천할 수 있는 방법들을 소개한다. 지역에서 생산된 로컬 푸드 소비, 공정무역 제품 소비, 플라스틱 제로를 지향하는 소비 등 작은 실천이 모여 지구를 살릴 수 있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세계 시민의 현명한 소비가 지구를 위한 지속 가능한 변화를 만들어 갈 수 있다. 저자는 지구를 위해 어떤 한 끼를 선택할지를 묻기도 한다.

그렇다면 미래의 농업은 어떤 모습일까? 벌써 드론이 밭을 돌고, 인공지능이 작물을 기르고, 수직농장에서 채소가 자라고 있다. 대체 단백질과 유전자 변형 농산물은 식량 위기의 해답이 될 수도 있고, 또 다른 논란이 될 수도 있다. 이 책은 기술의 발전이 식탁을 어떻게 바꾸고 있는지를 조망하며, 그 변화가 과연 인류를 구원할 수 있을지, 아니면 새로운 위기를 만들지 질문을 던진다. 미래는 아직 쓰이지 않은 이야기이다. 그 비어 있는 문장들을 어떻게 채워 넣을지는 우리의 손에 달려 있다고 저자는 역설한다.
저자 : 전국지리교사모임
더 나은 지리교육을 꿈꾸며 1996년에 시작한 참여와 연구 중심 지리교육 단체입니다. 지리교육지 「아우라지」를 발간하고, 답사와 강연회, 연수를 진행합니다. 교육과정 수립 시 학생과 교사의 의견을 모아서 연구하며 동참하고 있습니다. 『지리의 쓸모』, 『나의 첫 지정학 수업』, 『지리쌤과 함께하는 80일간의 세계 여행』, 『세계지리 만화교과서』 등 다채로운 책을 출간하였습니다.
저자 : 박종희 대전두리중학교 지리 교사
저자 : 홍지예 숭실고등학교 지리 교사
저자 : 조문영 감일고등학교 지리 교사
저자 : 김경민 인천영선고등학교 지리 교사
저자 : 서다인 대학에서 지리교육과를 졸업하고 서울 용산중학교에서 학생들을 만나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더 나은 세상에서 살길 바라는 마음으로 학생들과 환경 동아리를 함께하고 있습니다. 아름다운 세상에 가득한 재미난 이야기를 어떻게 들려줄지 고민하며 끊임없이 연구하고 있습니다.
저자 : 한충렬 송내고등학교 지리 교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