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이 책 『마흔에 읽는 비트겐슈타인』은 시사주간지 〈타임〉 선정 '20세기 가장 영향력 있는 철학자'로 꼽힌 비트겐슈타인(1889~1951)의 철학과 사상을 저자 임재성이 이해하기 쉽게 풀어썼다. 저자는 비트겐슈타인이 왜 '천재 철학자'로 칭송되는지, 서양철학사를 뒤흔든 대단한 철학자로 추앙받는지에 대해서부터 그의 저서를 중심으로 꼼꼼하고 세밀하게 분석해 독자들에게 제공한다. 철학자로서 그의 행보는 남달랐다. 책에 따르면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태어난 비트겐슈타인은 유태계 독일 사람으로 그의 아버지는 오스트리아의 거대한 철강회사 주인이었으며, 브람스, 말러 등 일급 음악가의 후원자이기도 했다. 비트겐슈타인은 유체 역학을 공부하러 맨체스터 대학교에 입학했으나 점차 수학의 기초에 대한 철학적 문제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으며, 당시 세계의 석학 러셀과 함께 수학과 논리학에 대한 철학적 문제를 공부했다.
그러나 그는 1913년 돌연 케임브리지를 떠나 오두막집을 짓고 은거했다. 1차 세계대전이 일어나자 전쟁에 자원 참전하였지만 포로로 잡혔고 감옥에서 그는 『논리-철학 논고』의 원고를 작성했다. 『논리-철학 논고』를 완성한 후, 1920년엔 철학을 떠나 오스트리아 초등학교 교사가 된다. 1929년 초 자신의 철학을 재검토하면서 『철학적 탐구』의 모체가 되는 생각을 발전시킨다. 비트겐슈타인이 생전에 간행한 저서는 1922년에 출판된 『논리-철학 논고』이다. 『철학적 탐구』는 1953년 유고로서 나왔다. 비트겐슈타인 사후 그의 강의록과 유고가 『청갈색책』, 『공책』, 『확실성에 관하여』 등으로 출판되었다.
자신의 생전에 단 한 권의 책만 출판했는데 왜 그에게 ‘책 한 권으로 철학사를 뒤흔든 이단아’란 칭호가 붙었는지 언뜻 이해가 어렵다. 그토록 엄청난 저서였을까? 저자 임재성은 비트겐슈타인이 주장했던 “생각하는 힘이 인생을 사는 힘”이라고 말에 집중한다. 외부의 기준이 아니라 나만의 기준을 세워야 한다는 말로서 이해되는 부분이다. 이 점이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가장 들려주고 싶은 말인 것으로 독자는 생각한다. '마흔 살'이라는 단어는 '나만의 기준을 세워야 하는 나이'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저자가 상징적 의미로 붙인 단어로 읽힌다. 우리들의 삶 가운데 '마흔 살'은 꽤 주목 받는 나이다. 공자는 2,500년 전 '불혹(不惑)'이라 했고, 미국의 링컨 대통령은 "마흔 살이면 자신의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마흔 살쯤 되면 사람의 얼굴에 그동안의 삶이 나타난다고 링컨은 보았다는 말이다.

비트겐슈타인의 철학은 지나치게 난해하여 대중의 언어로 정리된 책이 드물다고 한다. 저자 임재성은 인생에 대해 깊이 고민하던 시기에 비트겐슈타인이 남긴 단 한 권의 책 『논리-철학 논고』를 만났다고 털어놓는다. 저자는 오랜 시간 이 복잡한 문장들과 씨름하며 그 숨은 뜻을 이해했고, 마침내 이를 마흔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언어로 다시 썼다. 이렇게 탄생한 책이 이 책 『마흔에 읽는 비트겐슈타인』이다.
저자는 책의 〈서문(시작하며)〉에서 "인생을 후회하는 사람은 나보다 남이 결정한 인생을 살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남이 만들어 주는 인생'이 끝나는 시점은 정해져 있지 않다는 것이다. 그 시점은 바로 내가 나에게 이 본질적인 질문을 시작할 때다."라고 말한다. 이어 저자는 '마흔', 이제는 타인이 만든 인생이 아닌 자신이 만드는 인생을 살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자신이 원하는 삶에 답할" 것을 주문한다. "자기 자신과 정직하게 마주해 보라. 지금까지는 내면을 들여다볼 시간도, 여유도 없었다. 설령 기회가 있었다 해도 대부분은 피상적인 자기 탐색에 그쳤을 뿐이다. 하지만 마흔부터는 인생의 유한함을 진지하게 실감하며 남은 시간을 어떻게 써야 할지 고민해야 한다."(p.5)
저자는 이와 함께 마흔의 자기 성찰은 때로는 고통스럽지만 결국 우리를 진정한 자유로 이끈다."고 말한다. 외부의 영향과 기준에서 벗어나 내가 나에게 양분과 기준을 줄 수 있을 때, 비로소 자신의 길을 갈 수 있다고 설명한다. 이에 따라 저자는 마흔의 문턱에서 자신이 세운 철학의 기둥을 무너뜨리고 새로운 길을 걸은 철학자를 소개한다. 철학사의 이단아이자 전설적인 천재 철학자, 비트겐슈타인이다.
“철학은 건축과 비슷하지만, 본질은 자신을 세우는 데 있다.”
“더 나은 인간이 되려면 말없이 묵묵히 자기 일을 계속하라.”
“삶이 버거울 때 우리는 먼저 상황을 바꾸려 한다. 하지만 가장 근본적이고 효과적인 변화는 태도를 바꾸는 데서 시작된다.”

이처럼 비트겐슈타인은 현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삶의 본질을 찾으라고 강조한다. 『마흔에 읽는 비트겐슈타인』은 각 장에서 무엇이 내게 가장 중요한지, 어떻게 우리가 쓰는 언어가 세계를 넓히는지, 얼마나 깊이 생각해야 하는지, 언제 진정한 깨달음을 얻을 수 있는지, 그리고 어떤 인생이 의미 있는지 논한다. 이 책을 통해 비트겐슈타인이 던지는 인생의 근본적인 질문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나 자신이 선택한 기준으로 세상을 살아갈 수 있을 것으로 저자는 귀띔한다. 복잡하게 얽힌 인간관계로 스트레스를 받는가? 다른 사람에게 인생을 바치는 기분이 드는가? 지난날을 후회하면서 앞으로는 어떻게 살아야 할지 걱정스러운가? 비트겐슈타인이 제시하는 이같은 질문들은 생각하는 힘을 통해 인생을 사는 힘을 얻을 수 있도록 안내할 것이라고 저자는 강조한다.
이 책에는 인생의 중간 지점 마흔쯤에 깊이 성찰하고 사유하여 지금껏 외부에서 주어진 기준과 평가에 따라 인생을 살아왔던 점을 되돌아볼 것을 저자는 권유하고 있다. 특히 우리는 3년여 동안의 남겨진 폐허 위에서 쉬지 않고 목표만 바라보며 달려왔다. 지금은 세계 10대 경제대국으로 올라섰다지만 살제 개인의 삶을 돌아보는 일은 사치라고 생각했다. 더욱이 경제 대국으로 올라선 이후로도, 심지어는 다음 세대들에게도 삶의 본질을 찾는 일을 한 번도 제대로 해본 적이 없다. 그럴 여유도, 그런 경계도 할 겨를이 없었다는 말이다.
이에 따라 저자는 비트겐슈타인을 상징적으로 내세우며 “이건 내가 진심으로 원하는 삶이 아니었구나” 하는 사고의 전환을 꾀해야 함을 자신은 물론 독자들에게도 삶의 본질에 대해 사유할 것을 주문한다. 정신없이 일에 몰두해 치열하게 싸우다보면 누구나 관계는 복잡하고, 감정은 쉽게 흔들리며, 작은 결정 하나에도 몸과 마음이 지친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삶을 단단하게 살아갈 나만의 기준이라고 저자가 강조하는 까닭이다. 이를 위해서는 삶을 깊게 사유하는 힘이 필요하다. 20세기 가장 영향력 있는 천재 철학자 루트비히 비트겐슈타인은 죽음을 앞둔 순간까지 자신만의 기준으로 삶을 살아간 철학자라고 한다.

마흔을 사는 우리에게 비트겐슈타인은 “삶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라고 그의 저서 『논리-철학 논고』를 통해 묻는다. 그리고 생각하는 힘을 기르는 것이 인생을 사는 힘이 된다고 답한다. 저자는 안정적인 대기업에서 일하며 외부의 기준에 맞춰 성실히 살아왔다고 한다. 그러나 어느 날 문득 마음 한구석에 채워지지 않는 갈증을 느꼈고 “인생에서 진짜 중요한 게 뭘까?”라는 질문이 그의 내면에서 자라기 시작했다. 고민과 방황 끝에서 그는 비트겐슈타인의 철학과 만났다. 이 책 『마흔에 읽는 비트겐슈타인』은 저자가 비트겐슈타인의 문장에서 배운 삶을 살아가는 힘을 담고 있다. 그는 비트겐슈타인의 철학을 36가지 실천적 조언으로 풀어내며 마흔이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할 새로운 방식을 제안한다. 이 책은 저자가 비트겐슈타인의 철학을 마흔의 삶에서 즉각 실천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안으로 녹여 냈다. 저자의 해석이 그저 철학적으로, 논리적으로 생각하고 말하는 것을 넘어 마흔이 일상에서 보고 듣고 느끼는 순간들에 적용할 수 있는 실용적인 기술로 다가오는 이유다. 이를 통해 우리는 삶을 살아가는 기준을 다시 정리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된다.
이 책은 모두 36개 항목, 다섯 개의 장(章)으로 이루어져 있다. 1장 〈마흔, 무엇이 내게 가장 중요한가_비트겐슈타인의 내면〉, 2장 〈얼마나 깊이 생각해야 하는가_비트겐슈타인의 언어〉, 3장 〈얼마나 깊이 생각해야 하는가_비트겐슈타인의 사유〉, 4장 〈언제 진정한 깨달음을 얻는가_비트겐슈타인의 통찰〉, 5장 〈어떤 인생이 의미 있는가_비트겐슈타인의 삶의 의미〉 등이다. 1장에서는 비트겐슈타인이 강조한 내면의 단련을 다룬다. “자신을 잃어서는 안 된다.” 가장 중요한 것은 내 머릿속의 목소리다. 우리는 타인의 시선이 아니라 자신의 기준으로 살아야 한다. 2장에서는 “내 언어의 한계가 내 세계의 한계이다”, “말할 수 없는 것에 대해서는 침묵해야 한다”라는 비트겐슈타인의 말처럼 삶과 언어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임을 이야기한다.
3장은 “내 머리에 씌울 모자는 오직 나만이 쓸 수 있다”라는 그의 말을 중심으로, 사유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4장에서는 “인생의 문제는 직접 해결하려고 애쓰기보다 그 문제가 더 이상 문제가 되지 않을 때 자연스럽게 사라진다”라는 말처럼, 문제를 바라보는 관점을 바꿔야 한다는 깨달음을 풀어낸다. 5장은 죽음을 앞두고 “나는 멋진 삶을 살았다고 전해 주시오”라고 말한 비트겐슈타인의 삶을 조명한다.

비트겐슈타인은 불안과 혼란한 세상에서 방향을 찾고 싶지만 넘쳐 나는 정보와 모순된 주장 속에서 무엇을 따라야 할지 막막할 때마다 도움을 준다. 비트겐슈타인은 혼란이 본질적으로 언어와 사고의 문제에서 비롯된다고 규정했다.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는 우리의 사고를 규정하며, 명확하지 않은 언어는 명확하지 않은 사고를 낳는다. 그리고 혼란한 사고는 결국 혼란한 삶으로 이어진다고 보았다. 마흔의 비트겐슈타인도 이와 같은 전환점에 서 있었다. 그는 『논리-철학 논고』에서 제시한 자신의 초기 철학을 부정하고 새로운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봤다. 이처럼 우리도 지금까지 따라온 삶의 방식에 의문을 제기하고 새로운 방향으로 모색할 것을 저자는 우리에게 권유하고 있다. 우리는 어떻게 이 혼란을 극복할 수 있을까? 비트겐슈타인은 우리에게 다섯 가지 철학적 조언을 남겼다고 저자는 밝힌다. 이 다섯 가지의 제목만 여기에 적는다.
① 자신이 누구인지 먼저 물어라.
② 언어를 정리하고 인생을 선명하게 밝혀라.
③ 문제의 근원을 마주하라.
④ 타인의 생각이 아닌 자신의 생각으로 살아라.
⑤ 삶의 의미를 찾아라.
마흔 이후의 삶은 단단함이 필요한 시기라고 한다. 하지만 그 단단함은 다른 누군가가 키워 주는 것이 아니라 나 스스로 길러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 책 『마흔에 읽는 비트겐슈타인』은 우리가 일상에서 쓰는 쉬운 말로 철학과 현실의 거리를 좁혔다. 무엇을 말해야 할까? 언제 침묵해야 할까?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살아야 할까? 일상에서 접하는 가벼운 질문들이 쌓일 때 비로소 단단한 삶을 위한 여정이 시작된다고 저자는 제시하고 있다.
저자 : 임재성
진로·인문·고전 교양 작가. 전자 계산학을 전공했지만, 지금은 작가이자 강연가로서의 삶을 살고 있다. 삶의 전환점은 ‘질문법’에 있었다. 책, 영화, 다큐멘터리 등 마주하는 모든 것에 치열하게 질문을 던지고 답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현상이 아닌 본질을 보는 시각을 가지게 되었다. 이렇게 찾아낸 삶의 정수와 지혜를 독자들과 소통하고 나누는 일을 즐기고 있다. 특히 청소년들의 자아 성찰, 내적 치유, 리터러시 능력 향상, 인생 설계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이를 돕는 책을 쓰며 적극적으로 실천하고 있다. 저서로는 『십대, 나를 위한 진로 글쓰기』, 『태도의 힘』, 『십대, 4차 산업혁명을 이기는 능력』, 『진짜 원하는 인생을 사는 43가지 방법』, 『인간이 된다는 건 참으로 힘든 일입니다』, 『어른이 되기 전 꼭 읽어야 할 삶의 지혜』, 『질문하는 독서법』, 『삶의 무기가 되는 글쓰기』 등이 있다.
끌려다니는 삶이 아니라 끌고 가는 삶을 살기 위해서는 정답이 아닌 ‘질문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고 생각해 『생각하는 힘을 키우는 십대의 질문법』을 집필했다. 특히 이 책에는 질문을 통해 인공지능 시대를 주도할 진짜 지능을 키우는 비결을 담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