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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에 관하여
요한 G. 치머만 지음, 이민정 옮김 / 중앙books(중앙북스) / 2024년 9월
평점 :
국어사전엔 당연히 '고독(孤獨)'이란 단어가 등재돼 있다. 사전적 풀이로는 ① 세상에 홀로 떨어져 있는 듯이 매우 외롭고 쓸쓸함과 ② 부모 없는 어린아이와 자식 없는 늙은이를 일컫는다고 쓰여 있다. 우리는 주로 첫 번째 뜻으로 '고독'이란 단어를 사용한다. 홀로 있다는 의미에서 외로움과 비슷한 의미로도 보인다. 미국의 신학자 파울 틸리히(Paul Tillich, 1886~1965)는 고독(loneliness)에 대해 "Language has created the word 'loneliness' to express the pain of being alone, and the word 'solitude' to express the glory of being alone(홀로 있음의 고통을 표현하기 위해 '외로움', 홀로 있음의 영광을 표현하기 위해 '고독'이라는 말이 만들어졌다.)는 말을 남겼다. 홀로 있음은 고통스럽기도 하지만 영광이기도 하다는 말이 무슨 뜻일까? 강준만 교수는 그의 저서 《교양영어사전2》에서 틸리히의 말에 대해 "여기선 '외로움'으로 번역했지만, loneliness는 일반적으로 고독으로도 번역한다. 정작 구분해야 할 것은 고독과 고립이다. 둘 다 홀로 있음을 뜻하는 말이지만, 고독은 주관적 심리상태인 반면, 'solitude', 'aloneness', 'isolation'은 다른 사람들에게서 떨어져 있는 객관적 상태를 의미한다고 구별짓는다. 무슨 일을 하기 위해 일부러 고립을 택하는 사람들도 분명히 있다. 그러나 고독과 고립 사이엔 필연적인 연관은 없다. 혼자서도 행복할 수 있으며, 군중 속에서 고독을 느낄 수도 있다. 물론 대체적으론 고립되어 있을 때 고독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고 강 교수는 설명했다.
외로움과 고독은 우리말에서 별다른 차이를 두고 있지 않지만 뉘앙스 차이는 분명 존재한다고 독자는 생각한다. 사회학·생물학·심리학을 연구한 '사회신경과학'의 대가인 존 카치오포(John T. Cacioppo) 시카고 대학 교수는 윌리엄 패트릭(William Patrick)과 함께 쓴 『인간은 왜 외로움을 느끼는가(Loneliness: Human Nature and the Need for Social Connection)』(2008)에서 외로움은 일종의 '자기충족적 예언(self-fulfilling prophecy)'이 된다고 했다. 이에 대해 사회학자 김종목은 "외로움의 수준이 높은 사람은 실패를 자신의 탓으로 돌리면서 위축되는 경향이 강했다. 반대로 외로움의 수준이 낮은 사람은 실패하면 '운이 따르지 않았다'고 하고, 성공하면 '내가 잘해서 그랬다'고 여긴다. 외로움의 악영향은 외로움을 벗어나라는 신호지만, 사실 외로운 상태를 벗어나기는 쉽지 않다. 외로우면 사회적 인지, 판단 능력이 떨어지고, 이것이 외로움을 강화하는 부정적인 피드백 고리를 형성하기도 한다. 객관적 현실이 부정적 인식에 의해 만들어진 가짜 현실에 자리를 내준다."고 주장했다. 고독은 이처럼 인간으로 태어난 이상 누구나 갖고 있는 본성이자 감정 중의 하나이다. 고독이 '생각'을 연상케 하는 이유는 철학자들로부터 비롯된 것으로 보이기도 한다.
고독에 대해 명언을 남긴 위인들도 많다. 미국 작가 마크 트웨인(Mark Twain, 1835~1910)은 "착하게 살면 외롭게 된다."고 말했다.(이하 영문 생략) 스위스 정신분석학자 칼 융(Carl G. Jung, 1875~1961)은 "다른 사람들보다 많이 알면 외로워진다."고 주장했다. 또 영국의 캔터베리 대주교 제프리 프랜시스 피셔(Geoffrey Francis Fisher, 1887~1972)는 "도시에선 조용한 사람은 없지만 많은 이가 외롭고, 농촌에선 모두 조용하지만 외로운 사람은 거의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미국에서 태어난 영국 시인 T. S. 엘리엇(T. S. Eliot, 1888~1965)은 "불신보다 외로운 게 있을까?"라고 언급했다. 미국 작가 에릭 호퍼(Eric Hoffer, 1902~1983)는 "실패로 인한 외로움보다 큰 외로움은 없다."는 말을 남겼다. 테레사 수녀(Mother Teresa, 1910~1997)는 "고독은 최악의 빈곤이다."고 말했으며, 미국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Alvin Toffler, 1928~2016)도 고독에 대해선 "외로움은 이젠 너무도 널리 퍼져서 역설적으로 공유된 경험이 되었다."는 유명한 말을 남기기도 했다.
영어 'solitude'는 다소 다른 느낌으로 사용된다고 강준만 교수는 앞선 책에서 말했다. "물리적으로 홀로 있다고 해서 반드시 외로운 건 아니기 때문에, solitude는 loneliness(외로움)의 감정을 느끼지 않고 행복한 감정을 느낄 수도 있는 상태를 의미한다. 'Solitude is the nest of thought(고독은 생각의 둥지다)'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다. 생각을 많이 하는 지식인들이 비교적 solitude를 예찬하는 명언을 많이 남긴 건 결코 우연이 아니다."고 밝히고 있다. 이에 따른 몇 개의 명언을 덧붙인다. 프랑스 사상가 볼테르(Voltaire, 1694~1778)는 "행복의 최상은 바쁜 고독이다."는 말을 남겼다. 프랑스 작가 빅토르 위고(Victor Hugo, 1802~1885)는 "고독은 정신력을 발전시킬 수도 있지만, 사람을 우둔하고 고약하게 만들 수도 있다."고 상대적 의미를 되새겼다. 영국 정치가 윈스턴 처칠(Winston Churchill, 1874~1965)도 "홀로 있는 나무가 자라기만 한다면 강하게 자란다."는 명언을 남겼다고 강준만은 전한다.
독자는 이처럼 '고독'에 대한 많은 위인들의 말을 통해 어렴풋이 고독의 정의에 접근했다. 그러나 강준만의 저서 중에 있는 "지식인들은 고독을 좋게 보는지 몰라도 대중의 희로애락을 노래하는 가수들은 고독은 절규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는 말에 절대 공감한다. 독자가 고독에 대한 철학적 사색을 해본 적이 없으니 외로움의 대상인 '사랑의 부재'에 더 신경이 쓰여서일까? 한때 선풍적 유행을 일으켰던 팝 가수 닐 다이아몬드의 〈Solitary Man〉의 가사가 예사롭지 않게 느껴진다. 사랑하는 여자에게 번번이 배신만 당하는 남자가 어찌 고독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고독이란 역시 철학에서 가장 많이 다루어지고, 가장 많이 연구되는 단어가 아닐까? 철학자를 두고 '스스로 고독을 선택한 사람'이라고 '농담 반 진담 반'의 애매한 지적이 있지만, 아무래도 생각하는 학문이라는 뜻에서 철학과 고독은 뗄 수 없는 관계임은 분명한 듯하다. 그런데 철학이란 단어를 가장 많이 사용하면서도 왜 철학자들은 고독에 대하여서는 책을 쓰지는 않는가? 아직 생각이 끝나지 않았을까? 독자의 의문의 일부가 풀리는 책이 바로 이 책 『고독에 관하여』이다. 코로나 팬데믹 발생 이후 니체와 쇼펜하우어가 우리 서점가를 몰아쳤다. 먼저 니체, 그리고 그 열풍이 쇼펜하우어로 이어졌다.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지만 삶 자체를 '고통'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점에서 지금 현대인이 처한 '삶의 위기'에 가장 적절한 상황이고, 그들의 사상이 현대인의 '위기 극복'에 힘이 되어서일 듯싶다. 쇼펜하우어보다 수십 년 전에 태어난 한 사상가가 '고독'에 대해 매우 놀랍고도 괄목할 만한 책을 썼다.
이 책 『고독에 관하여』(원제 : Ueber die Einsamkeit)의 저자는 18세기 후반 유럽을 대표하는 의사이자 사상가인 스위스 출신 요한 치머만(Johann Georg Zimmermann)이다. 이 책은 원래 1784년과 1786년 두 번에 걸쳐 네 권으로 나왔는데 이번에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번역본을 발간했다고 한다. 출판사 측에 따르면 서구 철학사에서 ‘근대 고독 담론의 선구자’로 손꼽히는 치머만은 18세기 후반과 19세기 사상가들의 연구와 업적에 큰 영향을 미친 ‘철학자들의 철학자’이다. 『고독에 관하여』는 치머만의 역작이자 세기의 고전이다. 이렇듯 유명한 책이지만 독자의 독서가 짧았던 점을 이 책을 읽고서야 깨닫게 됐다.
앞서 살펴본 대로 고독은 우리에게 늘 외롭고 쓸쓸함을 나타내는 추상명사로 인식돼 있다. 철학자나 사상가, 영웅이 되는 위대한 인물들이 갖는 필수품 정도로 생각했던 것 아닐까?라고 독자는 이제서야 반성한다. 앞서 책의 원제에서도 밝혔듯 독일어로 고독은 ‘하나인 상태’를 뜻하는 Einsamkeit(아인잠카이트)라고 한다. 저자가 이 책에서 말하는 고독은 단지 즐기는 대상이 아니다. 저자는 고독에 빠져서 함께 살아야 할 대상이라며 강력하게 고독 '예찬론'을 펼친다. 저자 치머만은 지금으로부터 200년도 훨씬 전에 태어난 명의이자 철학자다.
이 책 『고독에 관하여』는 당시 지식인들의 머리와 마음을 사로잡았고, 쇼펜하우어를 비롯한 개인주의 철학자들이 본인의 사상을 확립하는 데 필요한 ‘고독 담론’을 형성하는 원전 역할을 했다고 출판사 측은 밝힌다. 저자는 「고독은 '도피'가 아닌 '피난처'다」란 제목의 〈서문〉을 통해 "인간의 정신이란 외적 자원을 구하는 만큼이나 내면으로부터 행복의 의미를 찾으려 부단히 노력하게 마련이다. 또 자신의 노력과 행위를 신뢰하는 법을 터득해 나가는 동시에 행복함으로 인해 얻는 힘을 더욱 확신하게 된다. 따라서 어찌 보면 '고독한 작업'이란 인간에게 지극한 행복을 추구하도록 하는 듯하다."고 말한다.
저자는 이에 따라 "세상의 방탕과 쾌락, 그것에 따른 탐욕을 가치 없게 여기듯 나는 사회적 활동을 전적으로 저버리는 황당한 제도에도 반대한다. 제대로 들여다보면 둘 다 똑같이 낭만적이고 실현 불가능하다. 타인의 지원 없이 오직 자기 힘만으로 독립하여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은 분명 인간 정신의 고귀한 노력이다. 하지만 우리 자신이 행복해지고, 다른 사람에게도 도움이 되는, 즉 함께 살아가는 기쁨을 즐기는 방법을 터득하는 것 또한 그에 못지않게 위대하고 품위 있는 일"이라고 저자는 주장한다. 이와 함께 "비록 내가 일시적 은둔의 이점에 주목하도록 독자들에게 권하긴 하지만, 동시에 철학을 공부하는 일부 학도들이 빠지곤 하는 위험한 무절제에 대해서도 경고하는 바다. 이러한 무절제는 이성과 종교에도 부합되지 않는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이 책은 모두 5장(章)으로 구성돼 있다. 1장 〈고독이 정신에 미치는 영향〉, 2장 〈고독이 마음에 미치는 영향〉, 3장 〈은둔의 일반적 이점〉, 4장 〈추방지에서 누리는 고독의 이점〉, 5장 〈노년과 임종 시 고독의 이점〉 등이다. 저자는 5개 장에서 고독의 다양한 측면에 천착해, 결국 사람은 언제든 “외적 교류와 쾌락에서 잠시 벗어나 고독을 통해 나를 마주해야만” 진정으로 행복해질 수 있다고 주장한다. 200년이 훌쩍 넘은 책임에도 읽다 보면 외부 세계와 내면을 바라보는 인식은 현대인의 시각과 별반 다르지 않으며, 각종 외적 자극에 쉼 없이 노출되는 현대인들에게 그대로 적용해도 아무런 무리가 없다.
저자는 고독을 ‘우리의 정신이 스스로를 마주하고 받아들이는 지적인 상태’라고 본다. “무엇보다 명백한 고독의 이점은 그로 말미암아 정신이 생각하도록 길들어 간다는 사실”이라고 했다. 저자는 고독을 단지 다른 사람들과 떨어져 있는 물리적인 상태에만 국한시키지 않았다. 떠들썩한 도시에서 생활하든 평화롭기 그지없는 전원에서 은둔하든 혼자이지 않은 상황에서도 종종 고독의 장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현대 철학에서도 같은 시각을 유지하고 있다. 사실 우리는 철학자들이 사색하고 길을 걷는 자체가 고독과 가장 가까운 행위이며 반가사유상의 모습에서도 고독을 읽어낼 수 있는 것도 치머만의 고독에 대한 명료한 정의 덕분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이에 따라 이 책은 스스로에게 집중하는 상태인 고독에 빠져듦으로써 얻을 수 있는 막대한 장점을 꼼꼼하게 소개하는 ‘고독사용법’이라고 한 서평가의 말이 설득력 있게 들린다. 이 책은 고독의 정의부터 시작해 어떻게 고독을 이용할 것인지에 대해서까지 통찰력 있는 견해를 독창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 책에서 저자는 고독이 우리에게 왜 필요한지와 고독이 낳은 사유가 어떻게 인류와 인간의 삶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깊은 사색을 담았다. 2장 〈고독이 마음에 미치는 영향〉 가운데 '여가와 휴식'이란 글에 따르면 '지상 최고의 행복'이라 할 수 있는 여가는 고독 안에서가 아니라면 좀처럼 완벽한 행복을 선사하지 못한다. 나태와 무심함이 늘 여가를 제공하진 않는다. 진정한 여가란 힘겨운 임무를 문학과 철학이라는 유쾌한 소일거리로부터 분리시키는 휴식 시간을 통해 찾게 되는 까닭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스키피오(로마의 장군이자 정치가-옳긴이)가 "자신은 여가를 즐기며 제일 여유로울 때 가장 게으르지 않았으며, 홀로 있을 때만큼 혼자이지 않았던 적이 없다"라는 말을 저자는 인용하고 있다. 저자는 또한 여가는 지적으로 무감각한 상태가 아니라 추후의 활동에 대해 새롭게 제시된 보상으로 간주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와 함께 여가는 강인하고 활동적인 정신을 통해 추구되며, 활동의 ‘끝’이 아닌 잃어버린 활기를 회복하기 위한 ‘수단’으로 보아야 한다고 언급한다. 누구든 그저 조용하기만 한 상태에서 행복을 좇는다면 잡히지 않는 환영을 좇는 것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여가는 단지 휴식하는 가운데 찾을 수 있는 게 아니라 활동에 대한 최초의 충동을 그러잡는 이에게 찾아드는 것이다. 단, 노동이 따르지 않는 보상과 고통이 수반되지 않는 즐거움을 보장하는 활동이 아닌 다양한 능력에 따른 범위와 특성을 고려해 가장 적합한 것을 택해야겠다."(p.123)
현대 사회에서 고독은 간혹 터부시되기도 한다. ‘혼자 지낸다’는 것은 곧 ‘외롭고 쓸쓸하다’는 감정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일 것이다. 또 정신의학적 측면에서는 혼자의 생각에 너무 깊이 빠지는 일은 정신건강에 해가 될 수 있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그러나 점차 ‘혼자 있는 시간’이나 ‘고독’의 의미는 사회 속에서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특히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면서 사회적 거리두기와 함께 '고독한 상태의 나'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확신이 되는 것 같다. 고독은 나를 힘들게 하는 ‘관계’에서 최대한 벗어나 홀로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는 편이 차라리 낫다는 이들도 많다. 저자 치머만이 강조하는 것도 결국은 ‘균형’이다. 저자는 ‘함께 살아가는 기쁨을 즐기는 방법을 터득하는 것’은 개인이 행복해지는 것만큼이나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덧붙여 저자는 다만 혼자 있는 시간에만 누릴 수 있는 이점이 너무나 많기에 우리 모두에게는 고독이 전적으로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인간은 ‘추구하고자 하는 생각을 깊이 검토하기 위해’ ‘평온한 정서를 지니기 위해’ ‘거짓과 편견에 맞설 용기를 얻기 위해’ 고독을 필요로 한다고 역설한다.
저자가 강조하는 고독은 곧 ‘온전히 스스로에 집중하는 상태’이다. 이러한 상태는 인생의 많은 장면에 도움이 된다. 고독한 집중 시간을 통해 수많은 선지자들은 인류 역사에 남을 과업을 성취했다. 사랑하는 이들은 떨어져 있는 시간 동안 상대방을 향한 애정을 키웠다. 일터에서 지친 이들은 혼자의 시간을 통해 마음을 회복하고 돌아갈 힘을 얻었다. 위대한 작가는 혼자 보내는 인고의 시간 동안 탄생했다. 이처럼 고독이 가지는 장점은 무궁무진하며 이는 인간에게 '광장'과 '밀실' 모두 필요하다는 말과 같이 현대 사회에선 필수적인 인간 삶의 조건이 된다는 점을 이 책을 통해 확신하게 됐다.
저자 : 요한 G. 치머만(Johann Georg Zimmermann)
18세기 후반 유럽을 대표하는 의사이자 사상가. 1728년 스위스의 브뤼그라는 작은 마을에서 태어났다. 대영제국 국왕 조지 3세의 개인 의사, 프로이센 프리드리히 대왕의 자문 의사로 각각 활동했다. 요한 게오르크 치머만은 의사보다는 사상가로 더 널리 알려졌는데 이는 저서 《고독에 관하여》 덕분이다. 1784년과 1786년 두 번에 걸쳐 총 네 권으로 출간된 이 작품은 19세기 초반 ‘고독’이 하나의 사회적 현상이 되며 당대 지식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당시 사상가들 중에서는 드물게 ‘혼자이고자 하는 개인의 상황’에 관심을 가졌던 치머만은 의사로서의 다양한 임상 경험과 의학 지식, 분야를 가리지 않는 독서로 얻어낸 실존 인물 탐구를 통해 ‘고독’에 관한 자신만의 독창적인 관점을 완성시켰다. 치머만에 따르면 고독이란 ‘스스로의 모습을 마주하는 지적인 상태’이며, 고독 안에서 비로소 우리는 모든 사회적 사슬을 벗어 던지고 자유로워질 수 있다. 치머만이 말하는 고독은 ‘누구도 앗아갈 수 없는 것’이며, 치머만은 ‘인간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고독을 통해 스스로를 다듬을 수 있으며, 더 나은 자신이 될 수 있다’고 믿었다.
역자 : 이민정
계명대학교에서 영어영문학을 전공했으며, 국내 유수의 기업에서 통번역가로 다양한 분야의 업무를 경험했다. 여행과 책을 좋아하고 특히, 인문사회 분야에 관심이 많으며, 현재 번역 에이전시 엔터스코리아에서 출판기획 및 전문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역서로는 《거의 모든 죽음의 역사》, 《어트랙션》, 《모스트 오브 미》,《스탠딩 톨》 등이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