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둘리지 않기 연습 - ‘자신의 속도’를 확실히 지키기 위한 50가지 힌트
나이토 요시히토 지음, 이진아 옮김 / 꿈의지도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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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이 책 『휘둘리지 않기 연습』의 저자 나이토 요시히토는 지난해 우리나라 독자들에게 선보인 『신경 끄기 연습』이 일약 자기계발, 심리 분야의 베스트셀러로 뛰어오르면서 특별한 인상을 주었다. 이 책 『휘둘리지 않기 연습』은 자기계발서로 출판되었지만 『신경 끄기 연습』은 61가지의 심리 기술을 알려주는 책이었다. 심리 기술의 책이라면 저자는 2017년에도 『말투 하나 바꿨을 뿐인데』란 책을 출간해 국내 독자들에게 깊은 이미지를 심어준 바 있다. 

『휘둘리지 않기 연습』에서 저자는 쉽게 남의 말에 휘둘리고, 경쟁에 휘둘리는 현대인들의 불안정한 삶을 단호하게 나를 지킴으로써 바꿔놓을 심리적 기술 50가지를 제안한다. 현대인들은 무한한 욕망과 무례한 타인들로부터 휘둘리며 괴로워하는 일들이 마치 일상인 것처럼 빈번하게 일어난다. 이들로부터 멀어지거나 단호하게 대함으로써 나를 지키고 싶지만 대인 관계로 얽매이고 그 안에서 일상을 사는 우리들에게는 자신을 지킨다는 것이 말처럼 쉽지 않다. 점점 나르시시스트가 넘쳐나고, 가스라이팅이라는 말을 흔하게 사용할 만큼 극단으로 치닫고 있는 세상에서 무엇에도 휘둘리지 않고 꼿꼿하게 살아갈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 저자 나이토 요시히토는 불편하고 제멋대로인 타인으로부터 자신을 지키는 50가지 현실 조언을 이 책에 담았다.

주변과 원만하게 의사소통을 하면서 타인에게 휘둘리지 않는 삶을 사는 사람은 온전하게 자신의 삶을 사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타인의 마음을 민감하게 감지하여 세심하게 배려하는 사람일수록 남에게 휘둘리는 경향이 강해진다고 저자는 말한다. 저자는 〈서문〉에서 미국의 한 대학에서 신입생들을 대상으로 심리 테스트를 한 결과, 과거 20~30년 전보다 학생들의 나르시시스트(자기애적 성격장애) 점수는 약 30%나 높아졌다는 심리테스트 결과를 제시한다. 현대인들은 옛날 사람들보다 훨씬 자기중심적이라는 것이다.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타인을 자기에게 맞추려고 조정하기도 하며, 점점 더 자기 멋대로 행동하려는 경향도 보인다고 심리테스트의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저자는 특히 이들은 착하고 세심하고, 배려심 많은 사람들을 잘 이용한다고 지적한다. 그렇다면 왜 착하고 세심하고, 배려심 많은 사람들이 남에게 잘 이용당하고, 쉽게 상황에 휘둘리며, 자기 불안과 자기 비하에 빠지는 걸까? 착한 사람들은 마음이 여리기 때문에 남들과 갈등 상황을 만들어 대립하기보다는 되도록 원만하게 지내기를 원한다. 그러다 보니 상대가 원하는 대로 맞춰주기 쉽고, 상대가 그 마음을 이용할 경우 의사표현을 확실하게 하지 못한 채 끌려다니는 상황이 되어버린다고 밝힌다. 또 자신이 원치 않는 상황으로 흘러가더라도 단호하게 그 상황에서 빠져나오기는 쉽지 않다. 왜냐하면 단호하게 의사표현을 했다가 괜히 상대와의 관계를 망치게 될까 걱정스러운 마음이 앞서기 때문이다. 이런 불안이 커질수록 자신감이 떨어지고, ‘나는 왜 줏대 없이 휘둘릴까?’라는 자책감도 커진다. 결국 자신감과 자기 확신이 약해질수록 타인에 대한 의존성이 오히려 커지는 악순환에 빠진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이 책은 모두 50가지의 심리 기술이 제시되어 있다. 앞서 말한 대로 타인에게 휘둘리지 않고 온전한 자신의 삶을 살기 위한 심리적 태도와 방어 기술이다. 모두 5장(章)으로 나뉘어져 있다. 1장 〈휘둘리는 게 당연〉, 2장 〈자신의 속도 되찾기〉, 3장 〈불편한 타인 피하는 법〉, 4장 〈행동을 바꾸면 마음도 바뀐다〉, 5장 〈흔들리지 않는 자신감을 키우자〉 등이다. 저자는 첫 장부터 ‘휘둘리는 게 당연’하다는 말로써 시작한다. ‘남들도 다 휘둘려. 대단한 프로들도 압박감에 휘둘리고, 변화되는 환경에 대부분 적응하지 못하고, 매일 출근하고 싶다는 사람은 겨우 3.8%밖에 안 돼.’라고 설명한다. 그러니까 스스로 자책하지 말라고, 휘둘리는 않기 위한 연습을 시작하는 첫 발은 휘둘리는 게 당연하다는 걸 인정하는 것부터 시작하라고 조언한다. 이 과정에서 '어중간한 결과를 추구하라'든지 '경쟁하지 말라'는 등 사회 생활의 기본적 목표를 모든 것을 바쳐 이루는 데서 한 발 물러설 것을 주문한다. 실제로 적응하는 데는 오히려 어려움이 예상된다. 이에 저자는 늘 1등을 노리지 않고 적당한 포지션을 유지해야 한다고 귀띔한다. 경쟁심을 갖고 자신의 동기 부여를 높이면 모든 일에 남을 의식하며 경쟁심을 갖게 되고 쉴 틈이 없어진다는 논리다. 이는 신경이 예민하거나 자신의 속도 조절이 불가능하게 이르는 원인이 될 수도 있다고 경고한다.



사회에서 적당히 일하는 사람을 적당히 보아주는 시스템을 기대할 수 있을까? 현대처럼 무한 경쟁의 시대 자칫 자신의 지위를 잃어버릴 수도 있는데도 적당히 살 수 있을까? 이 점에 대한 저자의 시선은 탁월한 수준이다. 남의 시선을 의식하는 것은 오히려 자신의 스트레스로 괴로워하고 누적되면 우울증 등 많은 부작용을 일으킨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이런 일이 예상되는 경우 저자의 말이 맞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는 한다. 저자는 이미 전작 『신경 끄기 연습』에서 우리는 남의 시선이나 평가에 너무 많은 신경을 쓰면서 산다고 지적했다. 이 시선에 스트레스를 받아 괴로워하고, 창피함을 느끼면서 얼굴을 붉히고 고개를 숙인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사실 남들은 내게 그렇게 큰 관심이 없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주먹을 꽉 쥐는 것만으로도 의욕이 샘솟는다면 믿을 수 있겠는가? 따뜻한 가사의 노래를 들으면 좋은 사람이 된다는 사실은 어떤가? 일본의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심리학자인 나이토 요시히토는 우리가 조금만 신경을 끄고 힘을 뺀다면 걱정, 초조, 두려움을 하나도 느낄 것이 없다고 말한다. 아무리 사회생활에 배려가 중요하고 노력이 필요하다고 해도 다른 사람에게만 너무 신경 쓰면 오히려 자신의 건강을 해칠 수 있다. 그러므로 자신을 첫 번째로 소중히 여기고 상대방은 두 번째로 소중히 여기는 정도면 괜찮다는 것이 『신경 끄기 연습』의 주제로 다룬 바 있다.

이 책에서 저자는 사례를 들어 설명했다. 이 내용에 따르면 브리티시컬럼비아대학교의 린 알든은 발표하는 사람의 모습을 영상으로 찍은 뒤 주위 사람들과 발표자 스스로 그 모습을 평가하게 했다. 이때 자신이 의견을 잘 말하지 못하는 편이라고 생각하는 발표자는 스스로에 대해 “손이 떨리고 목소리도 떨려서 엄청나게 한심하다”는 평가를 내렸다. 그러나 영상을 본 주위 사람들의 평가는 180도 달랐다. “이 사람은 자기주장을 정확하게 하고 유창하게 말하며 불안함도 느끼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라고 평가한 것이다. 우리는 스스로를 엄격하게 평가하고, 내가 생각보다 잘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가능성을 생각하지 않는다. 남이 나를 한심하게 생각할 거라는 편견과 착각을 버리고 거기에 집착하지 않아야 하는 이유다. 얼굴이 빨개지는 사람은 타인의 경계심을 쉽게 낮출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자주 불안한 사람은 차라리 ‘설렌다’고 타일러 보자. 나를 괴롭히는 부정적인 생각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작은 점 하나만 응시하면 되고, 긴장이 풀리지 않을 때는 손을 씻으면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신경 끄기 연습』을 통해 61가지 심리 기술을 따라 하고 연습해 보면 편견이 사라지고 인생이 180도 바뀌게 될 것이란 주장을 담았다.



『휘둘리지 않기 연습』도 마찬가지다. 학교든 직장에서든, 어쩔 수 없는 상황에 놓여 사소해 보이지만 결코 사소하지 않은 여러 가지 고민을 할 때가 많다. 주위에 딱히 물어볼 사람도 없고, 입으로 꺼내 놓기에는 또 쑥스럽고 하찮게 느껴지기도 한다. 이 책은 일상에서 우리가 느끼는 다양한 어려움들에 대해 매우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해결 방법을 제시해 준다. 예를 들어, 누군가 “나는 너무 회사 가기 싫어. 일이 하나도 재미없어.”라고 털어놓았다고 치자. “너가 지금 그런 생각할 때냐? 더 열심히 배우고 일해라.”라는 꼰대력 과시부터 “너만 힘든 거 아니다. 다들 하기 싫어도 꾹 참고 산다.” 혹은 “때려치우고 뭐 할래? 제정신이냐?”라는 핀잔과 꾸지람까지 이어질지도 모른다. 결국 말 한마디 솔직하게 했다가 본전도 못 찾고 해결 방법도 못 찾은 채 감정만 상하기 일쑤다. 그러니, 도움 안 되는 사람들에게 털어놓기보다 책을 통해 길을 찾고 답을 찾는 게 더 낫다.

이 책에서 저자는 “네가 일이 재미 없는 건 어쩌면 너무 잘하려는 마음, 인정받고 싶은 마음이 크기 때문 아닐까?”라고 묻는다. 경쟁심이 커질수록 일에 대한 흥미는 떨어진다는 근거를 제시한다. “좋은 성적을 내는 사람일수록 남하고 경쟁하지 않아. 경쟁은 자기 자신과 하는 거야.” “3등 정도만 하면 충분하다고 생각해. 꼭 1등이 되고 싶다는 마음에 휘둘리면 오히려 아무것도 하기 싫어져.” 이런 현실 조언들은 설득력도 있지만 묘하게 사람 마음을 편안하게 하고 위로를 주기까지 한다. 물론 부작용에 대해서는 앞서 언급한 대로다. 모두에게 좋은 사람이 되고 싶고, 누구에게도 미움받고 싶지 않은 마음에 휘둘리는 사람에게도 부드럽지만 단호하게 말해준다. 이 세상을 살면서 ‘30%의 사람에게 호감을 얻으면 성공적’이라고. 특히 이 책에서는 ‘남’이 아니라 ‘나’에게 집중하는 방법을 잘 알려준다. ‘나’의 속도를 되찾고, ‘나’의 마음을 들여다보면서 ‘나’를 단단하게 채우고 조이는 연습이야말로 곧 ‘휘둘리지 않기 연습’의 기본이다.

"미움받는 것에 과민 반응해서는 안 됩니다. 오히려 미움받는 것은 매우 일상적으로 일어나는것이라 여겨야 해요. 만약 미움받더라도 당연한 일이 당연하게 일어났다고 생각하는 거죠. 타인에게 미움받더라도, 거절당하더라도 '흐음, 그래서 뭐? 하고 태연한 얼굴로 지내는 것이 포인트입니다. 미움받는 일은 종종 있으므로 일일이 예민하게 반응하지 않도록 하자는 것입니다."(p.45)



2장 〈자신의 속도 되찾기〉에서는 「아침에 일어나 책상 앞에 앉으면 생각할 것」, 「대부분의 상사는 솔직한 의견을 바라지 않는다」, 「무난한 행동이 당신을 지킨다」, 「마음에 여유를 갖기 위해 최악을 예상해 두자」, 「착실하게 일을 진행하기 위해 추천하는 체크 리스트」, 「 ‘리스트 업’이 당신의 답답함을 해소해 준다」, 「불안이 많은 사람일수록 위기관리 능력이 높다」, 「마음이 크게 흔들릴 때 일주일 묵혀두면 자연히 진정된다」, 「자신을 휘두르는 성가신 ‘욕구’를 쉽게 멀리하는 방법」 등 9가지 항목과 두 번째 칼럼 「조금한 인생을 살고 싶지 않다면」이 실려 있다.

저자는 일을 시작할 때는 먼저 마음을 정돈하라고 말한다. 부정적 감정에 사로잡힌 자신을 찬찬히 들여다보면서 최대한 긍정적인 생각으로 바꿀 것을 주문하는 것이다. 억지로라도 기분을 끌어올리면 생산성도 따라서 올라간다는 사실이 심리학 실험에서 이미 밝혀졌다고 말한다. 펜실베니아 대학교의 낸시 로스바드는 대형 생명보험회사의 콜센트 담당, 고객 서비스 담당, 클레임 처리 담당자들을 모아서 약 3주 동안 조사를 실시했다. 뭐냐 하면, 매일 아침 자리에 앉아 일을 시작할 때의 기분이다. 신나는 기분인지, 불쾌한 기분인지 알아보았다. 또 회사의 기록으로 그날의 생산성도 확인했다. 생산성은 통화 시간, 컴퓨터에 로그인한 시간, 한 시간당 전화를 건 횟수 등으로 측정했다. 

이 결과 매우 재미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고 저자는 밝힌다. 일을 시작할 때의 기분이 긍정적이면 그날의 생산성이 높아지고, 반대로 일을 시작할 때 기분이 부정적이면 생산성은 별로 높지 않았다. '무슨 일이든 처음이 중요하다'라고 하는데 업무 역시 그렇다는 것이다. 즐거운 기분으로 시작하면 지겹다고 짜증내면서 시작할 때보다 훨씬 부드럽게 자신의 속도로 일을 잘할 수 있게 된다. 

저자는 이를 토대로 독자들에게 추천하는 방법을 책에 적었다. "아침밥으로 노란색 음식을 먹는 것이에요. 노란색 음식은 도파민 같은 행복 호르몬을 분비해 줘서 누구나 빠르게 행복해질 수 있다."고 저자는 역설하고 있다.



이처럼 수많은 심리 기술은 자신이 주체적이고, 자신을 중심으로 자신에게 이로운 방법을 알려주지만 마지막 한 가지 당부도 잊지 않는다. ‘남에게 휘둘리지 않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기중심적으로 제멋대로 남을 휘둘러도 안 된다.’는 저자의 충심어린 조언이다. 남들이 다 바다에 가자고 말하고 있는데 남에게 휘둘리지 않겠다고 혼자만 부득부득 산으로 가겠다고 우기는 게 ‘휘둘리지 않기 연습’은 아니라는 뜻이다. 나의 소신이 중요한 만큼 남의 생각도 존중할 줄 알아야 하고, 나의 속도가 중요한 만큼 남의 속도도 인정해야 하는 것이라는 게 저자의 소신인 듯하다. 이 책이 지향하는 세상은 어쩌면 남의 속도를 흐트러뜨리지 않으면서도 나의 속도를 지켜내어, 모두가 쾌적하게 살아가는 것이라고 독자는 생각한다. 그러려면 결국 모두가 각자 ‘연습’해야 한다. 나 스스로 ‘휘둘리지 않기 연습’이 단단하게 잘 되어 있을 때, 비로소 남을 휘두르려는 욕심도 내려놓을 수 있고, 나를 지배하는 억압과 불안과 욕망에서도 놓여날 수 있을 것으로 독자는 믿는다.


저자 : 나이토 요시히토(ないとう よしひと, 內藤 誼人)


심리학자. 현재 일본 릿쇼대학의 객원교수이며 유한회사 앙길드의 대표 이사를 맡고 있다. 사회심리학을 바탕으로 한 심리학 응용에 힘을 쏟으며, 특히 실천적인 심리 기술을 전하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저서로는 『말투 하나 바꿨을 뿐인데』 『신경 끄기 연습』 『말하기의 기본은 90프로가 심리학이다』 『생각 하나 바꿨을 뿐인데』 『의욕을 일으켜 세우는 심리학』 등이 있다.


역자 : 이진아


대학교에서 무역학을 전공하고 일본에서 어학연수를 마친 후 일본어 출판번역 과정과 그림책 번역 과정을 수료했다. 독서토론 논술 강사를 거쳐 현재 다양한 분야의 일본 도서를 리뷰, 번역하며 일본어 번역가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역서로는 『밤이와 밤』 『지나치게 연결된 사회』 『오싹 살벌 서바이벌』 등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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