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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변의 역사 - 확장판, 쿠데타·혁명에 의한 ‘정치상 대변동’
최경식 지음 / 갈라북스 / 2024년 7월
평점 :
정변(政變)은 혁명이나 쿠데타 따위의 비합법적인 수단으로 생긴 정치상의 큰 변동을 뜻한다고 사전을 풀이하고 있다. '정변'이라는 단어가 직접 들어간 예는 우리가 역사 책을 통해 배운 '갑신정변(甲申政變)'을 들 수 있다. 갑신정변은 조선 고종 21년(1884)에 김옥균, 박영효 등의 개화당이 민씨 일파를 몰아내고 혁신적인 정부를 세우기 위하여 일으킨 정변이다. 거사 이틀 후에 민씨 등의 수구당과 청나라 군사의 반격을 받아 실패로 돌아갔다. 이 책 『정변의 역사』는 지난 1300여 년간 한반도의 역사에서 중대 변곡점이 됐던 20가지 결정적 사건에 대해 저자 최경식이 유의미한 해석과 설명을 더했다. 정사에는 기록되지 않은, 의심이 가는 대목은 저자가 직접 야사나 관련 서적들까지 뒤져 사실 해석에 신중을 기했다. 특히 구술되어온 야담이나 정식으로 인정받지 못한 '야사'를 인용할 때는 출처를 밝혀 설득력을 높였다. 저자는 고구려 대막리지 연개소문 정변부터 현대의 신군부 12.12 쿠데타까지 시대를 뒤흔든 ‘정치상 대변동’의 원인과 결과, 당시 사회와 역사에 미친 영향 등을 세밀하고 폭넓게 분석해 독자들의 올바른 역사 인식과 교훈을 바로 잡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
정변은 긍정적 결과를 가져왔든 부정적 결과만 도출한 채 실패로 돌아갔든 당시 국가와 국민에게는 많은 시련을 준다는 점에서 많지 않은 게 좋은 것이 대부분이지만 우리 인류 역사에서 크고 작은 정변은 전쟁보다 더 잦은 일이다. 눈을 세계로 돌려본다면 정변은 미처 헤아리기도 힘들 것이다. 구 소련에서의 흐루쇼프 서기장의 갑작스런 해임이나 중국의 마오쩌둥 시대 문화대혁명 당시의 실권파 추방 등도 정변의 범주에 있는 사건들이다. 다만 당사국들만큼 타 국민들에게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경우 대부분 묻히는 것도 있을 터, 각국의 사정과 상황에 따라 판단할 일이다. 이런 관점에서 5,000년 역사를 가진 우리 한반도에서의 정변도 엄청나게 많았을 것이다. 이 가운데 20개를 선정하는 작업도 아마 전수 조사를 할 만큼의 노력이 필요했을 것으로 본다. 이 책이 한국사를 다룬 무게감 있는 책이 되는 이유다.
저자는 「드라마틱한 인간사 '정변'에 대한 탐구」란 제목의 〈서문〉에서 역사의 흐름을 크게 뒤바꾼 정변을 보다 정밀하게 들여다보기 위해 "거사 준비 과정에서의 비밀과 음모, 권력을 향한 인간의 욕망, 정변 진행 과정에서의 무력투쟁, 성공한 자의 권력독점과 실패한 자의 전략 등 인간사의 드라마틱한 요소들을 많이 담았다"고 밝힌다. 이는 독자들이 역사에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불가피한 대목일 것으로 이해된다.
이 책은 5부(部) 20장(章)으로 이루어져 있다. 1부 〈정치상 대변동〉, 2부 〈지배체제 변혁〉, 3부 〈극적인 상승과 몰락〉, 4부 〈고난과 좌절〉 등 테마별로 나뉘어져 있다. 이 책에 기술된 순서가 주제별로 나누었는데 연대순으로도 정리가 된 것은 저자의 또 다른 노력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고구려 「연개소문 정변」부터 고려 「무신정변」까지 5개 장이 1부를 이루고 있고, 고려말「공민왕 피살」부터 조선 초기 「계유정난」까지가 2부를 이루고 있다. 또 3부는 「중종반정」부터 조선 말 「동학농민혁명」까지 기록돼 있다. 이후 마지막 4부에서는 「을미사변」부터 현대 대한민국에서의 「12.12 쿠데타」까지 등 5개장으로 나뉘어 실렸다. '또 다른 정변'이란 제목의 〈부록〉에는 우리 역사에 늘 밀접하게 관련돼 있는 중국 당 태종의 「현무문의 변」, 명의 세 번째 황제인 영락제의 「정난의 변」, 명나라 멸망에 관련된 「이자성의 난」을 추가해 다뤘다.
"선악현부(善惡賢否)는 별 문제로 하고 당시 동방아시아 전쟁사에서 유일한 중심인물이었으며, 조선 역사 4,000년 이래 최고의 영웅이다··· (중략)··· 봉건세습의 호족공치제의 정치를 타파하여 정권을 한곳에 집중시켰으니, 이는 분립의 대국을 통일로 돌리는 동시에 그 반대자는 군주나 호족을 묻지 않고 한꺼번에 소탕하여 영류왕 이하 수백 명의 대관을 죽였다. 아울러 침노해 온 당 태종을 격파하였을 뿐 아니라 도리어 당을 진격하여 전국을 놀라 떨게 하였으니, 그는 다만 혁명가의 기백을 가졌을 뿐 아니라 또한 혁명가의 재능과 지략을 갖추었다고 함이 옳겠다."(p.15)
우리 역사서 첫 머리를 신채호의 『조선상고사』를 인용한 저자의 역사 기술의 탁월함이 돋보인다. 신채호는 역사학자이자 독립운동가로 일제 강점기 일부 학자들의 식민사관을 비난하고, 국민들에게 올바른 우리 역사를 알리고 민족정체성을 확립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또 직접 우리 역사서를 집필했다. 중국으로 망명해 무장독립운동에 참여하고 의열단을 지원하는 등 독립운동의 최전선을 이끈 열혈 독립운동가로 우리가 배운 인물이다. 독립운동서 서명자로 참여했고 역사서 외에 『조선혁명선언』을 집필했다. 『조선혁명선언』은 무정부주의 독립운동을 하던 의열단원들이 품속에 지니고 다녔다는 책이다. 그는 강경한 독립운동 신념으로 행동하고, 의열단과 함께하며 독립운동자금을 위해 행동에 나섰으나 일경에 체포돼 여순 감옥에서 1936년 옥사 순국하였다.
앞서 인용한 문장은 신채호의 『조선상고사』의 일부이며 내용에서 '혁명가'로 지칭되는 인물은 고구려의 '연개소문'이다. 저자 최경식은 "한국근대역사학의 중요한 저작 중 하나로 손꼽히는 『조선상고사』에서 인용했다고 밝히고 있다. 사대주의 사관이 깃들어 있는 김부식의 『삼국사기』와 객관성이 결여된 중국의 역사서 등에서 평가절하됐던 인물을 우리 독립운동사의 고매한 인물로 생각한 까닭이다.
저자는 고구려 말기의 실권자, 대막리지(오늘날 수상)였던 정통 고구려인의 기개를 갖춘 인물이었다고 평가한 신채호의 기록을 인정하고 저자도 공감하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호전적인 성격 탓에 주변 사람들이 어려워했고 역사적 평가가 엇갈리는 부분도 있지만 대륙에 있는 제국들에 대항해 고구려가 나아가야 할 방향, 즉 '자주적 기조'를 명확히 각인시킨 인물이라는 연개소문에 대한 신채호의 평가다. 저자는 이에 따라 연개소문의 리더십 하에서 고구려는 우리나라 역사상(광의적 의미에서의) '중화 패권주의'에 대등하게 맞섰던, 어쩌면 능가하는 모습을 보여줬던 유일무이한 세력으로 거듭날 수 있었다고 이 책에 적고 있다. 저자는 이후 자주적인 한민족의 마지막 불꽃, '혼(魂)'으로 평가받는 연개소문은 지금도 중국의 경극에서 중국인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존재로 부각되고 있다고 말한다. 고구려는 대륙의 하수인이 아닌 '천자의 제국'이라고 선포하며 단행했던 '연개소문 정변'의 전말을 책의 첫 장에서 보여준다.
고구려인의 기개는 우리 모두 역사 책에서 학교 다닐 때 배워 온 바다. 다만 교과서 기술이나 역사 수업 시간은 많지 않은 탓에 당시 국제 정세나 시대 상황에 대해 자세히 배울 기회가 거의 없다. 그러나 다행히 우리 국민들은 역사의 질곡에서 어렵게 헤쳐나온 덕분인지 역사에 대한 관심은 어느 국민 못지 않게 강하다. TV드라마에나 영화에서 사극이 많았던 것은 이 같은 국민적 관심에 기대어서다. 시청률이 높고, 관객이 많이 온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대한민국이 점차 민주주의와 산업화에 성공하자 역사 기술에도 과거 식민사관은 거의 배제된 것도 눈에 띄는 부분이다. 이로 인해 과거 알고 있던 사실과 다르다는 시청자와 관객들이 보고 어떤 느낌이었을까. 시청자의 한 사람으로, 국민의 한 사람으로 생각해봐도 공통의 시선이다. "제대로 된 역사를 바로 배워야 한다"는 점이다. 예전의 비극을 다시 겪지 않으려면 역사를 알아야 한다는 역사의 중요성을 깨달은 대한민국 국민들이다.
이 책은 20개 사건(정변)을 다루고 있다. 고구려 연개소문이 실행한 정치 개혁을 '연개소문 정변(막리지의 난)'이라고 표현한 것은 독자의 마음에 차지 않는다. 당시 왕의 기준에서 본 것 같아서다. 고구려는 중국에 통일 정부(수와 당)가 들어서는 격변기에 동북아 정세에 능동적으로 맞서기 위해 막강한 군사력보다 우선 외교적 차원의 대비를 해야 했고, 또 최후의 방법(군사적 대치)도 준비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다행히 고구려를 침략했던 중국의 두 통일 정부는 야욕을 채우지 못하고, 수나라는 30년만에 멸망에 이르고 당나라는 태종이 눈을 감을 때까지 뜻을 이루지 못하고 오히려 고구려 침공을 하지 말라는 유언을 남겼다고 한 것으로 보아 결코 만만한 나라가 아님을 입증한 셈이다. 이때 고구려의 힘에는 연개소문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감안할 땐 그가 개인의 정치적 욕망보다는 고구려의 미래와 국민들의 안전을 위해 정변을 일으키지 않았나 한 번쯤 생각해볼 일이라고 독자는 생각한다. 특히 고구려의 역사를 '동북공정'이라는 구실로 완전히 중국 변방의 역사로 고정시키려는 현 중국 정부의 의도에 우리가 동의할 수 없다는 명분을 위해서라도 연개소문의 당시 행위에는 재조명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 책도 같은 시각에서 당시 중국의 정세와 주변국과의 외교 관계, 고구려 왕의 국제 정세 판단력 미숙 등이 수와 당에게 침공 틈을 보인 것일 수도 있다. 이제 막 새 제국으로 탄생한 중국 통일 정부가 나라의 기틀이 제대로 서지도 않은 채 막강한 군사력을 가진 고구려를 왜 침공했을까에 대해 명분이 부정확하고 설득력을 갖지 못한다는 점을 제시하고 있다. 이때 수, 당 중국 통일 정부가 동원한 군사력이 보급군까지 합치면 100~200만쯤 되니 아무리 큰 나라일지라도 쉬운 일이 아니다. 수나라 침략은 을지문덕이란 빼어난 장군, 당나라 침략은 연개소문과 양만춘 등의 전략·전술에 능한 장군들이 막아내긴 했지만 장군들의 영웅화로 끝낼 일이 아니다. 이제 막 통일한 정부가 국운을 걸고 고구려를 침공한 사실에 시각을 고정하고 정당한 명분을 찾아내야 한다는 것이다. 또 고구려 역시 이번 침공을 막아냈다고 중국의 통일 정부를 되치고 들어가는 전술을 펴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도 후손의 역사학자들이 찾아내야 하지 않을까 싶다. 결국 고구려의 멸망은 연개소문의 사망이 빌미가 되었고, 아들들의 권력 다툼 때문이라고 역사는 기록하고 있다. 이때 당나라는 우리가 알다시피 신라와 협력하여 백제를 멸망(660)시킨 직후라서 고구려의 국운도 풍전등화 상태였다. 역사 기술의 눈을 고구려 연개소문 아들들의 권력 다툼이라는 시각에서 신라로 돌려 외세를 끌여들여 작은 통일을 이루었다는 점은 당나라를 대적할 힘이 없었기에 외교전으로 외세를 끌어들였다는 점에서 추적해 들어가야 할 필요성이 대두된다.
이 책은 고구려의 기개와 연개소문의 등장, 중국 정세의 급변, 수의 침공과 멸망, 당의 침공 등 약 100년도 안 된 기간에 숨 막히게 돌아가는 정세를 상세히 기술하고 있다. 특히 당 태종 이세민이 분노한 것은 수의 포로로 잡힌 중국인 포로 송환 요구를 고구려가 거부해 고구려 침공을 결정했다는 점은 아닌 사실을 확인하고 있다. 책에 따르면 당 태종은 중국인 포로들의 대거 송환을 요구했다. 고구려 입장에서는 본국으로 돌아가지 못한 적국의 포로를 잡아두는 게 당연한 일이었지만, 당나라의 일방적 요구대로 1만여 명에 달하는 포로들을 아무 조건 없이 풀어줬다. 또한 당나라 요구에 따라 고구려 요충지들이 세세하게 나와있는 지도(봉역도)까지도 넘겨줬다. 지도를 획득한 당나라는 추후 고구려 침공 때 이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며 유리한 국면을 조성할 수 있게 된다. 호의적 외교를 침공으로 되갚은 셈이다.
고구려는 왜 포로뿐만 아니라 군사적 목적의 지도까지 넘겨줬을까? 「연개소문 정변」의 중요한 이유는 고구려 내부의 군부 소장파의 변화 요구와 원로 대신들의 갈등이 원인이자 발화점으로 저자는 판단하고 있다. 소장파의 수장인 연개소문의 세력 확장으로 위기 의식을 갖고 있던 원로 대신들이 연개소문 견제를 시작한 것이다. 이들은 영류태왕을 설득해 연개소문 제거 계획을 세운다. 그 첫 단계로 당나라의 침공에 대비해 축조하고 있던 '천리장성'에 대한 감독 업무를 연개소문이 맡도록 했다. 천리장성은 수도에서 멀리 떨어진 고구려의 서쪽 국경에 위치해 있었다. 연개소문을 중앙정치 무대가 아닌 변방으로 보낸 후 서서히 힘을 약화시키려는 복안이었다. 저자는 또 다른 설(說)도 함께 적시하고 있다. 당초 연개소문이 천리장성 축조 책임자로 일하고 있었는데, 조정에서 당나라의 요구에 순응해 천리장성 축조를 중단시켰고 연개소문이 이에 격분해 정변을 일으켰다는 의견이다. 하지만 장년·원로 대신들의 계획은 연개소문에게 은밀히 보고됐다. 그는 당하기 전에 먼저 거사를 일으키기로 마음먹었다. 연개소문은 642년 자신이 관장하는 부에 소속된 사병들을 동원해 평양성 남쪽에서 열병식을 거행하기로 했다. 열병식 날 연개소문의 의도대로 수많은 대신들이 척살됐다고 역사 기록은 전하고 있다. 이후 많은 이야기가 진행되지만 연개소문이 일으킨 정변이라는 점에서는 벗어나지 못한다. 정확한 정사 기록이 없는 것인지, 아니면 중국에서 기술한 기록 탓인지 여간해선 연개소문의 치적보다는 불법 무력에 의한 정변에 초점이 맞춰진 것에 독자로서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 책의 마지막 장으로는 가장 최근의 「어둠이 내려앉다」라는 제목의 신군부에 의한 '12.12쿠데타'를 되돌아보고 있다. 이는 1979년 12월 12일 당시 정승화 육군참모총장 공관에서 계엄사령관인 정승화 육참총장을 연행하면서 시작된다. 전두환 보안사령관과 노태우 9사단장을 필두로 한 패륜적 하극상 사건이다. 전두환 신군부는 10.26의 김재규와 사전 모의한 혐의로 연행한다는 것이지만 당시 대통령 최규화의 재가도 없이 저지른 쿠데타가 명백하다. 더욱이 전방부대 병력과 수도권 일부 병력을 동원한 것도 쿠데타가 사전 모의됐다는 명백한 증거다. 12.12쿠데타로 '참 군인'은 몰락했고, 육사 11기(정규 육사 1기)를 중심으로 한 '하나회' 정치군인들이 득세하게 됐다. 이 나라에서 민주주의에 대한 희망은 사라지고 군부 독재가 불필요하게 연장되는 '어둠이 내려앉았다.'
하나회는 구 군부를 견제하기 위해 박정희 대통령이 의도적으로 키운 군내 사조직이다. 자신이 5.16쿠데타를 일으켜 정권을 장악하며 대통령에 오르기 직전 예편하는 자리에서 "나 같은 불행한 군인이 다시 나오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라는 말과도 정면 배치되는 것이다. 사실 구 군부에 대한 견제는 아마도 장기집권에 반발하는 군부 내 일부 장성들을 제압할 목적이 아닌가 추정된다. 물론 독자의 판단이라 여기에 적시할 이유도, 명분도 없는 추정일 뿐이다. 다만 그렇게 생각해볼 수도 있다. 박정희의 장기 집권은 3선 개헌을 거쳐 유신 체제로 변화되며 사실상 종신 집권이 가능한 상황이었다. 자신의 장기 집권을 위해서는 헌법마저 고치는 상태이니 박정희에 대한 지지는 점점 반대로 돌아서기 시작했다. 물론 40여년 전에 일어난 쿠데타는 이제 우여곡절 끝에 쿠데타로 판명됐고, 권력욕에 의한 사전모의 등도 밝혀짐에 따라 법적 판결도 나왔지만 정작 본인들은 수긍하지 않은 채 생을 마쳤다. 다만 5.18 관련해서는 노태우가 장남을 시켜 사과와 위로의 뜻을 전한 것으로 보도된 적은 있다. 이제 남은 사실 확인과 역사 기록은 우리들의 몫으로 남았다. 그러나 지금까지 결과에 만족하는 순간 우리는 또 같은 일을 다시 겪게 된다는 역사의 모순적 아포리즘을 잊어서는 안 될 일이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정변은 발발 배경부터 당대 상황, 비밀과 음모, 권력을 향한 욕망 그리고 승자의 득세와 패자의 퇴장 등 역사적 사실에 대한 입체적인 분석이 담겨야 제대로 들여다볼 수 있다.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라는 점에서 보면 정반대 시선을 갖고 있어야 제대로 기록할 수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이 책의 탁월함이 드러나는 이유로서 저자의 역사 인식이 있었기 때문이리라는 데 독자는 동의한다. 특히 저자가 압축적이고 간결한 문장으로 전달하는 관련 지식과 정보는 단순히 학습을 위한 교과서나 참고서가 아닌 역사교양서로써 이 책을 읽는 재미를 배가시킨다는 출판사 측의 리뷰 문장에도 공감한다. ‘연개소문 정변’에서 저자는 고당 전쟁 및 그 전후 과정을 매우 생동감 있고 긴박하게 서술한 것을 좋은 예로 들 수 있다. ‘10.26 사태’에서의 주요 장면들도 저자의 글로 전달되는 긴장감은 영화와 드라마 등에서 보았던 흥미로움과 사뭇 다른, 깊숙한 의미를 전달해 준다. 글과 영상의 극명한 차이점을 발견할 수 있는 독서의 즐거움을 한껏 고조시켜 준다. 역사에 관심이 있든 없든 이 책은 집어든 순간 끝까지 읽지 않고는 책을 손에서 내려놓지 못할 것 같다.
저자 : 최경식
어릴 때부터 역사에 남다른 애착이 있었다. 한국사, 세계사, 전쟁사 등 역사 관련한 책들을 많이 읽었다. 역사 이해에 도움이 될 것 같아 한자능력자격증을 취득했고, 한국사능력검정 시험에도 응시, 합격했다. 대학에서 정치외교를 전공으로, 역사는 부전공하다시피 했다. 현재 브런치스토리와 헤드라잇에서 역사 작가로 활동하고 있고, 틈틈이 일반인과 학생 등을 대상으로 한 역사 강의에도 출강하고 있다. 국민일보, 한국경제, 파이낸셜뉴스에서 기자로 활동하며 국회, 금융위, 금감원, 기재부, 중기부, 한국거래소, 산업은행, 교계, 각종 기업, 시민단체 등을 출입했다. 저서로 『숙청의 역사 _ 한국사편 / 세계사편』 『암살의 역사』 등이 있다.
ajdehfdk@naver.com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