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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의 마지막을 생각할 때 삶은 비로소 시작된다
히스이 고타로 지음, 이맑음 옮김 / 책들의정원 / 2024년 6월
평점 :
이 책 『생의 마지막을 생각할 때 삶은 비로소 시작된다』는 긴 표제어지만 삶과 죽음에 관한 책이라는 사실을 넌지시 암시한다. 저자는 히스이 고타로, 일본 심리상담사로 베스트셀러 작가이기도 하다. 이 책은 대체로 설명하지 않고 독자들에게 던진 질문을 통해 삶과 죽음에 대해 스스로 생각해볼 기회를 갖게 한다. 저자는 독자들에게 묻는다. "만약 오늘이 인생의 마지막 날이라면, 당신이 지금 하려던 일을 계속할 것인가?" 저자는 말한다. 독자들이 매일 아침 스스로에게 이 질문을 던졌을 때 아니라는 대답이 몇 번이고 이어진다면 삶을 다시 돌아봐야 한다고. 하고 싶지 않은 일만 하며 살아가는 삶에는 필연적으로 후회가 따라온다고 말을 꺼낸다. 이 질문이 시작되면 이미 답은 나와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인생은 유한하기에 언제까지나 삶의 질문에서 도망칠 수는 없다. 이제 답을 내리고 당신의 삶을 바꿔야 할 때다."
저자에 따르면 미국에서 최근 진행된 설문 조사 결과 90세 이상 노인의 90%가 죽음을 앞두고 ‘더 모험을 해봤다면 좋았을 텐데“라는 후회에 사로잡혔다고 한다. 자신이 진정으로 하고 싶은 것을 하지 못하고, 오히려 더 무모하게 살아가지 못했음을 후회하는 것이다. 어차피 저세상에는 돈도, 집도, 차도 가져갈 수 없다. 그렇기에 이 세상에서 물질적인 자산을 잃는 건 진짜 불행이 아니다. 세상에서 가장 불행한 일은 바로 죽음이 가까워졌을 때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며 ‘후회할 일투성이였다’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저자는 〈서문(여는 말)〉에서 이처럼 미국의 한 설문조사 결과로 책의 말머리를 잡는다. 이 조사 결과는 저자의 평소 인생관이나 삶의 방식에 딱 들어맞아서 인용했을 것이다. 저자의 "죽기 전에 후회하는 것이야말로 최고의 불행"이라는 주장은 의미가 깊다. 그걸 피하는 단 하나의 방법, 책을 읽는 바로 지금 이 자리에서 죽는 순간을 생각해 보는 것이라고 저자는 주장한다. 죽음을 진지하게 마주하는 순간 누구나 자신의 '본심'을 깨닫게 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사람은 누구나 죽는다."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사실이고, 삶의 진리다. 여기서 벗어날 수는 없다. 그러나 죽음을 진지하게 생각해보는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다. 두려워서 피하는 것일 수도 있고, 아직 멀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일 수도 있다. 혹시는 죽음을 생각한다는 것은 할 일이 없는 사람이기 때문이라고 죽음을 생각하는 동안 차라리 일을 하라고 독려하기도 한다.
저자는 한 단계 질문을 올린다. 언젠가 우리 모두 어차피 죽는다면 이 삶의 의미는 대체 무엇인가? 눈을 가린 채 죽음 같은 건 잊어버리고 눈앞에 놓인 삶을 살아가면 안 될까? 이에 대해 저자는 독자들에게 위대한 삶을 살다 간 위인들을 예로 들어 답한다. 그들은 죽음을 바라보면서도 죽음에 대한 두려움에 빠지지 않았기에 열정적 삶을 유지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찰스 다윈이나 스티브 잡스는 단호하고 열정적으로 살 수 있었던 이유는 죽음의 두려움에 빠지지 않았기에 가능했다는 것이다. 그들은 언젠가 죽음이 닥친다는 사실을 부정하지 않고 '주어진 삶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라고 매일 고민했다고 설명한다. '사람은 언젠가 죽는 존재'라는 사실을 외면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찰스 다윈의 경우 진화론에 대해 이야기하며 죽음의 필연성에 대해 언급했고, 스티브 잡스는 매일 아침 죽음에 대해 생각했다고 강연을 통해 밝혔다. 이처럼 이들은 죽음을 맹목적으로 두려워하는 대신 내가 언젠가 죽는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활용해야 한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언젠가 자신이 죽는다는 걸 받아들인 사람들은 내면의 진정한 감정을 깨달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다시 한 번 더 조언한다.
"삶의 마지막 날, 당신은 어떤 감정을 느꼈으면 하십니까?
지금처럼 살아간다면 그 감정을 느낄 수 있을까요?
만약 불가능하다면 언제부터 삶을 바꿔야 할까요?
인생은 스스로에게 어떤 질문을 던지는가에 따라 결정됩니다.(p.9)
자신이 죽음에 대해 생각했다면 이미 저자가 말하는 「죽음의 세계」로 초대된 것이다. 저자는 이에 따라 "그럼, 당신을 지금부터 '죽음의 세계'로 초대하겠습니다."라고 공식적으로 선언한다. 독자들과 함께 이 여정을 함께하며 '죽음의 세계'를 탐구하겠다는 다짐이다.
이 책은 모두 4부 27장(章)으로 이루어져 있다. 1부 〈죽음이 물었다, 후회하지 않을 자신 있냐고〉, 2부 〈끝을 정하는 건 운명인 줄 알았는데, 모든 건 내 선택이었다〉, 3부 〈내 삶에 잠들어 있던 빛나는 모든 것〉, 4부 〈인생의 파도에 휩쓸렸다고 생각했을 때 저 멀리 등대가 보였다〉 등이다. 책은 이제 죽음의 세계(본문)로 들어간다. 첫 장(章)에는 「불현듯 다가온 생의 마지막 날」이라는 제목이 붙어 있다. 첫 문장이 보인다. "생의 마지막 날, 어떤 기분일지 생각해 보신 적이 있으십니까?" 오늘은 당신 인생의 마지막 날이며, 삶의 마지막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여기서부터는 누워서, 등을 바닥에 대고 읽어주세요'란 말이 조그만 활자로 쓰여 있다) 이제 조금 더 상상의 시간을 갖는다. 당신은 잠옷을 입고, 지금 병원 침대 위에 누워 있습니다. 창문 밖으로 해가 저물어가고 있습니다. 병실에는 당신 혼자뿐입니다. 천장의 형광등 불빛을 멍하니 쳐다보고 있습니다.
당신은 어떤 살을 살아왔습니까?
지금까지 살아온 삶에 후회가 없습니까?
그렇게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인생이었습니까?
상상해 보십시오. 당신의 영혼은 이제 곧 육체를 떠날 겁니다. 30초 후, 몸이 마치 사라질 것처럼 가벼워집니다. 20초 후, 당신은 죽음을 직감합니다. 시야가 흐려져 아무것도 보이지 않습니다. 몸의 모든 감각이 서서히 사라집니다. 공간에 녹아들어 나와 세상에 경계가 없어집니다.
두근두근두근두근두근두근······
심장 박동이 잦아들고 있습니다. 그나마 남아있던 의식이 어딘가로 끌려가고 있습니다.(여기까지는 독자들이 누워서 체험한다)
이후 빛이 사라지고 깜깜한 암흑 속이다. 정신을 차린 독자가 깨알처럼 작은 흰 글씨를 발견한다. 글씨를 천천히 읽어본다.
"정말 죽은 것처럼, 이제부터 5분 동안 움직이지 말고 눈을 감고 죽음을 느껴보십시오. 머릿속 5분이 지나면 다음 페이지를 펼쳐주십시오."
저자는 몇 가지 조언을 곁들여 질문한다. "해야 할 일이나 이루고 싶었던 꿈이 남아 있습니까? 후회하거나 아쉬운 일은 없으십니까? 이대로 삶을 마감한다니 아쉽지 않으십니까? 단 한 번뿐인 인생이 이대로 끝난다니······. 소리쳐 울고 싶지 않으십니까?" 그리고 저자는 독자들에게 5분의 시간을 더 준다. 5분 동안 후회되는 일을 생각해 보라는 것이다. 크게 소리내 울어도 좋다. 후회는 독자들을 구석까지 몰아붙일 것이라고 예고한다. 하지만 후회는 새로운 삶의 세계로 향하는 입구이다. 후회하는 마음을 날개로 만들어 하늘로 날아오르면 된다. 저자의 조언은 마치 패러글라이딩을 입문하는 동승자에게 조언하듯 조심과 집중을 주문한다. 이제 날아오름으로써 독자들은 인생을 다시 시작할 수 있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이 책을 읽고 있는 독자들은 아직 인생을 다시 시작할 수 있습니다."(p.23)
3장 「두 번째 기회가 주어진다면」에서는 도스토옙스키에 대한 이야기를 잠깐 곁들인다. 도스토옙스키는 어린 시절 아버지와 어머니를 잃고 방황한 적이 있다고 한다. 빚은 빚대로 늘어나고, 사람들에게는 따돌림당하고 무시를 당하기까지 했다. 아무런 목적도 없이 살아가던 어느 날, 도스토옙스키는 농노 해방 운동에 참여했다가 러시아 황제의 군데에게 체포된다. 8개월의 감옥 생활 끝에 총살형을 선고받는다. 형 집행 직전, 도스토옙스키가 생각한 내용을 저자가 전한다.
"만약 내가 죽지 않는다면, 계속 살아갈 수만 있다면 나의 삶은 끝없는 영원처럼 느껴지며 1분이 100년 같으리라. 만약 내가 살 수만 있다면 인생의 1초도 소홀히 흘려보내지 않으리라······."
사형 집행 직전 도착한 황제 특사로 감형된 도스토옙스키는 이후 완전히 다른 삶을 살게 되었다고 저자는 기록하고 있다. 마음을 고쳐먹고 방황하지 않게 된 그는 인류 역사상 최고의 문학 작품으로 꼽히는 『죄와 벌』,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을 썼다. 그의 삶에서 대체 무엇이 달라졌던 걸까? 저자는 말한다. "그는 자신의 죽음을 마주보고, 후회에 사로잡혔다. 정말 죽음이 눈앞까지 찾아오고서야 도스토옙스키는 온전히 '죽음'의 존재를 받아들인 것이다. 하지만 그는 살아남았고, 덕분에 삶의 소중함을 받아들였다. 만약 이런 사건 없이 그저 흘러가는 대로 살고, 써지는 대로 글을 썼다면 우리는 그의 이름을 알지 못했을지도 모른다"(p.38~39)고 저자는 설명한다.
책에 따르면 삶에는 수많은 역경과 좌절이 있다. 그것들은 당신의 노력 여부와 무관하게 일어난다. 하지만 그런 순간이 모이고 모여 값진 깨달음을 주는 순간이 있다. 이 책은 그런 순간들을 포착해, 그럼에도 꿋꿋하게 자신의 삶을 개척하는 사람들을 보여준다. 쓰나미에 가족과 재산을 모두 잃었지만 오늘도 바다로 나가는 어부, 마음이 이끄는 대로 살다 보니 방글라데시의 교육 혁명을 일으키게 된 일본의 낙제생, 하룻밤 사이에 10억 원의 빚을 지고 목숨을 위협당했지만 과감한 도전으로 위기를 극복한 혁명가 등 수많은 사례를 통해 당신이 인생을 되돌아보게 만든다. ‘나는 정말 잘 살고 있는가?’라는 질문의 답은 생각보다 가까이 있다. 다만 우리가 그걸 깨닫지 못했을 뿐이다.
죽음 앞에 서고서야 비로소 삶의 소중함을 깨닫게 될 독자들에게 이 책 『생의 마지막을 생각할 때 삶은 비로소 시작된다』는 말한다. 너무 늦게 깨닫지 말고, 너무 늦게 후회하지 말라고. 인간에 대한 심도 있는 고찰로 이미 수많은 독자들에게 열렬한 지지를 받고 있는 히스이 고타로가 던지는 질문의 답을 찾아가다 보면 자신만의 찬란한 삶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의 27개 장(章)은 각각 1개의 질문이 들어 있다. 삶과 죽음에 관한 저자의 질문이다. 이 질문은 독자들 스스로 답해야 할 것들이다. 그러나 대다수의 독자들은 죽음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거나 숙고해본 경험이 없을 터, 이를 위해 저자가 직접 「죽음의 초대」에 들어온 독자들에게 생각과 삶의 경계에 이르는 체험을 하도록 유도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독자들은 책을 읽으며 중요한 것들을 숙지해 희망하는 것부터 실천한다면 남은 생을 헛되이 살지 않을 거라고 저자는 강조하고 있다. 죽음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있는 독자들이라도 저자의 질문을 읽고 답하기에는 쉽지 않다. 저자는 죽음 앞에 놓여 있는 사람들의 사례를 이 책에 실은 이유가 그때서야 제대로 후회가 되고, 남은 삶이 있다면 어떻게 살아야 할지에 대해 사유하고 실제 실천해 남은 삶을 위대한 업적을 쌓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19장 「담담하게 흐르는 평범한 일상의 행복」에서 저자는 "담담하게 흐르는 평범한 일상이 행복의 본질이다"고 말한다. 보이는 것, 들리는 것, 말하는 것, 걷는 것, 친구가 있는 것, 오늘 저녁을 먹을 수 있는 것, 집에 돌아갈 수 있는 것····· 이미 우리는 행복으로 둘러싸여 있다는 것. 저자는 이어 "인생의 목적은 행복해지는 것이 아니다. 행복은 시작점이다. 행복에서 꿈을 향해 나아가는 것이 인생이다."고 말한다.
23장 「우리는 너무 많이 생각하고 너무 적게 느낀다」에서는 쓸데없는 생각만 하다 보면 이 순간, 나를 스쳐지나가는 바람을 놓치게 된다고 경계한다. 인생은 이곳에만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불교 수행법 중 하나인 선(禪) 또한 동일한 발상에서 시작된다고 밝힌다. 의식을 흩트리지 않고 '지금, 여기에' 온전히 존재하고 있는 것이 선의 극치란 설명이다. 독자도 이와 관련, 들은 바가 있다. '현재 하는 일에 집중'하는 것이 '수행(修行)'이라고 한다. 스님들이 식당에 모여 밥을 먹으러 갈 때 신발을 벗고 차례차례 가지런히 거꾸로 놓아두고 식당에 들어가 밥을 먹는다. 이때 역시 수행중이라는 것이다. 만일 배가 고프다고 밥을 빨리 먹으려 신발을 아무렇게나 벗어놓고 빨리 들어간다면, 밥을 먹고 나올 때 어떤 일이 벌어지겠는가? 같은 색, 같은 모양의 신발들이 어지러히 흩어져 있다면 자신이 신던 신발을 제대로 찾아들고 올 수 있을까. 신발 벗고 가지런히 되돌려 놓고 식당 안으로 들어가는 행위 자체가 수행이라는 것이다. 부처도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과거에 연연하지 말고 미래를 꿈꾸지 말고 현재에 집중하라."
25장 「복잡하지만 단순한 인생의 진리」에서는 살아가는 동안 왜 내가 지금 꾸고 있는 꿈을 이루고 싶은 건지, 무엇을 위해서 이루고 싶은 건지 다시 한 번 목적과 동기를 되돌아보는 것도 중요하다 말한다. 같은 일을 하더라고 목적에 따라 눈앞의 현실이 변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제 남의 시선에 휘둘리는 대신 본인 내면의 목소리를 듣기 위한 질문을 제시한다.
"만약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가정한다면, 정말로 쫒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p.217)
가슴 깊숙이 있는 나 자신에게 부드럽게 물어볼 것을 조언한다. 당장 답이 나오지 않을 수도 있지만, 이 질문을 반복하다 보면 언젠가 진정한 자기 자신의 마음을 깨닫게 될 것이라고. 자신이 마음을 깨달으면 그 후에는 마음의 목소리를 따라 떠오른 아이디어를 실현하기만 하면 된다. 삶은 복잡해 보이지만 사실 어떤 부분에서는 간단하고, 간단하지만 그 안에 깊은 의미가 있다는 점을 이 책을 통해 강조한다.
저자 : 히스이 고타로(ひすい こたろう)
출간 도서 누적 판매 200만 부를 넘긴 일본의 초대형 베스트셀러 작가. 카피라이터이자 심리 상담사로도 활동하고 있으며, 매일 3만 명이 메일을 통해 그의 테라피 매거진을 받아보고 있다. 히스이 고타로의 첫 출간작인 ?명언 테라피? 시리즈는 60만 부 이상 판매되며 큰 인기를 끌었고, 《생의 마지막을 생각할 때 삶은 비로소 시작된다》는 일본 출간 이후 40만 부가 넘는 판매를 기록한 베스트셀러로 자리 잡았다. 저서로는 《마음이 꺾일 때 나를 구한 한마디》(공저), 《10% 행복 사과》, 《하루 한 줄 행복》 등이 있다.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의
서평으로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