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본 것 - 나는 유해 게시물 삭제자입니다
하나 베르부츠 지음, 유수아 옮김 / 북하우스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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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등학생의 14% 이상은 인터넷을 이용하다 의도치 않게 미성년자의 성적 이미지를 본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7월 4일 연합뉴스TV 헤드라인 기사의 첫 문장이다. 이 기사에 따르면 중고등학생의 14% 이상은 인터넷을 이용하다 의도치 않게 미성년자의 성적 이미지를 본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타인에게 성적인 이미지를 보내라는 요구를 받은 적이 있는 비율도 4%로 나타나 디지털 성범죄로부터 청소년을 보호할 수 있는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여성가족부는 4일 이런 내용이 담긴 '아동·청소년 성 착취물 인식 및 피해 경험 조사'를 내놓았다. 지난해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한세대학교,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전국 중·고등학생 4,757명을 대상으로 온오프라인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14.4%는 '인터넷 이용 중에 의도치 않게 미성년자의 성적 이미지에 노출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이 가운데 68.3%가 가장 많이 노출된 경로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꼽았다. 3.9%는 '누군가로부터 본인의 성적 이미지를 보내라거나 공유하자는 요구받은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아는 사람이 동의 없이 성적 이미지를 촬영한 경우는 1.7%, 낯선 사람이 공공장소에서 카메라로 몰래 본인의 신체를 촬영한 경우는 1.1%로 집계됐다. '본인의 성적 이미지를 유포하겠다고 협박이나 강요받았다'고 밝힌 청소년은 0.6%였다. 비동의 상태에서 허위 영상물을 포함한 본인의 성적 이미지가 공유·유포된 경우는 1.1%였다.

이처럼 비동의 촬영이나 유포 피해를 본 청소년들은 경찰·피해자 지원기관에 도움을 청하기보다는 혼자서 끙끙 앓거나, 친구 등에게 알리는 경향이 더 높았다. '지인의 비동의 촬영' 피해를 본 청소년의 46.1%는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친구나 선후배에게 알렸다'(22.4%), '피해자 지원기관에 도움을 요구했다'(12.4%), '경찰에 신고했다'(12.1%), '가족에게 알렸다'(10.1%), '학교 선생님에게 알렸다'(7.8%) 등의 순이었다. '공공장소 은닉 촬영' 피해 이후 대응 방식으로는 '친구나 선후배에게 알렸다'는 비율이 37.4%로 가장 많았다. 이어 '가족에게 알렸다'(26.0%),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았다(24.4%) 등의 순이었다. '아동·청소년성착취물 관련 행위'에 대한 처벌 필요성의 인식 척도는 평균 4.7점(5점 만점)으로, 관련 행위를 엄벌해야 한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전국 19세 이상 성인 2,033명을 대상으로 한 동일한 조사에서도 4.6점으로, 비슷한 인식을 보였다. 성인의 92.7%는 아동·청소년의 성적 이미지를 보는 것이 이들을 대상으로 성범죄를 저지르는 것에 직·간접적으로 관련이 있다고 응답했다.



이 기사는 우리 사회에 이미 만연된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인식·피해경험 조사 결과다. 이 가운데 4%는 성적 이미지 공유를 요구받았다고 답했다. 대한민국 사회에서도 이 같은 범죄나 영상제작·유포 등이 확산돼 골머리를 앓았으나 이를 제작·유포한 사이트가 해외에 있는 데다 삭제 요청도 하지만 글로벌 대기업의 자체 심의해 삭제하는 경우를 제외한다면 실제 처벌도 이루어지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그러다 얼마 전 국내에서 터진 'n번방 사건'은 사회적 큰 물의를 일으켰다. 지금은 주범에게 40년 이상의 중형이 선고되고 공범들 역시 장기형이 선고되었으나 아직 뿌리까지 완전히 제거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 수사 당국의 말이다. 이른바 'n번방 사건'은 2018년 하반기부터 2020년 3월까지 텔레그램, 디스코드, 라인, 위커, 와이어, 카카오톡 등의 메신저 앱을 이용하여 피해자들을 유인한 뒤 협박해 성착취물을 찍게 하고 이를 유포한 디지털 성범죄, 성 착취 사건이다. 피해자는 중학생 등 미성년자를 대거 포함하는데, 수사 종료 시점 실제 피해자는 60~70명이나 피해자들을 특정하는 것을 막기 위해 정확한 피해자 수는 밝히지 않았다고 한다. 범죄 가담자 규모는 2020년 3월 경찰 발표 기준, 영상 소지 · 배포자를 포함해 최소 6만명 이상이다. 

우리가 코로나 팬데믹을 겪으며 잠시 소홀해졌지만 이 사건은 엄청난 뉴스거리였다. 범죄 규모나 피해 규모가 워낙 큰 데다 속칭 '박사방'의 주범이 공동 범죄자들을 끌어들여 함께 범행을 저지르면서 8개 방으로 늘어나는 등 기하급수적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데서 큰 우려를 낳기도 했다. ‘박사방’은 ‘박사’라는 닉네임이 운영한 성 착취물을 텔레그램 채팅방인데 주범이 검거되어 43년형을 선고받은 후 복역 중에 수사 당국이 밝혀낸 고구마 줄기처럼 줄줄이 '1번방' '2번방' 등으로 드러난 사건이다. 이 때문에 'n번방 사건'으로 불리워졌다. 이들이 범죄 수익 등 금전거래를 암호화폐 결제로만 채팅방에 들어갈 수 있는 전문적인 모델을 만들었기 때문에 충격적이다. 당시 경찰에 따르면 2019년 7월에 등장한 ‘박사’는 갓갓과는 다른 행적을 보였다. 그는 인스타그램이나 트위터 등, 일반인 여성들에게 '고액 스폰(성매매) 알바를 하겠느냐'며 접근했고, 이에 응한 여성들에게서 신상정보와 누드 사진 등을 얻어낸 뒤 이를 이용하여 여성들을 협박하여 가학적인 사진과 영상을 찍고 올리게 했다. 박사는 갓갓과는 다르게 영상의 판매가 목적이었으므로, 암호화폐를 이용하여 영상들을 판매하던 중 체포되었다. n번방과는 달리 주 피해자층은 20~30대 여성이나, 중학생이 포함되어 있는 등 다양한 피해자 연령대를 보유한 사건이다. 보도가 시작되자 ‘박사’는 기자의 신상정보를 파악하고 유포하기도 했다. 또 인천광역시에 있는 고등학생은 아동 음란물과 마약 거래 링크가 공유되는 여러 개의 텔레그램 채팅방을 운영하고, 경찰 수사에 대비하는 요령까지 공유했다.



이 책 『우리가 본 것』은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 같은 거대 플랫폼 회사의 하청 회사인 〈헥사〉에 소속되어 유해 게시물로 신고된 게시물들을 검토하고 삭제하는 콘텐츠 감수자들의 세계를 속도감 있는 문체로 묘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우리가 경험하는 온/오프라인 세계의 모호한 경계를 꼬집고, 우리가 세워놓은 도덕적 기준의 약한 근거를 들추는 이 작품은 오늘날 세상을 보는 방식을 결정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다루는 매혹적이고 불안한 소설이다. 독자는 중년 세대라 인터넷이나 디지털 문화에 익숙지 않아 텔레그램, 디스코드 등이란 단어도 n번방 사건 때 처음 들었지만 유해 게시물 삭제 하청업체가 따로 있다는 말도 처음 들었다. 자체 기준으로 심의한다는 말도 이제서야 이해가 된다. 이 책은 네덜란드에서만 65만 부 이상이 판매되었고,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포르투갈, 중국 등 14개국에 번역 소개되었으며, 현재 텔레비전 드라마를 위한 각색이 진행 중이라고 한다.

선정적인 묘사, 혐오 표현, 강간, 자살 시도, 학대, 참수 장면··· 온라인 세계에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보고 싶어 하지 않는, 그러나 우연히 마주친 이미지와 동영상으로 가득하다. 이른바 온라인 청소부인 콘텐츠 감수자들은 이러한 콘텐츠를 평가하여 ‘디지털 쓰레기’에 해당하는 경우 플랫폼에서 삭제하는 일을 한다. 전 세계에는 사람들이 신고한 게시물을 면밀히 검토하는 수천 명의 이들 노동자들이 있지만 그들 대부분은 〈헥사〉처럼 하청업체로 모든 작업을 거대 플랫폼 회사의 규정에 따라야 한다. 소설의 주인공 케일리도 그중 한 명이다.

주인공 케일리는 옛 연인에게 있는 것 없는 것 다 퍼주다 빈털터리가 되어 콜센터보다 높은 시급을 주는 〈헥사〉에 취직한다. 그리고 하루에 500개의 클립을 확인하고 평가해야 하며 화장실에 가려고 책상에서 일어서면 곧장 스톱워치가 작동하는 열악한 노동 조건 속에서 일하게 된다. 게다가 정보 유출을 우려하는 회사 때문에 사무실에는 필기도구를 비롯해 그 어떤 물건도 들일 수 없다. 그러나 케일리는 이전 직장에서와 달리 〈헥사〉에서는 아무도 자신에게 소리를 지르지 않아서 편안하다고 말한다.

구인 광고에는 시급 말고는 별 말이 없었어요. 기껏해야 간단한 요건으로, 헥사에서 찾고 있는 인재는 ‘품질 보증 관리자’라고 적혀 있었죠. 이게 무슨 뜻인지 그 자리에서 당장 찾아봤어야 했는데, 당시에는 20퍼센트 높은 시급에 눈이 멀어 쓰레기를 줍는 일을 하게 된다고 해도 아주 달갑게 받아들이리라는 생각뿐이었어요. 간이 면접에서는 헥사가 하청 업체일 뿐이라는 말을 들었죠. 실제로 하게 될 일은 어느 영향력 있는 미디어 대기업을 위한 ‘콘텐츠 평가’였어요.(p.17)



케일리의 동료들은 매일같이 폭력적인 게시물을 접하면서 심각한 정신적 손상을 입게 되고, 결국 〈헥사〉에게 하청을 준 (이름을 말해서는 안 되는) 거대 플랫폼 회사를 고소하기에 이른다. 우리는 케일리의 눈을 통해 케일리의 동료들이 서서히 미쳐가는 세계, 취한 상태에서만 일상을 견디며 점차 음모 서사의 세계로 빠져드는 세계를 들여다보게 된다. 동료들은 우울해하고, 편집증으로 인해 테이저건을 들고 잠자리에 들고, 슈퍼마켓에서 누군가 뒤에 서 있으면 움찔한다.

케일리는 어떨까? 케일리는 자신은 피해자가 아니라고 말한다. 자신이 무슨 일을 하는지 분명히 알고 있었다고. ‘헥사’에서 다섯 살 연상의 아름다운 동료 시흐리트와 사귀게 되면서 끔찍한 장면들을 보고도 치워둘 수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난폭한 게시물들은 곧 두 사람의 사생활과 연애에 침입하기 시작한다. 온라인에서 삭제한다고 해서 머릿속에서도 지워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매일같이 접하는 잔인한 게시물에 심한 충격을 받은 시흐리트는 구기자 열매, 치아씨드, 알코올을 섞어 스스로를 치료하려고 한다. 케일리는 그 행동들을 외면한다.

시흐리트가 술에 취해 쓰러져 자신이 본 것에 대해 이야기하는 장면은 서사의 전환점이 된다. 이제 케일리는 자신이 감당할 수 없는 상황에 처했다는 것을 깨닫게 될까? 아니, 오직 충격적인 상황만이 그녀를 깨우고 그녀가 오랫동안 빠져 있던 심연의 깊이를 깨닫게 할 수 있다. 게시물 속 주인공을 찾아 떠나는 결말은 갑작스럽게 들이닥치고 소설은 클라이맥스에서 산산이 부서진다. 속도감 있는 문체는 케일리의 비참함을 칼로 끊어내듯 보여준다.

사실 플랫폼 회사의 하청업체에서 유해 게시물 자체 삭제팀을 운영한다는 말을 독자는 처음 들었다. 이 소설에서도 지적하지만 그들에게는 일반 회사에 비해 약간 높은 보수가 주어진다. 일정한 자격이 요구되지도 않고, 약간의 상담과 면접 만으로 입사할 수도 있다. 연수 기간이 있지만 가장 힘든 일은 업무에서 수많은 영상을 직접 보고 받는 스트레스일 것이다. 

"이 대기업 플랫폼은 사람들이 '모든 무슬림은 테러리스트다' 같은 글을 게재하지 못하게 막고 있었어요. 왜냐하면 무슬림은 여성이나 동성애자, 심지어 (스티틱 씨, 당신이 믿든 안 믿든) 이성애자 같은 단어처럼 '보호 카테고리'에 속했기 때문이에요. 반면에 '모든 테러리스트는 무슬림이다'라는 글은 가능했어요. 테러리스트는 보호 카테고리가 아닐 뿐더러, 무슬림이 유해한 용어도 아니었기 때문이에요."(p.19~20)



독자가 우리나라 'n번방 사건'을 서두에 쓴 이유는 당시 수사 당국이 거대 플랫폼 회사에 피해자 보호를 위해 '삭제 요청'을 해도 결코 쉽지 않다고 했기 때문이다. 아니 범죄행위로 제작한 영상 삭제 요구가 묵살되다니, 독자로선 이해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많은 의혹이 해소된 느낌이다. 주인공 케일리가 연수 기간에 두 가지 메뉴얼을 배부받았다 말하며 밝힌 약관 설명서와 가이드라인 안내서이다. 당시 케일리는 가이드라인이 수시로 변할 것이라는 사실을 몰랐다고 털어놓는다. 더욱이 이 안내서는 집으로 가져갈 수도 없게 규정돼 있었다. 이들이 하는 일은 컴퓨터 화면에 연달아 뜨는 사진과 영상, 실시간 방송을 검토한다. 이들은 이걸 플랫폼에 올려두는 게 괜찮을까? 만약 아니라고 대답한다면 왜 안 되는지 말해야 했는데, 이 부분이 가장 까다롭다. 

"창문 밖으로 고양이를 내던지는 사람의 동영상은 학대 행위가 아닌 경우에만 업로드가 가능했고, 창문 밖으로 고양이를 내던지는 사람의 사진은 언제나 가능했죠. 침대에서 키스를 하는 동영상은 성기나 여성의 유도만 보이지 않는다면 가능했는데, 남성의 유두는 보여도 괜찮았어요. 질 안의 음경을 손으로 그린 그림은 가능했지만, 외음부를 디지털로 그린 그림은 금지였죠. 벌거벗은 아이의 이미지인 경우, 뉴스 관련 자료라면 가능했지만 홀로코스트와 연관되어 있다면 불가였어요. 미성년자인 홀로코스트 피해자의 나체 사진은 엄격히 금지되어 있었으니까요. 총 사진은 게재 기준에 부합했지만 총 판매용 사진이라면 게재 불가였어요. 소아 성도착자에 대한 살인 협박은 게재 가능했지만 정치인에 대한 살인 협박은 게재가 불가능했어요."(p.20)

케일리는 〈헥사〉를 그만두고 난 지금도 콘텐츠 삭제 규정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외울 수 있다고 자신 있는 목소리로 회상한다. 동영상은 언제 삭제해야 할까? 피가 보인다면 삭제해야 한다. 하지만 상황이 명백히 웃긴다면 괜찮다. 가학성이 개입되어 있으면 삭제해야 한다. 하지만 게시물의 내용이 교육적 가치가 있는 경우는 또 괜찮다. 이 모든 규정을 지금까지 외우고 있는 케일리가 이 업무를 대하는 태도는 불안하기 짝이 없다. 독자들은 그녀의 말 속에서 서서히 깨닫게 된다. 그녀의 냉정한 태도는 보호 기제 또는 억압 메커니즘일 뿐이라는 것을.

남자애는 휴대폰으로 자기 발 쪽을 찍고 있었는데, 엄지발가락과 검지발가락 사이에 칼을 놓고 칼끝을 꾹 눌렀대요. 마치 두 발가락을 분리하는 수술을 막 집도하려는 것처럼요. 한 손에 휴대폰을 든 채 다른 손으로는 칼을 누르는 게 엄청 어설퍼 보였대요. 결국 피를 보게 된 순간, 시흐리트는 영상을 꺼버렸다고 했어요.

“왜?” 내가 물었어요. 동영상은 당연히 끝까지 다 봤어야 하니까요. 시흐리트가 아는 한, 다음에 생식기가 등장하거나 제3자에 의한 학대 행위가 나왔을 거라고 했어요.

“도저히 끝까지 볼 수가 없었어. 그 영상을 보면 자꾸 뭔가가 떠올랐으니까.”(p.95)



저자 하나 베르부츠는 비교적 짧은 분량의 이 작품에서 심리적으로 복잡한 이야기를 빠른 서사 속도로 압축해냈고, 이를 통해 디지털 커뮤니티가 품고 있는 윤리적으로 의심스러운 측면들을 독자들 앞으로 끌어냈다고 평가받고 있다. 인터넷에서 ‘정상’은 누가 결정할까? 무엇이 우리의 필터에 걸리는 것일까? 도덕적 개념을 무디게 하고 사용자를 감정적 좀비로 만드는 이미지들은 비단 케일리를 건드리는 문제일 뿐만 아니라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 전체의 트라우마가 될 수 있다. 이 점에서 이 소설의 존재감을 높게 사야 한다. 매일같이 ‘유해 콘텐츠’를 접하는 사람들이 스스로 결정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작가가 소설을 통해 매일이다시피 접하는 유해 콘텐츠 추방에 대한 단초를 제공하는 것이다. 

또 이 소설은 재미와 속도감으로 읽는 즐거움을 끌어내면서 우리가 사는 세계에 대한 질문을 놓치지 않는다. 특히 저자는 이 소설이 모두 허구이지만 현실과 겹쳐 보이는 것은 우연이 아니라고 말한다. 말하자면 이 작품은 현실에서 자료를 찾고 탐색하면서 빚어낸 소설적 결실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 『우리가 본 것』은 우리가 디지털 세계를 매일같이 경험하며 겪는 문제들을 날카롭게 다루어 독자들을 디지털 세계의 심연으로 깊숙이 끌어들일 것이다. 이 소설 마지막 부분에 〈참고 자료〉란 면을 마련, 저자는 "이 소설은 허구이며 등장인물과 그들의 경험은 창작의 산물이다. 하지만 소설의 내용이 현실과 유사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 나느 전 세계 상업용 콘텐츠 감수자들이의 근무 환경을 조사하면서 다음과 같은 책, 연구, 다큐멘터리, 기사 등을 활용했다. 이 주제에 대해 더 알고 싶은 분들에게 13건의 자료들을 권한다.


저자 : 하나 베르부츠(Hanna Bervoets)


오늘날 네덜란드에서 가장 주목받는 작가 중 한 명으로 꼽힌다. 대학과 대학원에서 문화학과 저널리즘을 전공한 뒤, 2009년 『또는 어떻게 왜(Of hoe waarom)』를 발표하며 작가의 길에 들어섰다. 2011년 출간한 『사랑하는 셀린(Lieve Celine)』으로 다음 해에 오프제이 문학상을 수상했고, 2012년 출간한 『모든 것(Alles wat er was)』은 네덜란드 서점가에서 큰 주목을 받으며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2017년에는 네덜란드에서 가장 권위 있는 문학상인 프란스 켈런동크 상을 수상했고, 2022년에는 첫 단편집 『현대의 희망(Een modern verlangen)』으로 J.M.A 비스회벨 상을 수상했다. 베르부츠가 펴낸 그 밖의 작품으로는 『에프터르(Efter)』 『이바노브(Ivanov)』, 『퓌지(Fuzzie)』, 『아픈 사람들의 왕국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Welkom in het Rijk der zieken)』, 『당신이 아는 것을 가르쳐주세요(Leer me alles wat je weet)』 등이 있다.

『우리가 본 것』은 2021년 네덜란드를 대표하는 작가의 작품으로 선정된 소설로, 소셜 미디어의 유해 콘텐츠를 검토하고 삭제하는 이들의 세계를 생생하고도 인상적으로 묘사하며 화제를 모았다. 네덜란드에서만 65만 부가 판매된 이 작품은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포르투갈, 중국 등 14개국에 번역 소개되었으며, 현재 텔레비전 드라마를 위한 각색이 진행 중이다.


역자 : 유수아


한국외국어대학교 영어과와 이화여자대학교 통번역대학원 한영번역학과를 졸업했으며, 현재는 전문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히스토리카 세계사 9』, 『축복받은 불안』, 『피델 카스트로&체 게바라』, 『세계도시파노라마 2권: 베이징』, 『노예12년』, 『히든위치』 등이 있다.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의 

서평으로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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