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의학자가 들려주는 네 가지 마음 중심
이종형 지음 / 노토스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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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사상의학자가 들려주는 네 가지 마음 중심』은 표제어에 들어 있는 '사상의학'이란 단어 때문에 의학서로 보이지만 사실은 자기계발서로 출간되었다. 저자 이종형은 현직 한의사로서 진료와 집필을 하고 있다. 사상의학처럼 사람의 마음을 네 가지로 나눈 이 책은 체질보다 심리적 치유를 위한 한의학적 접근이라고 독자는 이해한다. 사상의학(四象醫學)이란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듯이 조선 후기 이제마가 창시한 의학이론으로 사람의 체질을 태양인, 태음인, 소양인, 소음인의 네 가지로 나누고 각각의 특성에 따라 병을 치료하는 한의학의 한 분야다. 

사상의학은 사람의 체질을 사상(四象), 즉 태양·태음·소양·소음으로 나누고 있다. 이 의학이론에 따르면 자신이 속한 사상체질에 따라 내부 장기의 기능, 마음의 욕심, 타고난 성향과 재주, 몸의 형태와 기운의 형상, 얼굴의 모양과 말하는 기운 등이 서로 다르며 이에 따라 생리, 병리, 약리 및 건강한 삶을 살기 위한 조건 등이 서로 다르다. 따라서 같은 증상을 보이더라도 각자의 체질에 맞는 치료법을 써야 그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다고 이론을 근거로 한다. 이 이론은 1894년 이제마가 『동의수세보원(東醫壽世保元)』에서 처음으로 창안하여 발표했다고 한다. 독자 기억으로는 『소설 이제마』(전수길)를 원작으로 TV 드라마로 제작·방영됐다. 『동의수세보원』에는 성명론(性命論)·사단론(四端論)·확충론(擴充論)·장부론(臟腑論)·의원론(醫源論)·광제설(廣濟說)·사상인변증론(四象人辯證論) 및 각 사상인의 병증에 대한 각론 등이 있다고 한다. 성명론에서는 사상의학의 기본이 천(天)·인(人)·성(性)·명(命)의 네 가지의 구조적 원리에서 시작되었음을 밝히고 있다.(두산백과)

흔히 '한의학'을 한자 투성이의 의서로 영어로 된 양의학서보다 더 어렵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것은 언어의 차이일 뿐 치료 의학서로서는 몸의 신비와 보이지 않는 신체 내부의 병을 다룬다는 의미에서 살펴보면 모두 어려운 학문이다. 우리 한의학(韓醫學) 서적은 우리가 조선시대까지 한자를 사용했기에 한자로 기술되어 있을 뿐이다.



저자 이종형은 다니던 서울대 공대를 자퇴하고, 한의학, 그중에서도 '사상의학'을 알게 되었고, 점차 가장 믿을 만한 인생 참고서로 활용하기 시작했다고 〈에필로그〉를 통해 밝히고 있다. 진로를 바꾼 계기는 "삶이 참 고달프다도 회의감에 빠져 있을 때 찾아낸 돌파구"로 생각했기 때문이라는 것. 그때 접한 사상의학에는 체질 진단뿐만 아니라 인간의 완성, 즉 자기계발의 노하우들이 담겨 있어서, 매료되었다는 이야기다. 이 책 『사상의학자가 들려주는 네 가지 마음 중심』은 의학서로서의 기능보다는 자기계발서로 집필했기 때문에 될수록 한자로 된 의학 용어를 사용하지 않았다. 또 요즘 젊은 세대를에게도 친근감 있게 그림을 곁들여 설명하고 있다. 한자를 모르는 세대에게도 쉽게 읽히고 뜻을 이해할 수 있도록 썼다. 이 책은 모두 네 개의 챕터로 이루어져 있다. 사상의학에서 나누는 분류법을 응용한 것이다. 저자 역시 각각 사상의학에서 이야기하는 태양, 태음, 소양, 소음의 측면에 대한 내용들을 나름대로 해석하고, 경험을 녹여 각색했다고 말한다.

독자도 마찬가지지만 많은 분들이 사상의학을 단지 사람을 네 가지 체질로 구분하여 그에 맞는 식생활 습관을 권장하는 의학으로 오해하고 있다고 저자는 밝힌다. 하지만 사실은 네 가지로 뚜렷하게 구분되는 차원의 요소들을 두루 갖추어 완전함과 평형을 추구하는 것이 사상의학의 요지라고 설명한다. 저자는 자신이 젊었을 때 그랬던 것처럼 많은 분들이 사상의학 이론을 통해 자기 자신과 더 가까워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기를 기대하는 마음에서 집필했다고 밝히고 있다. 특히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젊은 독자분들이 보다 덜 흔들리고, 덜 아파하면서 더 나은 내일을 맞이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고 적고 있다. 언급한 대로 이 책은 〈꿈〉, 〈사람〉, 〈사랑〉, 〈현실〉 등 4개의 키워드로 장(章)을 분류했다. 사실 한의학이든 사상의학이든 치료를 위한 의학서는 아니란 점이다. 각 장에는 5개씩 소항목 모두 20개를 마련, 일상에서 습관처럼 적용함으로써 건강한 몸을 되찾고 힘찬 미래의 꿈을 재정립해 삶을 주도적으로 살아가도록 용기를 북돋는 데 주력하고 있다.



1장 〈꿈〉은 5개의 소항목 「언젠가는 끝이 나는 음악」, 「꿈을 꾸는 것. Dream a dream···.」, 「되고 싶은 것도, 하고 싶은 것도 없던 아이」, 「네 인생은 이지 모드, 내 인생은 나이트메어」, 「희망은 좋은 것. 언젠가는 봄이 오기를···.」 등이다. 첫 소항목 「언젠가는 끝이 나는 음악」에서 저자는 "인생에 끝이 정해져 있다는 것, 누구나 언젠가는 무(無)로 돌아가야 한다는 사실은 슬프지만 한편으론 위안이 될 때도 있다"고 전제한 뒤 "저명한 시스템 생물학자 데니스 노블 박사는 그의 책 『The Music of Life』에서 인간의 유전자와 인생을 CD와 음악에 비유했다"고 말한다. 그리고 저자는 묻는다. "당신의 음악은 어디까지 Play 되었나요?" 저자는 부드러운 말투로 답을 내놓는다.(높임말은 독자가 임의로 예삿말로 바꾸었음) "고통스러운 삶도 아픈 기억도 결국에는 '나'와 함께 사라진다. 그것이 '죽음'이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이다. 그리고 '죽음'은 정말 소중한 것은 무엇인지, 내가 없어져도 지속될 '영원한 것'은 뭐가 있는지 물어본다." 독자들에게 질문을 던진 저자는 잠시 생각할 기회를 준 뒤 다음의 문구로 마무리한다. "여러분의 묘비에 새겨질 글귀는? 영원한 가치를 찾아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OOO 이제 잠들다."이다. 저자는 독자들에게 마지막 질문을 던진다. "여러분의 음악이 끝날 때 세상에 남기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요? 여러분의 삶이 어떻게 기억되기를 바라나요?" 마지막 질문에는 독자들이 직접 생각을 해보고 책을 읽어나가는 형식으로 책은 이어진다. 

1장 다섯 번째 소항목 「희망은 좋은 것. 언젠가는 봄이 오기를···.」에서 화가 반 고흐의 이야기를 꺼낸다. 천재 화가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생전에는 진가를 인정받지 못하고(실제 그의 그림이 생전에 한 점도 팔리지 않았다고 한다) 빈곤과 싸워야 했다. 동생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고흐는 "겨울에는 때때로 너무 추워서 여름이 있다는 게 아무 소용이 없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어. 그 따뜻함이 현재 나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악이 종종 선을 압도해 버리는 것이지. 그러나 결국에는 우리의 허락도 없이 이 쓰라린 추위도 가시게 되어 있어. 어느 날 아침 바람이 바뀌고, 해빙기를 맞이하는 것이지. 그래서 아직 희망을 갖고 있어야 해"라고 한 말을 저자는 상기시킨다. 저자의 일차 답변은 "고흐는 그토록 기다리던 봄을 생전에 맞이하지 못했으나 대신 그의 작품들로 현재까지 많은 이들에게 봄을 선사하고 있다."이다. 고흐는 지금 행복할까요? 이 질문에 저자는 답한다. 누구나 다 고흐처럼 힘겨운 길을 가야 할 필요는 없다고. 때로는 타협하고, 돌아가도 된다고. 저자는 인생에 일과 꿈이 전부는 아니라는 말을 독자들에게 전하는 것이다.



3장 〈사랑〉의 첫 항목 「감정의 의미: 진짜 감정과 가짜 감정」에서 각자의 영역에서 뿌리를 내리고, 양분을 공유하며 자라나는 식물들과 인간의 다른 점 중 하나는 바로 '감정'임을 지적한다. 누군가는 원치 않는 일을 겪게 되면 슬퍼하고, 또 화를 내기도 한다. 그렇다고 로봇이 되길 원한다면 어떻게 될까? 저자는 인간에게 감정이 얼마나 중요한지, 또 감정을 느끼지 못한다면 삶이 얼마나 밋밋할지, 교훈을 주기 위해 지어낸 소설 이야기를 꺼낸다. 그렇다고 가짜 감정을 억지로 보여주는 것 역시 권유할 만한 일이 아니라고 저자는 단언한다. 모멸적인 상황으로부터 나를 지키기 위한 방어기제로써, 혹은 사회생활을 위한 처세술로써 가짜 감정을 이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감정은 종종 상대방뿐만 아니라 나에게 경직감이나 피로감, 우울, 분노 등 이차적인 감정을 야기하고, 관계를 망치는 주범이 될 수 있다고 경계할 것을 주문한다. 

이에 따라 우울증이나 무력감, 혹은 어떤 심리적 문제를 겪고 있다면, 가짜 감정 때문에 진짜 감정을 잃어버렸던 것은 아닌지 꼭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현재 대외적인 나의 모습이 지금 나의 내면의 표현이 아닐 수도 있고, 내가 종사하고 있는 직업이나 진로가 사실은 내가 꿈꿔 오던 나의 미래와는 거리가 멀 수도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늘 나 자신에게는 솔직해질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내가 성내고 있는 것이 사실을 감추고 싶은 내 열등감 때문은 아닌지, 내가 웃고 있는 것이 부당함을 애써 외면하기 위함은 아닌지 살펴야 한다는 제언이다. 

저자는 감정도 늘 이성의 통제하에 정제 과정을 거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마구 날뛰어 감당하기 어려운 감정은 대개 가짜 감정일 가능성이 높다고 저자는 잘라 말한다. 때때로 진짜 감정을 알아차리는 것은 많은 용기를 필요로 하며, 그것을 표현하는 것은 더 어려울 때가 많다는 것. 감정을 다루는 데에도 연습이 필요하다는 저자의 주장은 설득력이 높다. 그 맹렬하고 사나운 감정이라는 동물을 꼭 붙잡아 내 것으로 만들어 보는 일은 '진짜 나'로 살아가는 데 필수적이라는 저자의 주장에 독자는 공감한다.



세 번째 항목 「채움으로 비워 내기」는 저자는 '마음이 버어 있어야 감정이 잘 일어난다'는 평범한 진리의 말로 시작한다. '감정'의 사전적 뜻풀이는 '어떤 현상, 일에 대해 일어나는 마음" 등으로 나와 있다고 밝힌다. 감정을 뜻하는 영어 단어 'Emotion'도 어원이 비슷하다고 한다. 저자의 말의 맥락은 기쁜 일에 기뻐하고, 슬픈 일에 슬퍼하려면 마음은 늘 비워져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마음속에 즐거운 감정이 가득 차 있어도, 노여움이 계속 일어나도, 외부의 사건에 마음이 적절히 감응하지 못한다는 것. 필요하다면 화끈하게 축배를 들고, 아직 괴롭다면 충분히 애도할 시간을 확보해야 한다는 주장을 이해된다. 그렇게 해야 평상심을 회복하기 쉽다는 이야기다. 그렇다면 부정적인 감정이 너무 강력해서 떨쳐 내기 어려울 땐 어떻게 해야 할까? 저자는 마음속에 좋은 감정을 일으키는 것들을 계속 집어넣어 볼 것을 주문한다. 그림을 그린 후 설명을 이어간다. 유리컵 속 오염된 물을 어떻게 하면 깨끗하게 만들 수 있을까? 깨끗한 물을 컵에 계속 붓는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혼탁해졌던 물이 흘러넘치기 시작하고, 컵 안의 물은 점차 맑아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것이다. 이 실험은 오염원을 제거하는 데에 집중하는 것보다 마음을 정화시키는 활동, 행복감을 이끌어내는 새로운 사건들이 훨씬 더 효과적일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저자는 강조한다. 


"내가 스스로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해, 혹은 미래에 필요한 능력을 갖추기 위해 때로는 보편적이지 않은 방식을 택할 수도 있습니다. 소위 스펙을 쌓기보다 해외여행을 하기로 결정할 수도 있고, 아무도 배우지 않는 중동 국가의 언어 공부를 시작할 수도 있는 것이죠. 나만의 길을 걷는다는 것이 생각보다 외로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때로는 필요할 수 있죠."(p.134~135)


저자 : 이종형


20대에 긴 방황의 시기를 거치면서 서울대학교 공과대학을 자퇴하고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에 입학했다. 2011년에는 모바일 앱 개발 회사 노토스를 창업하여 다수의 앱을 출시하고, 서울시 청년창업 1000 프로젝트 3기 수혜자로 활동했다. 2015년에 경희대학교를 졸업, 한의사 면허를 취득하고 강원도 정선에서 공중보건의로서 한의사 생활을 시작했다. 2016년에 『사상의학으로 진단하는 태양대한민국』을 집필하여 “현대 사상의학 해석론”을 제시했고, 2020년에는 임상/상담심리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2018년에 한의원을 개원하여 현재까지 서울시 동대문구에서 진료와 사상의학 연구를 이어 오고 있다. 『사상의학자가 들려주는 네 가지 마음 중심』은 사상의학을 주제로 한 두 번째 저서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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