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려놓음으로 거듭나기 - 사실 나는 잔인했다
송준석 지음 / 스타북스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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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내려놓음으로 거듭나기』는 마치 한 권의 '진실한' 〈참회록〉 〈회개록〉을 읽는 느낌이다. 저자 송준석 교수는 평생 예술과 교육을 해온 분으로서, 독자 입장에서는 뭘 반성하고 회개할 만한 일을 했을까?란 의구심이 들지만, 읽을수록 '진실한'이라는 단어에 방점이 직히면서 이해하게 된다. 저자는 교수직으로 정년이 앞두고 있다고 한다. 사람에게 '완벽함'이란 어울리지 않는다는 단어라는 것을 잘 안다는 저자가 종교적·철학적 의미의 참회록을 쓴 것은 자연에 대한 자신의 무자비한 태도임을 알게 된다. 저자의 회개는 자연에 대한 '잔인한' 자신을 성찰하는 것이다.

저자는 〈프롤로그〉를 통해 ‘인간세계를 널리 이롭게 하라’는 홍익인간을 외치면서도 자연을 경시하고 착취하는 것을 당연시하고 타인과의 관계에도 자신의 주장을 관철하기 위해 궤변을 늘어놓았던 적이 많았다고 고백한다. 그럴듯한 명분으로 다른 사람을 속이는 것이 습관이 됐고, 스스로가 잔인하고 파렴치한 사람인 줄도 모르고 살았다고 말하고 있다. 남을 속이려면 자신을 속여야 하고 자신을 속이려면 하늘을 속여야 하므로 자신을 속이는 일은 하늘을 속이는 엄청난 죄를 짓는 일이라고 성찰의 서두를 끌어낸다. 그러한 죄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고 욕심과 욕망의 마음을 내려놓으면 나와 타인은 물론 자연 만물까지 행복할 것이라는 것이 저자가 자신의 '잔인한' 삶에 대해 참회하고 있다.

저자는 그동안 『오늘도 인생을 색칠한다』(성공), 『기쁨이의 속삭임』(사랑), 『우리들의 잃어버린 선물』(희망), 『마음의 숲을 거닐다』(행복)에 대한 반성적 성찰로 4권의 책을 쓰면서 수식처럼 따라다니던 화두가 ‘진실한’이라는 접두어였다고 설명한다. 저자는 이들 전작을 통해 꾸준히 자신만의 방식으로 참된 마음으로 성찰하고 돌아보면서 자신의 삶 역시 때때로 자신을 속이는 일이 있었음으로 털어놓았다. 이번에 낸 다섯 번째 책 『내려놓음으로 거듭나기』는 표제어대로 저자가 진실한 삶으로 '다시 사는 것'이라는 의미라고 독자에게는 읽힌다. 이를 독자들과 공유하고 독자들에게 진실하고 후회없는 삶을 살도록 함께 생각해보자는 의미의 책이다. 독자들이 쉽게 이해하고 함께 정서를 공유하는 의미에서 저자는 필요한 동서양 위인들의 삶과 말을 인용한다.



발타자르 그라시안의 ‘첫인상에 좌우되지 마라. 거짓은 늘 앞서 오는 법이고 진실은 뒤따르는 법이다.’ 쇼펜하우어의 ‘진정한 희망이란 바로 자신을 신뢰하는 것이다.’ 니체의 ‘하루의 생활을 다음과 같이 시작하면 좋겠다. 즉 눈을 떴을 때 오늘 단 한 사람에게라도 좋으니 그가 기뻐할 만한 무슨 일을 할 수 없을까 생각하라’ 등의 마음을 녹여주는 글들이 이 책에 인용되어 있다. 

독자는 다행스럽게도 그동안 저자의 전작을 읽은 적이 있다. 『마음의 숲을 거닐다』와 『우리들의 잃어버린 선물』이다. 전자는 〈행복〉을, 후자는 〈희망〉을 이야기하고 있다. 『마음의 숲~』은 행복하기를 원하는 사람이 읽는 책이다. 행복을 찾는 사람들이 읽는 책이다. 행복한 사람들이 읽는 책이다. 행복하기 위해서 꼭 읽어볼 것을, 먼저 읽어본 독자가 감히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저자 송준석은 생명살림운동과 문화예술메세나 운동에 참여하면서 이미 세 권의 책을 낸 분이다. 첫 번째 책 『오늘도 인생을 색칠한다』에서 성공을, 『기쁨이의 속삭임』에서 사랑을, 『우리들의 잃어버린 선물』에서 희망을 독자들에게 선사한 적이 있다. 네 번째 책에서 저자는 삶의 가장 큰 가치인 행복을 노래한다. 여기에는 저자가 배운 지식, 살아오면서 경험한 가장 큰 가치에 대한 지혜와 책을 통해 얻은 영감을 한데 버무려 행복의 실을 뽑아 직조해낸 '행복 교과서'이다. 그는 이 책에서 〈행복〉이란 공통의 가치에 대해 100개의 질문과 사색을 직조해냈다.

또 『우리들의~』에서는 "어렵고 힘든 상황에서 두려움을 떨쳐버리고 용기를 내어 절망의 시기에 잉태되어 있는 '잃어버린 선물'을 우리 '함께' 찾아 '더 큰길' 즉 '행복하고 아름다운 공동체'를 만들자"는 희망에 대한 100가지 성찰이 담겨 있다. 이 책 역시 저자가 좋아하는 10분의 화가들과 함께 만든 '콜라보 에세이'다. 이 책에 함께한 화가들은 저자가 좋아하고 친분이 있는 분들이라고 한다. 저자는 화가 분들께 책의 주제와 의도를 설명하고 글의 주제에 맞는 작품의 슬라이드를 요청했고 화가들 또한 기꺼이 동의하여 보기만 해도 따뜻함과 행복감을 주는 그림들을 골라 편집하는 도움을 받았다고 밝히고 있다. 이런 취지로 힘을 모아 만든 이 책은 그림만 보아도 저절로 위안을 준다. 이 책에서 인용된, 위대한 업적과 철학을 가진 위인들은 시대와 출신 배경도 다르고 분야도 다르지만 공통점이 있다. 위기 속에 출현하여 어려움을 극복하고 위기를 기회로 만든 위인들이다. 이들처럼 지금 힘들지만 절망에 머무르지 않고 사회구조적 모순을 현명하게 극복하고 새로운 기회를 준비하는 것이 더 중요하고, 갈등과 위기는 기회로 활용하기를 바라는 저자의 바람이다.



앞서 언급한 대로 저자는 〈프롤로그〉를 통해 지혜로운 사람이 되려면 자신을 똑바로 보고, 치열하게 '자신을 심판하는 자세로 질문하여 지혜를 얻어야(「어린 왕자」) 한다고 말한다. 저자는 성찰을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고상한 척, 욕심이 없는 척, 사랑이 많고 배려가 있는 척, 지식이 많은 척, 지혜로운 척, 심지어 감정도 속이는 위선을 저지른" 사람임을 밝힌다. 이제 저자는 '밖으로 보이고 보여지는 것이 다가 아니다'라는 사실을 깨닫고 있다고 말한다. 독자들에게도 죽음에 이르기까지 앞으로의 삶은 여전히 밖으로 포장하는 '거짓된 나'와 '진정한 나' 사이의 수없는 연약한 인간으로서의 갈등을 겪을 것임을 전제하며 독자들에게 주문한다. "'참나(眞我)'를 실현하기 위한 용기 있는 처절한 투쟁이 벌어지겠지만 힘들더라도 맑고 깨끗한 삶을 향한 깨달음의 여정이 될 수 있다"(p.7) 저자는 "자신이 보고 이해할 수 있는 일이 세상 이치의 다가 아님을 수용하는 일이 진실함을 찾아가는 일을 시작하는 사람의 자세라고 조언한다.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며 자신을 내려놓으면 자신의 마음속의 진실한 메아리를 들을 수 있으며 자신의 그림자에 현혹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또 편견은 선입견에서 비롯되고 그 편견은 우리의 판단을 흐리게 한다고 설명한다. 우리가 감각의 노예가 되어 첫인상을 보고 그 사람의 모든 것을 판단하고 결정하는 것처럼 자기 스스로 외모, 옷차림, 예의범절, 재산과 지위를 객관적 지표라는 명목으로 눈으로 보이는 것만을 꾸미는 것에 치중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우리 대다수는 이걸 알면서도 안팎으로 인정받고 칭찬을 받으려고 타인은 물론, 자신까지 속이며 내면의 공허함을 채우려고 한다. 이런 허영심은 사탄의 꼬임과 같아 순간의 달콤함을 주지만 결국, 자기 자신을 잃고 내면의 고귀함을 망각하고 실종하여 겉은 그럴듯하지만, 내면이 텅 비어 공허한 속이 빈 강정 같은 존재가 될 뿐이라는 것이 저자의 신념이기도 하다. ‘사람이 사람을 헤아리는 것은 눈도, 지성도 아닌 오직 마음뿐이다.’라는 마크 트웨인의 말을 인용한다. 



책에 따르면 마음의 자리는 이름도 모양도 없다. 그러나 온갖 작용은 일어난다. 우리의 마음을 밝히기 위해 기독교에서는 기도를, 불교에서는 참선한다. 이렇듯 진실한 것은 눈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눈을 감고 마음으로 보아야 한다. 그렇기에 우리는 겉으로 보이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 마음을 가꿔야 한다. 물론, 소유의 삶도 무시할 수 없으나 지나친 소유의 삶은 욕심을 낳기 때문에 겉모습에 치장하는 것은 자신의 마음을 스스로 갉아먹고 있다는 깨달아야 한다.

저자는 ‘성공, 사랑, 꿈, 희망 그리고 행복은 보여지는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그것들은 여전히 보여지지 않고 볼 수 없을 수도 있지만, 여전히 존재하는 아름다움을 찾아내겠다는 열망의 과정에서 발견되는 보석과 같은 마음속에 있다고 주장한다. 어려움과 좌절 그리고 고통 속에서도 피어나는 마음의 꽃을 찾아내는 일 속에 성공, 사랑, 희망과 행복이 있을 수 있다는 게 저자의 깨달음이다. 진정한 마음을 찾고 닦는 지혜의 눈 속에 참다움이 담겨 있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사람은 진실하고 온전하게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는 것 자체가 축복이라는 말에도 눈길이 끌린다. 참다운 것, 진실한 것을 찾고 그것을 표현하고 실천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내려놓는 일이 필요하고, 그래야만 모든 선입견이나 편견에서 벗어나 사물이나 관계를 똑바로 볼 수 있다고 저자는 역설한다. 이것이 불교에서 말하는 정견의 시작이요, 기독교에서 말하는 순수한 믿음의 시작이라는 설명을 덧붙인다. 이런 과정이 없이 자기가 올바르다고 주장하고 가까이는 가족과 친지들을 비롯한 이웃들에게 어떤 것을 정당하고 옳은 일이니 믿으라고 전했다면 그 사람은 '양의 탈을 쓴 늑대'라고 혹평한다. 그런 사람은 상대방에게 열등감과 자기 부정적 감정까지 느끼게 하면서도 가장 잔인한 상처까지 안겨 줄 수 있는 존재가 될 수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 책은 모두 14장(章)으로 이루어져 있다. 각 장마다 6~7개의 항목으로 모두 97가지의 '삶의 지혜'가 담겨 있다. 14개 장으로 나뉜 것은 화가마다 각 1장씩 할애했다. 화가들의 그림이 전작의 다른 책처럼 함께하고 있다. 그림이 익숙지 않은 독자들이라도 그림에 의미를 두지 않고 글의 내용을 먼저 이해하고 그림을 다시 한 번 더 바라본다면 이해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콜라보 작품집이니만큼 글의 내용과 그림의 메시지는 비슷하다고 생각한다면 어쩌면 그림 감상에도 도움이 될 듯하다.



각 장마다 화가의 7점 안팎의 그림이 있다. 그림 문외한인 독자의 눈으로는 좋고 나쁨은 물론 그림의 의미를 파악하기에도 턱없이 못 미친다. 눈을 호사시키기에는 충분하지만 보는 눈을 가지지 못했음을 탓하고 글의 내용에 집중한다. 글의 내용을 잘 깨우친다면 그림 감상에 도움이 될지 모르겠다고 앞서 말한 대로이다. 14분이나 되는 화가들의 이름도 익숙함이 없으니 그림 공부도 해서 그림을 감상하는 법에도 깨우치고 싶다. 보석을 두고도 보석을 알아보는 눈이 없다면 돌멩이에 불과할 뿐이다. 그러나 저자가 콜라보로 추천한 작품들임을 감안한다면 더 좋은 그림임을 조금 알아보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많은 그림이 있지만 한두 개에 소개할 수 없으니 선택에서도 다소 당황스럽지만 역시 글의 내용해 의지해 본다.

「이 세상에 모든 존재는 존재 그 자체로 가치가 있습니다」란 제목의 첫 장에는 '유기적 연결' '마음속 주름' '가족의 축복' '은혜로움에 감사' 등의 문구가 눈에 띈다. 첫 장에 소개된 화가는 정서윤이다. "세상에서 만난 궁극의 색채를 '빛과 컬러의 접점'에서 찾아온 작가"로 소개돼 있다. 서울대학교 서양학과를 졸업하고 패션디자인, 시각디자인 쪽 일을 하며, 본래의 작업열정과 감각을 키웠다고 한다.

정서윤의 「BLOSSOM3.1」이라는 제목의 그림이 눈에 띈다. 저자는 몽테뉴의 말을 인용해 사람의 존재에 대해 말한다. "얼굴의 주름은 삶의 훈장이 될 수 있으나 마음에 난 주름은 가장 비극적이고 혐오스러운, 고치기 어려운 징표입니다. 그런데 외형으로 나타나는 주름을 감추려고 애쓰고 마음에 난 주름을 바라보지 못하는 세태가 안타깝습니다. 어르신들이 '몸은 늙어도 마음만은 청춘'이라고 외칠 때 아직도 당당한 젊음을 유지하고 있음을 봅니다. 저도 어느덧 제 삶을 '아직은 청춘이다'라고 마음을 더 가꾸고 추슬럴야 할 시기가 왔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세상을 여유롭게 바라보면서 인생 과업을 살피면서 열정을 다하며 즐기시나요? 고통스럽고 힘든 일에 부딪히면 순응하거나 피해 지나갈 생각이 앞서시나요? 스스로에게 달려 있습니다. 마음의 주름을 늘리는 어리석음은 범하지 말고, '내 안에 젊음 있다!'고 힘껏 소리치며 힘을 내 보실까요?"(p.38)



나날이 보석처럼 귀함에도 불구하고 부정적 생각 때문에 힘들게 살 때가 많습니다. 저도 힘든 일을 겪을 때는 은총으로 넘쳐야 할 하루가 비참해지고 가슴이 빨리 뛰고 옥조이며 입맛이 떨어지고 소화가 안 되고 마음도 공허해져 힘들 때가 있습니다. 여전히 힘든 때도 있지만, 그것이 욕심 때문인 것을 알고 난 뒤 마음을 내려놓으면 조금은 부드러워졌습니다. 주어진 조건에 만족하지 못하고 더 많은 것을 원하는, 채우지 못한 욕심이 언제나 힘들게 합니다. 특히 자신이 어떻게 할 수 없는 상황을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한데 거기에 붙들려있는 것은 스스로 마음을 지옥으로 만드는 것입니다. 삶을 잘 해석해야 지옥이 천국이 됩니다.(p.103~104) - 「매일 아침, 매일 밤 즐겁고 행복한 주인공이 되십시오」 중에서


어느 날 ‘소유가 아니라 쓰임이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버는 사람 따로 있고 쓰는 사람 따로 있다’는 말이 있습니다. 많은 부와 지식을 갖고 명예를 얻으면 뭐합니까? 그것이 올바르고 좋은 일에 쓰이지 못한다면 헛된 것입니다. 평생 쓸 수 있는 재물이나 재주나 능력은 한계가 있습니다. 그것을 풀어서 나누어야 행복을 누릴 수 있고 계속 즐거운 법입니다. 신선한 곡식이나 채소를 오래 보관해 보세요. 결국 썩어서 버리게 됩니다. 썩기 전에 나누면 많은 사람이 신선한 곡식과 채소를 먹을 수 있고 상대에게 다시 돌려받는 행복을 얻기도 합니다.(p.182) - 「탐욕은 결국 모든 것을 잃게 합니다」 중에서


저자 : 송준석


고려대학교 교육학과(학사·석사·박사) 졸업 후 전남도립대학교 유아교육과 교수를 거쳐 지금은 공연음악과에서 인문학을 가르치고 배우는 교수로 재직 중입니다. 한국교류분석상담학회 회장을 역임했고 현재 (사)광주전남생태유아공동체 고문, (사)한민족생활문화연구회 상임이사, 한국생태유아교육학회 감사, 한국영유아교육학회 부회장으로 미력하나마 생명살림운동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정년 후에는 잠시 중단한 갤러리 엠파시를 다양하고 전도유망한 작가들의 만남과 소통공간이자 예술을 사랑하는 분들의 후원을 중심으로 하는 회원제 문화예술 공간으로 새롭게 변화시켜 문화예술메세나 운동에 좀 더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입니다. 또 지속적으로 대중과 소통하는 글을 쓰며 교류분석을 기반으로 한 상담센터를 개설하여 상담을 통해 도움이 필요하신 분들의 몸과 마음과 영혼을 맑고 건강하게 하는 일을 소명으로 알고 매진하겠습니다. 우리 모두가 더불어 행복한 사회를 만드는데 일조하고자 합니다.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의 

서평으로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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