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X의 비밀 - 인류 최후의 개척지와 일론 머스크의 마스터플랜
브래드 버건 지음, 김민경 옮김 / 미디어숲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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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는 우주공학이나 항공우주에 관한 지식이 없는 '과학 문외한'이다. 고등학교 다닐 때부터 과학과는 거리가 멀어졌다. 학교를 마치고, 사회 생활을 할 때도 과학에는 별 관심이 없었다. 독자가 과학에 관심을 가진 것은 군대 무기에 관한 이야기를 들을 때뿐이었다. 독자의 과학에 대한 무지는 예전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라는 책이 한참 인기를 끌 때도 그 책을 과학소설로 생각했을 정도다. 신문에서 자주 언급되는 바람에 호기심으로 그 책을 나중에 읽기는 했다. 그 책을 읽은 독자들은 아시겠지만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는 남자는 화성에서, 여자는 금성에서 왔다는 한 편의 동화 같은 이야기다. 남녀의 갈등을 원인부터 밝혀내고 이를 풀어나간 책이다. 책의 결론은 남녀가 서로 다르다는 것을 제대로 인식한다면 상대를 이해할 수 있게 되고, 상대방을 자신의 사고나 행동의 틀에 맞추지 않고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갑자기 『화성에서~ 』 책 이야기를 꺼낸 것은 이 책 『스페이스X의 비밀』의 주인공 일론 머스크가 '화성에서 온 남자' 아닌가 싶어서다. 그의 스페이스X는 화성 식민지 개발을 위한 회사다. 회사를 설립하고 꾸준히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독자로서는 아직 달도 제대로 왔다갔다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화성에 식민지를 개발하고, 여행객을 모으고 심지어 이주민을 정착해 살게 하겠다는 것은 말 그대로 '공상(空想)' 아닌가 싶다. 그러나 놀랄 일이 벌어진다. 

설립 이후 22년이 지난 2023년 7월 현재, 스페이스X는 총 4,519기의 스타링크 위성을 발사했다. 천문학자 조너선 맥도웰Jonathan McDowell의 위성 추적 소프트웨어에 따르면 그중 4,487기가 현재 가동되고 있다. 그러나 한 걸음 물러나서 생각해 보면, 장기간에 걸쳐 총 4만 2천 기의 스타링크 위성을 발사하겠다는 궁극적인 목표는 한 개인이라면 두말할 것도 없고 한 기업이 가지기에도 대단히 큰 야망이다. 스페이스X든 머스크의 다른 벤처기업이든, 그가 보유한 막대한 부가 아니고서는 지금처럼 그렇게 자주 뉴스 헤드라인을 장식하지 못했을 것이라는 점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그런데 인류를 신세계에 정착시키겠다는 머스크의 꿈은 어떻게 되어 가고 있을까?(p.159~160)



이 책 『스페이스X의 비밀』은 표제어 '스페이스X'란 단어에 집중하면 과학 탐구서인 듯하다. 우주과학이나 항공과학서로 분류되는 책으로 보이기 십상이다. 그러나 서점 분류상 이 책은 경제경영에 관한 책에 해당된다. 스페이스X는 2002년 설립된 미국의 민간 우주개발업체다. 스페이스X는 2008년 민간기업으로서는 최초로 액체연료 로켓 ‘팰컨1(Falcon1)’을 지구 궤도로 쏘아 올렸으며, 2016년 4월에는 로켓의 해상 회수에 성공하면서 로켓 재활용 시대를 열었다. 이 기업의 주인공은 앞서 언급한 대로 일론 머스크란 다. 스페이스X의 창업자 일론 머스크는 화제와 논란을 끊임없이 불러일으키며 전 세계인의 주목을 받는 세기의 천재라고 평가받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돈이 많은 억만장자 중 한 명이기도 하다. 그는 모두가 실현 불가능하다며 무시하던 화성 식민지 계획을 놀랍게도 차근차근 실행해 나가고 있다. 스페이스X의 팰컨9 로켓이 우주에서 돌아와 최초로 수직 착륙하던 경이로운 모습은 전 세계인에게 마치 SF 영화를 보는 듯한 착각과 충격을 주었다. 인류가 첫 달 착륙했던 아폴로 11호의 경이로움에 버금갈 정도였다. 

스페이스X는 2023년 기준 1,870억 달러, 원화 기준 250조 원에 가까운 시장 가치를 인정받았다. 또한 미항공우주국(NASA)의 유인 달 탐사 계획인 '아르테미스 계획'에서 핵심 역할을 맡고 있다. 최근에는 1단 로켓과 합해 아파트 40층 높이인 120m의 '스타십'이 지상 발사대에서 떠올라 우주 궤도 비행에 성공하며 다시 한번 우주를 향한 인류의 도전에 큰 진전을 이루어냈다.

과학 저널리스트이자 편집자인 저자 브래드 버건은 이 책에서 200장 이상의 멋진 미공개 사진과 간결하고 정돈된 문장으로 캘리포니아, 텍사스, 플로리다에 위치한 우주선과 주요 시설, 핵심 인사들의 이야기를 비롯한 우주를 향한 끊임없는 도전의 역사를 들려준다. 또한 저자는 스페이스X가 실패했던 수많은 테스트 발사와 우주 인터넷 스타링크 사업으로 인한 우주 쓰레기 문제 등 많은 논란거리 역시 빠트리지 않고 다루고 있다. 저자의 날카로운 분석에서 스페이스X의 내부에 궁극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깨달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일론 머스크의 대담한 시도로 설립된 민간 우주 탐사기업 스페이스X는 인류의 마지막 개척지 우주를 무대로 펼쳐지는 새로운 경제 활동에서 등대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스페이스X는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의 블루오리진, 리처드 브랜슨의 버진 갤럭틱 등 다른 민간 우주 탐사기업과의 경쟁에서도 큰 격차의 기술을 자랑한다. 우주 유인 탐사, 대량의 화물 운송에서 가능성을 열어가며 인류의 꿈이 머나먼 우주 심해로 나아갈 수 있는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고 있다.

저자 브래드 버건은 이 책에서, '혁신의 정의'를 새롭게 써나가고 있는 스페이스X가 걸어온 그동안의 궤적 및 로켓 기술의 새로운 기준과 관련한 서사를 200여 장의 멋진 미공개 사진과 함께 설명한다. 우주의 장대한 이미지를 보는 것만으로도 우주로 향하는 인류의 원대한 꿈과 기대감으로 가슴이 웅장해짐을 느낄 수 있다. 일론 머스크의 화성 식민지를 향한 도전과 기술 공학적 성과가 인류의 우주여행을 어떤 방식으로 실현 가능한 미래로 만들고 있는지를 낱낱이 해부해서 보여준다.

스페이스X는 우주로의 단순한 물류 경쟁을 넘어, NASA의 아르테미스 달 탐사 계획 및 화성과 그 너머 심우주로의 또 다른 대담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최첨단 우주 개발의 가장 앞선 곳에서 취재해온 저자의 전문적 지식과 환상적 구도의 멋진 사진들, 산업 전반을 아우르는 탁월한 통찰력이 잘 버무려진 이 책은 스페이스X가 이루어낸 성공과 그들의 도전정신을 그저 되짚는 것만으로 그치지 않는다. 무한한 공간이라고 알려진 우주에서 인류의 우주 개척 활동이 갖는 의미와 우주에서 인류의 위상, 그리고 그 상세한 내용을 짐작할 수 있게 한다. 그리고 거대한 미지의 세계를 개척하는 것이 현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설명하고 또 각 개인으로서 무엇을 준비하고 어떤 마음으로 다가올 미래를 맞아야 할지를 깨닫게 한다.

저자는 치열하게 경쟁하는 민간 우주 탐사기업들의 대담한 프로젝트의 끝에 젖과 꿀이 떨어지는 장밋빛 미래만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는 식의 무책임한 기대를 불어넣지는 않는다. 또 인류의 우주를 향한 모든 열망의 핵심에 스페이스X가 자리하는 것이 어떤 알려지지 않은 또 다른 심각한 위험을 불러올 수 있는지도 저자는 빠트리지 않고 우리에게 경각심을 불러일으킨다.


많은 독자가 저자의 전문적 시각을 빌려 인류의 마지막 개척지를 향해 도전하는 우주 개발 산업의 발자취를 황홀한 사진과 함께 생생하게 느낄 수 있도록 이 책은 잘 만들어졌다. 저자의 우주개발, 특히 화성 식민지 개발 사업체 '스페이스X'의 사업 추진이 많은 난제가 남아 있고, 당장 실현될 계획은 아니지만 분명 일리 있는 사업계획이고, 인류의 번영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기대감을 거두지는 않는다. 일론 머스크와 함께 이 사업에 뛰어든 천문학적 재산 소유자들이 과연 인류를 위한 선택인지, 지구상에서 사업 확대로 돈 버는 계획에 따른 것인지는 알 수 없다고 지적한다. 어떻든 간에 복잡한 과학 기술과 복합적인 임무, 강력한 기계 그리고 인류의 미래를 탐험해 볼 소중한 기회를 제공한다는 저자의 판단에 독자로서 공감한다.

책에 따르면 스페이스X가 꾸준히 개발하고 업그레이드 해온 '팰컨9 로켓'의 수직 착륙 성공은 우주 산업에 혁명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이 기술적 도약은 발사 비용을 대폭 줄이고, 재사용 가능한 로켓 기술의 실현으로 이어졌다. 이로 인해 우주 탐사와 상업적 우주 여행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이 사업을 꾸준히 주목한 독자들은 잘 알고 있겠지만 팰컨9 로켓은 발사 후 지구로 돌아와 수직으로 착륙할 수 있는 최초의 로켓 중 하나이다. 이는 로켓 부품을 회수하여 재사용함으로써, 우주로의 접근성을 높이고 발사 비용을 현저히 감소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저자는 전한다. 

재사용 로켓 기술은 우주 산업의 경제적 구조의 변화를 가져왔다. 그동안 모든 로켓은 일회용이었다. 그러나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 민간기업이 추진하겠다고 나선 이후 '재사용 가능 로켓'으로 패러다임을 바꾸었다. 팰컨9의 성공은 우주 발사 서비스의 가격을 낮추고, 다양한 기업들이 우주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 것이다. 팰컨9 로켓은 국제 우주 정거장(ISS)으로의 미국인 우주비행사들의 독립적인 운송 수단을 제공하고, 더 많은 과학적 탐사 임무를 가능하도록 기여했다. 



스페이스X는 이 기술을 바탕으로 화성 탐사 계획을 포함한 더욱 야심찬 우주 탐사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수직 착륙 기술은 상업적 우주 여행을 현실로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수직 착륙 기술을 활용하여 민간인을 우주로 보내는 계획을 진행 중이며, 이는 우주 산업의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고 있다고 한다. 팰컨9 로켓의 수직 착륙 성공은 우주 탐사의 미래를 새롭게 정립하고 있다. 이 기술적 도약은 우주 산업의 새로운 시대를 여는 중요한 발판이 되었으며, 인류가 우주를 탐험하고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하는 데 큰 기여를 하고 있다고 저자는 분석하고 있다. 

앞서 언급한 대로 스페이스X는 혁신적인 우주 기술과 성공적인 사업 모델로 높은 시장 가치를 인정받았다. 발사 비용을 혁신적으로 낮춘 것은 우주 산업에서의 경쟁력 강화로 이어졌다. NASA가 추진 중인 제 2의 달 착륙 계획 '아르테미스 계획'과 스페이스X가 참여함으로써 2020년대에 인간을 달 표면으로 다시 보내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늘 그래왔듯 이 계획이 추진되는 기간에 국내외 중요한 변수(전쟁, 경제 위기 등)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성공적 합작품을 이뤄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은 항공우주 개발에 지속 가능한 추진력과 국가의 위상을 높일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스페이스X는 화성으로의 첫 인간 임무를 수행하기 위한 기술과 경험을 NASA에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스페이스X는 이 계획의 중요한 파트너로서, NASA가 선택한 첫 상업적 인간 착륙선을 개발하고 있으며, 이는 다음 미국인들을 달 표면에 안전하게 착륙시킬 계획으로 연결되고 있다. 스페이스X의 스타십 차량은 달 착륙을 위해 설계되었으며, 회사의 검증된 '랩터 엔진'과 팰컨 및 드래곤 차량의 비행 정보를 제공한다. 한편 스타십에는 넓은 캐빈과 우주비행사의 달 표면 활동을 위한 두 개의 에어록이 포함되어 있다고 밝혀졌다. 

스페이스X는 이처럼 NASA와의 계약을 통해 약 29억 달러의 가치를 가진 첫 번째 상업적 인간 착륙선 개발을 진행하고 있으며, 이 계약은 추가로 11억 5천만 달러가 수정되어 총액이 증가했고 한다. 이 계약에 따라 스페이스X가 2025년에 달에 첫 인간을 착륙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스페이스X의 이러한 역할은 우주 탐사의 미래뿐만 아니라, 미국의 경제 성장과 국가 경쟁력에도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스페이스X의 유인 캡슐인 크루 드래곤은 수산화리튬을 사용해서 탑승자들이 호흡할 때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제거’하는데, 이 화학 반응의 부산물로 물과 탄산리튬이 생성된다. 이는 4일간의 우주여행 동안 네 명의 탑승객이 사용하기에 충분한 양이다. 이러한 방식을 달 궤도나 달 표면에서의 임무에도 활용할 수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더 깊은 우주, 즉 화성에 발을 들여놓으려면 완전히 새로운 차원의 생명 유지 시스템이 필요하다.(p.181~182)


인류의 화성으로의 여정은 다가오는 수십 년 안에 일어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이 같은 머스크의 견해에 대다수가 동의할 것이다. (중략) 이러한 일들이 우리가 죽기 전에는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다. 적어도 우리 가운데 가장 신체 건강한 이들이 그곳으로 향하는 수 개월간의 여정에서 환경의 압박과 심리적 부담을 견뎌 낼 수 있는 기간에는 그렇게 되지 않을 것이다. 비용 면에서 머스크는 화성으로의 이주에 드는 비용은 최종적으로 50만 달러 이하가 되리라 '확신한다'며, '어쩌면 심지어' 그보다 더 적은 10만 달러로도 가능할 수 있다고 말해 왔다.(p.298)


저자 : 브래드 버건


브래드 버건은 온라인 매체에서 일하는 선임 편집자이자 문화 에세이스트다. 퓨처리즘의 기고 편집자로 일했으며, VICE, 세계경제포럼, 전미도서비평가협회, 3:AM 매거진 등에 글을 기고했다. 블룸버그, 디스커버, NBC뉴스에 인용되기도 하는 탐사 저널리즘 소유자다. 아이오와대학교에서 철학과 영어 학위를 취득했고, 뉴스쿨에서는 창의적 글쓰기 석사 과정을 수료했다. 현재 뉴욕에 살고 있다.


역자 : 김민경


한양대학교 전자전기공학부를 졸업하였으며, 현재 번역에이전시 엔터스코리아에서 전문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는 『다시 보는 블록체인: 블록체인 비즈니스와 데이터 전략』, 『스페이스X의 비밀』, 의의학계의 인공지능 혁명』(출간예정) 등이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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