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잔혹사 - 약탈, 살인, 고문으로 얼룩진 과학과 의학의 역사
샘 킨 지음, 이충호 옮김 / 해나무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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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은 인간에게 편리함을 주는 학문으로 '신(神)들의 세상'이었던 중세에는 잔뜩 움츠리고 있다가 르네상스 이후 급격한 발전을 거듭했다. '인간을 위한, 인간의' 세상을 만드는 데 과학처럼 정확하고 분명한 학문은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고대라고 해서 과학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오히려 철학 이전부터 과학이 먼저였다고도 말할 수 있다. 증거로는 그리스 철학 이전부터 이미 자연과학을 추구하는 많은 학자가 있었다는 것. 농사를 위한 천문 읽기, 강우량에 의한 하천 범람 시기, 바람의 방향에 관한 의문 등을 연구했다. 자연에서 해법을 구한다는 의미에서 자연과학이라고 했다고 알려진다. 그것은 그리스 철학자들 사이에서도 이미 공공연하게 회자되는 이야기다. 즉 탈레스란 학자의 물질 구성 5요소, 별자리 조사, 강우량과 농사의 관계, 하천의 높낮이에 따른 농사의 문제 등 다양하게 의문을 갖고 연구해 왔다는 것이 정설이다. 

건축 문화 발전도 자연 과학에 힘입은 바 크다는 사실도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삶, 특히 인간의 삶에 대한 지혜를 구하자는 철학자들이 등장하면서 상대적으로 자연과학이 소홀해지지 않았나 싶다. 전쟁 무기 개발이나 농사, 일기 등 기후 등에 관한 것을 제외하고는 더 이상 과학이 발전하지 못한 이유가 세상이 '신'들에 의해 움직여지게 되어 있다는 생각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리스·로마 시대에도 신은 인간의 삶 모든 곳에 작용한다는 생각이었기에 과학이 뿌리내리기에는 적합하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과학은 학문으로 틀을 갖추고 학문의 영역에서 제대로 다루어지지 않았을 뿐 인류의 삶 속에는 과학적 산물이 엄청나게 많이 전해져 내려온다. 

그리스 자연과학에 대한 설명은 백과사전의 힘을 빌어본다. "과학과 철학은 기원전 6세기 이후의 그리스 사람들이 창조한 것으로, 이것이 오늘날의 과학과 철학의 모체가 된다. 이집트와 메소포타미아 문명은 그리스 문명에 비해 수천 년 앞서 출현하였고, 이 지역의 사람들은 자연계에 대한 상당한 지식을 축적하였다. 그러나 이집트와 메소포타미아 지역에서는 사람으로 나타난 신인 왕, 군사력의 주축인 귀족계급, 그리고 종교조직을 통해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승려계급이 지배하고 주민은 대부분 농사를 짓는 노예였다. 따라서 이들 사회에서는 지적 모험을 실제로 해보고자 하는 분위기가 형성되지 못했다. 이 점에서 이들 사회의 분위기는 중세 유럽과 유사하며, 근대까지의 동양사회와 구조상 큰 차이가 없었다고 볼 수 있다."(과학기술 발전의 발자취)



현대과학의 기본인 추상화, 체계화, 법칙화, 그리고 과학의 기본적인 방법인 실험·관찰·계산은 기원전 6~7세기 그리스에서 처음 시작되었다고 이 사전은 밝히고 있다. 이 시기에 처음으로 자연에 대해 일관되게 합리적인 해석을 시도하고, 현상들을 체계적으로 분류하여 설명하며 몇 개의 제한된 원리들을 설정하여 그것들의 결과를 연역하려는 시도가 행해졌다. 이러한 시도는 분명히 사물의 본질과 진리에 대한 이해와 설명이 목적이었다. 최초의 철학과 과학이 그리스에서 태동한 것에 대한 지역적 및 사회·경제적 배경을 다음과 같이 들 수 있다.

그리스의 과학과 철학은 이오니아 인들이 세운 소아시아 지역의 해안 도시 밀레토스의 상인이었던 탈레스에 의해 시작되었다. 밀레토스 사람들은 여러 나라와 무역을 하였으며, 금화를 사용하였다. 탈레스는 바빌로니아 사람들이 가졌던 신을 중심으로 한 주술적이고 신화적인 우주관을 버리고 합리성에 바탕을 둔 사고를 시도한, 그리스 과학, 수학, 철학의 창시자로 여겨진다. 탈레스를 시조로 하는 이오니아(밀레토스)학파는 바빌로니아의 천문학과 이집트의 수학을 그리스 과학과 철학으로 승화시켜 발전시켰다고 볼 수 있다. 어머니가 페니키아인으로 짐작되는 탈레스는 동방(바빌로니아)과학에 대해 교육을 받았으며, 이집트와 바빌로니아를 여행하였다. 고대 그리스 역사가 헤로도토스의 기록에 의하면 탈레스는 일식을 예언하여 메데스와 리디아 왕국간의 전쟁을 막았다고 한다. 현재의 천문 계산에 의하면, 이 일식은 기원전 585년 5월 28일에 일어난 것을 예측한 것이다. 그러나 탈레스는 자신의 천문학 이론을 가지고 있지는 않았으며, 바빌로니아의 천문학 지식에서 일식에 관한 정보를 얻은 것으로 짐작된다.

탈레스는 또한 피라미드의 높이를 삼각형 닮은 꼴 정리를 발전시켜 그림자로 측정하였으며, 이집트 기하학을 빌려 여러 기하학 원리를 발견한 것으로 여겨진다. 이런 것들은 고대 이집트와 바빌로니아 인들이 이미 발전시켰을 가능성이 있으나, 탈레스가 했다는 것이 오늘날의 기록에 남아 있는 가장 오래된 것이다. 물리학에서는 자석의 성질을 처음으로 연구하였고, 자석이 쇠를 움직일 수 있는 영혼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진다. 가장 중요한 것은 탈레스가 “우주는(세상 만물은) 무엇으로 만들어졌는가?”라는 의문을 제기한 것이다. 이는 오늘날의 용어로는 우주를 구성하는 근본 물질, 즉 원소는 무엇인가에 해당된다.



표제어로 『과학 잔혹사』를 채택한 이 책의 집필 취지는 “과학에도 속죄해야 할 잘못이 있다”라는 사실이다. 21세기 접어들면서 '과학 만능의 시대'로 착각할 수 있을 정도로 놀라운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저자 샘 킨(Sam Kean)은 이 책에서 지식에 대한 집착과 광기 어린 야망으로 타락한 과학자들을 소개한다. 이른바 과학과 과학의 '흑역사'를 짚어낸 것이다. 그 토대 위에 세워진 과학의 잔인한 역사는 알면 알수록 과학이 과연 인간을 이롭게 하는 학문인가? 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다. 그러나 '과학 만능주의'에 경고 카드를 보이는 차원에서 이 책은 매우 의미가 깊다. 이 책은 모두 12장으로 구성돼 있다. 1장 「해적질_표본 수집일까, 식민지 약탈일까」 2장 「노예 무역-흰개미집 연구자의 자금 조달 방법」 3장 「시신 도굴-해부학자들의 위험한 거래」 4장 「살인-하버드의학대학원에서 일어난 엽기적인 사건」 5장 「동물 학대-전류 전쟁과 최초의 전기 처형」 6장 「비열한 경쟁-공룡 뼈 발굴 작전」 7장 「의사들의 연구 윤리 위반-매독 연구의 희생자들」 8장 「명성에 눈이 멀어-얼음송곳으로 뇌를 수술한 의사」 9장 「간첩 활동-소련에 원자폭탄 설계도를 넘긴 화학자」 10장 「심리적 고문-수학 천재는 왜 테러리스트가 되었는가」 11장 「의료 과실-음경이 훼손된 아이의 불행」 12장 「증거 조작-약품 수사국 슈퍼우먼의 진실」 등이다. 제목으로만 살펴봐도 과학자·지식인이라기보다 도둑, 돈과 권력에 눈 먼 사람, 광인 등에 심지어 살인자까지 다양한 범죄를 저지르는 야만적 성품의 소유자들임을 보여준다. 오늘날 과학과 종교는 분리되어 다룬다. 서로 반목할 수밖에 없는 흔적을 역사에 남긴 탓이라는 독자의 생각에 불을 지피듯 잔혹한 행위가 많이 등장한다.

이를 테면 초창기 해부학자들은 시신을 구하기 위해 시신 도굴꾼과 거래했으며, 토머스 에디슨은 경쟁자의 기술을 부정하기 위해 개와 말을 전기로 고문했다는 이야긱다. 또 저체온증인 사람을 소생시키는 방법으로 참고할 수 있는 자료는 나치 독일의 생체 실험에서 얻은 데이터가 유일하다는 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과학자들은 역사상 일부 비열한 범죄에 책임이 있다. 과학자들은 왜 악행을 저지른 것일까? 이 책 『과학 잔혹사』는 이처럼 과학적 성취의 잔혹한 이면을 조명한다. 이 책은 한때 세상을 들끓게 했던 과학 범죄 사건들을 재조명하며 타락한 과학자와 의사의 심리적 동기를 파헤친다. 클레오파트라부터 식민지 약탈, 전쟁과 냉전의 희생자들, 그리고 첨단기술로 변화할 미래의 범죄까지, 과학의 역사에서 갈등과 드라마를 포착하는 데 탁월한 작가 샘 킨은 과학적 성취와 얽혀 있는 잔인하고 섬찟한 범죄를 생생하게 그려낸다.



독자는 찰스 다윈이 존경한 당대 최고의 박물학자 윌리엄 댐피어가 약탈을 일삼은 괴팍한 해적이라는 사실을 알고 깜짝 놀랐다. 분류학의 아버지로 영향력을 떨친 칼 폰 린네가 『자연의 체계(Systema Naturae)』를 쓸 때 참고한 표본 컬렉션은 노예 제도에 기대 채집된 것이라고 저자는 밝힌다. 흔적을 남기지 않고 질식사시키는 방법을 ‘버킹(burking)’이라고 하는데, 이는 시신 도굴꾼의 이름 윌리엄 버크(William Burk)에서 따온 것이라니 기가 찰 노릇이다. 특히 버크는 시신이 필요한 해부학자들과 거래하다가 살인까지 저지른 인물이라고 한다. 

또 발명 천재 토머스 에디슨은 전류 산업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개와 말에게 전기 고문을 가했고, 신경과 의사였던 월터 프리먼은 정신질환자들의 뇌 속을 얼음송곳으로 헤집는 수술을 확산시켰다. ‘젠더’라는 용어를 처음 만든 심리학자 존 머니는 생물학적 기반을 무시하고 음경이 훼손된 아이에게 성전환 수술을 강권해 한 사람의 인생을 비극으로 만들었다.

과학자나 의사는 대개 똑똑하고 논리적이며 합리적이라는 이미지가 있다. 사실 그들에겐 동양에서도 '스승 사(師)'를 붙여 존칭한다. 그렇지만 과학자와 과학의 역사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도덕성에 어긋나는 일을 서슴없이 저지르며 때로는 법의 선을 넘기도 했다. 오늘날의 과학은 그러한 어두운 역사에 빚을 지고 있는 셈이다. 과학자들은 어떤 동기와 심리에서 범죄를 저지르는 것일까? 저자는 이 책에서 강한 호기심, 지식에 대한 갈구, 지나친 자부심에서 비롯된 명예욕, 일부의 고통과 희생은 불가피하다는 자기 정당화 등 과학자들이 타락하는 과정과 과학 범죄가 지닌 독특한 요소들을 드러낸다. 과학과 의학이 어느 때보다 우리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오늘날, 이 책은 과학과 의학이 올바른 절차를 밟고 있는지를 판단할 수 있는 눈을 길러줄 것으로 기대된다.



의약품은 수많은 생명을 구했고, 기술은 우리를 힘든 노동에서 벗어나게 해주었다. '의학과 기술'로 정의되는 과학은 분명 세상에 좋은 것을 가져다주는 힘이 있다. 그렇지만 좋은 뜻을 가졌다고 해서 모든 수단이 정당화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비윤리적인 과학은 희생자를 만들고, 사회적인 논란을 야기하며, 과학 공동체에 혼란을 준다. 결과적으로는 연구자들의 자유가 제한될 수도 있다. 오늘날 대개의 과학자에게는 윤리적 의무가 부과돼 있다. 의사에게 어떠한 이유로든 인간을 실험 대상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는 의사 윤리적 의무가 한 가지 예다. 또 대량 살상 무기의 연구에 참여해서도 안 된다는 과학자의 윤리도 있다. 의학이나 과학 기술이 전쟁을 통해 이미 무기로 사용한 전력이 있어서 뒤늦게 부과된 것이다. 그마저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다면 의학이나 과학 기술은 지구와 인류를 멸망시킬지도 모를 일이다. 

소설 『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의 실제 모델인 18세기 해부학자 존 헌터는 시신 도굴꾼과 거래해 수많은 시신을 사들이며 시신 거래를 확대하는 데 일조했다고 이 책은 강조한다. 의대생 증가로 시신 부족 사태가 발생하자 시신 가격이 치솟았고, 가격이 오를수록 이 시장에 뛰어들려는 사람들이 늘어난 것이다. 2012년 체포된 마약 분석가 애니 두컨이 저지른 증거 조작은 사법 체계를 혼란에 빠뜨리며 큰 사회적 비용을 발생시켰다. 처음부터 학위를 조작해 업계에 발을 들인 두컨은, 마약 시료를 제대로 시험하지 않고 경찰의 추정을 그대로 기록하면서 다른 연구자들의 두세 배가 넘는 시료를 처리했다. 그 결과 두컨이 시험한 3만 6000건 전체가 도마에 올랐고, 이를 처리하느라 3000만 달러의 예산이 배정되었으며,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로 2만 건 이상의 원심 판결이 파기되었다.

이 책에서 저자는 과학 범죄 사건을 면밀히 들여다봄으로써 과학자의 심리를 이해하고 과학 윤리에 대해 생각해볼 문제를 던진다. 이 책에 등장하는 사건들은 과거의 이야기에 머무르지 않는다. 노예 무역을 통해 채집된 수많은 표본은 여전히 과학자들이 참고하는 자료이고, 고통받은 피험자들에게서 얻은 데이터는 사용하지 않는 것이 맞는지, 사용하는 것이 고인의 희생을 헛되이 하지 않는 것인지와 같은 고민거리가 남아 있다. 전문가 영역이라는 인식 때문에 접근하기 어려웠던 과학과 의학 분야에서도 이제 도덕성과 윤리 문제가 부각되고 있는 시대에, 이 책은 정직과 성실성, 양심적 태도의 중요성을 다시금 일깨워준다.



원자폭탄의 발명에 결정적 도움을 준 과학자는 아인슈타인이라고 알려져 있다. 그가 정립하고 증명한 상대성이론에 의해서다. 물리학에서 상대성이론은 특수상대성이론과 일반상대성이론을 합친 것을 뜻한다. 전자는 아주 빠른 속도, 정확히 말해 광속에 가깝게 운동하는 물체의 운동학(kinematics)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고, 후자는 아주 무거운 물체가 주위에 미치는 힘을 다루는 동역학(dynamics)의 영역이다. 우리가 배워서 알고 있듯이 상대성이론은 알베르트 아인슈타인(A. Einstein, 1879-1955)이 제안하고 발전시켰다. 특수상대성이론은 1905년 논문 '움직이는 물체의 전기역학에 대하여'와 '물체의 관성은 에너지에 관련되어 있는가?'에서 발표된 것으로, 일반상대론은 1915년에 프러시아 과학 아카데미에서 중력장 방정식을 발표한 것으로 기준을 삼고 있다고 한다. 2차 세계대전 발발로 미국으로 망명한 아인슈타인은 미국에서도 절대적인 과학자로 알려져 있는 인물이다. 2차 세계대전이 한참 진행 중인 미국에 독일과 일본 등 적국에서 원자폭탄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는 첩보가 날라들자, 당시 미국 대통령 루스벨트는 은밀히 원자폭탄 연구를 명령했다는 사실은 이미 알려져 있다. 심지어 러시아 역시 원자폭탄 연구를 하고 있었다고 뒤늦게 파악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전쟁에 깊숙이 참여한 미국으로서는 무시할 수 없는 첩보다. 루스벨트는 아인슈타인에게 자문을 구했다고 한다. 아인슈타인은 가능한 일이지만 자신은 참여하지 않겠다고 분명히 입장을 밝혔다고 알려지고 있다. 원자폭탄 연구에 돌입한 각국이지만 재정적 뒷받침을 할 수 있는 나라는 미국뿐이었다. 결국 원자폭탄 발명은 미국에 의해 이뤄졌고, 전쟁 종식의 목적으로 일본 본섬에 원폭 투하가 결정돼 2차 세계대전은 막을 내렸다.

전쟁 발발국에 대한 응징이기는 하지만 원폭 투하 결정은 매우 신중하게 이뤄졌다고 한다. 또 원폭 투하 전에 이미 일본은 항복할 것을 결정한 상태라고도 주장하는 내용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원폭을 투하한 것은 공산주의 러시아의 남진을 막기 위해서라는 것도 뒤늦게 알려진 비밀 중의 하나다. 원자폭탄 발명의 이론적 뒷받침은 아인슈타인에 의해 이루어졌지만 참여하지는 않았다. 아인슈타인은 이런 말을 남겼다고 한다. “많은 사람은 위대한 과학자를 만드는 것이 지성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그 생각은 틀렸다. 위대한 과학자를 만드는 것은 인성이다.”



이 책은 특정 과학 분야의 이야기에서 벗어나 과학에서 묻혀 있던 어두운 이야기를 조명했다. 지식에 대한 집착과 광기 어린 야망에 사로잡힌 과학자, 안타까운 희생자들의 사연, 역사적 맥락과 상황을 생생하게 그려내고 있어 읽어가면서 굉장히 불편한 심정을 억눌러야 한다. 그러나 몰입도는 높아간다. 과학 발전이 꼭 인류의 행복을 위해 쓰이지는 않는구나 하는 자성과 통찰이 생기기 때문이다. 또 과학 발전을 이유로 때로는 잔인한 장면도 스스럼없이 연출하는 과학자와 의사 등을 대하는 새로운 시선이 있구나 하는 각성도 촉발된다. 잔인하게 희생되는 피해자들을 생각하며 분노가 치밀어 오르기도 한다. 이에 대해 저자 샘 킨은 이야기에 몰입해 과학의 충격적인 역사를 읽는 것이 과학 윤리를 내면화하는 데 효과적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즉 윤리를 지키라고 지시하는 것보다 이야기로 윤리 의식을 마음에 심어주는 것이 더 큰 효과를 발휘한다는 것이다. 저술가다운 말이다. 논리적이기도 하다. 특히 독자가 어렸을 때 가장 좋아했던 소설 『로빈슨 크루소』의 실제 모델과 작가 이야기에는 어릴 적 동경했던 모험심과 작가 역량에 의심마저 생긴다. 동심은 파괴됐지만 적확한 비하인드 스토리는 독자의 삶에 한구석에 남아 영감을 주는 지혜의 한조각으로 남을지도 모른다. 독자의 집필 취지에 동의한다면 이 책은 마치 모험심을 강조하는 소설처럼 읽힐 수도 있다.


저자 : 샘 킨(Sam Kean)


베스트셀러 『사라진 스푼』 『바이올리니스트의 엄지』 『뇌과학자들』 『카이사르의 마지막 숨』 『얼음송곳 의사』의 저자. 미국 워싱턴 D.C.에서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미국 미네소타 대학에서 물리학과 영문학을 전공했으며, 〈뉴욕 타임스 매거진〉 〈슬레이트〉 〈뉴 사이언티스트〉에 글을 썼다. 미국과학작가협회 특별상(2009)을 수상했다. 『사라진 스푼』은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 미국 아마존 ‘사이언스 Top 10 Books’에 꼽혔고, 『바이올리니스트의 엄지』는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 〈엔터테인먼트 위클리〉 ‘최고의 책’, 미국 아마존 ‘올해의 책’, 〈퍼블리셔스 위클리〉 ‘에디터스 픽’에 선정되었다. 『뇌과학자들』은 『바이올리니스트의 엄지』와 함께 PEN/E.O. 윌슨 문학적 과학 작품상과 AAAS/Subaru SB&F상 후보로 지명되었고, 미국 아마존 ‘올해의 책’, A.V. 클럽 ‘올해의 책’에 선정되었으며, 굿리드 초이스상 비문학 부문 파이널리스트에 올랐다.


역자 : 이충호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화학과를 졸업하고, 교양 과학과 인문학 분야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2001년 『신은 왜 우리 곁을 떠나지 않는가』로 제20회 한국과학기술도서 번역상을 수상했다. 옮긴 책으로 『진화심리학』 『사라진 스푼』 『루시퍼 이펙트』 『우주를 느끼는 시간』 『바이올리니스트의 엄지』 『뇌과학자들』 『잠의 사생활』 『우주의 비밀』 『유전자는 네가 한 일을 알고 있다』 『도도의 노래』 『루시, 최초의 인류』 『스티븐 호킹』 『돈의 물리학』 『경영의 모험』 등 다수가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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