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깊은 생각의 비밀 - 빼앗긴 집중력을 되찾고 당신의 뇌를 최적화할
김태훈.이윤형 지음 / 저녁달 / 2024년 4월
평점 :
어? 어, 어! 하다 4차 산업혁명 시대로 깊숙이 들어온 느낌이다. 독자는 아날로그 세대로 디지털 문화에 익숙해지기도 전에 인공지능, 빅데이터로 상징되는 4차 산업혁명 속의 시대에 이미 발을 들여놓았음을 뒤늦게 느낀다. 인공지능에 관심을 가진 지 불과 8년 만의 일이다. 디지털 시대는 아날로그 세대로서는 정신을 차리기 어려울 정도로 빠르게 변한다. 2016년 이미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알파고'와 이세돌의 바둑 대결에서 인공지능의 발전을 피부로 느낀 최초의 사실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세돌의 승리를 점치고 있었다. 심지어 대국자인 이세돌 9단마저도 승리를 장담하고 있었다. 이때 들은 이야기로는 인공지능 바둑 '알파고'는 하루 3만 판의 연습 바둑을 둔다고 한다. 인간의 시간으로는 따라갈 수 없는 바둑을 하루에 둔 것이다. 구글 알파고 담당자 측에서는 더 이상의 인간과 AI의 바둑 대결은 의미가 없다고도 밝힌 바 있다. 지금은 각 나라의 일류 바둑 기사들이 모두 인공지능이라는 하나의 스승 아래서 바둑을 연구하고 배우는 현실로 바뀌었다.
인간이 만들어낸 기계에 역으로 지배당하는 상황을 우려했던 일들이 하나둘씩 현실화되어 가고 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지구상에서 유일하게 생각하는 존재였던 인간은, 또 다른 생각하는 존재의 등장으로 위협받고 있고, 속도와 효율성 면에서 인간을 능가하는 초거대 AI의 등장으로 이미 인간의 일자리는 대체되기 시작했다. 더욱 인공지능을 주체적으로 이용하는 인간으로 살아남기 위해서는 인간이 생각의 작동 방식을 이해하는 것은 그 무엇보다도 중요해졌다. 그러나 인간은 OTT, 숏폼 영상을 종일 켜놓고 엄청난 양의 콘텐츠와 정보의 홍수 속에서 살고 있다. 더욱이 우리는 수많은 정보를 받아들이고 있기는 하지만 점점 스스로 생각하기를 소홀히 하고 있다. 궁금하거나 모르는 점이 생기면 즉각 검색을 시도할 뿐 유추하거나 추리하거나 상상해보지 않는다. 우리는 지금 ‘생각하지 않는 시대’를 살고 있다. 과연 이대로 괜찮을까. 이런 우려가 이 책 『깊은 생각의 비밀』이 쓰여진 이유다.
공동 저자 김태훈과 이윤형(이하 저자)은 인지심리학자로서 수많은 대기업에서 ‘생각’에 대한 주제로 강연을 해왔다. 강연마다 늘 화제가 되었다고 한다. 아마 '생각하지 않은' 많은 대기업 임직원들의 각성 탓이었을 것으로 독자는 추정한다. 저자는 강연을 바탕으로 인간만이 가지고 있는 복합 사고 능력을 키우고 단련하는 법을 흥미로운 심리 실험과 함께 쉽고 재미있게 전달하기 위해 이 책을 썼다고 밝힌다. 더 많은 독자들이 이 책을 읽고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주도자로 살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지금 우리 인간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생각 매뉴얼'이고 이 책이 길을 찾는 많은 방법을 제시할 것으로 독자는 기대한다. 최고의 판단력, 결정력, 문제해결력을 원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오랜 시간 곁에 두고 탐독해야 할 책이다.
오늘날의 이런 상황은 몇몇 전문가들에 의해 이미 예견되어 왔다. 20세기 말 인공지능이 현실화된다는 이야기가 사회를 떠들썩하게 만들었고, 곧 21세기 벽두부터 우리의 일자리를 컴퓨터와 인공지능에게 빼앗길 우려가 있다고 우려를 제기했다. 그러나 대부분 인공지능은 인간의 창의력을 따라올 수 없는 기계에 불과하다고 애써 인공지능의 능력을 외면해왔다. 21세기 뉴밀레니엄과 함께 작은 통신기기 하나가 인터넷을 장착하고 우리 손에 쥐어졌다. PC 등에서나 가능했던 인터넷이 휴대전화에 장착된 것이다. '도서관을 들고 다닌다'고 표현할 만큼 강력한 무기를 언제 어디서나 꺼내 사용할 수 있다는 사실은 호기심을 넘어 외경심마저 들었다. 불과 20년도 채 되지 않았는데도 이제 우리 인간은 스마트폰과 뗄 수 없는 생활을 하고 있다. 아침에 눈을 뜰 때부터 잠들기 전까지. 알람 소리를 듣고 잠에서 깨면 바로 SNS에 들어가 밤사이에 있었던 새로운 콘텐츠를 확인하며 씻으러 들어간다. 출근 준비하는 내내 유튜브 또는 OTT 영상을 시청하거나 음악을 듣는다. 회사까지 이동하는 시간에도 마찬가지다. 일을 할 때도 잘 안 풀리면 바로 스마트폰으로 검색해서 찾아본다. 퇴근을 하고 잠들기 전까지도 스마트폰으로 다시 영상을 보거나 뉴스를 본다. 많은 사람들이 이런 생활 패턴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우리는 점점 정보를 미디어에 의지하고 점점 스스로 생각하지 않는 시대에 살며 그렇게 만들어가고 있다. 지금 이대로 생각하는 능력을 방치해도 괜찮은 걸까?
저자는 인간이 인간을 닮은 새로운 경쟁자보다 우위에 있는 면은 바로 '복합적으로 생각하는 능력', 그리고 '자기만의 방식으로 정보를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능력'이라고 단언한다.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생각의 본질은 이 두 가지 능력과 깊은 관련이 있다고 말한다. 그런데 우리는 이 능력을 얼마나 열심히 갈고닦으며 잘 사용하고 있는가?라는 자문을 해본다. 생각 그리고 생각하는 힘의 중요성을 언급하는 살마은 많다. 그런데 정작 '생각하는 방법'을 제대로 고민해보거나 생각의 특징을 이해하는 사람은 거의 없는 것 같다는 게 저자의 분석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두 저자는 모두 인지심리학자이다. 인지심리학적 관점으로 '생각'해 대해 살펴보는 것이 이 책의 목적이다.
책에 따르면 일방적인 콘텐츠에 노출됐을 때 우리의 뇌는 생각하기를 멈춘다. 회사에서 회의를 하거나 가족이나 친구와 이야기하다가 궁금한 것이 생겼을 때도 스스로 생각하지 않고 바로 스마트폰으로 검색부터 한다. 저자는 스스로 생각하는 것을 멈추고 검색을 통해 생존하고 있는 인간을 '호모 스키스켄스'로 부르며 이러한 현상에 대해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인류가 지구에서 유일하게 생각하는 존재였던 시절이 있었지만 또 다른 생각하는 존재, 초거대 AI가 등장했고, 인공지능의 생각 속도와 효율성은 이미 인간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인간은 위기와 위협을 느낀다고 하면서도 생활의 패턴이나 생각하는 방식은 여전히 그대로다. 이 대전환의 시대에 살아남기 위해서 지금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바로 ‘깊은 생각’이다.
깊은 생각을 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이 책에서는 가장 먼저 생각의 특성과 원리가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생각이 무엇인지, 어떻게 작동하는지 등 생각의 작동 원리에 대해서 생각 CPR(입력, 처리, 인출)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통해 쉽고 논리적으로 설명하고 흥미로운 심리 실험들을 소개하며 생각의 특성을 설명한다. 이러한 생각의 특성으로 발생할 수 있는 인간이 자주 저지르는 생각의 오류와 오류의 극복 방법까지 전한다. 사회적 환경으로 인해 발생하는 생각의 오류 문제도 지적하며 자연스럽게 독자들이 깊은 생각을 방해하는 문제를 인식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이 책은 모두 8장(章)으로 이루어져 있다. 1장 〈생각은 어떻게 작동하는가〉, 2장 〈생각을 습관으로 만드는 법〉, 3장 〈문제의 정의와 개념화를 통한 생각 트레이닝〉, 4장 〈우리가 생각을 잘하지 못하는 이유〉, 5장 〈현명한 판단과 의사결정의 심리학〉, 6장 〈유연한 생각을 위한 전략〉, 7장 〈집단 지혜의 힘〉, 8장 〈깊은 생각이 답이다〉 등이다. 이 책은 생각을 방해하는 문제 정의와 함께 재미있는 실험을 통해서 문제를 바로 잡고 독자들이 직접 생각하고 답할 수 있도록 했다. 그리고 더 깊은 생각에 집중하도록 만드는 장치도 실려 있다. 일상에서 생각의 방법을 적용하고 습관화할 수 있도록 훈련하기 위해 「생각해보기」와 「실천해보기」를 넣어 본문을 구성했다.
현명한 판단과 의사결정, 유연한 생각을 위한 전략, 집단 지혜로 이르는 생각법까지 깊은 생각을 할 수 있는 프로세스를 전부 담았다. 이렇게 직접 생각해보고 글을 쓰면서 정리할 수 있도록 구성한 것은 많은 독자들이 가볍게 읽고 위기를 느끼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깊이 있게 탐독을 하면서 책을 읽기만 해도 깊은 생각을 하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저자는 본문에 들어가기 전 「생각하지 않는 사회」란 제목의 서문에서 "인간 세상을 지금껏 발전시킨 힘은 전문성과 협력이다. 과거 수렵 및 채집 시대에는 사냥 전문가, 음식 저장 전문가, 은신처 제작 전문가 등이 크게 대접받았다. 이후 자격증이라는 단어로 대변되는 특정 분야의 전문성을 갖춘 전문가들은 20세기까지 사회의 중요 역할을 맡았고 그들이 사회를 전반적으로 이끌어왔다"고 전제한다. 이 시대의 리더는 사람들을 이끌 뿐 아니라 다른 구성원들에 비해 지식과 기술이 풍부해서 나누어줄 것 또한 많은 사람을 뜻한다. 이처럼 전문성을 갖고 조직을 이끌어가는 카리스마 있는 리더는 늘 주목받았지만, 이제는 이러한 리더가 여타의 조직 구성원들보다 더 많은 지식이나 숙력된 기술을 갖고 있다고 확신할 수 없는 시대다. 저자는 리더가 특정 분야의 지식이나 기술을 통해 조직을 이끌어가는 시대는 저물었다고 단언한다.
미래에는 '스스로 깊게 생각하는 힘을 가진 사람'이 중요하게 쓰일 것임은 분명하다고 강조한다. 깊이 생각하는 힘은 단순히 지식을 축적하는 것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훨씬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우리가 앞으로 살아갈 새로운 세상은 그 어느 때보다도 지식을 연결하는 일이 더 중요해질 것이다. 따라서 나의 지식을 다른 사람의 지식과 연결하여 통찰하며 통섭에 능한 사람이 각광받을 수밖에 없다고 저자는 역설한다.
이 책은 인문 교양서 혹은 심리학 에세이처럼 쓰였다. 그러나 책의 내용을 훑고 지나가다보면 인지심리학 논저에 가깝다. 각 장의 제목만 훑어봐도 논문식 저서라는 것이 금세 파악된다. "생각의 작동-생각을 행동(습관)으로 만들기-생각을 가로막는 것들-전략적(유연한) 생각하기-집단 지혜의 힘-(깊은) 생각이 답이다"로 하나씩 하나씩 계단들 밟아올라가는 과정으로 전개된다. 각 장의 뒷 부분에는 '생각을 습관으로 만들기 위한 생각 트레이닝'을 직접 할 수 있도록 생각을 직접 써보는 난도 마련돼 있다.
생각을 방해하는 문제 정의와 함께 재미있는 실험을 통해서 문제를 바로 잡고 독자들이 직접 생각하고 답할 수 있도록 구성돼 있다. 또 더 깊은 생각에 집중하도록 만드는 장치도 실려 있다. 일상에서 생각의 방법을 적용하고 습관화할 수 있도록 훈련하기 위해 「생각해보기」와 「실천해보기」도 첨부돼 있다. 현명한 판단과 의사결정, 유연한 생각을 위한 전략, 집단 지혜로 이르는 생각법까지 깊은 생각을 할 수 있는 프로세스를 모두 담았다. 이렇게 직접 생각해보고 글을 쓰면서 정리할 수 있도록 구성한 것은 많은 독자들이 가볍게 읽고 위기를 느끼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깊이 있게 탐독을 하면서 책을 읽기만 해도 깊은 생각을 하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도록 유도한 것으로 독자는 믿는다.
인지심리학자이자 아주대학교 심리학과 교수인 김경일, 성균관대학교 기계공학 교수이자 『포노 사피엔스』 저자인 최재붕, 지식생태학자이자 한양대학교 교수인 유영만, CJ ENM CP 정민식 등 많은 학자와 작가들이 극찬한 이 책은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 깊은 생각을 통해 그 누구보다 정확하게 문제를 인식하고 해결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가이드가 될 것이다. 인간은 매 순간 생각하고 결정하며 문제를 해결한다. 우리가 앞으로 살아갈 시대에는 지금보다 더 복잡한 문제를 마주하게 될 것이다. 그 미래를 준비하는 책으로 이 책은 매우 잘 쓰여진 책임을 한 번 읽은 독자들은 반드시 느낄 수 있다. 책 출간을 한 후 한 인터뷰에서 저자는 "책을 통해 독자분들께 전하고 싶었던 이야기"에 대해 질문하자 "생각은 누구나 하지만 차별화된 생각은 극소수만 합니다. 이 책은 그동안 고민해보지 않았던 인간의 생각에 대해 함께 탐구해보고 이를 통해 생각을 차별화하고 싶은 분들에게 보탬이 되리라 생각합니다"라고 강조하는 부분에서도 명백해진다.
인간은 한번 자신의 입장을 정하고 나면 그와 반대되는 정보를 접해도 쉽게 기존 입장을 바꾸지 않으려 한다. 자신의 입장을 지지하는 증거는 지속적으로 받아들이지만 반대되는 증거는 애써 무시하는 사고방식을 확증편향(confirmation bias)이라고 한다.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는다’는 표현을 흔히 쓰곤 하는데, 이것이 바로 확증편향을 의미한다.(p.135) - 4장 「우리가 생각을 잘하지 못하는 이유」 중에서
자신의 분야를 다른 사람에게 잘 설명하려면 별도의 연습을 꾸준히 해야 한다. 머릿속에 떠오른 생각을 말로 바꾸고 그것을 스스로에게 설명해보자. 자기 생각의 중심적 의미를 잘 표현하는 정확한 단어 선택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과정을 통해 머릿속이 정리되기 때문이다.(p.236) - 7장 「집단 지혜의 힘」 중에서
저자 : 김태훈
경남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고려대학교 심리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한 후 미국 오하이오주립대학교 심리학과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인간의 움직임의 기저와 적용 가능성을 연구하였으며, 현재 메타인지, 인지적 편향 등 인간의 사고과정에 관한 연구를 주로 진행하고 있다. 육군사관학교 심리학과에서 전임강사로 재직하였으며, 현재 경남대학교 심리학과에 재직 중이다. 각종 기관 및 기업에서 강연을 하고 있으며, 〈역사저널 그날〉 〈책 읽어주는 나의 서재〉 등 여러 프로그램에 출연하였다. 옮긴 책으로 《전망하는 인간, 호모 프로스펙투스》 《혁신의 도구》(이상 공역)가 있다.
저자 : 이윤형
영남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고려대학교 심리학과를 졸업한 후 동 대학원에서 실험심리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대 학교에서 인지심리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대구가톨릭대학교 심리학과에서 교수 생활을 시작하였으며 현재 영남대학교 심리학과에서 인지심리학과 뇌과학 강의를 하면서 인간의 언어, 기억과 학습, 인지와 정서 관련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인지과학회와 학교심리학회에서 최우수논문상을 수상하였으며, 영남대학교에서 우수연구상 및 다수의 강의 우수교수상을 수상하였다. 다양한 기관과 기업에서 외부 강의와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인지심리학을 통해 삶에 도움을 주려 노력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혁신의 도구』(공역) 『인지심리학의 기초』가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