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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모와 다큰 왕자 - 나를 알고 타인을 이해하는 7인 7색 관계 심리학
엄혜선 지음 / 애드앤미디어 / 2024년 3월
평점 :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는 세계의 거의 모든 사람이 잘 안다. "6년 전 사하라 사막에서 비행기가 추락했을 때, 나는 '어린 왕자'를 만났다. 처음에 그는 나에게 양의 그림을 그려 달라고 했다. 또한 전에 그린 보아뱀의 그림을 이해했다. 양의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해서 귀찮아 상자의 그림을 그렸더니 의외로 만족해했다. 상자 안에 양이 있다는 것이다. 이 어린 왕자는 집채만한 별에서 왔는데, 그 별의 이름은 Β-612였다. 언제나 숫자를 좋아하는 어른들이 붙인 이름이다. 그렇지만 인생을 이해하는 이들은 숫자 같은 건 대수롭게 여기지 않는다. 여섯 해 후에 그를 잊지 않기 위해 다시 그의 모습을 그려본다."로 시작하는 〈어린 왕자〉는 동화로도 읽히고 소설로도 읽힌다. 뿐만 아니라 영화·연극·뮤지컬은 물론 수많은 예술작품에 영감을 주는 캐릭터가 됐다. 생텍쥐페리는 1943년 〈어린 왕자〉를 발표함으로써 일약 세계적인 작가의 반열에 올랐다. 특히 이 작품에는 아름다운 삽화까지 직접 그려 넣어 그의 또 다른 재능을 엿볼 수 있었다. 옛 프랑스 50프랑짜리 지폐에 새겨질 정도로 프랑스 최고의 작가 중 한 명으로서 세계인의 사랑을 받았다. 생텍쥐페리는 〈어린 왕자〉를 비롯, '철학'이 담긴 아름다운 동화를 써서 80년이 지난 지금도 많은 사람들의 가슴에 감동을 주고 있다. 아쉽게도 그는 2차 세계대전 중 1943년 연합군 반격 작전에 참가하기 위해 정찰 임무를 수행하다가 행방불명되었다. 〈어린 왕자〉가 자신의 운명과 미래를 그린 것이라는 듯이.
이 책 『모모와 다큰 왕자』는 저자 엄혜선이 〈어린 왕자〉를 '다큰 왕자'로 바꾸어 7명의 사람과 만나 관계를 맺는 과정을 보여준다. 심리학을 전공하고, 심리상담사로 마음의 상처난 이들에게 치유의 조언을 해주는 저자는 다큰 왕자가 7명의 사람들과 만나 관계를 맺는 과정을 통해 심리 치유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저자는 "나만의 속도로 나아가는 이들에게는 기다릴 수 있는 변화를, 나만의 기준으로 바라보는 이들에게는 상대방과의 균형을, 나만의 방향으로 소통하는 이들에게는 타인을 이해하는, 관계가 어려운 사람을 위한 7가지 조언을 주기 위해 『모모와 다큰 왕자』를 썼다고 말한다.
이 책은 〈어린 왕자〉를 패러디해 관계 맺기를 도와주는 심리학 콘텐츠이다. 저자는 「서문」을 통해 주인공 다큰 왕자는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젊은 세대를 대표하는 캐릭터로 이 책에서 ‘어린’ 왕자는 ‘다큰’ 왕자가 되어 새로운 관계 맺기 여행을 시작한다. 원작에서 만났던 인물들은 각기 다른 성격을 가진 캐릭터로 변신해서 왕자와 만나게 된다. 다큰 왕자는 비밀 친구 모모의 도움으로 별에 사는 사람들을 만나 새로운 시도를 한다. 우당탕탕 깨지고 화해하고 질문하면서 모모와 함께 여행을 떠난다.
저자는 책의 앞 부분에 있는 「서문」에서 원작 〈어린 왕자〉의 마지막 장면에서 『모모와 다큰 왕자』는 다시 시작된다고 말한다. 〈어린 왕자〉에서 지구에 온 어린 왕자는 비행사와 여우를 만나면서 마음으로 보는 것의 중요성을 깨닫는다. 자신이 길들였던 장미를 책임지려 돌아가기로 선택한다. 그 뒤에 이어지는 이야기는 수십 년간 전 세계 독자들의 상상력을 자극해 왔다. 만약 어린 왕자가 자기 별에 돌아갔다면 그곳에서 어떻게 지냈을까? 이 궁금증이 '다큰 왕자'의 새로운 여정의 변곡점이 된다.
"나에게만 보인다고? 살다 보니 별일이 다 있네. 별에 돌아가고 싶은 간절함이 온 우주에 전해졌나?" 중얼거리는 다큰 왕자에게 어느 날 꼬물거리는 신기한 생명체가 나타난다. 말랑말랑한 몸통에 왕자의 눈에만 보인다는 그 요정의 이름은 '모모'다. 귀찮아 죽겠다는 왕자를 흔들어 깨워 B314로 돌아가게 해준다는 모모의 말을 과연 믿어야 할까? 저자 엄혜선은 B314로 돌아가려면 왕자가 지나온 별들을 다시 거쳐서 이전에 스쳐 지나간 사람들을 만나야 한다고 설정한다. 〈어린 왕자〉가 만났던 사람들을 만나면 그들과 관계 맺기 위해 힘들게 애써야 하는데···.
저자는 다큰 왕자의 성격을 요즘 유행하는 성격유형검사(MBTI)의 ENFP 유형으로 설정한다. ENFP 유형은 열정적이고 따뜻하며 상상력이 풍부하다고 한다. 세상을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곳으로 보기 때문에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보인다. 자발적이고 융통성이 있으며, 특히 자신이 관심 있는 일에는 매우 열성적인 모습을 보인다는 것.
다큰 왕자는 'I'들이 봤을 때는 정말 '극E'이고, 'E'들 사이에 있으면 또 아주 'I' 같다. 인내심이 부족하고, 호기심은 정말 많다. 아이 같은 순수함을 장착해서 스트레스를 받아도 훌훌 잘 털어내는 편이다. 모두와 친해질 수 있는 타입이고, 모든 것에 감동한다. 생각이 많은 편이고, 딴지 거는 사람은 못 참는다. 과거 사진을 보면서 추억을 곱씹는 것을 좋아하고, 고독을 즐긴다고 한다. 이런 '20대 취준생' 다큰 왕자는 봄날의 햇살 같은 'ENFJ 모모'의 설득에 못 이겨 B314로 돌아가기 위한 긴 여정을 떠난다.
실행력이 부족한 책방 주인 마르코, 갓생 사는 시설관리인 세바스찬, 성공한 CEO 알렉사, 귀농한 셰프 포레스트, 유튜버 개스톤, 벼락부자 건물주 토르, 플로리스트 로제를 만나 좌충우돌 부딪치며 관계를 맺어간다.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면서 그 사람들의 행동에는 이유가 있음을 깨닫기도 하고, 모든 사람에게는 강점과 약점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정신없이 달려가다가 잠시 멈춰 자신을 돌아보기도 하고, 상대를 이해하기 위해 공감 거울을 들어보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큰 왕자를 지치게 하고, 에너지를 뺏어가는 사람은 있기 마련이다. 그런 사람은 어떻게 대해야 할까? 다시 출발점에 선 다큰 왕자와 모모는 어떤 길로 나아갈까?
“왕자가 어떤 선택을 해도 나는 믿어. 바닥을 쳤다면 이제는 올라갈 일만 남은 거잖아.”라고 책 속의 모모의 말을 전제로 저자는 독자들에게 "내 곁에 이런 든든한 사람이 있는가?"라고 묻는다. 타인을 미워하고 상처받았어도 관계가 좋아지기를 바란다면, 나를 잃지 않고도 관계를 회복하길 원한다면 이 책을 찬찬히 읽어볼 것을 먼저 읽은 독자는 권한다.
이 책은 7명의 사람들을 만나서 관계 맺는 과정을 각 1장(章)씩 배정해 모두 7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첫 장에 들어가기 전 저자는 「다큰 왕자 되기 전, 어린 왕자 요약하기」「모모와 다큰 왕자, 7인 7색 관계 맺기 여정」「다큰 왕자, 모모를 만나다」를 그림으로 설명한다.
이 세 가지의 사전 배치는 인물의 성격과 현재의 직업, MBTI 상의 성격유형을 바탕으로 독자들이 알기 쉽게 일러스트레이트를 통해 그림으로 설명한다.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서일 수도 있고, 심리 상담이 필요한 사람에게는 중요한 치유 코드가 되기도 할 것으로 독자에게는 이해된다. 다큰 왕자의 경우 '20대 취준생'이고 다재다능하며 성장형 캐릭터라고 규정하고 있다. 행성을 여행하면서 관계 맺기를 연습하는 열정적인 젊은이로 설정되어 있다. 캐릭터 설명에는 각 2페이지씩 할애해 한 페이지에는 〈기질 & 성격〉〈Big5 성격검사〉〈감정 Iceberg〉〈버킷 리스트〉 등으로 그림과 함께 설명하고 있다. 다른 페이지에는 〈WORD CLOUD〉에는 인물과 관계있는 키워드들이 적혀 있다. 모모 역시 같은 방법으로 성격유형 ENFJ, 봄날의 햇살, Hoding이란 설명과 함께, 앞서 언급한 대로 '다큰 왕자 눈에만 보이는 생명체'이다. 특히 좋아하는 것과 원하는 것 등을 밝혀 각 장의 인물마다 함께하며 '뼈 때리는 조언'을 해주는 역할이다. 실제 각 인물의 뒷 부분에서는 모모의 뼈 때리는 조언을 만날 수 있다.
첫 장 「책방 주인 마르코」는 '실행력이 부족한 사람'이다. 저자는 마르코의 부제(副題)로 실행력이 부족한 사람을 만날 경우 어떻게 관계를 맺고 어떤 정도의 친밀감을 쌓을 수 있을까? 등 많은 부분을 독자들에게 충고하고 있다. 마르코는 여전히 책에 파묻혀 허우적거리고 있었다. 책방 주위로 나무와 풀들이 자라고 있어서 오래된 숲에 들어선 느낌이다."(p.30)
"오, 탐험가가 돌아왔군요. 지구는 어땠나요? 영원한 것들이 있던가요" 그는 뿌옇게 흐린 안경알을 못으로 닦으면서 쳐다봤다. 세월을 정통으로 맞은 얼굴이었다.
"영원한 건 없더라고요. 그래도 새로운 건 배웠어요. 길들이는 것."
"길들여 봐야 소용없어요. 다 의미 없는 일이죠."
이건 뭐지? 나는 벌써 그의 첫 마디에 빈정 상했다. 그는 소매를 걷어 올리더니 공책에 뭔가 적었다. 뒷목에 붙인 파스와 무릎 위에 놓인 찜질팩을 보니 그가 하루를 어떻게 보내는지 알 수 있었다.
마지막 7장에는 「플로리스트 로제」를 만난다. 로제의 장에는 '장미 가시 같이 예민한 사람을 만난다면'이란 부제가 붙어 있다. 책에 따르면 로제는 20대의 플로리스트다. 성격유형 ISFJ이고 센서티브하며 예술감각이 있다. B314를 가꾸면서도 누가 떠나갈까 두려워한다는 설명이 붙어 있다. 〈Big5 성격검사〉에서는 심경증이 가장 높은 수치를 나타낸다. 그녀를 나타내는 〈WORD CLOUD〉에는 까칠함, 감정기복, 애정욕구, 이기적, 먹방, 차박캠핑, 꽃, 콧대 등이 보인다. 어떤 인물인지 독자들이 한눈에 알 수 있다. 그녀를 만난 후 〈다큰왕자의 일기〉에는 "로제에게 휘둘리지 않아서 ㄱ람사하다. 너무 반갑게 맞아주는 그의 미소에 마음이 약해질 뻔했다. 애정 욕구가 많고 감정 변화가 심한 사람들이 표현하는 걸 25%만 진심으로 받아들이라는 모모의 말이 도움이 되었다. 로제의 애정과 분노 사이에서 벤이라는 사람이 얼마나 휘둘릴까. 그 사람은 인내심이 있기를 바랄 뿐이다."고 적고 있다. 이 장은 마지막 장이라는 점을 일기에도 나타내고 있다. "지금까지 별을 여행하면서 사람들과 부딪치고 새롭게 시도한 보람이 있다. 모모가 알려주었는데, 사람들은 저마다 간절하게 원하는 게 있고, 두려워서 피하는 게 있다고 한다. 그때 어떤 전략을 사용하는지가 중요하다. 로제는 친밀감을 느끼고 싶어서 사랑하는 사람에게 매달리고, 그가 떠날까 봐 두려워하면서 자기 마음대로 쥐었다 폈다 하면서 조종하고 있었다. 다음 별에서는 어떤 사람을 만날까?(p.182)
저자 : 엄혜선
삶에 도움이 되는 심리학을 사람들이 이해하기 쉽게 글과 그림으로 풀어내는 것을 좋아합니다. 나쓰담 상담교육연구소에서 누구나 자기 안의 원석을 발견해 자가발전기를 돌릴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서울특별시교육청 교육연수원, 교육지원청, 대학교, 도서관, 기업체, 해오름평생교육원에서 강의를 하고 아동복지실천회 세움에서 소외된 사람들을 만나고 있습니다. 심리학 지식을 대중에게 쉽게 전달하고자 디지털 페인팅을 배워 삽화를 그리고 있습니다. 저서로는 <궁금해요, 모모쌤의 독서테라피>, <나쓰담 - 세상 특별한 나를 찾아서>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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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