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아우렐리우스를 읽어야 할 때
김옥림 지음 / 미래북(MiraeBook)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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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 황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가 쓴 『명상록』을 몇 번 읽은 적이 있다. 당연히 대부분 번역본이고, 고대 로마 문장(라틴어)은 해석이 어렵다는 이유로 책을 번역한 사람마다 다소 다른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는 기억이 있다. 그러나 해석이 달랐다는 것도 나중에야 안 사실이다. 뜻을 이해하기에 바빴고 어떤 것이 잘 된 번역인지는 알 길이 없었기에 그렇다. 결국 독자는 늘 『명상록』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책을 덮곤 했다. 이 책은 우리나라 작가가 쓴 『명상록』과 아우렐리우스 황제에 대한 이야기다. 단순 번역본이 아니라 김옥림 작가가 나름대로 읽고 해석을 덧대고, 동서양 많은 철학·사상 책에서 사례들을 들어가며 독자들이 이해하기 풀어 쓰고 다듬었다. 개인적으로 독자는 아우렐리우스 황제보다, 그가 쓴 『명상록』보다 작가 김옥림이 풀어쓴 책이라고 해서 선뜻 선택했다. 표제어도 『지금은 아우렐리우스를 읽어야 할 때』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는 로마 제국의 황제이자 철학자로 『명상록』이라는 역사상 가장 위대한 고전을 남겼다. 황제가 『명상록』을 남겼다는 사실만으로도 특별하지만, 전쟁과 정치도 굉장히 잘했다고 한다. 훗날 많은 사람들이 그의 책은 물론 그의 치적을 영화 등의 예술작품으로 남기기도 했다. 그가 쓴 『명상록』은 황제로서 겪은 수많은 시련과 어려움 속에서 깊이 깨달은 성찰을 담아 쓴 책이다. 마음이 혼란스럽고, 삶이 어렵거나 답답할 때 읽으면 삶의 지혜를 얻을 수 있는 고전으로 오랜 세월 동안 사랑받고 있다고 한다. 하버드대를 비롯한 유수의 대학에서 필독서로 꼽히며 넬슨 만델라와 빅터 프랭클도 이 책을 읽고 살아야 할 용기를 얻었다고 전해진다.

『지금은 아우렐리우스를 읽어야 할 때』는 황제 아우렐리우스가 남긴 말 중에 가장 보편적이면서 가장 핵심적인 주요 골자를 가려 뽑아 『명상록』을 더 깊이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한 점이 의의가 크다. 저자 김옥림은 살아가면서 삶이 힘들고 어려울 때, 마음이 혼란스러울 때, 무언가 중요한 결정을 하려는데 지혜가 필요할 때, 사람들과의 소통에서 어려움을 겪을 때, 인생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할 때, 사랑하는 사람과의 문제로 고민이 있을 때 이 책에서 답을 찾아보길 바란다고 말한다.



출판사 측에 따르면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는 전쟁통에서도 10년에 걸쳐 일기를 쓰며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았다. 한 나라를 다스리는 일과 외세의 침략에 하루도 편할 날이 없던 그였지만 삶의 길을 찾기 위해 성찰하는 일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현재 자신의 상황에서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인지 늘 고민했던 것이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는 “진실한 인간이 되기 위한 탐구는 계속되어야 한다. 이는 인간이 우주에 존재하는 한 영원불변의 법칙이다”라고 말했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은 그런 관점에서 볼 때 인생을 살면서 누구나 한번은 반드시 읽어야 할 필독서라고 할 수 있다.

『지금은 아우렐리우스를 읽어야 할 때』를 통해 조금 더 쉽게 아우렐리우스의 지혜와 성찰에 다가갈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저자는 동서고금의 다양한 이야기를 덧붙여 아우렐리우스의 슬기를 전하고자 노력했으며 『명상록』의 가치를 더욱 깊이 있게 느낄 수 있게 구성했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용기와 희망을 발견하고 싶은 이들에게 이 책은 마음의 위기를 지혜롭게 넘기고 인생을 좀 더 가볍게 살아가는 법을 안내한다.

저자는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가르침에서 삶의 답을 찾다」라는 제목의 〈프롤로그〉에서 "황제 아우렐리우스는 훗날 그가 세계사에 한 획을 긋는 인물로 평가받는 것은 철학자로서의 위상이 더 큰 까닭"이라고 전제하고 "그는 진리에 이르기 위해, 양심적인 한 인간으로서 거듭나기 위한 탐구와 성찰을 위해 열정을 다 바쳤다"고 설명한다. 즉,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는 최고의 권력을 가진 황제였지만, 그 역시 사람이기에 삶과 죽음의 고뇌로부터 자유롭지 못했기에, 집무 중이나 전쟁터에서도 늘 사색하며, 진실에 이르는 길을 찾고자 부단히 노력한 지성과 인품을 지닌 철학자였다고 강조한다. 그는 삶에서 체득한 깨달음을 쓴 글과 소크라테스, 에픽테토스 등 철학자들의 말들을 가려 뽑아 함께 남긴 저서가 『명상록』이다. 



『명상록』은 모두 12권으로 구성돼 있다. 인간의 삶과 죽음에 대한 성찰과 특히 황제이기 전에 한 인간으로서의 죽음에 대한 고뇌와 통찰이 잔잔하게 깔려 있다. 진실한 인간이 되기 위한 탐구와 진실한 인간이 되어야만 하는 것에 대한, 진지하고도 담담하게 살아가는 지혜에 대한 물음과 그에 대한 답이라고 할 수 있다. 지금 국내외적으로 매우 혼돈된 상황에 휩싸여 있다. 이런 가운데 그의 『명상록』이 서점가에 눈에 자주 띄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저자는 주장한다. 국내적으로는 여야가 정쟁을 일삼고, 정부는 정체성이 정립되지 않은 채 일관성이 결여된 정책으로 국민들에게 믿음을 주지 못한 상황이라고 저자는 진단한다. 또 세계적으로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으로 인해 수많은 인명 피해가 속출하고 있으며, 수많은 도시가 파괴되고 천문학적인 경제 손실을 가져옴으로써 전 세계를 암울함에 빠져들게 하고 있다. 또 자국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어제의 동맹국도 가차 없이 찍어 내리고, 적국도 끌어들이는 등 그야말로 혼돈 그 자체다. 이런 상황이 사람들의 마음속엔 불안한 삶과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 깊이 깔려서 『명상록』이 대두되는 것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저자는 역설한다. 

이럴 때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을 읽는다면 현실의 어려움과 미래에 대한 두려움을 완화시킴은 물론, 마음을 바로잡게 됨으로써 정신적인 혼돈으로부터 벗어나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저자는 말한다. 『명상록』은 아우렐리우스가 황제로서 수많은 시련과 어려움 속에서 깊이 깨달은 성찰을 담아 쓴 책이기에 마음이 혼란스럽고, 삶이 어렵고 답답할 때 읽으면 삶의 지혜를 얻게 됨으로써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라고 『명상록』 출판 붐의 이유를 설명하기도 한다. 

독자들로서는 왜 지금 『명상록』이 필요한가?란 질문에 답할 수 있는 것은 시대가 다르고, 당시 상황이 지금과 다르고, 추구하는 목적이 다를지라도 인간의 본성과 삶의 본질은 같기 때문이라는 것이 저자의 답변이다. 『명상록』을 통해 아우렐리우스는 인간이 진실에 이르는 길은 인간이 인간으로서의 정도에서 벗어나지 않는 일이라고 말하며, 신의 가르침에 따라 이성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라고 말했던 것이다.



7권은 고통은 인간에게 따라오는 그림자와 같은 것, 그러기에 참고 견디어 이겨내라고 주문한다. 이 경우 정신적으로 강건해짐으로써 평온을 느끼게 되고, 정신을 지배하는 고통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다고 강조한다. 8권은 모든 인간에게 일어나는 사건은 인간이기에 인간에게 맞는 사건이 일어나는 것이라고 말한다. 독자들이 이 서평을 읽는다면 느꼈을 5권과 8권의 내용은 함께 묶여도 될 것 같은 느낌이다. 아마 이런 연계성을 저자 김옥림은 파악함으로써 이 책 『지금은 아우렐리우스를 읽어야 할 때』를 6장으로 구성한 듯한 느낌을 받았다. 또 9권에서는 근심은 인간의 외부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내부에 있는 것이니, 스스로 그것을 이겨내야 함을 말한다. 10권에서는 사람은 대자연의 지배를 받는 까닭에 이성적 본능이 무엇을 요구하는지를 잘 살펴야 한다고 말한다. 11권은 우리의 삶은 무(無)로 변하는 게 아니라 아직 존재하지 않는 무언가로 변하는 것임을 말한다. 12권은 감정을 움직이고 꼭두각시처럼 자신을 조정하는 단순한 본능보다 우월하고 신적인 것이 자신의 내부에 있음을 말한다. 그런 까닭에 자신을 지배하려는 것에 두려워하지 말고 맞서 이겨내야 함을 역설한다. 

앞서 언급한 대로 요즘 서점가에는 아울렐리우스의 『명상록』이 신간과 베스트셀러 목록을 왔다갔다 하며 늘 눈에 띈다. 얼마 전에는 『미움받을 용기』의 저자 기시미 이치로가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을 새롭게 되짚어 주는 책 『지금이 생의 마지막이라면』을 출간했다. 그는 매일 겪는 일의 한계와 인간관계의 어려움 등 다양한 고민으로 괴로워하는 많은 사람들을 위해 어떻게 하면 삶의 위기를 받아들이고 극복할 수 있을지, 그에 대한 힌트를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에서 찾아냈다고 한다. “이미 죽은 사람처럼, 이제 삶을 마감한 사람처럼, 앞으로 남은 인생은 덤이라 생각하고 자연에 따라서 살아야 한다.”

2000년 전 로마 황제를 지낸 청년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에서 찾아낸 문장을 찾아내 "우리가 행복하지 않은 이유는 자연에 순응하지 않아서"라고 기시미 이치로는 말한다. 이어 기시미 이치로는 세상의 모든 것은 각자의 섭리에 따라 운동하고 순환하게 되어있으니 어떠한 일이 벌어지더라도 자연의 이치에 따라 흘러가도록, 흔들리지 않고 평정심을 유지하라고 『명상록』은 권고한다고 썼다. ‘죽음도 만물의 변화로 하나의 현상이며 우리가 죽을 때는 더 이상 감각이 없으니 죽음에 대한 두려움도, 죽음을 기피하는 감정도 가질 필요는 없다’ 바로 이러한 자각 위에 ‘하루하루를 마치 그날이 마지막 날인 것처럼’ 성실하게 살아가는 것을 추진하는 것이다. 저자 기시미 이치로는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철학적 사색을 통해 죽음이란 무엇인가를 깊게 재검토해 나간다.



저자 김옥림은 아울렐리우스의 『명상록』에서 모두 61개의 명제를 찾아내 이 책 『지금은 아우렐리우스를 읽어야 할 때』에 소개한다. 독자들이 정확히 읽고 뜻을 제대로 파악하여 삶의 지향으로 삼거나 삶의 중심으로 삼을 만하다고 제시하고 있다.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1장 세 번째 항목 「이성에 따라 살아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다. 『명상록』에 "이성을 섬기고 따른다는 것은 욕망에 사로잡히지 않고 분별없이 행동하지 않고 신이나 인간이 하는 일에 대하여 불만을 품지 않으며 마음을 깨끗하게 갖는 것이다."란 명제를 들춰낸다. 책에 따르면 사람에게는 '이성'과 '감정' 두 가지가 내면의 축을 이룬다. 이성은 개념적으로 사유하는 능력을 감각적 능력에 상대하여 이르는 말로 인간을 다른 동물과 구별시키는 인간의 본질적인 특성을 말한다. 또한 진위, 선악을 식별하여 바르게 판단하는 능력을 말한다. 

감정적인 사람은 주변 사람과 함께할 땐 이성적으로 대함으로써 자칫 잘못될 수 있는 상황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할 수 있다. 그런데 인간 관계에 있어 원만하게 소통하기 위해서는 이성적이어야 한다. 이성적이어야 사람들과의 관계를 보다 잘 이어가는 데 있어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 같은 설명의 글을 공자의 "군자는 남과 화합은 하지만 뇌동(雷同)은 하지 않는다. 다른 사람과 진실되게 화합은 할지언정 비리에 뇌동부화(雷同附和)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p.31) 저자 김옥림은 설명을 덧댄다. 자신이 이성적이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고 감정적이라면 반드시 자신을 이성적으로 바꿔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이 생각하고 행동하는 데에 있어 사리분별이 철저해야 하며, 매사를 차분하고 논리적으로 생각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저자 : 김옥림(金玉林)


현재 시, 소설, 동화, 동시, 교양, 자기계발서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히 집필활동을 하는 시인이자 소설가이며 에세이스트이다. 시세계 신인상(1993), 치악예술상(1995), 아동문예문학상(2001), 새벗문학상(2010), 순리문학상(2012)을 수상하였다. 교육타임스 《교육과 사색》에 ‘명언으로 읽는 인생철학’을 연재하고 있다.

시집 《나도 누군가에게 소중한 만남이고 싶다》, 《따뜻한 별 하나 갖고 싶다》, 《꽃들의 반란》, 《아무렇지도 않게 행복한 날》, 《기적을 울리며 달려가는 기차를 볼 때마다》, 소설집 《달콤한 그녀》, 장편소설 《마리》, 《사랑이 우리에게 이야기하는 것들》, 《탁동철》, 에세이 《사랑하라, 오늘이 마지막인 것처럼》, 《행복한 아침을 여는 책》, 《가끔은 삶이 아프고 외롭게 할 때》, 《허기진 삶을 채우는 생각 한 잔》, 《내 마음의 쉼표》, 《백년 후에 읽어도 좋을 잠언 315》, 《나는 당신이 참 좋습니다》, 《법정 마음의 온도》, 《법정 행복한 삶》, 《지금부터 내 인생을 살기로 했다》, 《힘들 땐 잠깐 쉬었다가도 괜찮아》, 《인생의 고난 앞에 흔들리는 당신에게》, 《사랑의 결》, 《월든에서 보낸 소로의 시간》, 인문교양서 《어른들의 문장력》, 《1일 1페이지 짧고 깊은 지식수업 365_통찰력 편》, 《1일 1페이지 짧고 깊은 지식수업 365_교양 편》, 《오십에 읽는 손자병법》, 《오십에 읽는 노자 도덕경》, 《철학자의 말》, 자기계발서 《명언으로 읽는 100명의 인생철학》, 《책사들의 설득력》, 《유대인 대화법》, 《인생이 깊어질수록 다가오는 것들》, 《이건희 담대한 명언》, 《나와 함께 살아갈 당신에게》, 《품위 있게 나이 든다는 것》 외 다수가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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