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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윤석열 - 한동훈에서 김관영까지
황형준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24년 1월
평점 :
이 책 『포스트 윤석열』은 윤석열 대통령 후의 대권 도전 가능성이 있는 정치 인사에 대한 소개글이다. 당연히 여권과 야권 인사가 두루 망라돼 있으며, 지금까지 정치 경력과 현재의 활동 상황을 중심으로 '포스트 윤석열' 시대에 대한 탐색이다. 이 책의 글들은 저자 황형준이 온라인에서 550만 조회수를 기록하며 독자들의 폭발적인 사랑을 받아온 〈황형준의 법정모독〉에서 발췌된 것으로 이번에 증보, 출간됐다. 이 책은 「한동훈에서 김관영까지」라는 부제를 달고 있어, 온라인에 공개하기에 민감한 비화들까지 적나라하게 다루고 있다. 저자 역시 이야기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은 2024년 국회의원 선거는 물론 2027년 대통령선거까지 영향을 미칠 유력 인사들이다.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해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 이낙연 전 국무총리, 오세훈 서울시장,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등 모두 14명이 실려 있다.
이 책은 온라인에 연재한 〈황형준의 법정모독〉의 골격을 유지하되 약 30퍼센트 가량 새로 쓰고 보완했으며, 2023년 연말 상황에 맞게 업데이트를 했다고 저자는 밝힌다. 저자는 〈프롤로그〉를 통해 "한국인은 모두가 교육 전문가이고, 정치 전문가들이다"는 명제를 독자들에게 주목할 것을 주문한다. 전자의 경우 한국전쟁 이후 새로운 사회 질서를 확립해 가는 과정에서 신분 상승의 방법은 '많이 배워야 한다'는 의식이 굳어짐으로써 확립된 이야기이다. 후자는 우리 민족이 수천 년 동안 전쟁과 통일, 외세 침략과 독립, 전쟁과 분단, 고도 경제성장과 민주화 등 다양한 경험을 통해 정치에 대한 아픔과 한(恨)이 DNA에 박혀 그만큼 정치 민도(民度)가 높다는 뜻으로 저자는 풀이하고 있다. 이 책의 이야기들은 사람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포스트 윤석열 시대 어떤 인물이 가장 떠오르는지, 그 인물이 어떤 성장 과정을 거쳐서 어떤 계기로 정치를 시작했는지, 정치 입문 뒤엔 어떤 오르막길과 내리막길을 거쳤는지, 그리고 최종적인 정치적 지향점은 무엇인지 등이 담겨 있다. 저자는 기본적으로 한국 정치와 정치인에 대해 따뜻한 애정을 가지고 있지만, 등장인물들과의 ‘거리두기’를 유지하며 객관적, 합리적 관점을 잃지 않으려 노력한다. 그들이 보완하고 시정해야 할 지점에 대해 조언과 쓴소리도 아끼지 않는 성향의 기자 출신이다.
책에 따르면 어느 순간부터인가 정치는 점점 더 외면과 혐오의 대상이 되고 있다. 양극단의 정치가 세계적인 현상이라고는 하지만 한국 정치도 양극화가 극심해지고 있다. 민주주의의 근간이라 할 대화와 타협은 사라지고, 한쪽은 반대쪽을 악마화하고 자기 지지층만 바라보며 터무니없는 주장과 저주를 퍼부어댄다. 그럴수록 정치는 설 자리가 없어진다. 국민은 "정치는 원래 그런 거야"라며 아예 포기한다. 천덕꾸러기 문제아가 된 것이다. 정치인이 되면 사람이 나쁘게 변하고 근묵자흑(近墨者黑)이 디는게 상식적인 것처럼 받아들여진다. 정치를 하겠다고 하면 배우자와 가족부터 말리는 현실이다. 그럴수록 정치에 진출하려던 우수 인재들은 그 뜻을 접고 다른 분야로 진출하게 된다. 저자가 명제로 내세운 '한국인들은 정치 전문가이고, 정치 이야기를 즐긴다'는 이야기와 맥락이 다를 수도 있지만 한편으론 정치에 대한 비판적 시각이 드러나기도 한다. 한국 정치인은 정치의 본질을 상실하고 이해 관계에만 밝고, 국민들은 이들의 험담과 정치 혐오의식이 매우높다는 사실을 기자의 시각으로 지적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저자는 이 책에서 우리의 정치, 즉 'K정치'가 이렇게 평가절하되고 홀대를 받아서는 안 된다는 시선이 작동한다. 윗세대가 겪은 참혹한 전쟁을 다시는 겪지 않도록 평화와 국민 안전을 지키는 일도, 국민 세금을 어디에 쓸지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도,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미래 한국의 청사진을 그리는 곳도 결국 정치임을 상기시킨다. 우리가 정치를 포기하지 말아야 할 절대 이유이다. 저자는 2007년 기자가 된 뒤 국회와 청와대, 검찰과 법원 등을 주로 맡아 정치인들을 가까이에서 지켜보면서, 사람들이 정치와 정치인에 대해 잘 안다고 생각하지만 꼭 그렇지도 않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밝힌다. 앞서 언급한 대로 이 책에 등장하는 주인공은 대부분 2024년 국회의원 선거는 물론 2027년 대통령 선거까지 영향을 미칠 유력 인사들이다. 약 10년 전부터 옆에서 지켜보았던 이들의 언행과 주변의 평가를 꼼꼼하게 기록해둔 '취재 메모'가 큰 힘이 되었다고 설명한다. 그간 꼭꼭 숨겨놓았던 팩트들을 탈탈 털어서 비장의 무기처럼 여러 개 꺼낸 측면이 있었다고 강조한다. 다가오는 국회의원 선거에 독자들의 판단에 도움이 될 것이란 기대도 작동된 것으로 독자의 눈에는 읽힌다.
이 책은 모두 14명의 정치 인사가 등장한다. 각 1명 당 1장(章)씩 모두 14장으로 이루어졌다. 마치 드라마 대본집처럼 장의 명칭 대신 화(話, 畵)란 명칭을 사용했다. 일정한 순서는 없이 각 장이 독립된 하나의 이야기이면서,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가 있을 때 주로 '화'로 쓰는 사례에 따른 듯 보인다. 아니, 어쩌면 몇 화가 총선에서, 또 대선에서 승리의 월계관을 쓸지 모른다는 의미에서 독립된 장으로서의 역할에 치중했는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색다른 구성 체계를 가지고 있다. 이름과 주제를 제목에 넣어 제목만 읽어도 누구의 무슨 이야기인지 짐작이 간다. 1화 「 ‘황태자’ 한동훈, ‘조선제일검’에서 ‘여권의 얼굴’로」, 2화 「 ‘신림동 신선’ 윤석열의 ‘A long long time ago’」, 3화 「 ‘츤데레’ 이낙연은 ‘총리 징크스’를 깰 수 있을까」, 4화 「10년 와신상담 끝에 ‘약자 동행’에 승부 건 오세훈」, 5화 「‘국민 금쪽이’ 안철수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6화 「여성 신화 써온 ‘눈물 많은 센 언니’ 박영선」, 7화 「20년째 비상 못하는 ‘완전연소남’ 원희룡龍」, 8화 「중도실용의 새 정치 꿈꾸던 ‘원 웨이ONE WAY’ 김한길」, 9화 「박지원, ‘산소 같은 남자’에서 ‘한국의 바이든’까지」, 10화 「‘이유 있는 반항아’ 금태섭의 ‘잘못된 만남’」, 11화 「‘청년 반란’ 일으켰던 여의도 ‘옴파탈’ 이준석」, 12화 「‘미움받을 용기’ 가진 자유인 양정철」, 13화 「‘AI 검찰총장’ 이원석의 법과 정치 사이」, 14화 「‘비인간적 스펙’ 김관영의 대학 때 별명은 ‘스트립’」 등이다.
독자들이 이름만 들어도 대부분 아는 정치 인사들이다. 물론 여권 인사도 있고, 야권 인사도 있다. 여야는 정권을 잡느냐에 따라 갈리기에 언제든 여가 야로, 야가 여로 바뀔 수 있어서 이 책에서 여야 구별은 무의미한다. 단지 우리의 정치가 정당정치이고, 유력 인사는 대부분 정당에 몸을 담고 있어서 활동에 차이가 있을 뿐이다. 또 우리는 거대 양당이 의석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사실상 '양당제'나 다름없다는 점에서 여당과 야당의 구별이 있다. 늘 참신한 정치 신인이나 유능한 정치인 발굴에는 '다당제'가 유리하지만 대통령제와 다당제가 잘 어울릴지는 일반 국민들이 알기 어렵다. 다만 이로 인해 정치 신인이나 유능한 인물 발굴이 어렵다는 게 현실이다.
이 책의 추천사를 쓴 소설가 장강명은 "대통령제 국가에서 정치 논의는 어쩔 수 없이 일정 부분 인물 이야기로 흐를 수밖에 없다. 그런데 깊이 있고 균형 잡힌 인물 분석을 접하기 어렵다. 먼저 정치판의 당사자들이 자기 이야기를 왜곡해서 퍼뜨린다. 지지자들은 그런 이야기들을 과장해서 옮긴다"고 적었다. 이 책은 기자 출신이 써서 객관적이라는 점을 돋보이게 하는 추천사이다.
독자의 정치 성향을 묻는 설문조사를 가끔씩 받는다. 총선이나 대선을 앞두면 무작위로 전화나 휴대폰으로 조사하는 경우이다. 독자는 늘 '중도'임을 강조한다. 보수도 아니고, 진보도 아니다. 원래 정치에 뜻이 없고, 따라서 관심을 크게 두지 않았기에 굳이 한쪽 편을 들 이유가 없어서이다. 선거 때도 정당 보고 투표하지 않는다. 인물과 정책에 따라 독자의 마음에 드는 투표를 한다. 일부 사람은 "정책을 본다는 것은 정당을 고려한다는 의미 아니냐"고 되묻기도 한다. 그렇다고 대답하지만 더 이상 말하기 싫어서다. 아니라고, 다르다고 말한다면 분명 따지려 들 것이기 때문이다. 이렇듯 한국인들은 정치보다는 정치인들에 관심이 많다는 반증으로 생각되는 부분이다.
독자들이 진보·보수 성향에 따라 호불호가 갈린다면 이 책에 나오는 인물들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다. 다시 말해서 정치는 뒷전이고, 나에게 걸린 이해 관계를 먼저 따져 선택한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책의 부제에서부터 이름을 드러내고, 맨 앞장에 선보인 인사는 한동훈이다. 그는 지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있고, 정국을 주도하고 있다. 검찰 시절 윤석열 대통령과의 인연으로 법무부 장관을 지냈고 지금은 총선과 대선을 앞둔 시점에서 당(국민의힘)의 사정이 여의치 않아 법무부 장관직을 버리고(?),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았다. 윤석열 대통령의 의도일 것이다. 그는 1973년 생으로 지금 만 50세이다. 정치인으로서는 신인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한동훈을 "호랑이 등에 올라탄 '정치인 한동훈'"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는 출범 초기부터 윤석열 정부에서 가장 뜨거운 인물이었다. 한동훈의 거취를 둘러싸고 2024년에서의 서울 종로 출마설과 총리 기용설 등 여러 이야기가 나왔다. 당초 여권 안팎에선 그의 총선 출마 가능성이 낮다는 관측이 나왔다.(실제로 그는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중략) 한동훈 입장에서도 총선 불출마는 정치인으로서 성장하기 위한 시간을 벌 수 있다는 측면도 있었다. 이미 처음으로 윤 대통령이 '0선 의원' 출신 대통령이 된 만큼 총선 출마는 한동훈에게 필수 코스가 아닐 수 있다. 정치를 한다면 여의도에서 여러 사람에게 물어뜯기지 않고 '대선 직행'을 하는 게 나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대선에 출마할지 말지는 결국 흐름을 판단해야 하는데, 대선까지 무슨 일이 벌어질지 상황을 지켜볼 필요성이 있을 것이다."(p.31~32)
총선·대선에 출마할 가능성이 '0'인 인물 중 한 사람이 이 책에서 한 장(章)을 차지하고 있다. 바로 윤석열 대통령이다. 저자가 왜 『포스트 윤석열』이란 제목에서 '윤석열'이란 인물에게 한 장을 할애했을까? 그것은 남은 임기가 많은 만큼 지금까지 해온 부분에서 결핍됐거나 부정적 판단을 받은 일을 처리해주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끼워넣은 것으로 독자에게 읽힌다. 그의 이력이나 경력은 이미 모두가 알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대통령 이후의 행보도 공식으로 밝혀진 것처럼 거의 미스터리 부분도 없다. 그래서 저자는 앞으로의 윤석열 정부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을 꺼내들 타임을 선택했을 것으로 보인다. 또 한편으로는 윤석열의 국민의힘 정당과 정부가 차기 집권 전략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썼을지도 모른다.
책에 따르면 한동안 정치권에서는 "윤석열 정부가 무엇을 하겠다는 것인지 모르겠다'는 지적이 많았다. 윤석열 정부에서는 법무부, 검찰만 보였다. 그나마 최근 노동, 연금, 교육 등 3대 개혁이라는 과제를 강조하면서 성과를 내려 하고 있다. 그런데도 윤 대통령이 3대 개혁 추진을 밝히자 검찰과 공안당국이 개혁을 위한 집행기관이라도 된 것인 양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연계 간첩 사건, 노조 사건 등이 잇따라 불거져 나오고 있다. 이것이 우연이라고 생각하는 국민은 거의 없다. 윤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에서 "공산 전체주의를 맹종하며 조작 선동으로 여론을 왜곡하고 사회를 교란하는 반국가 세력들이 여전히 활개치고 있다"는 등 이분법적인 시각을 보이는 것도 위험 징후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른바 진보와 보수도 아닌 극좌와 극우의 시각에서 한쪽을 '때려잡아야' 하는 대상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점이다. 대통령이 '마이 웨이'를 걷는 외골수가 됐다는 평가가 많다. 예전과는 달이 주변의 직언을 안 받아들이고 쓴소리를 하면 서운해 한다는 것.
비선 논란도 계속 제기된다. 조용한 내조를 하겠다며 잠시 숨 죽이던 김건희 여사도 다시 공식 무대로 올라오며 발걸음이 빨라지기 시작했다. '(김 여사의) 오빠가 돌아왔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후보 시절부터 천공 등 무속 논란까지 빚어졌다. 최순실 국정농단 특검 수사팀장을 맡았던 그야말로 '비선 실세' 논란이 얼마나 위험한지 알 것이다. 윤 대통령은 검찰총장 시절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수사 관련 보고를 받고 문재인 대통령에게 직보를 하려 했지만 이를 거절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 경험이 있는 윤 대통령이 실제 직언을 받아들이지 않는지, 지금 윤석열 정부에서 직언을 하는 참모가 없는지 궁금하다. 선출된 권력은 국민 앞에 겸허해질 필요가 있다. 국민에게 '항명'해서는 안 된다.
이밖에도 박영선 전 중소기업부 장관 이야기도 실려 있다. 그는 '부드러운 직선'이라는 자신의 시를 따라 도종환 전 문화체육부 장관이 박영선 전 장관에게 붙여준 별명이라고 한다.(p.141) 저자는 박영선에 대해 '엘레강스'한 공주파인 듯하면서도 억척스러운 무수리파다고 썼다. 마키아벨리가 그의 저서 『군주론』에서 군주의 자질로 언급한 여우의 지혜와 사자의 용맹함이 있다. 둘 다 가지기 어려운, 양립불가능한 품성이 동시에 내재된 듯한 미묘하고 복합적인 '멋'과 '맛'이 있다.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이 2023년 2월경 언급한 이야기다. “이낙연은 미국 간 것부터 잘못됐어. 미국 간다길래 내가 ‘당신이 DJ야? 가지 마’라고 했다. DJ는 낙선을 해도 민주당과 호남에서 ‘우리 대통령 후보다’라는 생각이 항상 있었기 때문에 재기에 성공했다. 그런데 이낙연은 당의 대선 후보가 아니었다. 대통령 후보로 낙선한 게 아니라 경선에서 패한 것이다. 대선 후보 코스프레하는 꼴이 됐다. 그러기 때문에 미국에 안 가고 지금 현장에서 이재명과 함께 투쟁을 해나갔어야 된다. 지금이라도 이낙연이 사는 길은 확실하게 이재명을 도와야 하는 것이다. (미국에서라도) 관련 메시지를 내야 한다.”(p.86-87)('취재 메모' 중)
저자 : 황형준
2007년 동아일보에 입사한 뒤 사회부와 경제부, 정치부 등에서 근무했다. 경찰, 검찰, 법원, 정당, 청와대, 기획재정부 등 주요 출입처를 담당했다. 청와대팀장과 법조팀장 등을 맡아 일했다. 2010년 삼성언론상, 2018년 336회 이달의 기자상, 2022년 대한민국언론대상 최우수상, 2023년 한국신문상 등을 수상했다. 서울에서 태어났고 대학에서 정치학을 전공했다. 중학생 때 『삼국지』에 푹 빠진 뒤 정치학과 철학, 문학 등 분야로 관심이 넓어졌다. 독서와 글쓰기가 좋아져 기자가 되기로 결심했다. ‘현재를 살고 싶어서, 현장을 지키는 기자가 됐다’고 스스로 외쳤지만 오늘만 사는 하루살이처럼 산 것 아닌지 가끔 회의(懷疑)한다. 정치, 사회 제도와 법 등 세상을 바꾸는 특종도 중요하지만 단 한 사람이라도 웃게 만들 수 있는 가슴 뭉클한 이야기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내 펜이 누군가를 해치기보다 누군가를 살리는 데 쓰이기를 바란다. 하지만 가장 재미있는 게 불 구경과 싸움 구경이듯 언론에는 미담보다 사건·사고가, 칭찬보다 비판이 많은 게 현실이다.
『포스트 윤석열 : 한동훈에서 김관영까지』는 이에 대한 반성이자 탈출구이다. 언젠가는 사람 이야기를 긴 호흡으로 쓰겠다고 다짐하고는 했다. 이 책은 10년가량 법조계와 정치권에서 만난 유력 인사들에 대해 적어둔 방대한 분량의 ‘취재 메모’가 골자가 됐다. ‘기억이 곧 존재이고, 기록만이 존재를 증명한다’는 소신 덕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