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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입문을 위한 최소한의 서양 철학사 : 인물편 - 요즘 세대라면 반드시 알아야 할 서양 대표 철학자 32인
신성권 지음 / 하늘아래 / 2024년 1월
평점 :
거의 대부분의 학문이 그렇듯 기초가 튼튼하지 않으면 더 깊고 더 큰 지식의 세계에 접근하기 어렵다. 철학도 그런 것 같다. 독자는 철학에 대해 정식으로 배운 바도 없고, 특별히 관심을 갖고 철학책을 열심히 탐독한 적도 없다. 한마디로 문외한이다. 직장 생활을 하면서 처음으로 철학책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코로나 팬데믹의 영향이었음을 고백한다. 당시 소통 부재로 '우울증' 문제로 '코로나 블루'라는 신조어도 생길 정도로 우리에게 큰 충격과 공포감을 준 팬데믹이었다. 세계의 모두가 처음 맞는 팬데믹이어서 더욱 그럴 것이다.(이전 팬데믹은 1919년 이른바 '스페인 독감'이라고 알려진 것으로 수천만 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한다. 100년 만에 다시 맞는 코로나 팬데믹을 누가 경험해 봤을까. 코로나는 제멋대로 세상을 오가며 지구촌 인간을 일시에 중세시대로 돌려놓는 듯했다. 더욱이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으니 더욱 공포스러웠다. 약 2년 만에 조금 수그러지면 3년 후에는 마스크를 벗어도 될 만큼 진정되긴 했다. 이 무렵 대한민국 출판계를 장악한 학자들은 의학·심리학의 전문가는 융과 아들러 등이었다. 철학자로는 니체의 철학을 다룬 책이 대세였다.
최근에는 철학자로서는 쇼펜하우어인 것 같다. 대형 서점에는 언제부턴가 쇼펜하우어 책이 늘 자리 잡고 있었다. 독자는 쇼펜하우어에 대한 지식은 고등학교 때 배운 염세주의 철학자란 사실만 유일하게 기억에 남아 있다. 당시 선생님으로부터 "쇼펜하우어는 염세적 세계관을 책으로 쓰고, 유럽의 수많은 청년들이 자살을 하는 소동을 일으켰으나 정작 90세까지 삶을 누렸다"고 하신 말씀이 생각난다. 다른 철학자들과도 친해지지 못했지만 이 말을 들은 이후 독자의 뇌리에는 쇼펜하우어가 남아 있지 않았다. 어쩌면 일부러 지우려 노력했지 않았나 싶다. 이처럼 독자는 철학과 철학자들과의 친분이 철저하게 없는 편이다. 이 때문에 철학자들이 세상을 바꾸겠다는 논리는 깊은 사유를 통해 확립한 철학적 이론이지만 이해할 수 없었고, 언어나 논리의 남용이라고 생각했다. 생각만으로 어떻게 세상을 바꿀 수 있단 말인가?라는 게 독자의 생각이었으니 당연한 일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살다 보니 철학이 왜 필요한지, 왜 철학을 알아야 하는지에 대한 생각이 조금씩 변화하기 시작했다. 이곳 저곳에서 듣고 본 인간과 삶에 대해 연구하는 학문이 철학이라는 말을 공통적으로 들은 무렵이다. 그러나 책을 읽으려고 큰 맘 먹고 서점에서 한 권의 책을 사와서 읽다가는 미처 다 읽지 못하고 책꽂이에 꽂힌 채로 먼지만 쌓이는 신세로 전락한다. 어떤 책은 방구석 모퉁이에 옆으로 뉘어 제목도 제대로 보이지 않은 채 잊혀져 가기도 한다. 독자가 이 책 『철학 입문을 위한 최소한의 서양 철학사』에 시선이 꽂힌 것은 아마도 '철학 입문서'라는 이유 때문이다. 이 기회에 각 인물들의 사상에 깊숙이 들어가는 것보다 전체적인 철학의 흐름이나 철학자들의 생각이 어떻게 변화돼 왔나?를 일러주는 책이라는 출판사의 책 소개글을 읽고서다.
"이 책은 철학에 대한 기본적 이해와 부담 없는 접근을 목표로 하는 청소년과 입문자들을 위해 쓰였다. 필자는 인류의 역사와 문화에 큰 영향을 준 주요 서양 철학자들을 선정하여 그들의 핵심 사상을 일목요연하게 전달하기 위해 노력했으며, 또한 그것을 철학사의 전체적 흐름 속에서 이해할 수 있도록 배려하였다. 철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탈레스를 시작으로 소크라테스, 플라톤, 쇼펜하우어, 아리스토텔레스, 미셸 푸코 등 중세와 근대, 현대에 이르기까지 서양 대표 철학자 32인의 삶과 철학 사상을 한 권의 책으로 만날 수 있도록 하였다"고 출판사 측은 소개하고 있다.
철학자들의 삶과 당대에 남긴 유명한 말들, 그리고 시대의 배경과 주변 인물들을 역사책 읽듯이 읽어 나가다 보면, 각기 다른 철학자들의 다양한 사상을 접함으로써 하나의 신념에 갇히지 않고 열린 관점에서 인간의 본질과 사회의 현상에 대해 총체적이고 입체적인 사고를 할 수 있는 경험을 하도록 구성돼 있다. 연대순으로 대표 철학자들의 생각과 이론·사상을 먼저 취하고 다음 세부적으로 한 철학자의 사유의 결과에 접근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되었다. 이 책은 철학을 씨줄과 날줄로 구분하여 얽어짬으로써 읽기 쉽고 이해하기 쉽도록 구성돼 있는 장점을 갖고 있다.
이 책에서 다루는 철학자들은 고대-중세-근대-현대에 이르는 연대기로 본 시대의 흐름에서 서양 철학사를 구분한다. 큰 조각들을 손에 쥐고서, 이 조각들을 모아 철학사의 큰 틀을 완성해 나갈 수 있도록, 철학 입문자들을 위해 꼭 알아야 할 내용을 다루었다. 철학자들을 다루는 순서는 그들의 출생 연도보다는 철학사조의 흐름에 비중을 두어 정했음을 저자 신성권도 밝히고 있다.
저자 신성권은 〈들어가는 말〉을 통해 "철학을 학문으로서 처음 접하는 초심자들은 철학을 고리타분하고 골치 아픈 학문, 현실과 동떨어진 학문이라고 생각하기가 쉽지만, 철학은 몇몇 유별난 지식인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며 인간의 정신적 생활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에든 존재하는 것"이라고 전제하고 "살아 있는 한 인간은 생각하도록 운명 지어져 있고, 또 생각하는 한 철학하지 않을 수 없다. 인간은 숙명적으로 철학하는 존재"라고 설명한다. 이어 인간은 자연현상을 향해 항상 의문을 품는 존재였으며, 각 시대마다 무엇이 인간으로서 올바른 길인가에 대해 사유하고 참다운 앎을 추구해왔다. 또 인간은 절망에 빠질 때 그 절망을 극복하고자 수많은 가능성을 생각해내는 존재이기도 하다. 이처럼 철학이란 인간과 인간을 둘러싼 세계에 대한 근본 원리와 삶의 본질 따위를 사유하는 것이며 언제나 우리의 현실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p.4)고 저자는 강조한다.
철학은 직접적인 지식이나 분명한 답을 찾기보다는 질문을 여는 것에 가깝다"는 저자는 철학은 논리학, 형이상학, 인식론, 윤리학의 네 분야로 나눌 수 있다고 말한다.(이 책에서 다루는 각 철학자들의 사상 역시 이 4가지 범주 안에서 전개된다) 철학의 분야를 어떻게 구분할 것인가에 대한 정확한 합의는 아직도 이루어지지 않고 있지만, 4가지 분류가 가장 일반적인 분류라고 덧붙인다. 입문서로 쓰였기에 가급적 쉬운 말로 쓰려다보니 아마 〈들어가는 말〉에서 4가지 분류에 대한 간단한 풀이도 곁들인다.
저자에 따르면 논리학흥 인간의 이성적 탐구활동과 관련된 특정 종류의 원리와 법칙들이 무엇인지를 탐구하고 이를 체계화하는 학문이다. 형이상학은 과학적 사실에 의존하기보다는 실제 물질세계를 넘어 우리가 보거나 듣거나 냄새를 맡거나 만질 수 없는 가상의 영역을 다룬다. 형이상학적 질문은 다음과 같다. '진실이란 무엇인가?' '사람이란 무엇인가?' '인간의 마음은 무엇인가?' '신은 존재하는가?' 인식론은 앎 또는 지식의 본성과 범위, 그리고 그 한계를 연구하는 철학의 분과 학문이다. 사람이 무엇인가를 안다고 하는 게 어떤 것이지, 또 무엇인가를 어떻게 알 수 있는지, 참과 거짓을 어떻게 분별하는지 등을 연구한다. 윤리학은 어떤 것이 옳고 그른 것인지에 대해 탐구한다. 무엇이 좋고, 공정하고, 정의로운 것인지, 그리고 우리 주변의 다른 사람들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해 탐구한다. 이러한 질문들은 우리 사회를 더 공정하고 더 정의로운 방향으로 인도하는 도덕적 나침반이 될 수 있다.
저자는 "이 4가지 분과 학문이 우리 삶을 더 윤택하게 만들어 준다거나, 학습과 일의 효율을 높여 승승장구하게 만들어 준다는 말을 하지 않겠다"고 설명함으로써 사실상 철학의 본질과 궁극적 목표는 "우리 삶의 더 윤택하게 만든다"고 역설적으로 강조한다. 철학을 통해 무엇인가를 반드시 얻어야 하고, 실용적이어야만 의미가 있는 것처럼 여기는 순간, 철학은 오히려 술(術)의 개념으로 격하되고, 다른 학문과 예술, 더 나아가 사회에 미칠 수 있는 영향력이 줄어들게 때문이라고 말한다. 철학은 특유의 추상성을 가지고 있으며, 확실한 답을 제공하지 않기 때문에, 뜬구름 잡는 학문이라는 비판을 종종 받지만(철학이론에서 직접적으로 빵이나 떡이 나오는 것은 아니지만), 실용적이 지식이나 기술, 감동적인 예술작품 등 인간 일상의 거의 모든 것이 그 정신적 양식에 의해 영향을 받은 것이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저자는 덧붙인다. "예를 들어, 현대민주주의는 홉스, 로크, 루소의 사회계약설에 바탕을 두고 발전해 온 것이며, 벤담의 공리주의는 법을 만들고 집행하는 과정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이 책은 모두 32개 장(章)으로 구성돼 있다.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는 서양 철학사 가운데 대표적 인물 32명을 선정해 철학과 그 철학자에 대한 입문자를 위한, 알맞은 지식과 정보를 제공한다. '만물의 근원은 물'이라고 주장한 탈레스, 수(數)로 본 피타고라스, 인간으로 설명한 프로타고라스는 우리가 많이 들어본 이름이다. 고대 그리스 철학은 '나는 내가 모른다는 것을 안다'라는 말로 유명한 소크라테스도 나온다(피타고라스, 프로타고라스도 그리스 철학자이다). 여기서 잠깐 고백하자면 독자는 소크라테스가 '철학의 아버지'인 줄 알았지만 이 책에는 탈레스를 꼽고 있다. 탈레스는 밀레토스 출신으로 과학적 사고를 통해 세상을 이해하려고 한 최초의 철학자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탈레스 이전의 사람들은 모든 만물이 신에 의해 만들어지고 바뀌어 왔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하늘에서 천둥·번개가 치면 사람들은 신(神)이 노했다고 생각했다. 이해하기 어려운 자연 현상들을 모두 신에 의존하여 설명한 것. 그러나 탈레스는 만물의 근원을 신에 의존하여 설명하지 않았다. 그는 자연현상을 나름대로 과학적으로 설명하기 위해 노력했다. 세계를 이해하는 방식에 변화가 생긴 것이다. 이에 따라 아리스토텔레스는 탈레스를 '철학의 아버지'라고 추앙했던 것이다.
이 책은 〈들어가는 말〉 외에 「철학과 종교, 그리고 과학」이라는 제목의 질의·응답 형식의 글이 이어진다. 철학과 종교의 차이점, 철학과 과학은 어떻게 다른가?에 대한 설명이다.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것을 문제 삼기보다는, 궁극적이며 근원적인 것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철학은 과학과 구분되는데, 철학의 이러한 성격은 종교와도 통하는 부분이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이에 대해 답변으로 버트런드 러셀의 "철학을 과학과 종교의 중간지대"란 말을 덧붙인다.
"철학흔 신학과 마찬가지로 명확한 지식으로 단정을 내릴 수 없는 여러가지 문제를 다루지만, 과학처럼 인간의 이성에 호소하지 권위에 호소하진 않는다. 명확한 지식은 다 과학에 속하고, 명확한 지식을 초월한 모든 주장은 신학에 속하는 것이다. 그러나 신학과 과학 사이에 양쪽의 공격 대상이 될 수 있는 중간지대가 존재하는데, 이 지대가 바로 철학이다."
종교와 철학은 과학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분야에 속한다. 그렇다고 과학과 철학이 같다는 말은 성립되지 않는다. 과학 자체에는 선과 악이 없다. 단지 그러한 사실만이 존재할 뿐이다.(가치 중립적) 반면 철학은 여기에 어느 목적을 선택함이 옳은가, 무엇이 더 가치 있는가에 대해 질문하고 해답을 제시한다.(가치 지향적)
철학 초심자로서 32개 장에 모두 집중해 읽고 이해해야 하지만, 독자의 개인적 입장으로서는 「인류 전체의 역사는 계급투쟁의 역사다」라고 주창한 칼 마르크스 장이다. 독자가 학교 대학을 다닐 무렵 칼 마르크스는 공산주의 이론가로서, 공산주의·사회주의 건국에 밑바탕이 되었다. 특히 마르크스의 이론은 당시 서양에 공통적으로 실시되고 있던 왕정과 자본주의 체제의 폐해, '부익부 빈익빈'을 더욱 가중시킨다는 바탕에서 시작됐다. 공산주의 이론에 입각해 왕정을 몰아내고 프롤레타리아 혁명을 통해 공산주의 정치체제를 만든 소련·중국이 적대국이었다. 이는 당초 경제·사회적 이론으로 성립되었으나 인민혁명으로 정권을 잡은 레닌과 마오쩌둥에 의해 정치체제로 공식 자리 잡았다. 특히 한반도는 2차 세계대전 이후 북위 38도선을 경계로 당분간 분할통치한다는 밀약에 의해 분단된 후 80년이 다 되도록 이념적 갈등을 벗어나지 못하고 갈등이 고착화되고 있다.
70~80년대 군사정권 시대에는 마르크스 등 공산주의 이론과 공산주의 체제 하에서 쓴 저서들은 국내 판매 금지됐다. 책 이름을 듣고 찾아다녀도 구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칼 마르크스와 그의 저서는 이름만 들었지만 자세한 내용은 알 수 없었다. 거기다가 1990년 소련의 붕괴로 공산주의 실험은 100년도 못 가 실패로 막을 내렸다고 많은 학자와 언론들이 단언했다. 당연히 이 시대 대한민국 사람들은 칼 마르크스의 한물 간 저서나 그의 이름을 들먹일 필요마저 없었다. 학술적 연구기관이 학자들을 제외하고는 칼 마르크스가 읽힐 리 없다. 대한민국은 해방 후 미 군정과 한국전쟁을 겪으며 철저히 미국식 자본주의와 민주정으로 운영돼 왔다. 특히 20세기 말엔 경제대국으로 올라선 기틀을 잡고, 지나친 낙관으로 IMF로 최대 위기를 맞았으나 단합된 국민들의 힘으로 이를 극복해 냄으로써 세상에 대한 자신감도 넘쳤다. 그리고 드디어 선진국 대열에 올라선 것이다. 급성장의 여파와 국제정세 급변으로 불안하지만 국민들에게 깊이 각인된 선진국민으로서의 자존감과 번영 가능성에 대한 자신감을 흔들지는 못할 것이다. 이제 마르크스 환영에 갇힌 국민들도 없으며, 북한의 위협도 70년 간 이어져 온 것인데다 그들의 전쟁 수행 능력도 의심되는 상황에서 더 이상의 불안감을 주지는 못한다.
이 책에는 독자가 지난 수십 년 간 한 번도 접해보지 못한 공산주의 이론의 근거와 마르크스의 이론 실재 등에 대해 짧지만 임팩트 있게 설명되어 있다. 책에 따르면 마르크스는 헤겔의 관념적 변증법을 선택적으로 수용하고 포이에르바흐의 유물론에 영향을 받아 세계변화를 설명하는 자신만의 사상을 정립했다. 마르크스는 지금까지 존재했던 모든 사회의 역사를 '계급투쟁의 역사'로 규정했다. 즉 지배하는 자와 지배받는 자, 착취하는 자와 착취당하는 자, 가진 자와 가지지 못한 자 간의 대립과 투쟁의 역사로 파악했다. 지배자와 피지배자의 대립 결과 변증법적 발전을 거쳐 가장 궁극적으로 인류는 계급 없는 평등 사회를 이룩할 수 있다고 마르크스는 주장했다. 다만 학문, 종교, 예술, 정치, 교육, 법 등의 상부구조는 물질적 생산양식에 의해 좌우될 뿐이므로 생산양식을 빼앗는 혁명을 통해서만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다. 마르크스는 역사 발전을 5단계로 나눠, 마지막 5단계에는 계급이 없는 평등사회인 '미래 공산주의'가 놓여 있다.
칼 마르크스는 『자본론』에서 노동으로부터의 소외라는 문제를 통해, 인간 소외 현상을 철학적으로 접근했다. 『자본론』은 분량이 매우 방대한 저작으로 총 4부작으로 구성되어 있다. 분량과 당시 상황에 따라 나뉘어서 출간됐다. 4권은 마르크스가 남긴 여러 초고를 취합, '잉여가치 학설사'라는 제목으로 1990년대 초 카우츠키가 편집해 간행했다고 알려준다. 애덤 스미스를 비롯한 서양 정치 경제학자들의 견해는 노동은 부를 축적할 수 있는 수단이며, 소유권의 정당한 원천이다고 말했다. 그러나 마르크스가 활동하던 시절의 노동자들에게 있어 노동은 부의 원천이 아니라 생존의 함정이었다고 저자는 쓰고 있다. 교도소에 수감된 죄수의 식량과 비교될 정도로 낮은 임금을 받으면서도 노동을 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 그 당시의 현실이었다고 저자는 밝힌다. 당시 영국에서는 공장 주인들이 8살, 심지어는 그보다 더 어린 아일들을 고용해 하루 평균 14~16시간 일을 시켰다. 어린 아이들의 노동 상황에 비춰볼 때, 성인 노동자들의 상황은 더 심각했을 것이란 추정도 가능해진다. 마르크스는 이런 현상을 보고 세상은 왜 부자와 빈자로 나뉘게 되는 것일까를 고민했다. 열심히 일하는 노동자들이 가난해지는 원인을 학문적으로 분석하기 시작했고 이러한 이율배반적 현실을 파악하고 개혁하고자 했다. 그렇게 세상에 나온 책이 바로 『자본론』이라고 저자는 강조한다. 『자본론』의 내용을 쭉 이어가던 저자가 마지막에 한 가지 질문을 던진다. "마르크스의 자본론은 여전히 유효한가?" 저자는 마르크스주의는 현실에서 힘을 잃고 말았지만, 자본주의에서 필연적으로 나타나게 될 문제와 모순점을 지적하고 이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오늘날에도 마르크스 이론은 철학적으로 논할 가치가 많다고 역설한다.
저자 : 신성권
인문사회 분야에 대한 다양한 글을 쓰는 지식연구가며 작가다. 1989년생의 젊은 작가로 전북대학교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동대학교 경영학 박사과정에 있다. MENSA 정회원(IQ 156, Percentile 99%)이기도 한 그는 인간의 지능과 창조성을 다루는 다양한 인문교양서를 집필하고 있으며, 그의 책은 2021년, 2022년 두 번이나 문화체육관광부의 세종도서 교양부문 우수도서로 선정되기도 했다.
지은 책으로 『천재, 빛나거나 미쳤거나』(2021년 세종도서 교양부문 우수도서 선정), 『4차 산업혁명과 인공지능 : 10대라면 반드시 알아야 할』(2022년 세종도서 교양부문 우수도서 선정)『교양 개념어 사전』『나태해진 나를 깨우는 독설』『삶의지혜로 읽는 니체의 말』『서양 철학사』『동양 철학사』『영재, 똑똑한 아이가 위험하다』『사자성어를 알면 어휘가 보인다』『보통 사람들을 위한 창조성 수업』 등이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