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신의 심중일기 2 - 혁명이냐 죽음이냐 그의 진짜 속마음은?
유광남 지음 / 스타북스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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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함대의 목표는 왜놈들의 본토다”

“난 결행하고 싶다!”

“조선 땅을 농락하고, 파괴하고, 마음대로 유린한 그들은 반드시 그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다. 수많은 가옥을 불태우고, 부모 형제를 살육한 그들의 죄과를 어찌 필설로 용서될 수 있겠는가?”

 

내 함대(艦隊)는 할 수 있다. 나의 수군은 최강이며 내 함대는 무적이다. 소설에서는 야음을 타고 김충선의 철포대와 곽재우, 정기룡 장군의 주력 정예 부대까지 일본의 해안으로 무사히 상륙했다. 이순신도 판옥선에서 내려와 최종 전술 점검에 합류했다. 일본 천황을 사로잡고, 조선의 국왕 앞에 항복시키고 전쟁의 참화에 다른 배상을 하게 하리라. 이순신의 꿈은 원대했다. 그리고 이순신을 구명하기 위해 노력하던 김충선은 놀라운 역사적 사실을 발견하게 되는데… 그것은 바로 이순신이 작성하였던 장계(임금에게 올리던 보고서)였다. 감쪽같이 실종되었던 그 장계로 말미암아 조선의 명운이 바뀌게 되는 것이다. 김충선은 장계의 행방을 추격하고, 그것으로 왕 선조와 담판을 짓게 된다. 이 과정에서 감추어졌던 추악한 역사적 진실이 드러나게 된다.

이제 우리가 알고 있던 역사는 수정되어야 한다. 이순신은 당시 조정 대신들의 상소 덕분에 살아난 것이 아니다. 그는 자신의 장계를 찾아냄으로 스스로 무죄를 입증할 수 있는 명분을 얻은 것이다. 이순신 장계의 비밀, 그것이 이순신 자신의 목숨을 구원했으나, 그로 인해서 이순신이 꿈꾸는 나라는 이루어지지 못한다. 꼼꼼하고 세심한 기록의 역사 『난중일기』를 작성했던 이순신의 그러한 습관이 조선의 운명을 바꾸었다.

 


 

이순신은 조선의 국왕 세종대왕과 더불어 대한민국 국민이 가장 존경하는 위인 중의 한 분이다. 그가 반란을 꿈꾸었다는 역사적 증거는 있을 수도 없으며 존재할 수도 없다. 이순신의 평생은 구국을 위한 명장으로서의 삶이었다. 1592년 임진왜란을 당한 조선은 불과 20일 만에 서울이 점령당하고 왕과 신료들은 도주하기에 정신이 없었다. 만약 수군의 절대자 이순신이 존재하지 않았다면 조선은 그때 멸망했을 것이다.

그런 이순신을 왕 선조는 1597년 2월에 억울한 누명을 씌어 관직을 삭탈시키고 의금부로 압송하여 하옥시킨다. 이 책은 바로 이순신이 죄인의 신분이 되어 34일간의 구금을 당하는 그 한 달여의 기간을 다룬 소설이다. 오직 나라에 대한 충성으로 왜적들과 고단한 사투를 벌여왔던 이순신은 그동안 빠짐없이 기록해 왔던 난중일기를 접어야 했으며 대신 심중일기를 작성하기에 이른다.

소설 속 인간 이순신은 왕의 불신에 절망하고 당쟁의 희생양으로 전락하여 죽음의 위기에 직면하자 인간으로 고뇌하고 갈등한다. 그는 조국을 위하여 싸우고 또 싸웠건만 그를 기다리는 것은 오직 왕의 저주와 증오뿐이다. 이런 이순신에게 이순신의 나라를 제의하는 젊은 장수가 있었다. 그는 항복한 일본인 김충선. 임진왜란 당시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선봉으로 참여했다가 항왜 장수가 된 조총의 명인이다. 이순신은 그의 심중일기를 통하여 무능한 왕에 대한 증오와 당쟁만 일삼는 부패한 신하들을 모조리 잡아 들여 한산도 앞바다에서 목을 베고자 꿈꾼다. 일본을 정벌하여 조선이 당한 치욕을 만회하고자 이순신의 무적함대가 기습을 위해 출동하게 된다. 이순신이 원하는 나라는 과연 어떤 나라인가?

 

 

실로 충격적인 증언(證言)이 터져 나왔다. 장예지는 끝내 숨겨오고, 가슴에 담아 두었던 핏덩어리를 토해내고는 파르르 경련했다. 그녀의 눈에서 또 다시 눈물이 철철 넘쳐흘렀다. 가는 어깨가 더욱 쳐지고 맥없이 몸이 무너졌다. 감당하기 어려운 애사(哀史)를 지녔던 장예지를 사야가 김충선이 부축했다.

“그렇구나. 덕령 형은 세자 저하에 대한 충성심으로 감옥을 다시 찾아갔고, 왕은 세자에게 충성스러운 신하가 두려웠던 것이었어.”

홍의장군 곽재우는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도 실상 믿어지지가 않았다. 그는 탄식했다.

“어찌 이럴 수가 있단 말인가?”

도원수 권율의 수염이 부르르 떨렸다.

“익호장군 김덕령이 정녕 그리 원통하게 눈을 감았단 말인가?”

장예지는 그 날을 기억하기 싫었지만 당대의 중신들이 한꺼번에 모인 중요한 자리인지라 입술을 떼었다.(2권, p.126~127) - 「22장 장계의 비밀」 중에서

 

사야가 김충선은 이순신의 발아래 네모난 상자 하나를 개봉했다. 거기에는 채 피가 마르지도 않은 수급 하나가 덜렁 들어 있었다. 사헌부 지평 강두명의 목이었다. 이순신을 추종하며 따르던 영의정 유성룡과 도원수 권율, 의병장 곽재우는 이제 반역이 시작되었음을 새삼 깨달았다.

 


 

나 이순신이 꿈꾸는 나라는 강한 나라.

백성들의 생명과 재산을 지킬 수 있는,

백 년이고 천년이고 다시는 외부의 침략을 받지 않는

백성들이 안심하고 살아갈 수 있는 나라!!

 

길은 외길이다.

반란(反亂)!(2권, p.283~284) - 「34장 이순신의 꿈꾸는 나라」 중에서

 

저자 : 유광남 (유운하)

 

소설가와 문화 창작 기획자로 활동했으며 약 5년간 대학에서 스토리텔링을 강의했다. 만화와 드라마로 제작됐던 《대물》을 소설로 발표하고 『사야가 김충선』을 간행했다. 『사야가 김충선』은 뉴시스와 대구 영남일보에 연재한 소설 ‘항왜 김충선’을 재손질한 작품이다.

이순신에 대한 관심은 연재소설의 자료 수집 중에 탄생되었다. 지인의 제안으로 여수와 한산도 등을 두루 돌아다니며 이순신의 진짜 속마음을 헤아려 본 것이다. 이순신 관련 작품들의 탄생 배경에는 ‘억울함’이 있다. 이순신은 왕과 조정에 억울하였고 저자는 사회에 억울하였다. 모함을 받아 죽음에 이르는 이순신에 비하면 사소한 억울함이었으나 그 아픔이 몇 편의 소설을 탄생시켰다. 저자는 늘 심중일기를 쓴다. 심중일기는 이순신의 ‘반역’에서 이순신의 ‘제국’으로 이어진다. 또한 그 일기는 우리 모두가 매일 쓰고 있는 것이다.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의

서평으로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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