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코, 배불리 먹지 말 것 - 성공과 행복을 이루고 싶다면! 세기의 책들 20선, 천년의 지혜 시리즈 경제경영 편 4
미즈노 남보쿠 지음, 서진 엮음 / 스노우폭스북스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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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결코, 배불리 먹지 말 것』이란 표제어는 독자들을 혼란 속으로 밀어넣을 듯한 느낌의 파격적인 표현이다. 출판사 스노우폭스북스가 야심차게 기획 출간하는 〈천년의 지혜 시리즈〉 20권 가운데 「경제경영편」의 한 책이다. 과연 '배불리 먹지 말 것'을 요구하는 책이 천년의 지혜 출간 취지에 맞는 책인지 의심부터 해야 했다. 건강이나 혹은 인문학 시리즈에 들어간다면 꿰맞춰서라도 수긍이 될 텐데 왜 이 책을 「경제경영편」에 포함시켰을까?란 의문을 먼저 풀어야 했다. 결코 많은 책을 읽는다고 말할 수 없는 독자로서는 먹는 것과 부자되는 지혜가 무슨 상관이 있을지 가늠하기 쉽지 않았다. 책의 성격이나 저자 등은 출판사 측이 제공하는 시리즈 홍보물에 나와 있어 쉽게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이 책은 서양인이 아니라 일본의 저자에 의해 쓰여진 자기계발서 성격이 강하다. 210년 전(1812년) 일본인 관상가 미즈노 남보쿠가 썼다. 당시 일본은 메이지 유신 전이어서 선진국 대열에는 아직 끼지 못한 상태다.

그러나 저자 미즈노 남보쿠가 쓴 이 책은 오늘날까지도 세계 55개국에서 번역돼 읽혀지고 있다는 에디터 서진의 주장이다. 독자 개인적으로는 일본인이 쓴 책 중에서 가장 오래된 책을 읽게 되는 셈이다. 물론 일본 문화를 폄훼하고 싶은 생각은 조금도 없다. 일본의 현재 저작 능력이나 다양한 분야의 작가는 어쩌면 우리보다 한 수 위임을 인정하게 하는 책들이 많다. 오랜 감정으로 명백하게 인정되는 사실을 일본인이라고 격하시키고 싶은 생각은 독자에게는 없다. 지금까지 읽어본 일본 자기계발서처럼 이 책은 분량이 많지 않아도 일본 저자들의 표현대로 '엑기스(농축액)'만 쏘옥 뽑아 써놓은 느낌이다. 에디터 서진은 이 책을 〈천년의 지혜 시리즈〉로 선정한 이유를 책의 서두에서 밝히고 있다. "이 책은 식(食)을 가려 먹는 것과, 절제해서 먹는 일이 어떻게 인생 전체를 다스리고 인간의 행복과 성공을 결정짓는가를 철저하게 깨닫게 한다."고 썼다. 서진 에디터는 책의 저자인 미즈노 남보쿠가 관상가로서 세상에 이름을 널리 알렸지만 중년 이후로는 음식의 절제를 강조하고 가르치는 것으로 성공과 부의 철학을 가르치는 스승으로 생을 마쳤다고 말한다. 서진 에디터는 이 책의 한 문장 한 문장씩 곱씹고 깨달으며 책에 담긴 가르침이나 지혜를 가장 먼저 얻게 된 일에 감사한다고 말한다.

 


 

이 책은 분량으로도 110페이지 정도로 적은데다, 시적 표현인지 당시의 책의 문법인지 모르겠지만 '장시'처럼 쓰여 있다. 호흡을 맞춰 읽으면 시를 읽는 듯한 느낌도 나쁘지 않다. 특히 전달하려는 메시지가 강렬해 독자로 하여금 읽을수록 빠져들게 한다. 표현도 직설적인 면과 에둘러 표현해야 할 것을 가려 썼으며 전달하려는 메시지에 따라 잘 분포돼 있다는 느낌이다. 왜 오랫동안 세계 여러 곳에서 읽혔는지 이유가 명백히 드러나는 대목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음식을 먹는 방식, 즉 절제를 통하여 사람의 성공과 수명, 행복이 결정된다고 말하고 있다. 책을 쓴 이후에는 이 중요한 핵심 메시지를 전파하고 가르치는 데 전 생애를 바쳤다고 하니 얼마나 심혈을 기울여 쓴 것인지 짐작할 수 있다. 저자는 그의 주장대로 소식을 해서인지 당시 사람의 평균 수명이 40대 중반이었다는데 78세까지 장수했다고 한다. 현대 일본은 장수국으로 분류되고 있고, 실제 초고령사회로 들어선 지도 수십 년이 된 일본은 고령화가 사회적 문제의 한 켠에 고스란히 남겨져 있다. 독자로서는 일본인들이 소식한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지만 소식이 장수의 가장 큰 원인이라고는 생각지 않았다.

저자는 이 책에서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고 싶고, 성공하고 싶으면 음식을 본능대로 먹어선 안 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미즈노에사루'란 이름으로 쓴 〈서문〉에서 비교적 성공한 중년의 친구가 술과 고기 등에 빠져 절제하지 못하고 먹다가 생긴 불행한 일에 대해 말하고 "절대 절제하고 배불리 먹지 말 것"을 경고하고 그가 이 말에 따라 절제된 생활로 오랫동안 건강을 회복하고 잘 살았다는 흔한 이야기를 에피소드로 싣고 있다. 왜 저자 미즈노 남보쿠는 흔한 에피소드를 책의 서문에 썼을까? 관상가로서 저자 자신은 식생활을 자세히 살핌으로써 한 사람의 운명과 깊은 관련이 있다는 것을 살펴 깨달았다고 한다. 그가 관상가로 널리 알려진 것도 사실은 식생활과 관련되어 있다고 털어놓고 있는 셈이다. 건강을 위해서 보다 나은 삶을 위해서 소식(小食, 책에서는 절제라고 표현)이 필수적이라는 사실을 주장하기 위해서다. 이 책이 최초 출간된 해인 문화9년(임진년, 1812년)은 올바르게 적혀 있지만 〈서문〉을 쓴 저자의 이름은 '미즈노에사루'로 되어 있다. 동일 인물의 필명인지는 독자로서는 알 수 없다.

 


 

이 책의 구성은 앞서 언급한 대로 단순하다. 〈서문〉 외에 단지 4개의 장(章)으로 나뉘어져 있다. 1장 「음식 먹는 것으로 그대의 가난과 역경, 성공을 알 수 있다」, 2장 「음식과 지금 내가 처한 삶의 이치들」, 3장 「음식과 사람됨의 운은 한곳으로 닿아 있다」, 4장 「그러므로 어려움에 관한 해답은」 등이다. 저자는 1장에서 몸을 혹사하지 않는 정도의 음식을 먹는 것을 기본 테마로 잡는다. 생명은 음식에 달린 것이고 음식은 생명의 원천이며 평생의 행운과 불운이 모두 음식에서 비롯돼 나오는 것이라고 말한다. 타고난 기질과 자신이 필요로 하는 음식의 양보다 적은 양을 먹는 것이 바로 운명을 갈고 닦는 일이란 점을 강조한다. 사람이 좋은 인상을 갖고 있더라도 음식을 '절제'하지 않으면 여러 면에서 부족함이 계속되고 생로병사가 끊이지 않으며 늙어서까지 불행해진다는 설명한다. 과학적인 근거보다 음식의 기능과 먹는 양이 몸의 건강을 좌우한다고 보는 것이다. 이는 현대 의학에서 추출해낸 의학적 접근이지만 저자는 이미 이의 과학적 근거에 확신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 규칙적 식사를 강조하는 것도 그 이유 중의 하나라고 판단된다. 지나친 음식에 대한 욕심(탐식)이 죄악의 근본이 된다는 것을 저자는 경험으로부터 터득한 것 같다. 불교나 기독교도 이미 탐욕(탐식)을 죄의 원인으로 설파하고 있으니 말이다.

저자는 이에 더하여 음식을 절제함으로써 자신의 생명과 덕을 연장해 후손까지 이어질 수 있음을 말하고 있다. 태어나면서 할당된 음식의 양이 있다고 전제하는 것도 같은 이유로 도출해낸 결과가 아닐까 생각되는 부분이다.

이 같은 음식에 대한 사유는 과식과 탐식을 스스로 절제해야 하는 귀중한 덕목이란 사회적 평가가 내려진 사회가 아닌가 생각되기도 한다. 먹을 것이 부족했던 보통 사람들에게는 어쩌면 복음과도 같은 말이 될지로 모를 일이다. 탐식이나 과식이 결국 자신의 건강에 해가 되어 돌아온다는 것을 음식에 대한 철학적 사유에 의해 도출해냈다면 관상가라기보다 철학자나 의사로 널리 이름을 날릴 만하다. 저자는 이 장에서 외모가 정갈하고 잘 갖춰져 보여도 식습관이 엉망인 사람은 그 정갈함이 오래가지 못하거나 잠시 잠깐 그 용모를 유지하는 것일 뿐 마음이 엄격하지 못한 사람일 뿐 아니라 반드시 허세꾼이며 겉치레만 하는 사람이니 멀리해야 한다고 경고하기도 한다.

 


 

2장은 음식의 절제에서 실패한다면 이는 생명의 순리에 어긋나는 일이기 때문에 생명을 살리는 음식이 완전히 반대되는 역할을 해 인명을 해치기도 한다고 절제 의식이 확대된다. 저자는 알맞은 비료를 줄 때 풀과 나무와 곡식이 잘 자라는 것처럼 사람도 알맞고 적당하게 먹을 때 자연히 장수하게 된다고 생명의 이치를 풀어낸다. 이런 하늘의 이치를 알고서도 폭식을 하는 사람은 자신의 선하고 맑은 생명을 표적 삼아 불화살을 쏘는 것과 같다는 논리다. 따라서 스스로 절제하지 않고 지속해서 받아온 안일한 행동, 불평과 불만 감사함 없는 말이 모여 나이들수록 가난하게 되고 곁에 깊이 있는 좋은 사람이 떠난다고 경고하며 말년의 불행을 예견하듯 주장한다. 폭식의 결과는 생명 단축과 절제 부족이라는 이유로 자신이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마저도 곁을 떠나 외롭고 비참한 상태의 죽음을 기다리는 것으로 비유해 절제의 중요함을 강조한다.

그러나 이런 비참한 결과를 예견하는 것이 사회적 합의가 아니라 자신이 스스로 연구하고 탐색한 폭식의 결과로 이어진다는 근거가 신체의 이상 증상을 가져온다는 점을 강조한 것은 생명에 관한 연구가 꽤 깊지 않았나 싶기도 하다. 즉 저자는 관상을 보는 일에서 음식을 절제해서 먹어야 한다는 논리를 생명과 의식의 모두에 깃드는 탐식의 결과를 제시함으로써 소식을 권장하고 음식을 절제해야 하는 이유로 풀어낸 것으로 보아 역시 과학적 지식이 상당했으리란 추측도 가능케 한다. 성공을 돕는 '운'이라는 것이 결국은 몸과 마음을 다스리는데 왕도가 있는데, 심신을 기르는 음식을 엄격하게 절제할 수 있어야 심신 또한 통제할 수 있다는 논리가 현대 의학에서 얼마나 증명되는지 알아보는 것도 이 책을 읽는 재미를 더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으론 현대 의학 지식을 조금이라도 알고 있다면 의사들이 음식을 어떻게 먹어야 하는지에 대한 말이 치료의 일부라는 것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독자로서는 그 시대 관상가가 사유를 거듭해서 끌어낸 지혜로 연결돼 있다는 사실은 놀랍기만 하다. "모든 학문은 하나로 통한다"는 격언이 맞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3장에서는 「음식과 사람의 운은 하나로 연결된다」란 제목의 글을 짧은 분량에 담아냈다. 절제된 식생활의 효용성에 대한 의문을 가진 이들에게 실제 만났던 사람의 이야기를 통해 절제와 절약의 필요성, 진정한 절약과 절제를 통해 마주할수 있는 운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

 


 

4장에서는 실천과 겸손의 태도를 강조한다. 마지막 장이니만큼 앞에서 한 이야기와 맥을 같이 하면서 좀더 구체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진정으로 사람을 탁하게 하는 것은 육식이니 고기를 먹고 나면 마음이 깨끗해지지 않는 것입니다. 땅에서 나온 것, 거친 음식과 채소를 먹고 나면 마음은 자연스레 맑아집니다. 이렇게 식사하면 마음도 함께 안정이 됩니다. 그래서 불교 수행자들이 세속에 물든 이를 부처님의 가르침으로 돕고자 하여 자신이 먼저 육식을 금하고 수행 정진을 하는 것입니다. 아무리 말하고 강조해도 오직 많이 먹지 않음으로써 마음은 흐트러지지 않습니다."(p.105~106)

동양문화권에서 육식을 피하는 이유가 불교의 살생 금지 교리와 서양 의학에서 모든 약은 우리가 먹는 식물에서 구할 수 있다는 히포크레테스의 의학적 사유가 같음을 알게 되면 놀랍기만 하다. 이 책의 저자도 같은 이유로 육식보다는 초식을 권장하며 가급적 날 것 상태가 좋다는 점을 강조하는 것은 저자의 의학적 지식도 상당한 수준에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또 그를 이유로 원칙을 철저하게 지켜냄으로써 78세까지 장수함으로써 세상에 널리 알리는 그의 정신은 본받아야 할 사표로 삼아도 될 정도로 오랫동안 수행을 한 고승의 면모도 엿보인다.

깊은 산사의 조그만 암자에서 묵언과 좌불선을 행하는 고승의 면모를 이 책의 저자에서 느낀다면 과장된 말일까? 사람이 살기 위해 먹는 음식을 취하는 것은 생명을 살리기 위한 행위인데 다른 생명을 죽여서 그 고기를 취한하는 것은 어찌 보면 자체 모순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그런 이유로 고기를 먹지 않아야 한다는 논리를 내세워 이 책을 썼다면 200년이 지난 현재까지 절판되지 않고 계속 간행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해주는 데에는 부족하다. 이 책에는 음식과 사람 삶의 원칙, 음식에 대한 양의 기본 등 '지나치면 부족함만 못하다(過猶不及)'는 공자의 가르침과도 연계돼, 한층 힘을 얻고 논리가 정연해지는 것을 볼 때 과연 과학적 지식 없이도 의학이 가능한 것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이 책의 내용은 현대를 사는 오늘날의 사람들에게도 주옥 같은 명언이 많아 독서가 더욱 즐겁다. 지금은 건강과 미용, 자기 실현을 위해 살을 빼는 '다이어트 열풍' 시대가 아닌가?

 


 

두 그릇을 먹어야 배가 부른 사람이라면

그 양에 8등분을 먹는 것입니다.

절제하지 않는 사람은 이런 기준 없이 먹기 때문에

음식이 배에 고이게 됩니다.

이것은 고스란히 숙변이 되겠지요.

이런 음식 찌꺼기는 언제나 만병의 근원이요,

비운의 근원입니다.(P.87)

 

저자 : 미즈노 남보쿠(水野南北)

 

에도 시대 이름을 떨친 관상가다. 이 책은 미즈노 남보쿠가 1812년에 쓴 『남북상법극의수신록 최초 구어역 판』이며 문화 9년 임진년의 기록이다. 1800년~1814년 성공과 장수가 음식의 절제에 있음을 가르치며 3,000명의 제자를 두었다. 사람의 성공과 수명이 타고난 운명에 있지 않고 다만, 음식을 먹는 방식에 따라 좌우된다는 이 오래된 지혜는 200년이 지난 현재까지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고아로 태어나 매우 어려서 부터 술을 마시며 한량으로 떠돌다 감옥에 갔을 때 범죄자의 얼굴과 생김새에 공통점이 있음을 발견한다. 출소 후 사람의 얼굴을 더 깊게 관찰하려는 목적으로 목욕탕에서 3년, 이발소에서 3년, 화장터에서 3년을 일했으며 이때 사람의 두상과 얼굴, 전신의 생김새와, 뼈, 골격을 공부했다.

‘1년 동안 보리와 콩만으로 식사를 계속하고 오면 절에 입문을 허락하겠다’는 어느 주지스님의 조언을 따라 실천하게 되며 이때부터 본격적인 관상가로서의 길을 걷는다. 이후 단식과 어려운 고행으로 깨달음에 이르렀는데 사람의 운명은 관상이 아니라 먹는 음식에 달렸음을 깨닫는다.

관상은 변하고 바뀌는 것이지만 식(食)의 절제로 빚어진 지복은 지속적이었기 때문이다. 그의 외모는 키도 작고 눈은 움푹 들어갔으며 코는 낮고 광대는 튀어나와 있었다고 기록돼 있다. 한마디로 좋은 관상이 아니었다. 하지만 매일 보리 한 홉과 채소 한 가지를 먹는 것으로 자신의 운명을 바꿨으며 황실의 인정으로 받아 벼슬도 받았다. 말년에는 매우 큰 부자가 되었지만 여전히 음식을 절제하는 일을 멈추지 않았다. 당시 평균 남자 수명이 40~45세였지만 미즈노남보쿠는 78세까지 장수하다 세상을 떠났다.(책날개 중에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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