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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마디 툭 던지는 상대의 말투에 상처 많이 받으시죠? - 예의에 진심인 이들의 유쾌한 인간관계를 위한 말 습관
요시하라 타마오 지음, 황미숙 옮김 / 나비의활주로 / 2023년 12월
평점 :
한국과 일본에서 아침에 유치원에 가는 어린이들에게 부모들이 하는 말이 극명한 차이를 보인다는 말을 독자가 어렸을 때 들었다. 우리나라의 경우 "기 죽지 마라"이고, 일본은 "폐 끼치지 마라"였다고 한다. 독자가 어렸을 때 들은 이야기라 그 말을 귀담아 듣지는 않았지만, 나중에 그 말에 대한 기억을 되살릴 때가 있었다. 한국과 일본의 관광객에서 엄청난 차이가 있다고 했을 때다. 고등학교 때인지 정확한 기억은 안 나지만 우리에 비해 10배 이상이라고 뉴스에서 보도했었다. 그런데 그 이유가 일본에 관광객이 많이 몰려든 이유가 "친절'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일본은 누구든지 친절하게 대한다는 인식이 세계에서 인정했다고 보도했었다. 그때 뉴스만 보면서 일본 사람들은 친절하다는 생각을 처음으로 했었다. 그러나 일본에게 나라를 잃고 고생한 우리 민족의 한을 생각하면서 '친절'은 진정성이 없는 것 아닐까?란 의심을 하기도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우리가 일본에 당한 피해 의식 때문이었으리라 추측된다. 그 마음의 상처와 분노는 아직도 간직돼 있다. 때문인지 해외 여행 갈 때도 여행지에서 일본은 의식적으로 제쳐놓기도 했다. 그러나 이런 저런 이유로 들은 일본인의 친절은 사실인 것 같다.
이 책 『첫 마디 툭 던지는 상대의 말투에 상처 많이 받으시죠?』는 대화와 소통을 위한 자기계발서이지만 특히 상대에게 갖춰야 할 기본적 '예의'에 관한 책이다. 영어 표현을 빌자면 '에티켓' 같은 것이다. 저자는 일본 분으로 일본인의 '친절'이 어떤 것인지 책을 통해 접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해 선택했다. 이 책은 「예의에 진심인 이들의 유쾌한 인간관계를 위한 말 습관」란 부제를 갖고 있다. 상대가 누구이든 대화법을 담고 있는 것이다. 일본인들의 친절이 진심인지, 가면인지 파악할 수 있는 책이라는 생각이었다. 언어 습관이란 오랫동안 살아오면서 한 나라 혹은 한 민족이 자연스럽게 들인 습관이다. 언어 자체가 습관인데 굳이 언어 습관이라고 말한 이유도 있을 듯하다. 대인 관계의 시작은 아무래도 첫 마디 말의 종류에 따라 구별된다. 우리 속담에도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도 곱다"라고 했다. 속담을 100% 믿는 편은 아니지만 사회 분위기를 파악하기에는 더 없이 좋은 수단이다. 누구라도 지금껏 만나온 이들에 대해 위와 같이 생각해 본 적이 있거나, 예상치도 못한 상황에서 상대방의 무례한 말과 행동으로 기분이 상한 적도 분명히 있었을 것이다. 독자도 마찬가지다.
처음 만난 사람에게 무례한 말을 건넨다는 것은 예의에 어긋나는 일이다. 어려 보이는 사람에게도 함부로 '반말'을 쓰지 않아야 하는 게 우리 사회 기본이고, '예의의 나라'인 상징이기도 하다. 독자는 선생님으로부터 배웠던 이런 언어 습관은 지금 중년의 나이가 넘어섰지만 지키고 있다.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동방예의지국'이란 별칭도 있을 정도로 '예'를 중시하는 나라 아닌가? 물론 지나치게 예의로 대하는 것은 자칫 '비굴'이란 오명으로 덮어질 때도 있지만, 그래도 상대를 존중해야 나도 상대로부터 존중받을 수 있다는 공자의 말은 지금도 우리 사회에 살아 있는 격언이기도 하다. 서양 사회에서는 이를 황금률이라고도 한다. 서양인들은 언어가 존대말, 반말 구별도 없다는데 상대에 대한 존중을 몸짓이나 표정으로 표현하나보다. 우리로서는 처음 만나는 사람에게 반말이나 적의를 보이는 것은 일반인들에게는 찾아볼 수 없는 무례한 일이다. 상대에게 들은 말 중에서 예의에 벗어난 말을 듣게 되면 감정이 상하고 스트레스도 받는다. 그와는 대화도, 더 이상의 관계도 지속되지 않는다. 우선 자신은 온화한 태도로 사람들을 대하고 싶은데, 상대가 몰상식한 한 마디로 짜증이나 화가 나는 것은 생각보다 오래 간다. 불편한 마음은 즐거운 마음보다 오래 가슴에 남는 것일까? 상처받은 채 하루를 불편한 마음으로 지낸다면 자신만 손해인 데도 그렇다.
이 대목에서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상대방의 예의 없는 말과 행동에는 발끈하거나 상처받으면서도, 정작 자신이 악의 없이 상대방에게 던진 한 마디나 행동이 사실이 ‘무례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미처 하지 못하는 이들도 많다. 자신이 무례한 말과 행동을 당했을 때는 불쾌함을 느끼기 쉽지만, 반대로 자신이 누군가에게 그렇게 해버렸을 때는 잘 알아차리지 못하는 것이다. 당신과의 중요한 약속에 늦었으면서도 “제가 늦었네요.”라는 말만 하고 한마디 사과도 없는 이에게서 진정한 사과라는 마음이 드는가?라고 책의 저자 요시하라 타마오는 질문한다. 그러나 저자는 이에 그치지 않고, 잃어버린 신뢰를 필사적으로 되찾으려 한다는 느낌은 있는가? 이런 사람들은 결국 계속 그렇게 행동하다가 주위에 사람들이 점차 사라지게 되진 않을까?라는 걱정까지 한다. 독자 입장으로는 지나치게 '예의'에 민감한 탓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는 한다.
그러나 저자는 이처럼 사과를 제대로 하지 않는 것은 매우 무서운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말과 행동이 예의 없는 사람은 그것이 상대방에게 주는 불쾌함에 대해 몰랐기 때문이라고 하지만, 사실 이러한 문제는 생각을 바꾸고 의식적인 훈련을 통해 크게 나아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저자는 커뮤니케이션이나 프레젠테이션을 전문으로 하는 이미지 컨설턴트라고 한다. 이에 따라 일하면서 다양한 세대, 업종에 종사하는 이들을 많이 만나고 있다. 만났던 사람들 중에는 ‘무례한 말과 행동’에 대해 이해하고 더 깊이 사귈 수 있는 이가 있는가 하면, 성격도 좋고 열정적인데도 이를 알 기회를 얻지 못한 사람, 사실은 똑똑한데도 무례한 한마디 때문에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고 털어놓는다. 그러므로 우리는 사람과 만날 때는 늘 상대방을 소중히 여기고, 이를 상대방이 분명히 느낄 수 있도록 말과 태도에 대해 돌아보고 고민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이 책은 모두 3부(PART)로 이루어져 있다. 1부 〈무심코 던진 한마디가 무례하지 않기 위한 말 습관〉, 2부 〈'나는 옳다’고 여기는 실수를 줄이기 위한 말 습관〉, 3부 〈적이 없는 사람이 되는 품격 있는 말 습관〉이다. 각각 13~20개의 짧은 장(章)으로 모두 50개의 장을 다룬다. 한 장(章)씩 읽어나가다 보면 ‘무례한 말과 행동’이란 무엇인지 확실하게 이해하게 되고, 누군가에게 더욱 신뢰받는 사람이 되기 위한 실천적인 화법과 태도 등을 담았다. 만일 무례하게 구는 사람이 당신 곁에 있다 하더라도 ‘어떻게 반응하면 스트레스를 줄이고 자신을 지킬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게재했다. 책을 읽기 전에 다음의 세 가지를 기억하고 소중한 가족과 친구, 직장동료들과 공유하면서 이 책을 활용하면 좋다고 출판사 측은 소개하고 있다. 말과 행동을 바꾸면 되돌아올 장점이다.
① 무의식적으로 무례한 말과 행동을 하는 일이 없어진다.
② 몰상식한 말과 행동을 하는 사람과 스트레스받지 않고 교류할 수 있다.
③ 예의 바르고 신뢰받는 사람이 된다.
사회 분위기가 다르고 품성이 다른 것은 개인적인 일이지만 지구촌 한 동네인 현대 사회에서는 상대 나라나 사람들에게 신뢰를 쌓는 가장 좋은 방법은 '예의'라는 점을 생각하면 이 책의 진의를 무시할 것이 못 된다. 일본도 사실 예의가 없는 민족이라고 생각해 왔다. 근대 사회로 들어오기 전까지 일본은 우리에게 '예의는 물론 도리(道理)도 모르는 무지한 무리'쯤으로 인식돼 왔다. 우리는 그들을 '왜구(倭寇)'라고 일축했다. 맞다. 일본은 13~16세기 먹을 것이나 사람들을 찾아 우리를 침략하고 약탈하는 해적이나 다름없었다. 이 때문에 그들을 '키 작은 도적 무리'라는 의미로 왜구라고 경시했다. 일본이 바뀐 것은 사실 임진왜란도 아니고 불교를 믿어서도 아니다. 그렇다고 유교(성리학)에 뛰어난 인재가 많아서도 아니다. 외국(특히 서양) 무역상들이 물건을 사고 팔기 위해 풍랑을 만나 어쩌다 표류해 들어온 서양인들과 접촉하면서부터다. 가장 먼저 눈독을 들인 것은 사실 무기였다. 총을 말한다. 그래도 우리나라 조선을 쳐들어왔고, 명나라까지 넘봤다. 그러나 그렇게 수입한 문물은 일본 전체를 바꾸기에는 역부족이었으리라. 비로소 메이지유신 이후 서양 문물을 그들이 직접 가서 배우고 보고 들었다. 그렇게 나라에서 직접 인재를 서양에 보내 양성했다. 그리고 드디어 정식 정치체제를 갖추고 선진국으로 발돋움했다. 알 수는 없지만 동양에서 배척 당한 한을 서양에서 배운 학문과 과학적 지식 등을 이용해 군(軍)을 양성하고 나라를 다시 일으킨 것이다. 이때부터 조선의 국격과 일본의 국격은 뒤집어진다. 그들은 서양 특히 당시 최강대국이었던 대영제국으로부터 배웠다. 직접 캠브리지 대학과 옥스포드 대학 유학생을 보냈다. 아마 대영제국이 원래 섬나라였던 점과 가장 강한 나라였기에 모방했던 것 같다. 물론 추측이다. 그리고 서양 귀족들이나 왕족의 예의도 배워왔다. 그들은 세계의 선진국 대열에 이른 것이다. 동양에서는 유일한 선진국이었다.
"예의란 자신이 다른 사람들에게 상상력과 객관성이 있다는 것을 드러내고, 상대방을 받아들일 여유와 순간적인 판단력이 겸비되어 있음을 뜻한다"는 말이 「무심코 한 내 말과 행동이 누군가에게는 상처가 될지도 모릅니다」란 제목으로 〈프롤로그〉에 실려 있다. 이 책을 읽고 나면 당신은 무례한 말과 행동으로 인한 손해를 명확히 알게 되고, 자기만족이나 잔머리를 쓰는 것이 아니라 진심으로 상대방이 기뻐할 ‘예의’를 확실히 익힐 수 있을 것으로 저자는 기대한다. 세부적인 면에서 우리와는 조금 다른 부분도 있지만 대체적으로 서양식 예의를 동양인인 자신들에게 적절하게 고쳐 전해내려온 그들의 민족성을 엿볼 수도 있다는 점에서 '대화법'이나 '말을 많이 하는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책이란 점을 깨닫게 된다. 이 책을 통해 무심결이라도 ‘무례한 말과 행동’을 하지 않는 품위 있는 사람에 한 걸음 더 다가가고, 결국 유쾌한 인간관계를 만드는 ‘진정한 예의’라는 무적의 보물을 손에 넣게 될 것으로 독자는 믿는다.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는 속담처럼 지적인 사람일수록 남들 앞에서 많은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는 공통점이 있어요. 참고로 저는 질문을 할 때 늘 ‘나만 알고 싶어 하는 정보인가?’ 혹은 ‘나 외에도 이 질문의 답을 알고 싶어 하는 사람이 있는가?’를 생각합니다. 전자의 경우에는 개별 질문이 가능한 상황이라면 그렇게 하고, 가능하지 않다면 짧고 간결하게 질문하여 시간을 빼앗지 않아야겠지요. 짧고 간결하게 질문하기만 해도 주위 사람들에 대한 배려는 당신을 더욱 지적인 사람으로 보이게 하고, ‘나중에 저 사람이랑 이야기해 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게 합니다.(p.168)
세세한 일에 신경을 쓰려면 상대방의 입장에서 오감을 전력으로 가동하여 한 걸음 앞을 상상하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상대방에게 일어날법한 일을 예상한다면 상대방으로서는 가장 반가운 ‘사소한 정보’를 발견하고 전달하여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p.194)
저자 : 요시하라 타마오
이미지 컨설턴트로 프레젠테이션과 커뮤니케이션 중심의 컨설팅을 진행 중이며, ‘체감하며 배우기’라는 오리지널 메서드로 기업 대상 연수와 강연 활동을 하고 있다. 또한 ‘스트레스 프리’를 콘셉트로한 화장품, 패션 아이템 등을 취급하는 ‘퓨라 도쿄(PURA Tokyo)’를 설립하여 회사를 경영 중이기도 하다.
저서로는 《또 만나고 싶은 사람이 되는 38가지 법칙》, 《더 이야기하고 싶은 사람이 되는 44가지 법칙》, 《사람과 물건을 자유롭게 고르게 되는 책》, 《자신에 대해 이야기하지 마라》, 《파워우먼 되는 법》, 《선택받는 여성의 심플한 40가지 습관》, 《심플하지만 마음을 울리는 어른의 배려》 등이 있다.
역자 : 황미숙
이와이 슌지 감독의 영화들이 계기가 되어 시작한 일본어로 먹고사는 통번역사. 늘 새롭고 다양한 분야를 넘나들며 즐거움과 깨달음을 얻고, 항상 설레는 인생을 꿈꾼다. 경희대 국문과를 졸업하고 한국외국어대학교 통번역대학원 일본어과 석사를 취득했다. 현재 번역 에이전시 엔터스코리아 출판기획 및 일본어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주요 역서로는 『안 먹는 아이 잘 먹게 만드는 엄마의 말』, 『살 안 찌는 체질로 바꿔주는 아침주스』, 『체온1도 올리면 면역력이 5배 높아진다』, 『적당히 육아법』, 『공부머리 최고의 육아법』, 『조금 느린 아이를 위한 발달놀이 육아법』, 『화날 때 쓰는 엄마 말 처방전』, 『어른의 말공부』, 『한 문장으로 말하라』 외 다수가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