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과 환희의 순간들
프랑수아즈 사강 지음, 최정수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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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고통과 환희의 순간들』은 20세기 천재 작가로 꼽히는 프랑스의 작가 프랑수아즈 사강(프랑수아즈 쿠아레, Francoise Quoirez)이 쓴 에세이집이다. 19세에 소설 『슬픔이여 안녕』으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어 '천재 작가'의 명성을 떨친 프랑수아즈 사강은 그 작품만큼이나 자유분방한 사생활로 유명했다. 두 번의 이혼과 도박, 자동차 경주, 약물 중독···. ‘부도덕’하다는 꼬리표를 얻으며 스캔들의 주인공으로도 구설에 자주 올랐던 사강은 이 에세이집을 통해 그녀의 특별한 취미들과 온 힘을 다해 사랑한 것들에 대한 회고를 담아냈다. 이 같은 테마로 에피소드를 풀어낸 이 책은 구설에 오른 많은 부분에 대해 진실로 해명하는 듯한 느낌도 주고 있지만, 문장과 글의 흐름 등을 통해 본 사강의 문학적 역량이 드러나는 데에는 부족함이 없다는 평가다.

한마디로 이 책은 프랑수아즈 사강이 처음으로 고백한 그의 문학과 삶에 대한 기록이라고 할 수 있다. 도박과 자동차 경주에 대한 사랑, 문학적 영감을 얻은 문학 작품들, 연극, 영화 등 온몸과 마음을 바쳐 사랑하고 열정을 쏟은 것들에 대한 회고와 당대 최고의 문화예술계 지성들과의 만남과 우정, 사랑을 솔직하게 털어놓는다. 그가 살던 시대에 비춰본다면 극적인 삶을 사는 한 여성이자 작가의 시대정신을 엿볼 수 있다. 사강은 1935년 프랑스 카자르크의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났으며, 소르본 대학교를 중퇴하였다. 19세 때 발표한 장편소설 『슬픔이여 안녕』이 전 세계 베스트셀러가 되어 문단에 큰 반향을 일으켰고, 이 작품으로 1954년 프랑스 문학비평상을 받았다.

어린 소녀가 전 세계에 큰 반향을 일으키자 문단과 세간에는 말이 많았다. 통속적인 연애소설 작가라는 비난의 시선도 적지 않았고, '운'이 좋아 당선이 되었다는 의혹도 받았다. 하지만 사강은 2년 뒤 두 번째 소설 『어떤 미소』를 발표해 첫 소설 『슬픔이여 안녕』 못지않은 수작이라는 평을 받으며 세간의 의혹을 일축했다. 이 에세이집 『고통과 환희의 순간들』은 10개의 테마로 나뉘어 쓰였다.

 


 

구설에 오른 부분에 대한 해명적 성격도 있지만 그의 문학적 지향점과 주제를 선명하게 남기는 데 최선의 문장을 선보임으로써 그의 삶의 모습과 문학적 삶에 대해 진솔한 고백으로도 읽힌다. 전설로 남은 위대한 재즈 보컬리스트였지만 인종차별을 받으며 쓸쓸한 삶을 살다 간 빌리 홀리데이와의 만남, 문학적 성공을 거두었지만 동성연애자로 비난의 시선을 받았던 테네시 윌리엄스와의 공연, 영화계의 상업적 현실과 타협하지 못했던 천재 영화감독 오손 웰스와의 추억, 말년에 시력을 잃은 20세기를 대표하는 지성 장 폴 사르트르에 대한 깊은 사랑까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반 세기 동안 시대의 흐름에 민감하고 시대정신이 제대로 반영된 작품을 자유롭게 썼다. 이로써 그의 자유분방하면서도 따뜻한 감성의 소유자인인간 사강’을 만날 수 있게 해준다. 이번 출간된 책은 소담출판사에서 국내 정식 라이선스 계약으로 〈2023년 리커버 개정판〉이다. 그의 대표작 『길모퉁이 카페』, 『마음의 파수꾼』, 『마음의 푸른 상흔』, 『어떤 미소』, 『한 달 후, 일 년 후』와 함께 세트로 묶인 개정판 도서로, 파스텔톤의 차분하고 세련된 표지가 인상적이다. 인생에 대한 환상을 벗어 버리고 담담한 시선으로 인간의 고독과 사랑의 본질을 그린 사강의 작품들은, 도덕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운 감성과 섬세한 심리 묘사가 특징이다.

20세기 후반은 미-소간, 자본주의와 공산주의 냉전시대라고 불리운다. 이 힘의 충돌은 유럽과 미국의 전후 세대들에겐 10대와 20대의 시대다. 그들은 이른바 제2차 세계대전의 논리를 그대로 유지하는 '꼰대 세대'에 대한 '이유 없는 반항'과 기존 세대에 대한 '저항 정신'이 중심 주제였다. 히피와 신세대로 일컬어지는 미국 문화는 '이유 없는 반항'은 제임스 딘이라는 걸출한 배우로 형상화되었고, 유럽에선 '68혁명'이라는 반체제 혁명이 대두되었다. 세계는 미-소를 중심으로 양분되었고, 팽팽한 긴장 속에 내부적으로는 기존 세력과 신세대 간의 끊임없는 충돌로 문학, 철학, 경제 문제가 사상적으로 대립되던 시대다.

 

 

이처럼 미-소간 패권 경쟁 속에서 전후 세대의 반항정신과 저항 정신이 80년 이전까지 지속됐다. 그들이 속한 세대의 주류들이 사회에서 느꼈던 허무주의와 고독감이 사강의 작품에는 그대로 배어 있다. 또 사강은 실제로 그런 사상과 철학의 삶을 살았던 작가이다. 오늘날 사강이 그들에게나 젊은 세대들에게 사랑 받고, 공감을 불러 일으키는 이유다. 1970~1980년대에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았던 사강이다. 그가 다시 주목받는 이유는, 자유분방한 그의 삶과 문학이 오늘날의 젊은 감성과도 잘 맞기 때문일 것이다. 풍요로운 물질 문명과 자본주의 경제는 일부에겐 문명 발달의 전성기를 보여준다. 사강도 전후 프랑스의 분위기를 잘 보여준다. 사강은 밤새 카지노에서 딴 돈으로 아침에 집을 한 채 장만하고, 스피드를 즐기다가 교통사고가 나기도 하고, 마약으로 법정에 서서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라고 외치기도 했다. 그녀의 자유분방한 삶과 불같은 열정, 당대 최고의 지성이던 사르트르를 비롯하여 각계 문화예술 인사들과의 만남과 사랑에 얽힌 이야기들은 사강 팬뿐 아니라, 삶에 열정이 필요하다고 느끼는 이들에게도 자극을 줄 것으로 독자는 믿는다.

사강을 이야기하자면 『슬픔이여 안녕』을 빼놓을 수 없다. 19세에 쓴, 그것도 집필 기간이 불과 2~3개월에 불과하다고 한다. 이 놀라운 천재 작가 이야기는 이후의 그의 삶을 관통해 흐른다. 어린(?) 나이에 일약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어 전 세계에 명성을 떨쳤기 때문이다. 그 뒤 수많은 소설과 희곡 등을 발표하여 프랑스를 대표하는 작가가 된 사강은 작품 외에 사생활로도 유명했다. 유명했다기보다 구설수에 자주 올랐다는 표현이 더 정확할지는 모르지만 세기말적 삶을 살기도 했기 때문이다. 두 번의 이혼과 도박, 자동차 경주, 약물중독 등 자유분방한 삶이 그의 작품 이곳저곳에서 그대로 배어 있다. 그녀의 삶은 ‘사강 스캔들’, '사강 신화'라는 말을 낳으며 그의 작품보다 더 주목을 받기도 했다.

 


 

1952년 노벨 문학상을 받은 프랑스의 저항 문필가 프랑수아 모리아크로부터 “첫 페이지부터 탁월한 문학성이 반짝이고 있다”는 극찬을 받은 사강의 『슬픔이여 안녕』은 아버지의 재혼이라는 사건 앞에서 자기 내면의 낯선 감정과 마주하게 된 10대 후반의 섬세한 심리를 더없이 치밀하고 감각적으로 그려내며 어느새 파국으로 치닫는 과정을 간명하고 예민한 필치로 보여 준다. “문학과 더불어, 단어와 더불어, 문학의 노예이자 대가인 이들과 더불어 스스로를 담금질하는 것 외에 달리 길이 없었다. 문학과 함께 달리고, 그 높이를 가늠할 수 없는 문학을 향해 기어올라가야 했다. 그러니까 그것을, 조금 전 읽고서도 내가 결코 쓰지 못할, 하지만 너무나 아름다워 같은 방향으로 달리지 않을 수 없는 그것을 향해.”(프랑수아즈 사강 〈작가의 말〉 중에서)

‘매혹적인 작은 괴물’, ‘문학계의 샤넬’, ‘열여덟 살 난 콜레트’. 사강을 수식하는 수많은 문구에서 알 수 있듯 사강은 등장과 동시에 자유로운 성, 속도감과 우아함을 동시에 갖춘 문장의 아이콘으로, 한 시대의 상징으로 떠올랐다. 20세기 후반기를 열광시킨 이 작은 괴물은 말년까지도 쉼 없이 작품 세계를 연마하며 열정적으로 창작 활동을 이어가는 한편, 속도와 알코올, 도박과 약물에 탐닉하는 자유분방한 삶으로도 유명세를 치렀다.

특히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는 말로 집약되는 사강의 삶은 소진과 탐닉으로만 이루어진 듯하지만, 사실 사강의 삶을 지탱한 것, 사강이 끝까지 고수한 것은 오로지 문학뿐이었다. 그리고 사강이 쓴 모든 작품들의 기원, 사강 문학의 성소가 바로 『슬픔이여 안녕』이다. 문학적 재능이 반짝이는 대담하고 섬세한 심리 묘사와 인간 본성에 관한 치밀한 성찰, 지극히 효율적인 구성, 독특한 인물들은 그 누구와도 다른 사강만의 문학 세계를 잘 보여 준다. 특히 ‘슬픔’이라는 삶에서 처음 마주하는 감정에 관한 성찰과, 그것을 받아들이며 어른의 세계로 입문하는 주인공의 내면에 관한 묘사에서 사강의 문학성은 빛을 발한다고 프랑스 평단은 기억하고 있다.

 


 

사강은 이 에세이집 『고통과 환희의 순간들』에서 자신이 알았던 것, 자신이 가장 행복한 것이라고 인정했던 것들을 우리에게 이야기한다. 책의 〈머리말〉에는 "그러나 우리는 단순하면서도 강렬한 이 이야기들에서 프랑수아즈 사강이 막상 자기 자신이 노출되는 일은 요령 있게 피했음을 알 수 있다. 그렇게 할 수만 있다면 떠벌리는 말들, 단순한 말들, 자연스럽고 정직하고 관대하고 감탄하게 하는 말들을 왜 두려워하겠는가?" 이는 아마도 편집자가 썼을 〈머리말〉에 사강이 구설에 오른 일들에 대한 해명 차원에서 쓴 글들이 발견되기 때문으로 이해된다. 이 책은 앞서 잠깐 말한 대로 모두 10개의 테마로 이루어져 있다. 「빌리 홀리데이」, 「도박」, 「테네시 윌리엄스」, 「스피드」, 「오손 웰스」, 「연극」, 「루돌프 누레예프」, 「생트로페」, 「장 폴 사르트르에게 보내는 사랑의 편지」, 「독서」 등이다.

「도박」에서는 카지노 도박장에서 도박에 대해 갖게 되는 경이감에 대해 썼다. 집을 담보로 잡히고 도박 밑천을 마련하는가 하면 하룻밤새 몇억 원 상당의 인세를 날려 버리곤 파산하기도 했다. “도박이야말로 일종의 정신적인 정열”이라 했던 사강은 그렇게 많은 돈을 잃고도 “돈이란 본래 있던 장소로 되돌아가는 것”이라고 태연히 말했다. 「스피드」에서는 실제로 목숨까지 잃을 뻔했던 자동차 경주에 대한 취미와 애정에 대해 예찬론을 펼치고 있다. 사랑해 마지않던 연극과, 희곡 집필, 연출가로서의 성공과 실패를 맛본 뒷이야기들이 담겨 있는 「연극」, 그녀가 사랑했던 프랑스 남부의 휴양도시 생트로페가 상업주의에 물들어 가는 모습에 대한 단상을 그린 「생트로페」, 지드, 카뮈, 랭보, 프루스트 등 문학에 눈을 뜨게 한 첫 작품부터, 문학적 영감을 준 작품들을 엿볼 수 있는 「독서」가 담겨 있다.

10편의 에세이 중 5편은 동시대의 문화 예술계의 저명인사들과의 만남과 우정, 사랑에 관한 기록이다. 「빌리 홀리데이」에서는 전설로 남은 위대한 재즈 보컬리스트였지만 인종차별을 받으며 쓸쓸한 삶을 살다 간 빌리 홀리데이와의 만남을 그렸고, 「테네시 윌리엄스」에서는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의 극작가로, 문학적 성공을 거두고 현대 미국의 대표적인 극작가로 명성을 떨쳤지만 동성연애자로 배척받았던 테네시 윌리엄스와 〈마음은 외로운 사냥꾼〉의 작가 커슨 맥컬러스의 기이한 동거 생활을 적나라하게 소개했다. 그밖에 20세기 최고 영화로 추앙받는 영화 〈시민 케인〉의 배우이자 감독인 오손 웰스와의 추억이 담겨 있고, 러시아의 망명 무용가 루돌프 누레예프의 괴팍한 예술관을 묘사했다.

 


 

「장 폴 사르트르에게 보내는 사랑의 편지」에서는 금세기 최대의 지성 장 폴 사르트르의 말년, 시력을 잃은 그와의 교우를 그렸다. “작가로서 인간으로서 변함없이 존경하는 분이 있다면 역시 사르트르다. 이 시대의 가장 지적이고 정직한 작가”라고 하며 존경을 담아 보낸 사랑의 편지가 담겨 있으며, 시력을 잃은 사르트르에게 장문의 편지를 자신의 음성으로 녹음해서 선물하는 등 감동 어린 사연이 담겨 있다.

사강 작품의 매력 중 하나는 문체에 있다. 냉소적이나 따뜻하고, 열정적이나 고독한 어조 속에서, 모호한 표현과 비유가 시적이다. 에세이를 읽다 보면, 도발적이고 즉흥적인, 너무나도 열정적인 인간 사강을 만나지만, 한편으로는 그 기조에서 짙은 고독감도 느끼게 된다. “그녀의 고독감은 노곤하고 부드럽고, 이에 따르는 슬픔은 권태로우면서 아늑하며 아름답기조차” 하다. 인생에 대한 사탕발림 같은 환상을 벗어 버리고 냉정하고 담담한 시선으로 인간의 고독과 사랑의 본질을 그리고 있는 그녀의 소설과 실제 그녀의 삶이 많이 닮아 있음을 느낄 수 있다. “설득보다는 매혹을 원했다”라는 그녀의 말대로, 이 에세이를 통해 그녀의 삶과 작품에 매혹되어 보길 바란다.

 

그것은 우리의 가슴을 뛰게 하고, 시간이라는 모래시계를, 돈이 주는 중압감을, 사회가 가하는 ‘문어발식’ 속박을 잊게 한다. 도박을 할 때 돈은 결코 존재하기를 멈추지 않는 어떤 것, 장난감, 플라스틱 칩, 다시 말해 교환 가능한 본성을 지닌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어떤 것이 되어버린다. 또한 진정한 도박사들은 심술궂고 인색하고 공격적인 경우가 매우 드물며, 너그러움을 그들 안에 간직하고 있다. 자신이 가진 것을 잃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물질적이거나 정신적인 모든 소유를 일시적인 것으로 간주하고, 모든 패배를 우연으로 간주하며 모든 승리를 하늘의 선물로 간주하는 사람들처럼 말이다.(p.43~44) - 「도박」 중에서

 


 

당신은 모든 것이 부족했음에도 불구하고, 명예로운 것으로 일컬어지는 노벨상을 거부했어요. 당신은 알제리 전쟁 때 거리에 내던져진 채 세 번이나 폭격을 맞았지만 눈썹 한 번 까딱하지 않았어요. 당신은 당신 마음에 드는 여자들에게 그들과 어울리지 않는 역할을 맡기도록 극단장들을 종용했지만, 그럼으로써 당신에게 사랑은 ‘영광의 찬란한 상실’일 수 있다는 것을 그런 식으로 호사스럽게 증명했어요. 요컨대 당신은 사랑했고, 썼고, 나누었어요. 당신은 당신이 주어야 할 모든 것을, 중요한 것을 사람들에게 줬어요. 동시에 당신은 사람들이 당신에게 제공한 중요한 모든 것을 거부했어요. 당신은 작가인 동시에 한 사람의 인간이었어요.(p.181) - 「장 폴 사르트르에게 보내는 사랑의 편지」 중에서

 

저자 : 프랑수아즈 사강(Francoise Sagan, 본명 : 프랑수아즈 쿠아레(Francoise Quoirez))

 

설득보다는 매혹을 원했던 프랑스 최고의 감성, 유럽 문단의 매혹적인 작은 악마로 불리우는 그녀의 본명은 프랑수아즈 쿠아레((Francoise Quoirez)로, 마르셀 프루스트의 소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등장인물인 사강을 필명으로 삼았다. 그녀는 1935년 프랑스 카자르크의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났으며, 소르본 대학교를 중퇴하였다. 19세 때 발표한 장편소설 『슬픔이여 안녕』이 전 세계 베스트셀러가 되어 문단에 큰 반향을 일으켰고, 이 작품으로 1954년 프랑스 문학비평상을 받았다. 프랑스 소설가 프랑수아 모리악은 사강을 두고 “유럽 문단의 매혹적인 작은 악마”라 평했으며, “지나칠 정도로 재능을 타고난 소녀”라고 불렀다. 어린 나이에 데뷔해 발표하는 작품마다 베스트셀러를 기록한 사강은 당시 ‘천재 소녀’로 불리우며 하나의 아이콘이 되었다. 그 뒤로 소설 『한 달 후, 일 년 후』,『브람스를 좋아하세요...』,『신기한 구름』,『뜨거운 연애』 등과 희곡 『스웨덴의 성』,『바이올린은 때때로』,『발란틴의 연보랏빛 옷』등의 많은 작품을 발표하였다.

두 번의 결혼과 두 번의 이혼을 거치며 프랑수와즈 사강은 점점 황폐해져 갔다. 신경 쇠약, 노이로제, 수면제 과용, 정신병원 입원, 나날이 술로 지새우는 생활이 거듭되면서 도박장 출입이 잦아졌고 파산했다. 프랑스 도박장에는 5년간 출입 금지 선고를 받자 도버 해협을 건너 런던까지 도박 원정을 갈만큼 망가진 그녀는 결국 빚더미 속에 묻히게 된다. 하지만 50대에 두 번씩이나 마약복용혐의로 기소되었을 때,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라는, 그녀 식의 당당한 발언으로 파문을 일으키기도 했다. 2004년 9월 24일, 노르망디에 있는 옹플뢰르 병원에서 심장병과 폐혈전으로 인해 생을 마감하였다. 자크 시라크 전 프랑스 대통령은 “프랑스는 가장 훌륭하고 감수성이 풍부한 작가 중 한 사람을 잃었다”며 애도했다. 사강의 작품들은 인생에 대한 사탕발림 같은 환상을 벗어버리고 냉정하고 담담한 시선으로 인간의 고독과 사랑의 본질을 그리는 작가이다. 도덕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운 감성과 섬세한 심리묘사로 여전히 전 세계의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역자 : 최정수

 

연세대학교 불어불문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파울로 코엘료의 『연금술사』 『오 자히르』 『마크툽』, 기 드 모파상의 『오를라』 『기 드 모파상-비곗덩어리 외 62편』, 프랑수아즈 사강의 『한 달 후, 일 년 후』 『어떤 미소』 『신기한 구름』 『잃어버린 옆모습』, 아니 에르노의 『단순한 열정』, 아모스 오즈의 『시골 생활 풍경』, 이 외에 『찰스 다윈?진화를 말하다』 『르 코르뷔지에의 동방여행』 『우리 기억 속의 색』 『딜레마?어느 유쾌한 도덕철학 실험 보고서』 『조지 오웰』 『미술관에 가기 전에』 『역광의 여인, 비비안 마이어』 『노 시그널』 등 많은 책을 우리말로 옮겼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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