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연적 편협 - 우리는 필연적인 편협을 깨야 한다
라뮤나 지음 / 나비소리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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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필연적 편협』의 표제어 중 '편협'이란 단어는 우리 일상에서 잘 쓰지는 않는다. 한자어로 '偏狹' 또는 '?狹'이란 우리말 독음이다. 여기서 '偏(?)'란 글자는 '치우치다' 혹은 '좁다'는 뜻으로 사용된다. '狹(협-좁다)'과 합쳐 '편협'의 사전적 뜻은 ① 한쪽으로 치우쳐 도량이 좁고 너그럽지 못함. ② 땅 따위가 좁음이다. 편협이란 단어를 구어에서 잘 사용하지 않는 대신 '편견(偏見)'이나 '편향적(偏向的)'이란 단어가 많이 쓰인다. 아마 발음상 편협이 편견이나 편향보다 더 어렵기 때문에 자연스레 편협이 덜 쓰이는 것이 아닌가 싶다. 저자 라뮤나가 표제어에서 '편협'이란 어휘를 사용한 것은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내용에 '편협'을 쓰는 것이 가장 적절했기 때문이리라. 이를 유추할 수 있는 이유는 부제 「우리는 필연적인 편협을 깨야 한다」 때문이다. '편견'이나 '편향적'이란 말을 쓰는 것보다 주제어로 더 포괄적이고 사람이나 땅, 모두에게 적용될 수 있어서인 것으로 보인다.

저자 라뮤나는 이 책에서 우리가 극복하고 넘어가야 할 문제의 주제어로 '필연적 편협'을 내세웠다. 우리가 '세상을 다르게 혹은 폭 넓게 이해하기를 바라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는 의미에서다. 저자는 전제하는 말로 "인간은 필연의 연속 속에서 편협해지기 때문에, 세상을 알 수 있는 한계 내에서만 이해하고 보게 된다"고 썼다. 일상에서 잘 쓰지 않는 말을 책 표제어로 내세우면 사실 오히려 독자들의 관심을 끌 때가 많다. 아마 궁금증을 자극하기 때문일 듯싶다. 이 말을 전제로 표제어에 대입해보면, 편견이나 편향이란 말보다 훨씬 적절한 단어가 '편협'임을 알 수 있다. 저자는 책의 〈프롤로그〉에서 "우리는 정보와 소통의 확장에 대한 인식이 높은 디지털 시대에 살고 있다. 디지털 기술의 발전과 다양한 네트워크는 우리의 삶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킨다. 세상이 글로벌화 되고 우리의 삶의 모습은 빠르게 변하고 있다"고 전제한다. 이 디지털 시대에 중요한 것은 '트렌트'를 빨리 파악해야 한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그렇다면 트렌드를 가장 빨리 알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마케팅과 광고가 아닐까? 기업들은 소비자들이 필요한 것과 관심사를 무엇보다 빠르게 파악하여 이를 반영하는 광고를 만든다. 소셜 미디어를 통한 디지털 마케팅 역시 현대 사회의 트렌트를 파악하는 데에 유용하게 활용되고 있다. 이처럼 시대의 흐름과 트렌드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마케팅과 광고의 변화 및 방향성을 주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광고는 짧은 시간 안에 상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어내도록 만들기 때문이다. 빠른 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하려면 소비자들의 행동양식과 관심사를 지속적으로 조사하고 분석해야 한다. 또 소비자들은 감성과 가치관에도 민감하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공감하고 이해할 수 있는 스토리텔링 기법과 같은 방법을 사용함으로써 소비자와의 연결고리를 찾아내는 것도 중요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광고 시스템의 변화다. 가장 널리 알려지고, 폭발적 사용자들의 증가를 불러온 유튜브는 '개인 맞춤형' 광고가 제공되는 알고리즘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이 알고리즘 때문에 시청자들은 광고 시청의 다양성이 줄어들고 유료 멤버십으로 인해 광고를 시청하는 시간마저 줄어들고 있다. 이에 따라 광고는 더욱 자극적이고 주목받을 만한 소재를 이용하여 제작될 수밖에 없다. 저자가 장황한 이야기를 끄집어내고 설명하는 것은 '트렌드' 파악에 가장 민감하다는 광고가 정작 소비자들에게는 다양하게 제공되지 않고, 본래 목적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시스템으로 변화했다는 점이다.

과거의 광고는 작품성과 독창성을 강조하며 시청자들에게 생각하는 시간을 주고 무언가를 상기시키는 것을 목표로 했다. 하지만 현재는 상황이 완전히 뒤바꼈다고 저자는 역설한다. 뇌가 생각하는 시간을 줄이고 효율성만을 중시하도록 변하고 있다는 것이다. 즉 우리 뇌는 효율성이라는 이름 아래 고립되었으며 점점 쇠퇴하고 있다는 것. 저자의 주장이 의학자 등 뇌과학자들이 공감하는 내용인지는 독자로서 알 수 없다. 저자의 말은 계속된다. 따라들어가 본다. 이런 현상이 광고에만 적용될까? 우리 뇌가 점점 효율성을 추구하고 생각하는 데 에너지를 소비하기 싫어지는 경향은 어떤 결과를 가져올까?

 

 

'필연적 편협'을 깨뜨려야 한다는 저자의 주장이 이해되는 부분이다. 낱말 풀이는 앞서 언급한 대로이다. 인간의 뇌가 폭넓은 시각이나 다양한 가능성을 고려하지 않고 좁은 범위에서 사고하거나 결정하도록 변화된다면? 우리가 살아가면서 부닥치는 문제와 난관, 역경 등을 해결하고 창의성을 개발할 수 있는 힘이 약화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처럼 필연적으로 편협하게 되면 다양성이 무시되거나 오해를 초래할 수 있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으며 올바른 판단과 결정을 방해할 수 있다는 점을 저자는 지적하고 있다. '무언가'를 하기 위해 가장 밑바탕이 되는 것은 '나를 아는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본연의 나를 깨달으면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더욱 수월할 것이며 설령 그 앞이 잘못되었다고 한들 쉽게 무너지지 않을 것이다. 저자는 필연적 편협을 깨뜨리는 방법은 '나를 아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재테크에도 비슷한 원리가 적용된다고 저자는 덧붙인다. 재테크의 기본인 '절약'이 근본이다. 자신의 본(本)을 깨닫고 나를 소중히 여긴다면 소비가 줄어든다는 말이다. 즉 자신감과 자존심을 키우면 소비는 자연스럽게 줄어들게 된다. 뿐만 아니라 우리 삶의 어느 분야든 적용되는 기본 원리로 내세우고 있다.

저자에 따르면 인생을 살아가는 것에 있어 행운은 우연히 찾아오는 것이 아니라 행동의 결과에 대한 필연의 연속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이는 우연을 바라면 안 되며 결과에는 원인이 있으니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말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스를 수 없는 3가지의 우연은 '본인의 본질 찾기'의 시작점이 된다. 저자는 책의 본론에 들어가기 전 시작점이 되는 본인의 본질 찾기의 세 가지 행운을 제시한다. 첫 번째 행운은 내가 태어난 환경이다. 태어난 환경은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결정지을 수 있는 가장 큰 틀이다. 따라서 내가 어떤 환경에서 태어났고 어떤 영향을 받아서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돌아보는 시간은 '나의 본질' 찾기의 첫 번째 발걸음이다.

 


 

세상을 바라보며 태어난 환경 속에서 나의 장점을 찾아 강화하라는 의미다. 본인의 가능성을 스스로 제한하지 말고 우주 속에서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지닌 인간임을 깨달아 무엇이든 하면서 태어난 환경에서 장점과 반면교사 삼을 만한 것을 찾아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한다. 두 번째 행운은 시대적 배경이다. 내가 어떤 시대에 살았는지 어떤 시대를 경험하는지를 인식하며 살아가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만약 마이클 잭슨이 흑인이 아닌 노예로 살았던 시대에 태어났다면, 자신만의 예술을 보여줄 수 있었을까? 반대로 흑인과 백인이 평등했던 시대에 태어났다면 자신만의 예술을 분출할 수 있었을까? 시대적 배경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말이다. 이에 따라 내가 어떤 시대에 태어났는지, 어떤 방향을 선택할 것인지를 이해하고 기회를 잡기 위해서는 역사적인 관점을 통한 인문학적 공부가 필요하다고 저자는 말한다.

세 번째 행운은 주변의 영향이다. 첫 번째와 두 번째 행운이 우연이라고 한다면 세 번째 행운은 필연으로 어느 정도 우리의 노력과 직결된다고 볼 수 있다. 첫 번째와 두 번째 행운을 얻지 못했다고 해서 우리가 불행하다는 의미가 아니라, 세 번째 행운에 주목하고 노력을 기울일 것을 저자는 요청한다. 많은 사람들이 첫 번째 행운을 놓치고, 두 번째 행운을 당연시 여기며 세 번째 행운을 깨닫기까지는 많은 시간을 소비한다. 저자는 "세 번째 행운은 우연 속에 탄생하지만 필연 속에서 성장한다. 주변을 한 번 봐라. 그게 곧 나다. 그리고 환경을 바꿔라. 그러면 변화가 생길 것이다."

이 책은 이로써 자기계발을 위한 책으로서 기능하게 된다. 다만 새로운 이야기가 꽤 있어 자기계발서를 많이 읽지 않았거나, 아직 읽지 못한 독자들에게는 한 번에 무슨 이야기인지 쉽게 가늠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이 책은 다행히 분량이 다소 적은 편이다. 그렇다고 다루는 내용이 '나'에게 국한되는 것도 아니다. 동서고금 시공간을 초월해 많은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인문학, 철학, 일상적인 것, 역사학, 전쟁, 산업혁명, 경제학, 인류학 등 수많은 분야-인간의 삶의 모습을 담았으니 당연하지만-가 망라되어 있다. 뿐만 아니라 종교와 사회의 관계도 필요하다면 인용한다. 저자의 박학다식한 까닭이겠지만 자기계발서의 새로운 형태로 봐도 좋을 것 같다.

 


 

이 책은 모두 7장(章)으로 이루어져 있다. 1장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 2장 「누군가에게는」, 3장 「필연적 편협」, 4장 「우리가 사는 세상」, 5장 「시대적 배경-피, 땀, 눈물」, 6장 「종교의 중요성」, 7장 「필연적 편협-3가지의 행운」 등이다. 이 책은 〈프롤로그〉와 함께, 특이하게도 4개의 〈에필로그〉를 따로 썼다. 각각 「20대에게」, 「주식에 접근하기 전에」, 「부동산에 접근하기 전에」, 「부모들이 아이를 학대하는 방법」이다. 독자들은 자신의 관심분야가 아닐지라도 4개의 에필로그를 모두 읽어볼 것을 먼저 읽은 독자로서 권유한다. 책 내용과 모두 관계가 있는 부분들이다.

1장은 '책을 많이 읽는 게 좋다'는 평이한 내용이다. 물론 이 책의 표제어로 쓰인 '필연적 편협'과 관련된다. 저자 자신의 세 번째 행운이라고 말한다. 책을 좋아하고 많이 읽는 것을 말이다. 담임선생님으로부터 학과 외 '도서부'를 맡게 돼 책과 친밀한 관계가 형성되었을 것이라는 점에서다. 책의 중요성에 대해 역사적 사건이나 노력의 여러 에피소드가 함께 소개된다. 2장에서는 20대와 30대의 삶을 제시한다. '20대의 삶은 누구나 아름답지만 세상을 알기에는 너무 어리다'는 20대 상담자 이야기를 사례로 소개한다. '기로' '이것저것' '다시 시작할 수 있을까' '시작과 끝' '경험' 등 소제목만 보아도 내용을 짐작할 수 있도록 절제되고 군더더기 없는 제목들이다. 이어 '30대는 돈 모으는 방법을 설명할 수 있다'는 소제목으로 '작가 이야기'라고 한다. 역시 '고정 수입의 중요성' '빠르게 몸값 올리기' '주변을 통해 자극받기' '1억이라는 시드의 가치' '여유로움의 가치' '뭐라도 할 수 있는 나이'란 단어들이 눈에 띈다. 다음 소제목이 과격하지만 설득력을 갖는다. '30대는 두 가지로 나눠지며 어느 정도 계급이 정해진다'. 이어 '공부하는 이유와 월급의 정의'가 파격적이다. 공부하는 이유와 월급의 정의를 독자들은 어떻게 내리는가. 한 번 정리해보고 이 책에서 설명하는 내용과 맞는지 비교 분석해보는 것은 이 책을 재미 있게 읽는 방법이 될 수 있다.

 


 

「필연적 편협」, 「우리가 사는 세상」, 「시대적 배경-피, 땀, 눈물」, 「종교의 중요성」, 「필연적 편협-3가지의 행운」 등 3장부터 7장까지 5개 장은 역사적 변화, 국가와 전쟁, 영토의 지형과 지정학적 위치, 종교와 시대정신의 변화 등 광범위한 문제를 다룬다. 이 장의 이야기들은 시공을 초월해 전개된다. 그러나 한시도 우리 곁에서 떨어지지 않은, 우리와 내가 사는 모습을 오가며 고찰한다. 특히 종교의 특징과 성장 과정, 세계 종교로의 확장 등을 역사와 시대 정신과 발맞춰 성쇠의 과정을 보여준다. 또 나라와 민족의 특성을 분류해 살펴본 내용도 몹시 흥미롭다. 저자의 독서와 지식의 양을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로 광범위하고 다분야적이며 심도마저 깊다. 꼭 읽고 이해해서 독자들의 삶에 도움이 되는 것들은 머리와 가슴속에 깊이 새겨둔다면 필연적으로 남들에게 없는 행운이 닥칠 것으로 독자는 믿는다.

 

권력이 집중되어 있는 독재국가 형태의 국가 체제는 나라의 발전 과정 중에 어쩔 수 없이 겪게 되는 성장통과 같은데, 즉 2차 성징과 유사하다. 하지만 나라가 한 발자국 더 나아가기 위해, 보다 진화한 형태의 국가가 되기 위해서는 평범한 지도자로는 역부족한 상황이 만들어지게 된다.(p.139)

 

유대인들은 예로부터 항상 신변의 위험을 염두에 두며 재산을 현금과 가벼운 귀중품인 보석과 채권으로 분산하여 보관하는 습관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러한 안정적인 재산 관리 방식은 포트폴리오의 유래가 되기도 한다.(p.210)

 

저자 : 라뮤나

 

작가는 어릴 때부터 인간의 본질에 대한 의심과 경제, 재테크에 대한 생각을 하면서 자랐다. 책임감 때문에...전교생이 30명이 안 되는 학생들이 있는 작은 시골 학교에서 자라면서 시골의 보수적인 영향을 보면서 자라왔다. 편협이 존재하고 있는 그런 옛 시골말이다. 성인이 돼서는 여행과 여럿 경험들을 바탕으로 인생을 조율하기 시작하였고 책을 통하여 다양한 생각을 흡수하고 블로그에 글을 쓰며 세상과 소통을 하며 살고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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