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긴 행복 탐구 보고서 - ‘행복의 조건’을 찾는 하버드의 연구는 지금도 계속된다
로버트 월딩거.마크 슐츠 지음, 박선령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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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세상에서 가장 긴 행복 탐구 보고서』는 표제어대로 '행복'에 관한 연구 결과서이다. 우리 삶의 목적은 '행복'이고, 가장 잘 살았다는 증거가 되는 것의 비밀을 밝히는 게 조사연구의 목표라고 할 수 있다. 탐구 기간도 인간의 수명이라 할 수 있는 80년이 넘는 85년이라는 기간 실시됐다. 인류 연구 프로젝트로 가장 긴 기간이란 수식어도 붙었다. 당초 조사 대상자가 사망할 즈음부터는 대상자의 2세, 3세의 삶과 그들의 답변도 동의하에 받기도 했다. 조사연구에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해서일 것이다. 실험 조사연구팀은 당초 목표했던 행복의 비밀을 밝혀냈을까? 이 책의 공동 저자 로버트 월딩거와 마크 슐츠는 「진정 행복하고 좋은 삶은 어떻게 만들어질까?」라는 제목의 책 〈서문〉에서 1938년 하버드 의대 성인 발달 연구소가 하버드대 2학년 재학생 268명과 보스턴 최빈곤층 10대 후반 456명을 두 그룹으로 분류하여 85년간 그들의 삶을 추적 조사했다고 밝히고 있다. 그동안의 연구 결과로 밝혀진 행복의 비밀은 무엇일까? 관심이 갈 수밖에 없는 책이다. 그러나 아쉽게도 연구의 중간 발표 성격의 책이기에 행복의 비밀을 밝히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 당초 조사연구 기간을 설정하지 않았기에 결과 발표도 할 수 없었을 수 있다. 조사 시작한 후 100년이 다 되어 가는데도 밝혀지지 않는 것을 그냥 지나치지 못할 분명한 이유가 있을 것이란 추정을 할 수 있다.

저자들에 따르면 2007년에 밀레니얼 세대를 대상으로 가장 중요한 삶의 목표를 물어보는 설문조사를 했다. 응답자의 76%는 부자가 되는 게 최우선 목표라고 했고 50%는 유명해지고 싶다고 말했다. 그 후 10여 년이 지나 성인으로 보낸 시간이 늘어난 밀레니얼 세대에게 비슷한 질문을 다시 했다. 그들의 대답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명성에 대한 욕구는 우선순위가 낮아졌다. 하지만, 돈 많이 벌기, 성공적인 경력 쌓기, 빚 없이 살기 같은 것은 여전히 가장 중요한 목표에 포함되어 있었다. 이것들은 세대와 국경을 뛰어넘어 계속 확산되고 있는 공통적이고 실용적인 목표다.

 


 

그러나 밀레니얼 세대가 답변한 목표만으로 행복한 삶이 완성되는 게 아니라는 것은 이미 모두가 알고 있다. 행복에 대한 언급은 기록으로 남아 있는 것에 의하더라도 이미 2,000~3,000년을 거슬러 올라간다. 그리고 그 당시에 밝혀내지 못한 비밀은 지금까지 많은 사람들이 원하는 '돈'과 '명예', 그리고 '권력' 등에 국한되지는 않다는 사실 등을 밝히는 데 그쳤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행복을 느끼는 기준이 달라서 그럴 수도 있지만, 행복을 많은 사람들이 느끼고 원하는 것이 일반적으로 눈에 보이는 것들로서는 이룰 수 없는 이상적 목표이기에 그랬을지도 모른다. 아무튼 지금도 전 세계에서는 행복이 무엇인지,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서는 어떤 조건이 필요한지 연구 중이다. 당연히 하버드 행복 연구팀도 계속 조사연구 중이란 사실은 분명하다. 하버드 연구는 온갖 역경 속에서도 굳건히 현재까지 진행 중인 연구로 85년 동안 84%의 참가자들이 연구에 지속적으로 참여했고, 이 가운데 60명은 90세를 넘겼으며, 이들의 자녀 1,305명도 이 연구에 참여하고 있다고 연구팀은 밝히고 있다. 이렇게 평생에 걸쳐 진행되는 전향적 연구는 매우 드물다. 참가자들이 그만두거나 연구진에게 알리지 않은 채 이름을 바꾸고 이사하는 경우도 있고, 연구 자금이 고갈되거나 연구진이 흥미를 잃기도 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하지만 계속 진화하면서 확장 중인 하버드 성인 발달 연구는 인간의 생애에 대한 가장 길고 심층적인 종단 연구임은 분명하다. 많은 행복 전문가들이 이 진귀한 연구에 주목하고 있고, 이 연구 결과가 책으로 나오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 책은 하버드 성인 발달 연구의 4번째 책임자인 로버트 월딩거와 마크 슐츠가 행복에 대한 세상에서 가장 긴 연구인 하버드대 성인 발달 연구를 집대성한 책으로, 85년간 축적된 풍부한 사례와 과학적 연구 성과를 통해 독자들에게 행복한 삶이란 무엇인지 알려준다. 하버드 연구를 직접적인 토대로 삼고 전 세계 수천 명이 참여한 다른 수백 가지 과학 연구 결과로 내용을 뒷받침했다. 이 연구에서 밝혀진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만드는 결정적 요인은 재산도, 명예도, 학벌도 아니었다.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따로 있음을 방대한 사례와 과학적 통찰로 알려준다.

 

 

사실 ‘행복이란 무엇인가?’처럼 인류 역사상 오랫동안 해온 질문이 있을까? 인간은 누구나 삶의 목표를 '행복'이라고 답변한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최고의 관심을 쏟는 질문이고, 이는 삶의 근원적 질문이다. 그런데 이런 문제를 제기하는 책이 이 책 『세상에서 가장 긴 행복 탐구 보고서』라면 결론은 책을 읽지 않고서도 뻔히 아는 것일 터다. 우리가 생각해본, 아니 누구나 생각해낼 수 있는 답변일 터이기에 그렇다. 이 책『세상에서 가장 긴 행복 탐구 보고서』의 영어 원제는 『The Good Life』이다. 행복의 비밀을 말하는 책으로 느껴지지 않는다. 단순하게 보자면 ‘행복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한 대답을 내놓은 책이라는 생각이다. 이 책에 「불멸의 행복 연구」라는 〈추천의 글〉을 쓴 최인철 서울대학교 심리학과 교수(서울대학교 행복연구센터 센터장)는 "'행복에 관해 읽어야 할 단 한 권의 책'이란 수식어가 부담스럽지 않은 책은 없다. 아무리 많은 찬사를 받은 책이라 하더라도 모든 사람의 기준을 충족시키는 단 하나의 책이라는 타이틀을 부여받기는 매우 어렵다"고 말한다. 최인철 교수는 행복에 관한 백과사전식 지식을 담은 책에서는 선명한 주제를 발견하기 어렵고, 감성을 자극하는 에세이에서는 과학적 근거를 찾기가 어렵다고 설명한다. 또 어떤 책은 진화론에 경도되어 있어서 인간이라는 종(種)의 행복에 대해서는 배울 수 있지만, 행복한 삶을 위한 실천적 메시지가 빈약하다고 주장한다. 다만 이 난제 앞에서 무모한 용기를 내게 하는 책이 바로 『세상에서 가장 긴 행복 탐구 보고서』라고 밝힌다.

최 교수에 따르면 이 책이 'The Good Life'를 제목으로 택한 점이 문제 의식을 갖고 있는 확실한 책이다. 탐구가 끝난 것도 아닌데 '행복의 비밀'을 찾아냈다고 독자들이 혼동할 수 있는 제목을 회피했다는 점에서 책임감과 학문적 신념이 배어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렇다고 내용이 단순하지는 않다. 출세하고, 부자가 되고, 명예를 얻는 게 행복의 전부가 아니라는 것쯤은 예상이 되지만. 최 교수는 오랜 연구 기간과 학문적 신념에 덧붙여 '행복' 대신 '무엇이 좋은 삶인가?'라는 질문에 일말의 주저함도 없이 답 하나를 선명하게 제시하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행복에 영향을 주는 다른 요인들의 존재를 인정하면서도, 친밀한 인간관계가 그 중 으뜸이라는 점을 집요할 정도로 반복해서 강조하고 있다.

 


 

최 교수는 이어 인간관계를 가족과 친구로만 국한하지 않고 약한 유대관계와 일터의 동료에까지 확장하고, 학술적이고 실용적 측면에서 기술함으로써 실천적인 가이드라인으로 풀어내고 있어 깊이와 대중성을 모두 갖추고 있는 것이 이 책의 장점이라고 강조한다. 하버드팀의 조사연구는 풍부한 사례를 담고 있어 ‘과학적’이라고 저자들은 자신한다. 인터뷰나 설문조사뿐만 아니라 이 연구에 참여한 사람들의 뇌 스캔, 스트레스 호르몬 측정, 혈액검사 등 다양한 렌즈를 통해 웰빙 상태를 확인했다고 책에서 풀어쓰고 있다. 말로만 번듯하게 전하는 '행복론'이 아니라 인간 성장에 대한 독보적이고도 전례 없는 연구의 결과물이라는 주장이다. 이 책의 가치를 높이는 연구라는 말이다.

일반적으로 '돈'이 많으면 행복해지기가 쉬울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사실은 하버드 연구팀이 지속적으로 실시하는 설문조사 결과 행복의 조건으로 '돈'이 빠지지 않는다는 점에서 확신하게 해준다. 그러나 이는 지금까지 여타 조사에서도, 다른 지역이나 다른 나라에서도 조사 결과 늘 나오는 요인이 '돈'이라는 데서 특별한 요인은 아니고, 지극히 상식적이다. 책에 등장하는 하버드대 졸업생들이자 1975년 55세가 된 변호사 존과 고교 교사 레오의 이야기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당시 존은 연 5만 2000달러를, 레오는 연 1만 8000달러를 벌고 있었다. 직업적으로 성공한 존은 가장 행복하지 않은 사람 가운데 한 명이었고, 반면 레오는 자신을 가장 행복하다고 평가한 사람 중 한 명이었다. 그 배경에는 각자의 복잡한 스토리들이 얽혀 있지만 둘의 가장 큰 차이는 인간관계였다. 이 책은 행복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덕목을 가족·친구·직장동료 등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찾고 있다. 좋은 관계야말로 우리를 더 건강하고 행복하게 해 준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등장하는 행복의 반대편에 있는 요인은 '외로움'이다. 사람은 외로워지면 몸이 아프게 마련이다. 외로운 사람은 남들보다 훨씬 피곤하고 짜증도 잘 낸다. 특히나 노인의 고독은 비만보다 건강에 두 배나 해롭고 만성적인 고독은 사망 확률을 26%나 높이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래서 우리에게는 사랑과 연결, 소속감이 필요하다. 관계활성화가 중요한 이유다. 이처럼 하버드의 행복 조사연구는 인류가 살아온 과정에서 연구되는 각 분야의 학문이나 예술적 이론도 넘나든다.

 


 

이 책에서 가장 많은 횟수로 등장하는 단어가 '관계'이다. 물론 '행복 탐구 보고서'이니 만큼 가장 많은 횟수는 '행복'이 차지한다. 행복 다음으로 많이 등장한다는 의미다. 독자가 일일이 헤아려 보진 않았지만 한 번 읽은 느낌으로 여기에 적은 것이다. 그만큼 이 책에서 '행복'을 위해서는 '관계', 특히 '좋은 관계'를 강조한다. 이 말은 앞서 최 교수의 강조에도 나왔던 부분이다. 책에 따르면 좋은 관계의 관대함은 긍정의 선순환을 불러일으킨다. 다른 사람을 도우면 도움을 받는 사람뿐 아니라 돕는 사람에게도 이익이 된다. 관대한 태도를 취하면 뇌가 좋은 감정을 느낄 준비를 하고 그런 좋은 감정 때문에 미래에 다른 사람을 도울 가능성이 더 커진다고 한다.

관계를 더욱 끈끈하게 만드는 친밀감은 저절로 생기는 것이 아니다. 무엇보다 자발적인 참여가 필요하다. 서로에 대한 사랑과 배려, 소속감, 인간관계 전반에 대한 긍정적인 감정 등은 노력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다. 친밀감은 보다 긍정적인 관계와 건강으로 이어진다. 상대에 대한 집중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식사할 때만이라도 휴대폰을 잠시 꺼두는 것도 좋은 방법 중 하나일 것이다. 직장에서 동료들과 ‘같은 참호 안’에 있는 관계를 맺는 일도 중요하다. 영국의 평균적인 개인은 80세가 될 때까지 친구 교제에 8800시간, 친밀한 파트너와의 활동에 9500시간, 직장에서 11만2000시간을 보낸다고 한다. 직장 동료를 직접 선택하는 경우는 거의 없지만 주어진 상황에서 그들과 좋은 관계를 맺지 않으면 행복해지기는 어려울 것이다.

직업적으로, 또는 가정을 이루면서 이미 다양한 인간관계를 맺고 있는 성인기에 친구는 우선순위에서 뒤로 밀리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친구는 우리 건강과 웰빙에 생각보다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이 책은 주장한다. 친구들은 우울할 때 기운을 북돋워 주고 우리를 웃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친구들은 항상 그 자리에 있어 줄 거야’라며 우정 쌓기를 무작정 미룰수록 행복계정에 손해가 커질 것이다. 정말로 행복해지고 싶은데 방법을 모르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행복의 비밀을 품고 있는 이 책 속을 독자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단, 이 말을 먼저 앞에다 붙여야겠다. "행복은 그저 주어지는 것이 아니고 스스로 찾아야 한다." 그리고 "행복하기엔 너무 늦은 때란 없다."

 


 

당연한 얘기지만, 가장 중요한 발견 대부분은 참가자들이 이미 자기 삶의 많은 부분을 산 후에 알게 된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본인에게 가장 도움이 되었을 순간에 우리 연구의 혜택을 누리지 못했다. 그것이 우리가 이 책을 쓴 이유다. 그들과 공유할 수 없었던 것을 여러분과 공유하고 싶었다. 인간의 번영에 대한 많은 연구(우리의 종단 연구와 수십 개의 다른 연구)는 나이가 몇 살인지, 인생 주기의 어느 지점에 있는지, 결혼을 했는지 안 했는지, 내향적인지 외향적인지에 상관없이 ‘사람은 누구나 자기 삶에서 긍정적인 전환을 이룰 수 있다’는 사실을 명확하게 보여주기 때문이다.(p.434)

 

저자 : 로버트 월딩거(Robert Waldinger)

하버드 의과대학 정신과 교수, 매사추세츠 종합병원의 하버드 성인 발달 연구 책임자 그리고 수명연구재단의 공동 설립자다. 하버드 대학교에서 학사 학위를 받았고 하버드 의과대학에서 의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정신과 의사 겸 정신 분석가로 활동 중이며 하버드 정신과 레지던트들을 위한 심리치료 교육 프로그램을 담당하고 있다.

하버드 의대에 진학해 평소 관심 있던 정신 의학 분야를 연구하게 된 그는 1938년부터 현재까지 진행 중인 하버드 대학교의 최장기 연구 프로젝트 ‘하버드 성인 발달 연구’(The Harvard Study of Adult Development)의 4번째 총책임자로 2005년부터 행복에 대한 연구를 20년 가까이 이끌고 있다. 이 책은 85년간의 연구 성과를 집대성한 것으로 행복하고 건강한 삶을 사는 비결을 방대한 사례와 과학적 연구 결과로 증명했다. 그가 2015년 11월에 강연한 TED 토크 <무엇이 좋은 삶을 만드는가>(What makes a good life)는 현재까지 4,500만 뷰를 기록하고 있다.

 

저자 : 마크 슐츠(Marc Schulz)

하버드 성인 발달 연구 부책임자이자 브린 모어 대학 심리학과 수 카르다스(Sue Kardas PhD 1971) 석좌 교수다. 데이터 사이언스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며 이전에 브린 모어에서 심리학과 및 임상 발달 심리학 박사 과정 책임자를 역임했다. 애머스트 대학에서 학사 학위를, 캘리포니아 대학교 버클리에서 임상 심리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하버드 의대에서 건강 및 임상 심리학 분야의 박사 후 과정 훈련을 받은 현직 심리 치료사다.

 

역자 : 박선령

세종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MBC방송문화원 영상번역과정을 수료하였다. 현재 번역 에이전시 엔터스코리아에서 출판기획 및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주요 역서로는 《타이탄의 도구들(리커버 에디션)》, 《인생을 바꾸는 90초》, 《일터의 현자 : 왜 세계 최고의 핫한 기업들은 시니어를 모셔오는가?》, 《나는 이제 설득이 어렵지 않다》, 《성실함의 배신 : 목적 없는 성실함이 당신을 망치고 있다》, 《어떻게 인생 목표를 이룰까: 와튼스쿨의 베스트 인생 만들기 프로그램》, 《북유럽 신화》 등 다수가 있다.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의

서평으로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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