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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에 버렸더라면 더 좋았을 것들 - 인생에서 정말 중요한 것만 남기는 내려놓음의 기술
고미야 노보루 지음, 김해용 옮김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3년 10월
평점 :
자기계발 책을 읽다보면 옛날 사람들의 기대 수명을 느낄 수 있는 근거가 자주 발견된다. 나이에 관련된 이야기가 많아서일 것이다. 시대에 따라 다르겠지만 동양 사람들의 경우 기대 수명은 고대를 기준으로 60세이고 서양 사람들은 근대 이후 75세쯤이다. 아마 동양의 기준은 공자에 의해 이야기됐을 것으로 추정되고, 서양은 르네상스 이후 근대 학자들에 의해 규정되었기 때문이다. 여기서 '기대 수명'이라고 독자가 표현한 것은 일반적인 의식을 말하는 것이지 당시 문헌이나 논저에 나타난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서양의 한 곳(독일)에서는 인간의 수명과 수명에 맞춰 할 일에 대한 민담을 전해 들은 적이 있다. 이 민담 주제는 "사람은 30세까지는 사람으로 살고, 이후 45세까지는 소의 삶, 60세까지는 개의 삶, 75세까지는 원숭이의 삶을 대신 사는 것"이라는 내용이다. 어느 날 하느님이 사람과 소, 개, 원숭이를 모았다. 그리고 이들에게 각각 30년의 수명을 주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에 사람은 "너무 짧다"고 항의했고, 나머지 짐승들은 "너무 길다"고 불평했다고 한다. 너그러운 하느님은 그럼 너무 길다고 말한 짐승들의 수명을 절반으로 나누어 각각 15년으로, 사람에게 모아서 주었다고 한다. 사람의 수명이 75세가 되었다는 짧은 민담이다.
이 이야기는 어린이들에게 교훈을 주는 민담이지만 30세 이후의 삶은 세 동물의 삶을 대신 사는 것이니 그들이 하는 일처럼 살아야 한다는 교훈 말이다. 즉, 45세까지는 부지런히 일하여 가족을 먹여 살리고, 60세까지는 개를 대신해 가족을 지켜야 하며, 75세까지는 너무 오래 살았다고 원숭이처럼 조롱받으며 살 것이라는 내용이다. 어떻게 살아야 할까?에 대한 교훈을 주기 위해 전해져 오는 민담이지만 충분히 설득력을 갖는 이야기다.
동양은 조금 다르다. 공자가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며 자신이 했던 일을 중심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이야기를 70세까지의 인간의 삶을 가르쳤다. 그 유명한 40세 '불혹설(不惑說)‘이다. 공자는 "나는 15세가 되어 학문에 뜻을 두었고(吾十有五而志于學), 30세에 학문의 기초를 확립했다(三十而立). 40세가 되어서는 미혹하지 않았고(四十而不惑) 50세에는 하늘의 명을 알았다(五十而知天命). 60세에는 남의 말을 순순히 받아들였고(六十而耳順) 70세에 이르러서는 마음 내키는 대로 해도 법도를 넘어서지 않았다(七十而從心所欲 不踰矩)"라는 말을 남겼다. 물론 성인의 반열에 든 공자이지만 일반 사람들도 이에 따라 살라는 정도의 가르침으로 받아들인 것은 제자들이고 후세 사람들이지만 충분히 교훈이 되는 내용이다. 이 가운데 '40세 불혹'이란 말은 유독 후세 사람들이 자주 인용해 쓰다보니 아마 삶을 사는 지침으로 받아들여졌을 것이다.
우리는 대부분 살다가 좋지 않은 일이 닥치면 "왜 나에게만 이런 일이 생길까?" "열심히 살았는데 왜 이렇게 되었을까?" "그때 그 일(사람)만 없었더라면?." "처음부터 선택을 잘못한 게 아닐까?" 하는 두려움, 불안, 분노, 슬픔, 후회를 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이런 두려움이나 불안, 후회 등은 우리 삶의 일부라고 후세 사람들은 긍정적으로 바꿔 생각하기도 한다. 이 책 『마흔에 버렸더라면 더 좋았을 것들』은 이 같은 생각과 감정이 우리를 지배하거나 방해할 때는 그것들을 내려놓는 법을 배워야 한다는 교훈을 주고 있다. 꽉 막히고 어질러진 공간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듯이, 부정적인 생각과 감정으로 가득 찬 상태로는 원하는 삶을 향한 걸음을 내디딜 수 없기 때문이다.
저자 는 부정적인 감정이 버려야 할 것을 버리지 못함으로써 빚어지는 삶의 방식에서 문제를 찾는다. 우리가 잘 아는 인간의 '탐욕'이 대표적인 감정일 것으로 쉽게 생각할 수 있다. 틀린 말이 아니다. 위대한 세계 종교들도 '탐욕'을 버리지 않으면 결코 올바른 삶을 살 수 없다고 '버려야 할 것'으로 꼽고 있다. 불교에서는 이를 '삼독(3毒)'라고 말하며 수행을 통해 버려야 한다고 강조한다. 삼독은 탐욕(貪欲), 진에(瞋? : 분노), 우치(愚癡 : 어리석음)로서 흔히 '탐·진·치'라 한다. 기독교 역시 탐욕은 7가지 죄악의 하나로 버려야 한다고 가르치고 있다.
저자 고미야 노보루는 '버리기'보다 ‘내려놓음’이라는 표현을 이 책에서 사용하고 있다. 이 책은 우리가 인생에서 불필요한 것을 버리고 정말 소중한 것을 남기는 기술에 대해 쓴 책이다. '내려놓음'은 심리학에서 중요하게 다루는 주제 중 하나이며, 부정적인 생각이나 감정을 효과적으로 다루는 능력, 더 좋은 삶을 위한 도구를 의미한다. 그런데 우리는 내려놓음을 포기나 실패로 오해하고 받아들이지 않는다. 설령 내려놓아야 할 것이 자신을 괴롭히는 부정적인 감정이나 생각일지라도 말이다. 불필요한 것들까지 버리지 않고 끌어안으려다 그것들에 잠식되며, 그런 일은 나이가 들수록 비일비재해진다.
수많은 카운슬러를 육성한 심리학 교수이자 공인심리치료사, 임상심리사로 사람들의 마음의 집을 고쳐온 고미야 노보루 박사는 지난 30년간 내려놓음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껴왔다고 한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좋은 삶을 위해 내려놓아야 할 것들을 내려놓지 못하는 일은 누구에게나 해당한다. 하지만 사람들이 내려놓음의 본질도, 방법도 제대로 모르기 때문에 저자는 이 책을 펴냈다. 이에 따라 저자는 내려놓음을 처음 접하는 사람도 쉽게 이해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그동안 사람들을 심리 상담하며 축적한 내려놓음의 지식과 기술을 한 권의 책으로 썼다.
『마흔에 버렸더라면 더 좋았을 것들』은 자기 자신을 제대로 마주하는 법부터 내면의 소리를 듣고 이해하는 법, 불필요한 생각과 감정을 버리고 내면을 안정된 상태로 만드는 법, 자신에게 정말 중요한 것을 찾아내 얻는 법까지, 내려놓음에 대한 핵심 지식과 실용적인 심리 활동을 제공한다. 이 책은 감정의 세계를 탐험하고, 그것을 이해하며, 필요 없는 것을 내려놓음으로써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이끄는 지침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책에 따르면 다가오는 내일이 두렵다. 관계로 인한 스트레스가 극심하다. 홀로 고립되어 외롭다. 인생이 원하는 방향대로 흘러가지 않을뿐더러 무슨 일을 해도 막다른 골목에 몰린 느낌이다. 우리는 살면서 종종 이런 생각과 감정을 경험한다. 하지만 그 이유도, 그것을 해결할 열쇠도 제대로 찾지 못한 채 절망과 무기력에 빠진다. 우리는 왜 이런 부정적인 생각이나 감정에 사로잡히는 걸까?
30년 넘게 미국, 뉴질랜드, 일본에서 심리학으로 사람들의 마음의 집을 고쳐온 저자는 우리가 부정적인 생각과 감정에 잠식되는 이유가 내면의 소리를 경청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더 나은 삶을 위해 필요한 것은 ‘내면이 안정된 상태’이며, 그 상태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내면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억만장자이자 저명한 명상가 마이클 싱어 역시 ‘아주 편안하고 정직하게 자신을 들여다보고자 하는 의욕’이 우리에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나 아닌 다른 것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을 ‘경청(傾聽)’이라고 하며, 자기 내면의 소리를 듣는 것을 ‘내성(內省)’이라고 한다. 그러나 많은 사람이 타인의 소리는 주의 깊게 들으려고 하지만 정작 자신의 소리에는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
저자는 책에서 여성 A의 사례를 소개한다. A는 어린 시절부터 부모의 기대에 부응하려고 열심히 노력했다. 유명 대학의 대학원까지 진학했지만 어느 날 갑자기 ‘이건 내가 하고 싶은 일이 아니다’라고 생각했다. 일단 그런 생각이 들기 시작하자 도저히 학교에 갈 마음이 생기지 않았고 등교를 거부하게 되었다. 또 책에서는 회사 안팎의 여러 관계자와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게 주요 업무인 B도 소개된다. 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던 중 왠지 모르게 ‘평소와 다르다’는 느낌이 들었지만 기우라고 생각하고 무시해버렸다. 그러다 프로젝트가 마무리될 무렵 이곳저곳에서 부정적인 의견이 나왔고, 결국 프로젝트는 백지화되었다.
저자는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우리 역시 두 사람처럼 자신의 감정과 감각을 줄곧 무시하며 살아간다"고 말한다. 타인의 소리를 경청하느라 자기 내면에서 들리는 소리를 듣지 못하거나 듣지 않으려고 한다. 그러다 보니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을 바라는지, 무엇이 중요한지 알 수 없게 되어버린다는 설명이다. 이 경우 저자는 자기 내면의 소리에 귀를 기울일 것을 역설한다. 자기 내면에서 나오는 소리, 자신이 느끼는 감정이나 감각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 그때 비로소 우리를 괴롭히는 부정적인 감정과 생각의 정체를 확실하게 알 수 있다는 주장이다. 또 감정과 생각의 파도가 우리에게 유용한 신호나 메시지를 전달하지 못하고 오히려 우리를 덮치고 압도할 때, 우리는 그것들을 내려놓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강조한다. 내려놓음이란 부정적인 생각이나 감정을 효과적으로 다루는 능력, 더 좋은 삶을 위한 도구를 의미한다. 우리를 괴롭히는 생각이나 감정처럼 불필요한 것을 버리고 정말 소중한 것을 남기려면 내려놓음이 필요하다. 이 책에서는 내려놓음의 지식과 기술 다섯 가지를 제시한다.
① 머지않아 죽는다는 사실을 마주한다
먼저 자신이 언젠가 죽는다는 사실을 직시하고 받아들여야 한다. 그럼으로써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인생이 소중한 선물이었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다. 그리고 유한한 삶을 감사하며 살아갈 수 있게 된다. 이 책에서는 우리가 죽음이라는 숙명을 건설적으로 직시하도록 돕는 심리 활동을 알려준다.
② 내면의 소리에 집중한다
다음으로 자기 내면의 소리를 듣는다. 우리는 살면서 반드시 무언가를 내려놓아야 한다. 그렇다면 무엇을 내려놓고 무엇을 내려놓지 않아야 할까. 그 선택을 올바르게 하기 위해서는 일단 자신의 감정, 감각에 민감해져야 한다. 그를 위해 주의할 점들을 설명한다.
③ 마음을 안정된 상태로 만든다
하지만 불안, 분노, 후회를 느끼는 마음으로는 좀처럼 자기 내면의 소리를 들을 수 없다. 우선은 마음이 안정된 상태를 이루는 게 중요하다. 마음을 안정된 상태로 이끄는 심리 활동을 소개한다.
④ ‘정말 중요한 것’을 명확히 한다
자신에게 가치를 느끼며 충실하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정말 소중한 것을 생활의 중심에 두고 매진하며 살아가는 일, 그것을 통해 타인에게 공헌하는 일. 이 두 가지를 이룰 때 인생이 의미 있고 충실하게 변한다. 그래서 이 책에서는 『시크릿』의 대가이자 뛰어난 치료사, 철학자인 존 F. 디마티니 박사가 개발한 ‘밸류 팩터’를 통해 우리에게 중요한 최우선 가치를 찾아낼 수 있게 도와준다.
⑤ 감사하며 살아간다
현재에 대해서도, 과거에 대해서도 감사하며 살아갈수록 자신에게 ‘정말 중요하지 않은 것’을 내려놓고, ‘정말 중요한 것’을 생활의 중심에 둘 수 있다. 그때 자신이 바라던 더 좋은 삶으로 나아갈 기회가 찾아온다.
저자 : 고미야 노보루(古宮昇)
심리학 박사(Ph.D), 공인심리치료사, 임상심리사. 미주리대학교 컬럼비아 캠퍼스에서 심리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국 주립 아동상담소, 정신과 병동 등에서 심리 카운슬러로 근무하며 모교인 미주리대학교 심리학부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다. 귀국한 후에는 심료내과 의원과 대학교 내 학생 심리상담소의 카운슬러로 활동했고 오사카경제대학교 인간과학부 교수, 뉴질랜드 오클랜드공과대학 심리치료학대학원 객원 교수를 지냈다. 지금은 고베에서 ‘카운슬링 룸 가가야키’를 설립해 운영한다. 또한 심리학과 영적인 지혜를 통해 삶을 행복하고 충실하게 바꾸는 ‘스피리츄얼 심리학 온라인 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있다. 저서로는 『자기긍정감이 내려갔을 때 읽는 책』 『프로 카운슬러가 가르쳐주는 첫 경청술』 『함께 있어 편안한 사람, 피곤한 사람』 등 28권이 있다. 심리학자로서 국제 논문을 포함한 전문 논문을 50편 이상 발표했다.
역자 : 김해용
경희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출판 편집자로 일하며 다수의 일본 소설과 만화를 번역하고 편집했다. 주요 번역 작품으로, 이사카 고타로의 『AX』, 미야베 미유키의 『브레이브 스토리』, 『퍼펙트 블루』, 오쿠다 히데오의 『버라이어티』, 『방해자 1~3』, 『나오미와 가나코』, 이시다 이라의 『도쿄 돌』, 『슬로 굿바이』, 마미야 유리코의 『존댓말로 여행하는 네 명의 남자』, 히구치 타쿠지의 『내 아내와 결혼해주세요』, 다니 미즈에의 『추억의 시간을 수리합니다 1~4』, 『조류학자라고 새를 다 좋아하는 건 아닙니다만』, 『지성만이 무기다』, 『나는 왜 혼자가 편할까』, 『도라에몽 : 진구의 달 탐사기』 『조류학자라고 새를 다 좋아하는 건 아닙니다만』, 『지성만이 무기다』, 『도라에몽 : 진구의 달 탐사기』, 『신공룡 도감 : 만약에 공룡이 멸종하지 않았다면』 등이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