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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든 세기의 재판 이야기 - 그 재판이 역사가 된 이유! 고대부터 현대까지 세기의 재판으로 알아보는 흥미진진한 법과 세계사
장보람 지음 / 팜파스 / 2023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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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든 세기의 재판 이야기』는 단순한 법이나 재판 이야기라면 쉽게 읽기 힘든 책이란 생각이 먼저 든다. 법이나 재판은 우리 일상과 그다지 직접적 연관성이 없는 게 대부분이니까. 그런데 이 책에 등장하는 12개의 재판은 우리의 삶, 즉 역사를 바꾸는 데 인용되는 유명한 재판 이야기이다. 흔히 '역사적 재판'이라고 일컬어지는 재판들이다. 법과 인간의 존엄성이 맞부딪치는 경우 어떤 것을 우선해야 하는가에서부터 우리 삶의 경계선에서 우리의 삶을 오히려 압박하는 사건들의 재판도 있다. 우리는 일상 생활을 하는 가운데 흔히 법은 재미없고 어렵다고 생각한다. 사실 되도록 가까이 하고 싶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법에 의해 유지되고, 법에 의해 발전된 방향으로 진전된다는 점을 생각해 보면 법의 필수불가결의 요소다.
살면서 개인의 신체 안전과 재산 보호는 법이 아니면 살기 어려울 만큼 항상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사회 인구가 많아지고, 문명 발전으로 인간의 문명이 복잡하고 빠르게 변화하고 있어 자신의 신변 안전과 재산 보호만 생각하면서 살 수는 없다. 이때문에 살면서 되도록 가보고 싶지 않은 곳이라면 병원과 재판정이라는 속담도 전해 내려온다. 현대 법에서는 재산 문제가 굉장히 많아지며 민감하게 삶과 관련된 경우 재판이 쉽지 않다. 재판 결과가 나오기까지(소송 기간) 너무 길어지기도 한다. 개인과 이해 관계가 걸린다면 어느 한 개인의 손을 쉽게 들어줄 수 없다. 서로의 이익을 위한 주장을 내세우기 때문이다. 형사 사건의 경우 대개 법에 규정한 범죄자를 다루기 때문에 재판 과정이 단순하고 짧을 수도 있지만 민사의 경우 "몇 년이 기본"이라는 말도 유행된 지 오래됐다. 조선시대에도 재산을 물려줄 피상속인에게 상속인이 당부하는 유언이 "절대 송사에 휘말리지 말라"는 유언을 많이 남겼다고도 우스갯소리처럼 전해 내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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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사든 형사든 모두 법정에서 이루어진다. 재판이 수천 년간 인류 사회에서 이어져 내려온 데는 '공정'해야 하고 잣대도 '정확'해야 한다는 원칙을 만족시키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재판 역시 사람 사는 사회에서 사람들이 다투는 일이라 모든 재판이 공정하게 이루어지기에는 어려울 것이다. 재판의 주체는 재판장(판사)이지만, 재판장 역시 그 사회 집단의 구성원임에 틀림없다. 또 재판장이 인간인 이상 '공정'이 흔들릴 수 있다. 다만 그보다 더 공정하게 문제를 해결해 줄 곳이 없기에 재판에 마지막 희망을 건다. 법정은 엄숙하고 까다로운 인상을 주고 소모전처럼 느껴지는 이유다. 하지만 법과 재판은 우리의 삶에 밀접하게 닿아 있고 또 우리가 사는 사회의 커다란 변화를 이끌어내는 존재임에는 틀림없다. 더 좋은 방법이 없다면 가장 공정한 '재판'이라는 절차를 거쳐야 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법 관련하는 사람들은 법의 엄격함을 내세워 '정의'의 편에 선다. 그러나 법을 다루는 사람들이 모두 '정의'일 수는 없다. 사회 구성원의 일부이기 때문이다. 특히 사건이 정치적으로 비화할 경우 재판의 공정성이 더욱 크게 요구되지만 항상 공정성이 담보되지 않는다. 이때는 '법'이라는 무거운 '적'이 하나 더 생기게 되는 셈이다.
사회에서 통용되는 법은 우리 사회에서 정의의 편에 서서 피해자를 구하기 위해 존재한다. 즉 선량한 피해자를 법이 보호해 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 반면 법정에 선 다른 한편은 '부정의'가 돼야 한다. 법조계 사람들은 법은 우리가 관심을 가지는 만큼 더 흥미진진한 존재로 변모한다고 말한다. 우리는 수많은 근현대사의 불행한 일들에 대해 모두 법이 처리해줄 것을 기대한다. 법이 존재하고 있는 사회에서는 마땅히 법이 개인이나 집단의 불행한 일에 대해 올바른 판단으로 피해자를 구제해야 한다. 이 책에 나오는 12가지 재판은 대체로 인간 사회는 정의와 부정의가 교묘하게 서로 숨바꼭질하면서 자신이 유리한 쪽으로 고개를 내미는 경우를 자주 보게 된다. 법이 정치에 예속될 때, 법이 돈에 종속될 때, 법이 폭력에 무너질 때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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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사건들에 대한 재판은 세상을 떠들썩하게 하고, 드라마보다 더 흥미진진하다. 지나간 사건들이니 더욱 그렇다. 자신이 재판 당사자라면 흥미롭게 바라볼 수는 없을 터이니. 보다 공정한 세상, 보다 살 만한 세상, 보다 풍요로운 인간들의 세상을 만드는데 기여하는 일은 법이나 정치나 같은 목적인데 왜 법과 정치가 만나면 늘 말썽이 되는지... 법의 원리나 정치가 방향을 잘못 잡을 때 얼마나 많은 피해자가 억울한 일을 당하는지도 이 책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든 세기의 재판 이야기』를 만나면 이유를 가늠할 수 있다. 이 책의 저자 장보람은 현역 변호사로서 우리 청소년들이 법과 재판에 관해 기본적으로 알아야 할 12가지 재판을 선정해 재판의 역사를 보여준다. 물론 인류 사회에 큰 영향을 미친 재판들이다. 법과 멀리 하더라도 최소한의 정도는 알아야 불이익을 당하지 않으며 살 수 있다. 어디까지 알아야 할까. 이 책이 청소년들에게 사회 생활을 하는 데 혹시 불이익에 대비할 충분한 소양을 키워준다.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세기의 재판이 열린 역사적 법정으로 이 책과 함께 떠나면 된다. 이 책을 다 읽고 덮는 순간, 법이 어떤 것이고 어떻게 사회에 작동하고, 결국 어떤 역할을 하는 것인지 충분히 알 수 있도록 저자가 쉽게 풀어 소개한다.
이 책은 한마디로 고대부터 현대까지 당시 사회를 뒤흔들 만큼 논란이 있던 재판들을 모아 법이 얼마나 치열하게 우리 사회를 변화시켜 나갔는지를 살펴보는 청소년 법 교양서이다. 큰 틀로 보면 법의 역사, 재판의 역사가 담겨 있다. 책장을 넘기는 순간, 재미있는 법정 드라마보다 더 흥미진진했던 세기의 재판이 열린 역사적 법정으로 여행을 떠난다.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든 역대급 재판을 보며 세계사적 배경과 역사적 인물들, 시대상, 그리고 기존의 가치와 대립한 새로운 가치의 분투를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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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역사적 재판 때 다루었던 사건들과 매우 닮은 현재의 분쟁들을 보여주며 우리가 어떤 눈으로 그런 분쟁들을 바라봐야 할지 생각해 보게 한다. 법에 관한 지식은 물론 법의 흐름까지도 짚어낼 수 있도록 해준다. 법정 분쟁의 치열한 대립은 영화보다 더한 긴박함을 안겨 주고, 대립 끝에 얻어낸 법적 정의는 진한 감동을 선사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이 책이 청소년들에게 유용하게 쓰였다는 말이다. 생생한 재판장으로 떠나는 시간 여행을 통해 더 성숙한 법치 사회를 이루기 위한 소양과 리걸 마인드를 길러 낼 수 있을 것으로 저자는 기대하고 있다.
앞서 독자가 언급한 대로 법과 재판은 평소 우리의 일상과는 관련이 없는 전문가들의 영역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법은 우리의 생활과 밀접하게 맞닿아 있으며 우리의 생각과 행동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 사실 법이 시작된 것도, 재판이 시작된 것도 '억울한 개인'을 구하고 피해 집단의 손해를 만회해준다는 취지에서 시작된 것이다. 즉 개인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 생긴 것들이다. 관련된 법을 발전시켜오고 또 만들어 온 것이 전문가가 아닌 보통의 사람들이라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이에 따라 이 책은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우리 사회를 변화시키고 사람들의 사고를 성장시킨 세기의 재판을 모아 소개한다. 이 책에 나오는 '세기의 재판'들은 대개 고등하교 교과서에 짧게나마 언급되는 것이 대부분이다. 다만 교과서에서는 조목조목 따져가며 실을 수 없기에 많은 페이지를 할애할 수 없기에 이 책을 통해 더 깊은 법 지식과 재판을 알도록 하는 게 저자의 집필 취지이다. 당시 사회를 뒤흔들 만큼 논란이 많았던 재판들을 모아 법이 얼마나 치열하게 죄의 유무를 판단하고, 우리 사회를 발전시켜 나갔는지를 살펴본다. 그 과정에서 당시 시대상과 역사적인 배경을 알아보고, 역사적 인물들의 이야기, 기존 가치관과 대립하는 새로운 가치관의 분투를 이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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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인 재판 때 다루었던 사건들과 매우 닮은 현재의 분쟁 사례도 함께 소개하며, 우리가 어떤 눈으로 지금의 분쟁을 바라봐야 할지 생각해보게 한다. 이 책을 통해 십 대 청소년들은 법적 정의와 법이 수호하는 가치에 대해 다시금 되새기게 될 것이다. 더 성숙한 법치 사회를 만들기 위한 기본 소양과 단단한 리걸 마인드(Legal Mind)를 지닌 채 성장하게 될 것이다. 드라마틱한 재판에 담긴 양심과 광기, 인간다움에 대한 이야기, 세상을 발전시킨 재판에서 시대착오적 재판까지 대표적인 사례와 현대 쟁점이 되고 있는 문제와 연결해 본다.
아무리 견고해 보이더라도 법에는 빈틈이 있다. 이 책은 법이 덜 성숙된 시절, 반면교사로 삼을 만한 시대착오적 재판에 관한 이야기도 들려주며 법에 대한 다양한 시각도 키워준다. 광기 어린 군중 심리에 휩싸여 끔찍한 만행을 저지른 ‘마녀 재판’, 양심을 지키기 위해 목숨까지 바쳐야 했던 ‘토마스 모어의 재판’, 인간다움을 지키기 위해 일부러 유죄를 받아야 했던 ‘로자 파크스의 재판’ 등 인류의 삶과 역사를 바꾼 사건들이 많다. 이 책에 등장하는 사람 이름이나 사건의 개요쯤은 많은 사람들이 안다고 말하지만 대체적으로 정확하게 아는 사람은 드물다. 이 책은 역사적 재판에 담긴 사람들의 이야기를 보며 우리는 사회와 철학, 가치관의 성숙에 따라 법과 재판 역시 발달하거나 혹은 퇴보하기도 했음을 알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이를 통해 우리가 인문적 사고를 끊임없이 키워야 하는 필요성을 느끼게도 한다.
이 책은 모두 12개의 재판을 다룬다. 12개의 장(章)으로 나뉘어 있다. 모두 시대는 물론 재판의 성격도 다르다. 무엇보다 '정의가 항상 승리한다'는 대원칙에 벗어나기도 한다. 하지만 결국은 정의로 귀결된다. 부정의의 승리는 시대상이나 관련자들의 면모에 따라 일시적으로 승리를 거머쥔 것처럼 보이지만 대부분은 인류가 정의롭다고 판단하는 쪽으로 바뀌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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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소크라테스의 재판(기원전 399) : 민주주의와 시민 불복종 / 시민이 성장해야 민주주의도 바르게 자란다
2. 토마스 모어의 재판(1535) : 헌법상 기본권과 양심 선언 / 과연 양심에도 법적 권리가 있을까?
3. 세일럼의 마녀재판(1692) : 군중 심리와 잊힐 권리 / 죄송하지만 마녀재판은 처음이라서요
4. 드레퓌스의 재판(1894) : 언론인의 항거와 재심 절차 / 여론의 힘으로 잘못된 재판을 바로잡다
5. 전범 재판(1945) : 역사에 대한 판단과 정의 / 추악한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법이 할 일
6. 로자 파크스의 재판(1955) : 인종 차별과 흑인 인권 운동 / 인간다움을 지키기 위해 일부러 죄를 짓다
7. 미란다의 재판(1966) : 미란다 원칙과 증거 능력 / 법에서는 결과만큼이나 과정이 중요하다
8. 제인 로의 재판(1970) : 낙태와 여성의 자기 결정권 / 낙태를 두고 벌인 윤리, 종교, 과학의 치열한 싸움
9. 워터게이트 재판(1974) : 대통령 탄핵과 헌법 재판소 / 부정한 권력은 시민이 심판한다
10. 카렌 앤 퀸란의 재판(1976) : 인간답게 죽을 권리 / 법이 허락하는 죽음은 과연 무엇일까?
11. 에린 브로코비치의 사건(1996) : 환경권과 손해 배상 / 부도덕한 기업과 훼손된 환경, 법으로 심판하다
12. 벌링턴 산업의 재판(1998) : 성희롱과 성차별 / 직장 내 성희롱을 재판장으로 가져오다
저자 : 장보람
변호사이며, 어린이/청소년 교양서 저자로 활동하고 있다. 현재는 서울중앙지방법원 상임조정위원직을 맡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명화로 배우는 미술의 모든 것』, 『말과 글에도 주인이 있어요』, 『신나는 법 공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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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의
서평으로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