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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방에 아무나 들이지 마라 - 불편한 사람들을 끊어내는 문단속의 기술
스튜어트 에머리 외 지음, 신봉아 옮김 / 쌤앤파커스 / 2023년 10월
평점 :

우리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참 오랜만에 해보는 질문이다. 어렸을 적 사춘기 무렵 선생님, 혹은 부모로부터 귀에 못이 박이도록 들었던 말이 생각난다. "어떻게 살 것인지 인생관을 세우고 원하는 길로 매진하라." 교과목이 달라도 각 교과 선생님들도 수업 이외 여담을 할 때마다 강조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우리들은 자연스레 무엇을 하고 살 것인지, 즉 직업으로 무엇을 택할지에 대해 고민하고, 또 생각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대체적으로 이때 정한 인생관을 수십 년이 지난 지금까지 갖고 살아왔는지는 별도의 문제다. 아마 대부분 그때의 생각에 차이가 있으리라 짐작된다. 독자도 변했으니까. 또 주변 친구들 중에도 그때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고 있는 사람은 별로 없다. 살아오면서 많이 변한다. 이때 생각의 변화를 가져온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일까? 사회 생활을 하면서 만난 사람들이 가장 큰 영향을 주었으리라 생각한다. 그들은 삶에 대해 생각하게 해주는 원동력이었다. 좋은 이유든 나쁜 이유든 영향을 받았기에 독자도 그런 생각의 변화를 일으켰다.
그때로부터 수십 년이 지나온 동안 오늘날 세상은 거대하고 복잡하게 변했다. 그것도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변화해 맞춰 가기 힘들고 버거울 정도로 빠르게 변화했다. 누구나 사회에서 다양한 관계를 맺고 살아간다. 좋든 싫든. 문제는 바로 거기에 있다. 독자는 딱히 내키지 않는 사람들을 거절하지 못하는 바람에 떠밀리듯 인연을 맺은 뒤 고통을 겪었다. 지금은 어떻게 하면 이 골치 아픈 관계를 끊어낼 수 있는지 고민할 필요도 없이 사전에 아예 차단하기에 이르렀다. 인간관계만큼 시대와 세대를 넘어 오랫동안 많은 사람들에게 고통을 안겨주는 문제는 없을 것 같다. 이 책 『당신의 방에 아무나 들이지 마라』는 매우 폐쇄적인 삶을 요구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표제어가 명령형에 부정의 의식이 깔려 있다. '아무도'라는 말로 미루어 사람을 의미하는 것임을 알 수 있다.

구체적으로 누구를 말하는 것일까? 이 책의 저자는 CNN이 ‘현대 네트워킹의 아버지’라 칭하는 비즈니스 네트워크 분야의 세계 최고 권위자인 아이반 마이즈너는 "현명한 사람은 불편한 관계를 잘 끊는 사람이 아니라 애초에 나쁜 관계를 시작하지 않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만약 우리가 누군가와 관계를 맺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사전에 올바로 결정할 수 있다면 이후 발생할 고통과 에너지 낭비를 방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마이즈너와 스튜어트 에머리, 더그 하디가 공동 집필했다. 모두 자기계발서 집필하는 작가들이다. 공동 저자(이하 저자)들은 사회에서 비즈니스 네트워크 개발, 책, 잡지, 인터넷 편집자로 일하는 동안 각각 엄청난 양의 책과 기사 등을 배출한 자기계발 베테랑들이다. 이들이 모든 삶이 좋든 나쁘든 간에 겹겹의 인간관계로 이루어져 있으며 그 인간관계의 진실을 파헤침으로써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다는 만고불변의 진리를 바탕으로 이책을 썼다.
이 책은 출간 이후 입소문만으로 미국 아마존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다고 한다. “당신의 방에는 누가 있습니까?”라는 간단하지만 통찰력 있는 질문이 독자들의 눈길을 끌었다고 생각된다. 독자들의 눈길 끝에는 당연히 저자들이 함께하는 인간관계에 대한 새로운 해결책이 제시돼 있다. 이 개념은 지금까지 살면서 만난 모든 사람들이 하나의 방에서 함께 산다는 독특한 가정에서 출발한다. 물론 '방'이란 개념은 은유적이다. 자신의 마음속을 은유한 것이다. 과학자들이 밝힌 바로 살펴보면 이 책의 주장은 진실과 맞닿아 있다. 뇌과학 분야의 연구에 따르면 인간이 생각하고 행동하고 살아가는 방식에는 과거부터 현재까지 알고 지낸 수많은 사람들의 영향이 알게 모르게 남아 있다. 나와 가까운 사람일수록 그 영향력은 더욱 클 수밖에 없다. 결국 내 곁에 있는 사람들이 내 모습을, 내 인생을 만드는 것이다.

저자에 따르면 인간관계는 마치 피아노의 현과 같아서 좋은 사람, 함께 하면 편하고 잘 맞는 사람과 함께하면 공명이 일어나는 반면 신뢰할 수 없는 사람, 불편함과 불쾌감을 주는 사람을 보면 불협화음이 발생한다. 따라서 내 방 안에 있는 사람들, 즉 나와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들을 찬찬히 살펴보면 이들과의 관계가 내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 수 있다. 삶이 혼란스럽다고 느껴진다면 높은 확률로 이상한 사람들이 설치고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누구를 방 안에 들여야 하고, 이미 방에 들어온 사람들은 어떻게 처리해야 할까? 이 책이 쓰인 이유이자, 책의 주제를 이끌어가는 강력한 질문들은 모두 이 방에서 일어난다. 앞으로도 함께할 사람과 지워야 할 사람이 함께 있는 방이다. 다만 거리로서 차이를 두고 평생 함께할 존재들인 것이다.
저자들은 인간관계라는 방에 한번 들어온 사람은 결코 나갈 수 없고 영원히 함께 있다고 전제한다. 과거의 시간은 되돌릴 수 없고, 한 번 일어난 과거의 일은 다시 바꿀 수 없다. 오직 미래의 자신을 위해 스스로가 가진 마음에서 친소 관계를 따져 선택해 가까이 둘 수 있다. 또 자신의 미래에 도움이 안 되는, 혹은 장애가 된다면 멀리 떨어지게 할 수는 있다. 이에 따라 누구를 방에 들어오게 할지, 일단 들어온 사람들은 어디에 머물게 할지 스스로 신중히 결정해야 자기 삶을 원하는 대로 이끌어갈 수 있다. 이 책은 ‘문지기’와 ‘관리인’의 개념으로 이에 대한 솔루션을 제공한다. 문지기는 문단속을 하는 사람이다. 즉, 누군가 방에 들어오려고 할 때 허락하거나 거절하는 역할을 한다. 자기 마음 안에 '문지기'와 '관리인'을 따로 둔다는 말은 얼핏 무슨 뜻인지 이해하기 어렵다. 하지만 차분히 생각하면 금세 이해 가능하다.

'관리인' 역시 말 그대로 방을 관리하는 사람이다. 내 마음과 일상의 안정과 평화를 위해 시끄럽고 골치 아픈 사람은 안 보이는 방구석으로 보내고 때로는 가방에 넣어 자물쇠를 잠가버리기도 한다. 문지기와 관리인의 역할은 단순해 보이지만 인간관계를 제대로 이끌어가는 중요한 장치이다. 각자 자신의 문지기와 관리인의 이미지를 최대한 효율적인 모습으로 구현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자신이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와 관계를 추구할 수 있다. 이 책은 문지기와 관리인이라는 흥미롭고 효과적인 방법을 비롯해 여러 도구를 제시한다. 이를 통해 우리는 아무나 방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문단속을 할 수 있으며, 일단 들어온 사람들을 통제하고 관리할 수 있다. 이 책에서 알려주는 핵심적인 기술은 인간관계를 바라보는 근본적인 인식을 바로잡아주며, 이를 통해 관계에서의 무게중심을 나 자신에게 가져오도록 한다.
이 책에서 말하는 '자신의 방'이 중요한 궁극적인 이유는 자신의 방이 곧 자신의 인생과 같기 때문이다. 우리는 관계 속에서 영향을 받고, 때로는 닮아가고 때로는 반발하며 살아간다. 인간관계는 삶의 축소판이고, 우리의 세계는 결국 그 속에 있는 사람들에 의해 결정된다. 자주 어울리는 친구 세 명을 보면 그 사람을 알 수 있다는 말이 있다. 스스로가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를 깨뜨리는 사람이 자꾸 다가올 때 거절하지 못하고 끌려 다닌다면 어느 순간 내가 싫어하는 그 모습이 바로 내 모습이 될 수 있다. 그 사실을 인지하면 관계는 한층 더 중요하고 무게감 있게 다가온다.
우리는 자신의 방문을 두드리는 사람을 보며 훗날 이 사람과 어떤 관계를 맺게 될지 예측하고 예방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그렇다고 우리가 모두 미래를 점치거나 관상을 보는 능력을 가져야 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내가 어떤 삶을 살고 싶고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스스로의 기준과 가치를 명확히 하고, 그에 부합하는 사람들만 내 인생의 방에 받아들일 수 있는 안목과 규칙이다.

이 책이 알려주는 방의 개념과 방을 올바로 운영한다면 앞으로 어떻게 사람들과 관계를 맺을지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얻게 될 것이고, 궁극적으로 더 나은 삶으로 향하는 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 삶은 자기 곁에 좋은 사람이 가득하다는 기쁨이 있는 삶이고, 서로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받는다는 만족이 있는 삶이다. 기억하라, 당신은 당신의 방의 주인이다. 그리고 이 방은 한 가지 규칙이 있다. 이 방의 문은 일방통행이다. 입구는 될 수 있지만 출구는 될 수 없다. 즉, 모두 들어오기만 할 뿐 아무도 나가지 않는다. 이 문으로 들어오는 사람들과 그들이 가져오는 짐들은 결코 이곳을 떠날 수 없다. 영원히. 그들과 그들의 짐은 당신의 방에 평생 남게 된다. 이 개념이 중요한 이유는 방에 누가 있는지에 따라 당신 삶의 질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이 방의 역할은 스스로가 목표를 명확히 인식하고 건강한 인간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 돕는다. 설명을 덧붙이자면 살아가면서 자신이 원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 가고 있는지에 대한 점검을 하는 방이고, 외부에서 벌어지는 상황의 변화나 대인관계에 있어 적절한 대처를 위해 필요한 방이다. 굳이 형태를 띄지는 않지만 무형으로 지은 '마음의 방'이다. 어떻게 보면 인생관의 방, 가치관의 방이라고 생각하고 매우 견고하게 잘 지키고 유지한다면 훌륭한, 자신이 원하는 삶으로 이끌 수 있다는 말이다. 앞서 독자가 언급한 인생관은 열다섯 살 무렵 세워야 한다는 말은 지금 여기서부터는 지나간 일이다. 이 마음의 방은 지금 이 순간부터 시작된다고 저자들은 강조한다. 이 책은 독자들이 삶을 제한하는 과거의 문제들을 해결하는 것부터 시작해, 미래의 사람들과 어떤 관계를 맺어야 할지에 관한 새로운 통찰을 주기 위해 쓰였다. 저자들은 평생 사람들이 더 나은 선택을 하도록 돕는 일을 해왔기에, 이 단순한 은유가 지닌 힘을 알고 있다고 말한다. 이 책은 독자들의 삶을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 이미 시험 운전까지 마친 확실한 방법을 제시한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그 해답은 삶의 모든 면을 조명하고 변화시킬 것이라고 역설한다. 독자들은 이 책을 읽는 동안 그 방법을 발견할 능력이 있고, 발견하게 될 것이라고 확언한다.

이 책은 모두 10장(章)으로 이루어져 있다. 1장 「모두가 한 방에서 산다고 상상해보라」, 2장 「방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들」, 3장 「내 방 안에 들어와 있는 사람들」, 4장 「딜메이커와 딜브레이커」, 5장 「당신의 가치가 당신의 삶을 만든다」, 6장 「방을 관리하는 여러 도구들」, 7장 「거절을 통한 해방과 충만함」, 8장 「방의 기쁨과 함정 이해하기」, 9장 「좋은 방에서 나쁜 일이 벌어질 때」, 10장 「밀랍이 아닌 불꽃 속에서 살기」 등이다.
이 책의 '마음의 방'에 있는 '문'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세상의 변화를 받아들이는 것도, 받아들이지 않는 것도 이 문을 통해 이루어진다. 또 세상의 많은 사람들과의 인간관계에서 그 사람을 받아들일지의 여부도 이 문을 통해야 한다. 즉 자신의 삶의 가치관과 같고 도움이 된다면 받아들이면 되고, 그렇지 않다면 무시하거나 문에 접근을 허락하지 않으면 된다. 필요할 때마다 직접 나서기 힘들다. 때문에 '문지기'에게 맡기면 된다. 은유적 표현이지만 매우 중요하다. 자신이 선택할지 선택하지 않을지를 결정하기 위해 신중하기 위해서다. 이 책에 소개되는 중요한 기술 중 몇 가지를 소개한다.(번호는 독자가 임의로 매김)
① 내 마음의 방에 ‘문지기’를 세워 들어오려는 사람들의 출입을 가려내는 법
② 내 마음의 방에 ‘관리인’을 두어 들어와 있는 사람들을 정리하고 단속하는 법
③ 상대나 상황이 아니라 나에게 의미 있는 방식으로 관계를 정의하는 법
④ 주변 사람들이 내 생각, 감정, 행동에 미치는 영향을 탐지하고 제어하는 법
⑤ 내 방에 들어와도 되는 사람과 들어와선 안 되는 사람 구분하는 법
⑥ 사람들이 내 방의 어디에 머물지, 나와 가까이 혹은 멀리 있을지 정하는 법
⑦ 다루기 어려운 사람들이 다가올 때 대처하는 법

저자 : 스튜어트 에머리(Stewart Emery)
글로벌 컨설팅 회사 벨베데레 컨설턴츠의 공동 창립자이자 사장이다. 조직문화, 리더십, 멘토링, 성과 코칭 등 여러 방면에서 개인과 기업이 지속적인 성과와 성공을 일궈낼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존 F. 케네디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로 재직했고, 스탠퍼드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여러 프로그램을 주도했다. 세계적인 학습?개발 조직인 ‘액추얼라이제이션(Actualizations)’을 설립했으며, 인간잠재력운동 분야의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0인으로 선정되었다. 지은 책으로 베스트셀러 《애플과 삼성은 어떻게 디자인 기업이 되었나》, 《성공하는 사람들의 열정 포트폴리오》 등이 있다.
저자 : 아이반 마이즈너(Ivan Misner)
세계 전역에 1만 개 이상의 지부를 운영하고 있는 비즈니스 네트워크 단체인 BNI의 창립자이자 최고비전제시책임자이다. 〈포브스〉와 CNN이 ‘현대 네트워킹의 아버지’라 칭할 정도로 비즈니스 네트워크 분야의 세계 최고 권위자 중 한 명으로, 전 세계 주요 기업과 협회에서 강연과 연설을 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뉴욕타임스〉는 물론, CNN과 BBC, NBC 등 여러 언론에 소개되었다.
저자 : 더그 하디(Doug Hardy)
인적자본 관리, 기술, 다양성과 소속감, 조직문화의 통합을 통한 조직 변화의 전문가로, 유수의 기업, 교육기관, 개인 고객을 위한 리더십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수십 년간 비즈니스 관리, 심리학, 기술, 역사, 고등교육, 경력 등의 주제로 많은 글을 집필했다.
역자 : 신봉아
이화여자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 한영번역학과를 졸업하고 전문번역가로 활동중이다. 옮긴 책으로는 『미래의 지구』 『인생 사용자 사전』 『레오나르도 다빈치』 『실내식물의 문화사』가 있으며 〈마스터스 오브 로마〉 시리즈를 공역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