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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을 죽이는 완벽한 방법 - 김진명 장편소설
김진명 지음 / 이타북스 / 2023년 9월
평점 :

2022년 2월 24일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우크라이나는 전쟁 지옥으로 끌려들어갔다.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은 전쟁이 아닌 특별 군사작전 개시 명령을 선언한 것이라고 밝혔지만 준비된 답변일 뿐이었다. 우크라이나의 비무장화, 비나치화, 돈바스 지역의 주민들을 보호한다는 명분을 내세우면서 전쟁을 개시한 것이다. 또 우크라이나의 NATO 가입을 반대한다는 성명을 분명히 밝혔는데도 이에 따르지 않는다는 이유도 내세웠다. 이후 2024년 임기가 만료되는 푸틴이 종신집권을 위한 치적을 쌓기 위해 우크라이나를 병합하여 러시아의 지정학적 입지를 안정시킬 목적으로 개시한 전쟁이라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나왔다. 구체적으로 나토의 동진과 그에 대한 러시아의 반발이 충돌한 것을 원인으로 볼 수 있다. 2023년 5월 9일 푸틴 대통령이 전승절 연설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공식적으로 특별 군사 작전이 아닌 "전쟁"이라고 불렀다.
두 나라 사이의 전쟁의 와중에서 서로 물러서지 않은 채 소규모 혹은 대규모 로켓포 공격과 진퇴를 거듭하는 10월 20일 현재 전쟁은 600일을 넘어섰다.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의 지원(무기 등)에 의존하며 버티던 우크라이나 군이 러시아 점령지로 진격한 것으로 보인다는 보도도 나왔다. 영국 BBC는 이날 현재 미국 전쟁연구소(ISW)의 발표를 인용, 우크라이나군이 남부 헤르손주(州)에서 드니프로 강을 건너 동쪽 러시아 점령지로 최대 4km 진격했다고 전했다. ISW는 러시아 소식통을 통해 “우크라이나 해군 보병 여단 2개 중대 규모로 추정되는 부대가 이달 17~18일에 드니프로 강을 건너 동쪽 제방에서 공격을 감행했다”며 “10월 18일에 공개된 위치 정보 영상에는 우크라이나군이 피샤니프카 북쪽을 넘어 포이마로 진격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 같은 보도에도 불구하고 양국간 전투는 지난 600일간 늘 있어온 터라 쉽사리 끝나지 않을 전쟁이라는 군사 전문가들의 예측은 여전히 세계 모든 나라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스라엘 점령지인 가자지구에서 우려할 만한 대규모 포격과 보복 공격이 잇따르면서 확전의 가능성마저 예고되고 있어 그야말로 세계의 모든 나라들이 또다시 전쟁의 포화 속으로 빨려들어갈 위험성마저 내비치고 있다.

이 책 『푸틴을 죽이는 완벽한 방법』은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에 대해 푸틴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옛 소련의 영광(?)을 되찾겠다는 푸틴의 의도적이고 정치적 술수에 의해 시작된 전쟁이라고 규정하고, 전쟁을 멈추는 방법은 푸틴 정권의 붕괴를 자초하고 있다는 시각에서 집필된 소설이다. 저자 김진명은 소설 집필 이유를 “나는 전 세계인이 힘을 합쳐 푸틴의 핵 협박을 이겨내야만 한다는 신념으로 이 책을 썼다.”고 밝혀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에게 직접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저자의 의도를 강력하게 내보였다.
이 책은 소설 작품이지만 전쟁은 사전에 막든지, 불법 침략일 경우 개전 초기에 침략자의 의도를 명확히 파악해 제거해야 한다는 저자의 신념에 따른 것으로 보아도 될 강력한 메시지가 담겨 있다. 소설의 시작은 갑자기 선전포고도 없이 침략을 개시한 우크라이나 키이우 북쪽의 도시 부차의 분위기부터 시작된다. 미하일은 생일을 맞아 가족과 저녁 식사를 하던 중 갑자기 나타난 러시아군의 칼에 찔려 의식을 잃고, 아내와 딸을 잃는다. 미하일은 러시아군이 시체를 파묻어놓은 구덩이들을 돌아다니며 아내와 딸의 시신을 찾아 헤매지만, 결국 찾지 못한다. 슬픔을 못 이기고 자살을 시도하지만 그조차 실패한 미하일은 어느 날 마을에서 자취를 감춰버린다.
침략 전쟁이 본격화되면서 러시아의 핵 공격에 대비해 만들어진 극비 오퍼레이션 ‘네버어게인’이 작동되기 시작한다. 미국 대통령이 이끄는 이 작전 팀의 일원인 스토니는 러시아인 여성 구호 활동가가 납치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푸틴과의 대결에 온 신경을 쏟고 있던 바이든은 러시아 여성을 미국이 구출한다는 것의 정치적 효과를 노려 구출 명령을 내린다. 스토니는 작전에 도움을 줄 사람을 한 명 떠올린다. 미국 해군사관학교 시절 동기 케빈 한이다. 한국계 미국인으로 에티오피아 아둘랄라에서 주민들을 도우며 살고 있던 케빈 한은 기상천외한 계책으로 스토니를 돕고, 스토니의 보고를 받은 ‘네버어게인’은 케빈 한을 영입한다.

부차에서 사라졌던 미하일은 의외에 곳에서 다시 등장한다. 가족을 두고 혼자 살아남는 비극을 겪은 그는 한시바삐 죽어 가족들 곁으로 가고자 바흐무트 공방전에서 목숨을 내놓고 싸운다. 하지만 죽기는커녕 전쟁영웅이 되어버린 그는 연이은 전투 끝에 세 발의 총상을 입고 통합병원으로 강제 후송된다. 몸과 마음의 고통을 이기지 못한 그는 병원에 숨겨져있는 치료용 마약을 훔치려 하나 번번이 실패한다. 그때 그의 눈앞에 한 환자가 나타나 마약 훔치는 것을 돕는다. 그는 바로 케빈 한이다. 두 사람은 그 뒤로도 대화를 나누며 우정을 쌓는다. 케빈은 미하일에게 전쟁 통에 사리사욕을 챙기는 친러 무기 암거래상이 갖고 있는 전설의 다이아몬드를 훔쳐 그 돈으로 우크라이나 난민들을 돕자고 제안한다. 그들은 작전을 위해 우크라이나인 범죄자들을 모으기 시작한다.
한편 러시아 대통령 푸틴은 지지부진하게 이어지는 전쟁 속에 서방 국가들을 상대로 내건 그 어떤 휴전 조건도 받아들여지지 않자 고뇌하기 시작한다. 이대로 물러나며 휴전을 한다면 성난 러시아 국민은 겁쟁이에게 완벽히 속았다고 생각할 테고, 자신의 권력도 종말을 맞을 것이다. 푸틴은 전쟁에 실패한 지도자들이 맞는 비참한 최후를 떠올리며 절치부심한다.
푸틴은 비밀리에 만난 시진핑이 휴전을 종용하던 겉모습과 달리 은밀히 핵을 쓰도록 부추기는 것을 듣고 마음이 동하기 시작한다. 실은 미국과 적대 관계에 있는 중국 입장에서는 러시아가 핵을 써 미국의 월등한 재래식 전력을 무력화시킬 방법이 필요하다 판단한 것이었다. 그러나 푸틴은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 어떤 수단이든 가리지 않아야겠다고 결심한다. 미국 잠수함사령부에서는 다량의 핵탄두를 탑재한 전략핵잠수함 로드아일랜드를 흑해에 잠항시킨다. 이 작전의 핵심은 러시아 해군의 앞마당인 흑해에 침투한 로드아일랜드의 사진을 찍어 공개하는 것만으로 응징 효과를 주는 것이었다. 그러나 로드아일랜드는 러시아 측으로부터 추적을 받던 중 암초와 충돌하고 만다.

저자 김진명은 매일 전념을 다하여 『고구려』 집필에 매진해 왔다. 그가, 돌연 새로 쓴 작품을 가지고 갑자기 독자들에게 선보인다. 갑자기 발발한 우크라이나 전쟁이 심상치 않음을 알았기 때문일까. 이번에 내놓은 작품 표제어도 심상찮다. 『푸틴을 죽이는 완벽한 방법』이다. 저자는 한반도 비핵화 문제를 다룬 밀리언셀러 데뷔작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충격적인 명성황후 시해의 실체를 그린 『황태자비 납치사건』, 한국인을 지켜주는 보이지 않는 힘을 그린 『하늘이여 땅이여』, 미천왕으로부터 광개토대왕에 이르는 뜨거운 역사를 다룬 김진명 필생의 역작 『고구려』 시리즈까지 굵직한 대형 작품들을 써 왔다. 저자는 그의 작품 속에서 사실을 바탕으로 완벽한 증거나 논리적인 설명으로 설득력을 얻는 소설가로 잘 알려져 있다. 글을 쓰지 않는 시간에는 TV의 시사평론을 담당하는 역할로 독자들에게 근황을 알리기도 했다. 그러던 그가 방송가에서도 얼굴을 내비치지 않은 지 시간이 흐르자 『고구려』 집필을 위해 칩거한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주로 한국 사회에 커다란 반향을 일으킨 베스트셀러들을 발표해온 저자가 이번 우크라이나 전쟁을 외면할 수 없어서일까. 인류를 향해 평화와 자유에 관한 묵직한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읽힌다.
소설에서는 러시아군에게 아내와 딸을 희생당한 우크라이나 군인 ‘미하일’과 미 해군사관학교 졸업 후 세상을 등진 채 살아가던 중 미국의 극비 작전 팀 네버어게인에 영입된 한국계 미국인 ‘케빈 한’이 주요 인물이다. 전쟁 이전 전혀 다른 삶을 살아가고 있던 두 사람이 단 하나의 미스터리한 사건에 얽히면서 시작되는 이 이야기는 운명의 갈림길에 서 있는 인류의 현 상황에 대한 비유라고 이해된다. 푸틴의 핵 협박에 어떻게 대처하는지에 따라 우리의 미래는 달라질 것이다. 과연 푸틴의 말처럼 핵의 사용까지 전쟁이 갈 것인가. 푸틴은 개전 초 국제 여론의 비난에 대해, 우크라이나의 NATO 가입이 계속 추진된다면 핵 공격도 가능하다고 엄포를 놓은 바 있다. 현 전쟁의 추세로 볼 때는 도저히 언제, 어떻게 끝날지 아무도 알 수 없다. 그렇다면 전쟁에 뛰어든 두 사람, 미하일과 케빈 한은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이 소설의 결과는 어떻게 될까. 과연 최악의 사태로 치닫게 될까. 우리들이 원하는 대로 원만한 해결책을 찾아낼까. 아니면 전쟁 책임자인 푸틴의 실패와 몰락을 막을 내릴까. 독자들은 어떻게 판단할까. 전쟁의 해법을 알고 싶다면 당장 이 책을 펼쳐라고 먼저 읽은 독자로서 이 책을 권한다. 정치와 국제 외교, 전쟁과 인간의 비극, 개인의 욕심과 인류 공동의 의지의 상관 관계, 그리고 공동 번영의 길에 장애물로 놓여 있는 것은? 이 책에는 인류의 당면 문제와 최선의 해법이 담겨 있다. 책의 마지막에 있는 문구는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고 묵직하다. "스 노브임 고돔!"
“모르겠소? 모스크바 시민들 중 복수를 원하는 사람은 극소수일 뿐이오. 제발 더 이상의 전쟁은 없었으면 하는 게 모두의 간절한 꿈이야. 모스크바 시민들은 오히려 몇십 배 큰 비극을 당한 우크라이나 국민을 위해 기도를 시작했소. 그게 러시아요. 그게 러시아 정신이란 말이야. 당신은 위대한 러시아라는 환상으로 국민을 마비시키고 자신의 더러운 탐욕만 채운 추악한 장사꾼이고.”(p.395)
저자 : 김진명(金辰明)
첫 소설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이후 발표하는 책마다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현실과 픽션을 넘나들며 시대의 첨예한 미스터리들을 통쾌하게 해결해주고, 일본·중국의 한반도 역사 왜곡을 치밀하게 지적하는 그의 작품에 일관되게 흐르는 것은 대한민국에 대한 사랑이다. 그의 소설들이 왜 하나같이 독자들의 열화와 같은 환호를 받는지, 그의 작품을 읽어본 이들은 알고 있다. 뚜렷한 문제의식을 지닌 작가, 김진명. 그의 작품으로는 우리나라 최고의 베스트셀러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를 비롯해, 철저한 고증으로 대한민국 국호 韓의 유래를 밝힌 『천년의금서』, 일본의 한반도 침략이 어떤 역사 논리로 이루어졌는가를 명확히 규명한 국보급대작 『몽유도원』, 충격적인 명성황후 시해의 실체를 그린 『황태자비 납치사건』, 한국 현대사의 최대 미스터리 『1026』, 한국인을 지켜주는 보이지 않는 힘을 그린 밀리언셀러 『하늘이여 땅이여』, 경이로운 수의 비밀을 다룬 『최후의 경전』, 돈에 대한 인간의 욕망을 그려낸 『카지노』, 북한 지도자 죽음의 미스터리를 담아낸 문제작 『신의 죽음』, 삼성과 애플의 특허전쟁을 예견한 『삼성 컨스피러시』,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를 둘러싼 한·미·중의 갈등을 다룬 『싸드』, 한자 속에 숨겨진 우리 역사와 치열한 정치적 메커니즘을 담은 『글자전쟁』 등이 있다. 대하역사소설 『고구려』를 집필 중이다. 현재 미천왕편, 고국원왕편, 소수림왕편, 고국양왕편,총 7권이 발간되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