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YES of HOPE - 새로운 세계로부터
오태석.전다형.박민초 지음 / 꽃씨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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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EYES of HOPE : 새로운 세계로부터』은 해외 자원봉사 청년들의 귀국 보고서 성격의 사진첩이다. 저자 오태석, 전다형, 박민초 등 청년들은 한국국제협력단(KOICA)의 해외봉사단 일원으로 캄보디아에서 어린이 교육, 특히 '미술'과 '사진'을 가르쳤다. 저자 3인은 그들이 어렸을 때 자원봉사자의 도움으로 카메라를 접하고 배워 대학을 다니고, 성인이 되어 캄보디아에 봉사단원을 자원, 더욱 의미가 깊다. KOICA는 개발도상국의 빈곤감소 및 삶의 질 향상, 여성, 아동, 장애인, 청소년의 인권향상, 성평등 실현, 지속가능한 발전 및 인도주의를 실현하기 위한 목적으로 설립된 해외봉사단체다. 협력대상국과의 경제 협력 및 우호협력관계 증진, 국제사회의 평화와 번영에 기여하고 있어 민간 차원의 외교를 하는 셈이다. 이들 저자는 캄보디아에서 그곳의 아이들에게 사진을 가르치며 나눔의 선순환의 가치를 높였다. 아이들과 함께 지내며 오히려 많은 것을 배웠다는 이들은 자신들의 시선으로 본 세상을 카메라를 통해 독자들에게 보여준다.

대부분이 캄보디아 봉사 현장 사진으로 이루어진 이 포토에세이에서 꽤 긴 분량의 프롤로그(PROLOGUE : TAESEOK, OH)의 부분이 독자의 눈길을 끈다. 저자 3명이 각각의 프롤로그를 썼지만 첫 번째 프롤로그이어서인지 해외자원봉사 지원 동기와 과정, 현장 모습 등을 비교적 전혀 수식 없이 담담하게 기록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르면 코로나가 터지고 유야무야 졸업을 하자마자 무엇을 할지 모르는 차에 좋은 기회로 알게 되어 코이카 YP 인턴십 프로그램을 지원하게 되었다. 원래 비영리 쪽 분야에 관심은 있었지만 자세히 알지는 못했다. 하지만 7개월 인턴십을 경험하면서 비영리 NGO 생테계에 대해서 어느 정도 이해하게 되었으며 YP 인턴십 프로그램을 진행하던 도중 코이카에서 해외 봉사단 파견을 재개한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다. 지도에서만 보던 개발도상국이란 나라들에 직접 몸과 마음을 담아 생활한다는 것이 어떤 것일지, 두려우면서도 막연한 궁금증이 생겼다.

 


 

저자 오태석은 지원 후 과연 1년 봉사활동이 나의 인생에서 어떤 의미를 가져다줄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 깊이 생각했다. 코로나로 인해 모든 해외 출국이 자유롭지 못하던 지난 2년 동안 내적으로 쌓여왔던 출국에 대한 갈망이 적지 않았고, 해외 봉사에 대한 호기심과 기대로 설레는 마음을 적고 있다. 다음 문장으로 우리 나라 청년들의 불안의 단초를 챙겨 들을 수 있다. "하지만 1년 여 시간 동안 개발도상국에서 나의 청춘을 보내게 되면 혹시나 주변 친구들의 행보보다 뒤처지지는 않을까?라는 불안이 엄습했다."

이럴 때 '청춘은 기지개를 켠다'. 불안하다고 생각하고 생각을 계속하면 나중에 정말 불안해서 하고 싶던 일을 못하게 한다. 그래서 청춘이니까 한다는 생각 말이다. 저자 오태석의 생각은 오래 가지 않았다. 긍정의 마음을 가진 것이다. 이 모든 걱정들과 우려는 상상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닌다. 무엇이든 해보지 않으면 모르는 것이 아닌가. 직접 가서 겪고 경험해 보지 않는 이상 해결되지 않을 고민들이란 생각이 들었다고 저자는 털어놓는다. 청년의 패기가 돋보이는 대목이다. 수많은 번복과 고민을 했지만 봉사활동을 결심한 것이다. 문득 떠오른 17세 고등학교 때, 10년 후 무엇을 하고 있을지 막연히 미래를 상상해서 적었던 수업 시간이 도움이 되었다고 말한다. 당시 저자는 개발도상국에 가서 봉사활동을 1년 했을 것이다라고 적었다고 한다. 별 생각 없이 상상했던 자신의 모습을 10년 후 일치하는 모습이 떠오른 듯하다.

저자는 캄보디아에 가기 전 캄보디아가 어디에 위치했는지도 몰랐고, 무슨 언어를 쓰는지도 몰랐던 저자가 이 나라는 자신의 청춘의 일부를 채워주는 나라가 되었다. 꿈과 희망은 청춘의 특혜다. 청춘에게만 꿈과 희망이 오롯이 주어진다. 청춘이 지나면 자신의 꿈이 무엇인지 모르고 살게 되는 날들이 많아진다. 삶이란 그런 것이다. 그래서 현인들은 꿈과 희망을 잔뜩 갖고 그 길로 가는 것을 주저하지 말라고 늘 조언하지 않던가. 개인적인 꿈과 희망이지만 나라에서도 그들은 꿈과 희망이다.

 


 

저자는 캄보디아에 내렸을 때의 첫 느낌도 여기에 적었다. 상상했던 더위보다 무척 더웠다. 습도가 높은 탓이리라. 한 달 가량은 고온다습한 기후에 적응하느라 애 좀 먹었다는 말도 빠뜨리지 않는다. 더욱이 더위에 굉장히 약한 체질의 저자로서는 8개월 간의 생존이 걱정되기도 했다고 한다. 하지만 극한의 환경 속에서 적응할 수 있는 최소한의 능력은 있다는 연구 학자들의 말에 힘을 내면서 봉사활동을 지속할 수 있었고, 자신이 생각하던 것보다 생존능력이 훌륭하다는 것도 깨달았다고 말한다. 저자는 수도인 프놈펜에서 4시간 가량 떨어진 〈뽀샷〉에서 활동했다. 캄보디아에서는 네 번째로 큰 도시이지만 우리나라 읍내와 같은 정겨운 분위기라고 전한다. 이곳에서 사진과 미술 선생으로 방과 후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을 훌륭하게 끝냈다.

이곳의 아이들(10~13세)에게 미술과 사진을 가르치는데 언어가 가장 문제였을 것이다. 처음엔 주로 눈빛과 이미지로 대화를 나누었다. 그것으로 해결되지 않을 경우엔 구글 번역기의 도움을 받아 간신히 소통을 하며 수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아이들은 카메라를 처음 대면했을 때 무척 신기해 했다고 저자는 기억한다. 휴대폰조차 모르는 아이들이 대부분이었을 텐데 당연히 사진을 보고 찍는 행위를 낯설고 신선하다고 느꼈을 아이들이다. 사진 수업을 한다는 핑계로 아이들과 마을 이곳저곳 다양한 곳에 갈 수 있었고, 저자로서는 캄보디아를 속속들이 알게 된 계기이고, 아이들에게는 같은 핑계로 소풍을 다닌 셈이다. 차량으로 이동할 때 차문을 여는 법도 모르는 아이들이 멀미에 시달릴 때 안타까운 심정과 심지어는 안 간다고 떼를 쓴 아이들마저 한없이 맑은 눈빛을 읽어내는 데 부족함이 없었을 터, 아이들의 티없는 모습이 이 책의 사진에 잘 잡혀 있다.

 


 

저자 전다형은 「기억이라는 선생님」이란 제목으로 이 책에 사진 기록을 담았다. 주로 풍경과 집 구조나 주변 환경 등을 사진에 담아냈지만 '조용한 나라 캄보디아'를 표현하는 데 주력한 것으로 보인다. 그가 카메라에 담은 것은 더위를 머금은 듯한 수목, 집과 인공 설치물들이지만 무척 자연스러운 모습이 주위 풍경과 잘 어울린다는 느낌을 준다. 커다란 슬픔을 갖고 있는 나라이고 사람들이지만 그 기억들이 아직 남아서인지 톡톡 튀는 활동적인 모습을 애써 담지 않은 것은 저자의 의도적 사진을 짐작케 한다. 그래도 별장과 같은 번듯한 가옥과 자연 웅덩이에 물이 가득한 정원의 모습은 한없이 평화로운 느낌이다. 역시 저자의 의도가 풍긴다. 녹음이 우거진 숲속의 유물은 방치된 듯 폐허로 변해가는 모습엔 안타까운 저자의 시선이 느껴지기도 한다. 무슨 꽃인지는 모르지만 노란 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는 숲속에 버려진 노란 샌들이 과거의 한 장면을 이끌어내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독자의 오버센스일까? 캄보디아라는 점을 강조하듯 고유 토종 키큰 나무를 아래에서 윗쪽으로 카메라 시건을 두어 하늘이 배경이 된 사진들은 너도나도 캄보디아를 대표하는 듯한 끈질기게 뻗어오르는 캄보디아인의 기상을 닮았다.

저자 박민초는 캄보디아 봉사활동은 '사적 호기심과 근거 없는 자신감'으로 시작되었다고 언급한다. 학창 시절 매년 국내에서 봉사활동을 했었기에 해외라고 해서 크게 다를 것 없다는 생각이었다고 고백한다. 자신의 근거 없는 자신감이 후회로 남았음을 말하고 혹시 해외봉사 활동을 가려는 이들에게 주의 사항부터 건넨다. "계획했던 모든 것은 바뀌었고, 어떻게 바뀔지 모르는 상황 속에서 활동을 준비해야 했다." 많은 과정이 있었지만, 그 덕분에 초등학교 전 학년 학생들을 만날 수 있었다는 점은 행운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철저하지 못한 사전 준비에 소통을 제대로 하지 못한 것은 후회감을 나타낸다. 짧은 시간에 영어와 크메르어 두 가지 언어를 하기는 쉽지 않을 터, 고초를 이해할 만하다. 그러나 다행히도 아이들은 이미 안다는 듯 언제나 웃으며 반겨주었다고 한다. 주변 선생님들의 도움 등을 얻어 아이들과 소통할 수 있게 될 때까지 아이들과 더 많은 소통을 하지 못한 점에 대해 후회를 남겼다.

 


 

이들 3명의 저자들은 캄보디아 봉사활동에 대한 소감을 하나같이 "가서 나누어준 것보다 받고 배운 것이 많아 감사하고 마음이 따뜻해진다."고 피력했다. 이 책의 뒷 부분에 저자들이 활동한 하비에르 국제학교의 아동들이 촬영한 사진들을 따로 묶었다. 사진을 잘 모르는 독자에게는 훌륭한 예술품이다. 저자들은 "하비에르 아이들에게 가장 좋은 친구이자 피사체는 자연이다"고 말한다. 아이들은 꽃을 친구 삼아 사진을 찍고, 사진 한 장 한 장 초록빛을 담는다는 저자들의 말에서 사진 예술의 한 부분을 이해하게 해준다. 사진은 피사체와 사진을 찍는 사람이 '몰아일체物我一體)'일 때 가장 좋은 작품이 된다는 교훈 말이다. 저자들은 책 마지막 부분에 셀로판지를 통과한 세상이 알록달록한 모습으로 비춰진 사진을 설명하면서 "평범했던 풍경이 다양한 색으로 채워지는 모습이 마치 피어오르는 아이들의 꿈처럼 느껴진다."고 했다. 저자들의 봉사활동과 아이들의 마음이 한마음으로 될 때 아이들의 꿈은 점점 무르익어갈 것이라고 독자는 믿는다.

 

TAESEOK, OH(오태석)

나의 두 번째 유년 : 캄보디아 뽀삿

 

DAHYUNG, JEON(전다형)

기억이라는 선생님 : 하비에르

 

MINCHO, PARK(박민초)

마음에 더하는 색 : 하비에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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