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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보다 향기로운 날들 - K-플라워 시대를 여는 김영미의 화원 성공백서
김영미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23년 9월
평점 :
이 책 『꽃보다 향기로운 날들』은 참 예쁘다. 책을 읽어보니 더 예쁘다. 아마 저자의 예쁜 마음이 읽히기 때문일 것이다. 특히 저자는 삶에 대한 깊은 사유를 바탕으로 자신의 경험을 가감 없이 단촐하게 써냈는데도 감동적이다. 감동은 저자의 글 솜씨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 터다. 매우 어려운 일에 닥쳤을 때나, 반대로 쉽고 가벼운 일을 처리하면서도 늘 진솔하다. 이는 저자의 글에서 뚜렷하게 드러나는 강점이라고 독자는 생각한다.
우리는 늘 꽃을 보며 산다. 물론 그렇지 못한 사람의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일상에서 꽃을 쉽게 볼 수 있다. 그런데도 어느 날 꽃을 보면서 굉장히 오랫만에 꽃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동안 꽃을 못 본 게 아니라 안 본 것이다. 꽃을 보면 누구나 예쁘고 아름답고, 좋아할 정도로 살다가 처음 보는 느낌으로 새삼스레 감동하기도 한다. 꽃을 매일 본다고 꽃을 본 게 아니다.
시인 나태주는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고 노래한 바 있다. 자세히 본다는 의미는 관심을 갖고 사랑스런 마음으로 본다는 의미임을 우리는 알 수 있다. 꽃을 좋아한다는 말은 늘 마음속을 사랑으로 가득 채우고 산다고 말하는 것과 다름없는 이유다.
저자 김영미는 책의 〈프롤로그〉를 통해 "이 책을 쓰며 지나온 삶을 세심히 돌아보게 되었다. 기억의 저편에 숨어 잇던 작은 이야기들까지 내 삶을 돌아보는 것은 과거로의 여행을 다녀온 것 같은 신비로운 경험이었다. 많은 것이 정리되었다. 긴 터널을 빠져나온 것 같고, 숨찰 정도로 오르기 어려운 큰 산을 넘어온 것도 같다. 나는 충분히 회복되었고 몸과 마음이 건강해져 행복한 꽃집의 일상을 살고 있다."고 말한다. 지난날 저자 자신의 일상이 얼마나 바쁘고 힘들었으면 지금의 삶이 새롭게 느껴질까? 또 몸과 마음이 몸과 마음이 건강해졌다고 만족한 표현을 했을까? 독자로서는 표현의 실체에 대해 느낄 수도 없고, 비교할 수는 더더욱 없는데 저자의 표현은 '새삶'으로 느껴진다는 점에서 활력 넘치고 아름다운 삶을 되찾았다는 것으로 독자는 이해한다.
출판사 측 책 소개글에 따르면 우주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은 피어나려는 에너지를 가지고 있다. 보기엔 한없이 작고 여린 꽃일지라도, 한기가 남아 있는 서늘한 땅에서 매서운 꽃샘추위마저 이겨내고 꿋꿋하게 피어난 강인한 존재들이다. 우리는 이렇듯 살아가면서 맞이하게 되는 크고 작은 어려움과 고통을 극복해낼 힘을 가지고 있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시련과 역경을 어떤 생각과 마음으로 극복해 희망과 행복으로 전환시키느냐다. 이 책에서는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이 그러한 삶의 희망과 행복의 전환회로를 발견해낼 수 있도록 힌트를 저자가 건넨다고 말한다. 저자 역시 지나온 지금의 자신을 만들었기에 아팠던 작은 추억조차 소중하고 감사하다고 말한다. 삶을 돌아보고 자신을 바라보니 삶의 순간순간을 견딘 모습이 대견해 스스로를 위로하게 된다고도 한다.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삶의 순리를 한마디 독자들에게 건네기도 한다. "누구나 위로받아야 하는 순간들이 찾아온다. 그럴 때, 내가 먼저 나를 위로하고 사랑해주자. 행복은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에게 천천히 강물처럼 흘러들어 온다."(p.19)
이 책은 모두 4장(章)으로 이루어져 있다. 1장 〈작은 꽃가게에서 행복을 배우다〉, 2장 〈나는 행복을 파는 사람입니다〉, 3장 〈오늘도 행복에 진심입니다〉, 4장 〈마음이 행복해지는 꽃집〉 등이다. 각 장마다 6~8개의 작은 제목의 글들이 적혀 있다. 제목만으로도 글의 성향을 짐작케 한다. 예를 들면 1장의 두 번째 글 「비밀의 화원」은 지금의 저자 자신이 운영하는 꽃집을 이름한다. 이 꽃집을 운영하면서 느꼈을 행복감이 '비밀'의 주인공이다.
"힘든 여정을 잘 견딘 날들이 쌓여서 결과물이 나오고 기적 같은 일들이 나타난다. 비바람을 견딘 나무가 단단해지고 좋은 열매를 맺듯이 지나온 힘겨운 날들은 나의 좋은 자양분이 되었다. 월트 디즈니는 '우리가 파는 것은 행복이다'고 말했고, 성공한 어느 유대인도 '내가 좋아하고 행복해했던 것을 다른 사람에게 팔았다'라고 말했다. 나의 경우에는 꽃가게에 오는 손님들이 웃으며 행복감에 젖어서 나가는 것을 볼 때, '아, 내가 행복을 팔고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곤 한다. 그날의 수고로움은 그 순간 모두 사라진다. 어느 때보다도 내가 가장 행복한 순간이다."(p.24)
저자가 직접 지은 꽃집의 이름은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를 줄여 〈사람꽃농원〉으로 했다고 말한다. 안치환의 노래 제목인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가 그렇게 상호명이 됐다고 한다. 꽃보다 아름다운 사람, 많은 생각거리를 준다. 같은 사람을 두고 어떤 이는 꽃보다 사람이 아름답다고 표현하는데 비해 어떤 사람은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게 사람'이라는 표현도 서슴지 않는다. 두 개를 나란히 놓고 따져보니 둘 다 틀린 말은 아니다. 어느 것이 더 진실에 가까울까? 둘 다 가깝다. 아름답다, 무섭다, 두렵다, 예쁘다 등은 어떤 대상에 대한 느낌이기 때문에 보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같은 대상이 다른 느낌일 수도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틀린 말을 찾아내기 어렵다. 아니, 당초 답이 없는 질문이다. 사람의 감정은 옳고 그름이나 정답을 찾아낼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 책에 나오는 문장들은 보는 시선에 따라 다르겠지만 저자의 글은 공감하기에 충분하다. 감정은 맞고 틀리고의 문제가 아니라, 같다고 느끼거나 다르게 느끼거나 둘 중 하나의 표현이다. 저자에 따르면 사람들은 누구나 아름다움을 말할 때 꽃을 떠올린다. 꽃만큼 아름다운 것이 또 있을까? 하고 저자는 반문한다. 화려하고 심지어 향기까지 있다고 강조한다. 저자가 알 수 없는 환희에 젖었던 그 노래는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고 한다. 사람이 느끼는 아픔과 고통이 저마다 다르겠지만, 그 아픔을 견딘 이에게 보내는 찬사라고 독자는 생각한다.
살아오면서 현실의 벽에서 저자는 늘 새로움에 도전했다고 털어놓는다. 새로운 상황으로 나가야 할 때 사람은 '적당히 하고 살라'는 유혹에 흔들리지만 버텨낼 것을 저자는 독자들에게 조언한다. 저자도 안전지대를 벗어나는 것은 두려움 그 자체였다고 말한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변화 앞에서 유연해지고 융통성 있게 행동할 능력이 있다고 역설한다. 대부분의 사람이 불안감에 휘말려 마치 벽에 막힌 듯이 멈춰 서곤 하지만, 오히려 도전하라고 말하고 싶다는 게 저자의 솔직한 심정이다. 한 발짝만 내디딘다면 분명히 이전과는 다른 길이 열린다는 것이 저자의 경험을 통한 삶의 지혜다.
2장 두 번째 글 「감사기도는 행복의 씨앗을 심는 것」에서 저자는 남편을 떠나보내고 난 뒤 삶과 죽음의 문제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되었다고 고백한다. 이처럼 삶이 힘들고 어려움은 없을 것이다. 아마 극단적 선택의 갈림길을 표현하는 게 아닐까 생각이 든다. 직접 직면해보니 너무나 많은 생각이 한꺼번에 몰려왔다고 한다. 혼란 그 자체였을 것이란 짐작은 어렵지 않다. 아무 생각도 없이 오직 끔찍한 고통스러움만이 엄습했을 것이다. 책에 따르면 시간이 조금씩 천천히 흐르면서 이 고통 속에서 앞으로 살지에 대한 생각도 하게 되었다. 자연스레 자신의 과거도 돌아보게 되고, 결국 '나에게 주어진 일들을 어떻게 잘 해낼까?만 생각하며 여유도 없이 분주하게 살았다. 일하는 엄마로서 두 아이들을 잘 키워내려 했고, 아내이고 함께 일하는 동료로 남편과 믿음의 좋은 가정을 가꾸려 했다. 꽃집을 잘 일구어서 대를 잇는 사업체로 성장시키고 싶었다. 나는 내가 가진 역량을 쥐어 짜내듯 그렇게 쉼 없이 살아왔다.
저자의 감사는 여기 현재서부터 시작해 거슬러 올라가기도 하고 앞날에 이르기도 한다. 주제는 '감사'다. 많은 이들이 있었을 것이다. 저자의 감사의 표현 중에는 어린 시절 가난했지만 사랑 많은 부모님과 언니, 오빠들이 있어서 정서적으로 건강하게 자랐다. 감사한다. 미래에 대해 꿈꿀 수 없는 뼈에 사무친 가난도 있었지만, 그래도 든든한 울타리 안에서 보호받고 사랑받으며 살아온 어린 시절이 감사하다. 나에게 좋은 사람. 살아온 힘들었던 시절을 잊게 해준 좋은 친구였던 남편을 만난 것도 감사한다. 거울을 보듯 비슷한 생각과 활동을 하며 나의 분신 같았던 남편과 결혼을 하고, 아이를 갖고 내가 엄마가 되었던 행복하고 빛나는 순간이 있었다. 만남부터 지금까지 30여 년 동안 많은 어려움이 우리에게 있었지만, 남편의 든든한 사랑과 사랑스러운 아이들이 있었기에 힘든 줄 모르고 살아왔다. 돌아보니 나의 모든 순간이 감사이고 축복이었다. 저자의 감사가 지금의 행복을 가져다 준 것이라는 데 공감한다.
저자의 감사는 새로운 삶의 원천이 되었다. 부정과 고통에 빠졌다면 변화는 꿈도 꾸지 못할 일이었기에 감사의 마음이 지금의 저자 자신을 만들었다는 데 조금도 주저함이 없다. 새로운 삶을 살기 위해 무엇을 변화시켜야 할까? 스스로 질문을 던지고 답을 찾아냈다. 변화시켜야 하는 것은 오직 나 자신이라는 것을. 모든 것은 나로부터 시작된다. 많은 사람들은 자신의 마음속에 심어놓은 한계 때문에 도전하지 못하고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현재 자신의 삶을 극복하고 싶다면 먼저 나 자신을 발견하고 사랑하게 되는 감사의 기도를 해보라고 독자들에게 조심스레 조언한다.
그리고 찾아낸 행복의 비밀을 꺼내놓는다. 행복의 비밀은 감사를 통해 얻어지는 것이라는 사실을. '깨달음'이라는 말은 설명하며 행복의 비밀과 연결시켜 준다. 무언가를 깨닫고서 그 깨달은 것을 삶 속에 녹여내느냐에 달려 있다는 것을 삶의 경험, 극복하고자 하는 실천의 경험, 그리고 과정에서의 난관 극복 등 많은 경험을 통해 얻은 삶의 지혜이다. 이를 조심스럽게 독자들에게도 권유하는 것이다. 저자는 책 뒷 부분에서도 이와 비슷한 말을 다시 언급한다. "환경이 답답하고 감사가 나오지 않고 원망과 불평이 나올 때 당겨서 감사해보라. 오늘 드린 감사가 내일의 삶에 능력이 될 것이다."(이찬수 목사의 『감사 노트』 중에서)
류시화 시인은 인도를 여행하며 그곳의 사막과 바람이 들려 주는 말에 귀를 기울였다고 한다. 자연이 그렇듯 우리는 흙으로 왔다가 흙으로 돌아간다. 무언가를 잃었다면 살면서 받은 선물이 사라진 것이다. 잃은 것은 없다. 어떻게 바라보고 생각하느냐에 따라 삶은 달라진다. 이렇게 책에서 인용한 문장들은 삶 속에서 녹여냄으로써 저자의 살아감의 힘이 되고 감사의 마음과 함께 어울려 지금의 행복의 정원에 살고 있다는 생각이다.
4의 일곱번 째 글 「오늘이 마지막인 것처럼 서로 사랑하라」의 첫 문장은 이렇게 시작한다. "꽃가게 전면에 붙여놓은 '오늘이 마지막인 것처럼 서로 사랑하라'라는 글귀는 많은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발걸음을 멈추고 생각에 잠기게 한다.
"바쁜 일상 속에서 한 번쯤 우리의 유한한 삶에 대해 생각해 본다면, 그 순간이 가장 여유로운 시간이리라. 우리는 갈 때가 언제인지 알 수 없다. 하지만 오늘이 마지막이라 생각하며 늘 깨어 있을 수 있다면, 우리는 시간을 소중히 여기며 살게 될 텐데, 더 사랑하며 살 텐데.(p.189)
저자 : 김영미
플로리스트, 사람꽃농원 대표
· 간호사로 수원의료원과 고려대학교 환경의학연구소 재직
· 2004년 사람꽃농원 창업
· 국가공인 화훼장식기사
· 국가공인 화훼장식기능사
· (사)한국프리져브드플라워작가협회 작가
· 퍼스널 웨딩플라워 전문가
· 꽃집 플라워 상품 컨설턴트
· (사)한국 꽃예술작가협회 수향회 전문강사
· 전국 트랜드 리더스클럽 전문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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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