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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수의 페달은 멈추지 않는다 - 너의 불안보다 빠르게 나아가면 돼
이광수 지음 / 느낌이있는책 / 2023년 7월
평점 :
절판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 말은 지금 중년들에게는 매우 오랫동안 들어왔던 어른들의 단골 멘트 중의 하나였다. 지금은 잘 쓰지 않는 말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이를 실천하는 사람들은 아직 우리 주위에 많다. 이 책 『광수의 페달은 멈추지 않는다』를 읽으며 가장 많이 떠오른 말이었다. 그 격언이 언제부터 시작된 말인지 정확히는 모른다. 하지만 독자 나이의 중년까지만 해도 하루에도 몇 번씩 이 격언을 들어야 했다. 가난하고 어렵게 살던 시절이었다. 공부만 할 수 없던 시절이었다. 조선시대 이야기가 아니다. 불과 30~40년 전 우리나라 이야기다. 집에서는 집안 일(농사, 가사) 등 공부 이외에 할 일이 많았던 때였다. 노골적으로 싫다고 떼를 쓸 수도 없었다. 다른 집 아이들도 다 그렇게 공부하고 집안 일도 하는 이른바 '1인 다역'을 해야만 하던 시절이었다. 간혹 힘들다 꾀를 부리면 으레 부모로부터 듣는 핀잔 반 격려 반의 말이 바로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였다. 이 책의 저자 '광수'는 한창 때인 서른 넷의 젊은이다. 지금은 결혼도 했다. 2억 원의 고액 연봉자이다.
그가 자전거로 전국 일주를 결심한 것은 정확하게 10년 전이다. 20년 넘게 병원에 있는 아버지, 남편을 부양하고 자식을 키우느라 노후 준비라곤 못했던 어머니. 실제 저자는 이제 정식 가장으로 생활 전선에 뛰어들 무렵이었다. 어머니가 진 무게를 이젠 자신이 감당해야 했다. 그러나 취업 자체가 어려운 시절이라 가난하고 병약한 부모님을 모시는 책임까지 안고 있는 저자에게는 취업에 앞서 생각을 정리할 시간이었다고 한다. "왜 나한테만 이런 일이?" 저자 스스로 이 말을 할 줄은 몰랐다고 털어놓는다. 대학 친구들은 취업을 하기 위한 스펙 쌓기에 바빴지만 저자에게는 그보다 먼저 해야 할 일이 생각을 정리하는 일이었다. 그리고 취업하기 이전에 자신에게 온전히 시간을 쏟고 생각을 정리할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한 것이다.

저자에 따르면 현실을 외면하고 싶으면서도 한편으론 삶을 대하는 해법 같은 깨달음을 얻고도 싶었다. 그것은 책상에 앉아서는 불가능했다. 다양한 장소에서 여러 사람을 만나 이야기를 들으며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지에 대한 답을 얻고 싶었다. 이럴 때 흔히 '여행'을 떠올리지만 저자에게 여행은 여유 있는 사람만 누리는 '사치'였다. 그 시점에 자전거 전국일주를 생각한 이유는 '사치'라고 할 만큼의 비용이 발생하지 않아서였다. 그냥 학교에서 지내도 두 달간 기숙사비 77만원과 생활비 50만 원까지 총 127만 원의 지출이 발생한다. 그런데 전국일주에 드는 장비비, 식대 등의 비용을 계산해 보니 방학을 학교에서 지낼 때 생길 지출보다 낮았다. 한정된 금액으로 전국일주를 하는 챌린지 같았다.
주위의 만류도 많았다. "야, 그 중고자전거로는 안 돼.", "일주일 달리다 돌아올걸?" 주변에 자전거로 전국일주를 하겠다고 했을 때마다 저자에게 돌아온 말이었다고 한다. 그때마다 저자는 "할 수 있어. 할 거야. 할 수 있다니까!" 누구 하나 잘할 수 있을 거라고 말해주는 사람이 없었다. 전국일주라는 거사를 치르기에는 장비가 너무 부실하다는 것이었다. 게다가 저자는 평소 자전거를 즐겨 타지도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자신의 생각은 달랐다고 저자는 힘주어 말한다. 자신에게는 자전거 종류가 중요하지 않았다. 잘 굴러가기만 하면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다. 젊고 한 번 마음 먹으면 끝까지 해내는 열정이 엿보이는 부분이다. 저자는 〈프롤로그〉를 통해 이렇게 외치고 있다. "자전거가 앞으로 굴러가는 이유는 내가 힘을 주어 페달을 밟기 때문이다. 따라서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은 에너지가 될 충분한 잠과 부족하지 않은 식사였다. 그리고 내 의지. 장비를 핑계로, 전국일주가 어렵다고 말하는 건 빈약한 의지 뒤에 숨어 자신을 합리화하는 그럴 듯한 말에 불과하다고 생각했다. 계획은 그랬다."(p.6)

부모에게 물려받은 돈 한 푼 없이 맨땅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해야 하는 이 땅의 모든 청춘들이 그 시작을 응원받진 못할지언정 너무 쉽게 ‘흙수저’로 폄하되는 요즘이다. 그러나 주변에서 흙수저 아닌 사람을 찾기가 더 힘들 정도로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한달벌이는 일상이다. 그럴 때 누군가는 현실에 안주하고 누군가는 남탓에 골몰하며 인생의 부족함을 논하는 데 시간을 허비한다. 하지만 『광수의 페달은 멈추지 않는다』의 저자 광수 씨는 사회에 발을 내딛기 직전, 지금은 아무것도 없지만 내가 가진 가능성이 과연 어디까지인지 확인해보기로 결심한다. 이는 앞서 언급한 대로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에 가장 적절한 예가 아닐까 한다. 저자는 흙수저 인생으로 대학 졸업을 목전에 둔 스물넷, 여기가 막다른 골목인 것만 같은 불안한 미래 앞에서 저자는 한번쯤은 고되게 떠나봐야만 찾아질 것 같은 ‘자기만의’ 인생의 정답이었다. 그리고 그때 광수 씨가 가진 거라곤 7만 원짜리 중고자전거 한 대가 전부였다.
저자는 주저없이 자전거에 올라탔다. 방안에 뒹굴던 축구복을 입고 슬리퍼를 신고 일인용 텐트를 안장에 싣고 두 달 치 기숙사비와 생활비를 합친 120만 원을 손에 쥔 채 그날로 전국일주 여행길에 올랐다. 남들은 광수 씨의 자전거 상태를 걱정했지만, 정작 광수 씨는 전국일주에 자신은 있었지만 그 끝에 과연 올바른 정답이 찾아질지가 더 걱정이었다고 한다.
“잠깐 보니까 자전거도 접이식 생활자전거던데 버틸 수 있을까요? 앞으로 천킬로미터는 넘게 타야 할 텐데. 반사등도 없고 전방 라이트도 희미하더라고요.” 내 생각은 달랐다. 어떤 일이든 갖추고 시작하면 좋겠지만 있으면 있는 대로, 없으면 없는 대로 할 수 있다고 믿었다. 페달을 밟아서 앞으로 나아갈 수만 있다면 된다고 생각했다. 완벽하게 갖추어지지 않았다고 시작도 못해보고 포기했다면 나의 오늘은 없었을 것이다. 나는 전국일주를 더 성공시키고 싶어졌다.(p.21)

누구나 다 아는 "집 떠나면 개고생"이란 농담 반 진담 반의 말이 있다. 요즘 많이 쓰인다. 저자 광수 씨라고 다르겠는가? 더욱이 자본주의 사회에서 전국일주를 하는데 중고자전거 한 대와 식사비에도 못 미치는 돈, 그리고 야영을 위한 텐트 정도가 전부인데... 고생은 집 떠난 날부터 예약해 놓은 것이다. 저자도 솔직하게 처음에 완주를 기대하진 않았다고 고백한다. 의기양양하게 시작은 했지만 집 떠나 길에서 겪을 수많은 난관을 어떻게 잘 헤쳐나갈 수 있을까가 걱정이긴 했다. 인터넷을 통해 사전 지식을 얻으려다 자전거 도난, 파손, 건강상의 문제로 중도 포기하는 사례가 훨씬 많았다고 한다. 어쨌든 저자 광수 씨는 전국일주를 떠났고, 49일째 되는 날 출발 지점인 서울로 되돌아왔다. 이 책은 그간의 여정을 기록으로 남겼다가 책으로 묶어 펴낸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은 아름다운 여행의 풍경이 아닌 광수 씨의 작지만 쉽지 않은 용기들로 반짝반짝 빛이 난다. 15억 원의 자산가, 2억 원의 연봉이라는 저자 광수 씨의 지금의 모습은 우연도 운명도 아닌 자기만의 정답에 따라 맨땅에서부터 불안을 딛고 한단한단 쌓아올린 노력의 결과물이라는 것은 누구보다 지금의 광수 씨 스스로가 잘 알고 있다. 불안했던 그 시절의 광수 씨가 자전거로 달리고 또 달리다 하늘을 보며 한번씩 내뱉은 덤덤한 말들 속에서 독자들이, 현재의 또 다른 광수 씨들이 어떤 위로를 마주할지 궁금할 뿐이다.

이 책은 저자 광수 씨의 여정에 따라 5장(章)으로 이루어져 있다. 1장 「서해」, 2장 「제주도」, 3장 「남해」, 4장 「동해」, 5장 「다시 서울로」 등이다. 각 장마다 서로 다른 이야기, 색다른 만남, 우연한 인연, 비슷하지만 각기 다른 모습, 같은 것 같지만 조금씩의 다른 삶의 모습이 저자에게 새롭게 다가와 인연이 되고, 감동을 주고, 추억이 차곡차곡 쌓인다. 이 감동과 추억은 저자 광수 씨의 세상살이에 큰 자산이 될 것으로 독자는 믿는다. 역경을 딛고 일어서며, 다시 험난한 코스지만 도전해 이겨내는 과정은 이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도 커다란 도전 정신을 갖게 해준다. 서서히 그러나 날이 갈수록 자신감도 붙는다. 저자가 찾고자 하는 인생의 정답, 어떤 삶을 살아야 하나? 등에 대한 답은 여정의 길목마다 놓여 있었다. 누군가와 만나고, 어쩔 수 없이 비바람을 맞고 자전거를 타고 헤쳐나온 것도, 하고자 하는 사람에게는 어떤 식으로든 도움도 생긴다는 자각 등 많은 것들이 버무러져 우리 삶은 아름답다는 느낌마저 든다.
많은 사람이 만류하는데도 저자가 전국일주를 결심하고 실행에 옮기기 위해 가진 마음가짐은 독자들을 감동케 함이 분명하다. 어릴 때부터 뭐라도 해보겠다고 하면 "너는 안 돼, 네가 무슨?, 돈이 어디 있어..." 등의 말이 꼬리표처럼 달라붙었다고 저자는 술회한다. 이는 도전도 못해보고 체념하고 포기했던 건 늘 후회로 남았기에 더 이상 후회하지 않는 인생을 살겠다는 발버둥이었다고 말한다. 이번 전국일주는 자신의 닮았다고 일종의 자기 최면을 걸었나 보다. 초라하고 보잘것없지만 의지 하나만 믿고 달리면 성공할 수 있다는 확신이, 저자에겐 있었다고 말한다.
초등학교 때부터 어머니와 같이 교회에 가서 기도를 드렸고 어머니가 하는 기도를 들었던 저자는 어머니의 기도는 늘 아버지에 대한 내용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아버지의 장애는 물리적으로 회복되거나 상태가 나아지는 것이 아니라 본인의 노력으로도 어떻게 할 수 없는 '불가항력적인' 장애였다. 그것을 낫게 해달라고 어머니와 저자는 빌고 또 빌었다.

이제 저자는 홀로서기가 답이라는 응답을 얻었다고 말한다. 신께 드린 기도는 응답이 없었기에 더욱더 시련을 스스로 딛고 일어나야 한다고, 그렇게 신께서 말하고 있다고 혼자 해석했단다. 정작 바뀌는 건 없었지만 계속 교회에 갔던 이유는, 그것을 신께 고하면 해결해줄 것이라는 얄팍한 믿음으로 속에 담아 두었던 이야기를 진실로 말하는 가운데 얻는 마음의 평안 때문이었다고 말하고 있다. 가난 때문에 하고 싶은, 많은 것을 포기했던 저자는 계속 가난하고 싶지 않았다고 속마음을 책에 쓰고 있다. 지금보다 더 나은 삶, 어머니가 좀 더 행복한 삶, 좀 더 잘 먹고 잘 사는 남들과 같은 평범한 삶을 살고 싶었다는 것. 그래서 종종 도전을 했다. 어머니의 희망은 우리 가족이었다. 저자는 어렸고, 내 삶을, 우리 삶을 바꿀 수 있는 기회의 시간들이 있었다. 도전은 돈 주고 사는 것은 아니었다. 물질적으로 부족한 것은 친구에게 빌렸고, 새것을 사지 못해 중고를 샀고, 몸으로 부딪치며 도전해 볼 수 있을 만한 환경을 꾸준히 만들었다. 지금 이 일주도 마찬가지였다.
출발 예정일날 태풍이 온다고 들었는데 깜빡 잊었다고 한다. 어쩌면 이것저것 준비하느라 미처 날씨를 따로 챙기지 못했는지 모른다. 그러나 태풍이라고 전국일주를 포기한다면 앞으로 닥쳐올 삶의 역경을 이겨낼 수 없을 것이라는 속마음이 더 강했는지도 모르겠다고 독자는 생각해본다. 그러나 작은 텐트 하나와 중고 자전거 한 대로 전국을 돌아보겠다는 결심은 첫날 맞이한 태풍에 혹독한 곤욕을 치른다. 야영지에 텐트를 쳤으나 한 시간, 두 시간... 태풍의 위력은 점점 더해 갔고, 새벽 4시께 급기야 텐트 자체가 더 버티지 못하고 지지대부터 무너져 내린 것. 새벽의 깜깐한 세찬 폭풍우를 맞고 저자는 무슨 생각이었을까. 걷기는커녕 제대로 서 있을 수조차 없었다. 결국 낮에 식당하던 민박에 찾아가 씻고 말리고 나니 오전 8시. 민박 주인의 배려로 12시까지인 퇴실 시간을 조금 더 연장할 수 있어 그나마 태풍을 이겨낼 수 있었다고 저자는 생각한다. 첫날 이었다.

전국일주 여행기라면 으레 담기는 멋진 사진이나 좋은 풍경을 보고 읊조리는 감탄의 문장 따윈 이 책에 없다. “목이 너무 말랐다.”, “쉬지 않고 달렸다.”, “오늘도 또 펑크가 났다.”라는 문장들처럼, 자전거에 한번 오르면 비가 와도 달리고 어두워도 달리고 그렇게 목이 말라비틀어질 때까지 달리고 또 달리는 저자 광수 씨의 멈추지 않는 자전거 페달 굴리는 이야기들로 가득하다. 이 책이 여행기치고는 너무 건조하다고 느껴질 때쯤 광수 씨의 묵직한 사연들이 하나둘 툭툭 튀어나온다. 흙수저 인생, 가슴 아픈 가족사, 시간만이 자기에게 공짜로 주어진 유일한 것이라고 생각할 만큼 끝이 보이지 않는 불안한 나날들. 우리는 불안한 미래 앞에서 얼마나 용감할 수 있을까 독자들에게 질문을 던지는 책. 저자는, 남들에겐 부족하기 짝이 없어 보이더라도 ‘지금, 여기, 당장’ 내가 가진 것만으로도 무엇이든 결국 해낼 수 있음을 온몸으로 증명하고 있다. 젊을 때 고생은 돈 주고도 산다는 옛 어른들의 말씀이 뼛속 깊이 각인되는 책이다.
저자 : 이광수
충북 단양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다섯 살에 혼자 네발 자전거를 타고 10킬로미터 되는 거리를 달려서 뽑기하고 올 정도로 모험심이 강했다. 아버지의 병환과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어떤 일을 해도 항상 할 수 없을 거라는 시선을 받으며 컸다. 그때부터 부족하더라도 가지고 있는 것을 최대한 활용하며 살았다.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할 때 옆에는 늘 자전거가 있었다. 힘들지만 자전거를 탔다. 다른 방법은 없었다.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건축공학과를 졸업하고 환경을 개선하는 건설업에 뛰어들었다. 사람들에게 이로운 환경을 만들겠다는 책임의식이 강하게 작용했다. 그 외에도 인테리어, 건축 디자인 및 시각화, 부동산 경매도 병행 중이다. 현재는 자산 규모 15억에 연봉 2억의 수입이 있다. 현재 건설업 및 부동산 중개 사업을 준비 중이다. 원주가 고향인 아내와 결혼해 분당에 보금자리를 만들었다. 세상에 같은 성격을 가진 사람은 단 한 명도 없기에 다양한 분야에서 다양한 사람을 만나며 사는 일이 즐겁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