꼰대지수 낮춰드립니다 - 회사에서 바로 통하는 세대 갈등 솔루션
조관일 지음 / 21세기북스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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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간 갈등은 오래 전부터 있어온 사실이고 단어다. 이 책 『꼰대지수 낮춰드립니다』란 표제어로 볼 때도 '꼰대'라는 단어가 좋은 뜻이 아니라는 전제로 만들어진 어구다. '지수'가 높다는 의미는 '꼰대'라는 말이 이미 상용화된 말이고, 자주 듣는 사람은 '지수가 높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판단할 때 자주 듣고 싶지 않은 단어임이 분명하다. 사실 꼰대란 단어는 오늘날 21세기 들어 생긴 말은 아니다. 오래 전 산업화 시대, 일제 잔재가 사회 곳곳에 남아 있을 때 원리원칙을 강요하는 학교 교사들에게 학생들이 붙여주는 별명쯤으로 치부되고 사용했다. 어감도 좋지 않아 널리 통용된 말은 아닐 것이다. 어원 역시 불확실한 말이다. 일본어에서 비롯된 것 아닐까? 하고 당시 이 말을 쓰는 사람(주로 고등학생)들 사이에 은어로 사용되던 말이다. 한때 자취를 감추었기 때문에 잊혀진 유행어쯤으로 알고 있는 이들도 많을 것이다.

그러던 이 단어가 기성세대와 신세대(특히 요즘 세대로 일컬어지는 'MZ세대') 간의 갈등이 심화되는 가운데 다시 폭발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그 여파는 생각 외로 컸다. 방송에서만 못 쓰게 하는 단어일 뿐 책이나 영상 등에서는 스스럼없이 사용되고 있다. 특히 신세대가 기존 세대를 비하할 때 쓰는 용어로 고착화되면서 최근의 신세대 불만이 증폭되면서 이젠 나이든 어른이면 누구를 막론하고 비하하는 대명사처럼 쓰인다. 독자도 중년 세대로서 이 말을 듣지 않기 위해 알게 모르게 노력하고 있다. 방법은 소통을 원활하게 함으로써 그들의 언어에 접근해야 한다는 생각에 신조어를 중심으로 열심히 공부(?)한 적도 있었다. 그러나 신세대가 말하는 꼰대들의 약점은 소통 부재라는 데서 비롯된 것임을 확인하는 선에서 더 이상의 공부가 필요없어졌다는 생각에서 요즘은 아예 포기했다.

 


 

바로 인터넷 상의 줄임말(축약어가 아닌 머릿글자 나열하는)은 신세대의 특징으로 부각되면서 인터넷 용어도 따로 배워야 한다는 점에서 공부가 막힌 것이다. 그렇다고 신세가 쓰는 말이 국어 순화에도 어긋나는 일이며, 쓰지 말고 고운 우리말을 쓰자고 말한다면 '꼰대 지수'만 높아질 게 뻔한 상황이어서 말로 다독여 나쁜 말은 쓰지 말자고 말하는 것은 신조어를 배우는 것보다 더 어려운 일이 되어 버렸다. 이 책의 저자 조관일도 독자와 비슷한 기성 새대인 듯하다. 이에 따라 은어식으로 사용되는, 어감마저 나쁜 말을 유행어처럼 아무데서나 사용하지 말자는 의미에서 신세대의 일부, 즉 꼰대와 병렬적으로 배치되는 ‘빤대’와 ‘낀대’라는 신조어를 만들었다고 밝힌다. 빤대란 이유 없이 반항하고 삐딱한 관점으로 무조건 반대하며 자신의 몫도 제대로 해내지 못한 채 빤질대는 젊은이를 칭한다. 낀대란 꼰대와 빤대 사이의 어정쩡한 중간 세대를 뜻하는 말로, 나이로 구분하기보다는 양쪽의 특성을 조금씩 가지고 있는 계층을 뜻한다.

저자는 연구하고 숙고해서 사용한 말일지 모르지만 이런 말이 먹힐 리가 없다는 게 독자의 생각이다. 이 책을 통해 기업 현장에서 발생하는 꼰대 또는 빤대와의 갈등은 세대 갈등이라기보다는 서로의 입장, 즉 상사와 부하 직원의 처지가 달라서 발생하는 ‘입장 갈등’이라고 표명한다. 더군다나 조직 내에서는 가장 어린 신입사원과 나이 많은 경영층의 간격이 30년 내외고, 직속 상사와 부하 직원의 나이 차는 그보다 현저히 적다. 실상이 이러함에도 직장에서 MZ세대가 기성세대를 못마땅히 여기는 것은 합리적이고 숙고된 판단 없이 사회적·문화적 분위기에 휩쓸리고 세대 차이를 주장하는 이들의 부추김을 받은 영향이 크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를 중심으로 논의되어 온 기존의 세대론은 기성세대에게는 꼰대 프레임을, MZ세대에게는 개인주의적이라는 편견을 공고하게 만들었다. 이 책은 2020년 출간되었던 『회사는 유치원이 아니다』의 개정판으로, 기존 세대 담론의 중심추를 신세대에서 기성세대의 중간 지대로 옮겨놓아 세대론에서 조연처럼 여겨졌던 기성세대를 재조명함으로써 세대 갈등을 분열이 아닌 화합으로 이끌어준다고 개정판 출간 취지를 밝히고 있다.. 국내 최고 명강사이자 한국의 데일 카네기로 불리는 조관일 박사는 지나치게 신세대 중심으로 돌아가는 세대론에 의문을 품고 이에 맞서는 도발적 세대론을 제시한다. 이 책을 통해 세대라는 프레임 속에서 서로를 구분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상생하는 법을 배워봄으로써 갈등 시대를 슬기롭게 건너는 전략을 익혀볼 수 있을 것이다. 독자도 비슷한 세대이기에(정확히는 직접 '꼰대' 소리를 들은 적이 없기에) 이 책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이다.

저자의 말은 "이 책 『꼰대지수 낮춰드립니다』는 언젠가부터 사회생활을 하면서 지켜야 할 정당한 상식이 꼰대 문화로 매도당하고, 꼰대라고 취급당할까 봐 상사나 선배조차 후배에게 정당한 조언이나 지적을 하기 힘든 상황에서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새로운 소통 방법을 제시"하기 위해 출간했다는 말이 설득력을 갖느냐에 성패가 달렸다고 봐야 한다. 저자는 "상대방을 무조건 이해하라는 말이 아니다. 서로 머리로만 이해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존중할 것을 권한다. 그럼으로써 기업 현장의 세대 갈등을 허물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주장하지만 쉽게 고쳐질 것 같지 않다는 게 독자의 솔직한 심정이다.

 


 

그렇다고 가만히 있는다고 없어질 기세도 아니다. 그런 점에서 저자의 이 책은 꽤 호소력이 있을 것이란 데는 공감한다. 저자의 의도가 너무 솔직하고 간절하다는 생각에서다. 역시 책을 통해서 배운 말은 책을 통해서 고쳐질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든다. 저자의 주장에 동의한다는 의미다. 책에 따르면 이 책의 궁극적인 목적은 MZ세대와 기성세대가 서로를 바로 앎으로써 성공적인 직장생활을 영위하게 하는 데 있다. 1부에서는 MZ세대는 선이고 기성세대는 악으로 대표되는 요즘의 세대론의 문제를 파헤치고, 중립적 시선으로 세대 차이와 세대 갈등이 남기는 과제를 풀어본다. 2부에서는 기성세대의 입장에서 자기의 맡은 바나 책무를 다하지도 못하면서 늘 삐딱하고 반항적으로 구는 ‘빤대’인 MZ세대에게 지혜로운 회사생활을 위한 각성을 촉구한다. 3부에서는 숫자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지는 나이 듦이라는 의미에 대해 알아보며 세대론에 비추어 상사나 선배의 입장은 무엇인지, 회사와 경영자의 입장을 어떻게 이해하고 존중해야 하는지에 대한 방법을 배워본다. 4부에서는 기성세대가 꼭 마음에 담아야 할, MZ세대로부터 ‘꼰대’ 소리를 듣지 않고 좋은 상사나 선배로 인정받기 위해 꼰대지수를 낮추면서 좋은 어른이 될 수 있는 방법을 담았다.

직장에서의 세대 갈등은 어느 시대에서나 존재했다. 그러나 현대사회의 변화 속도는 점점 더 빨라지고, 각 세대가 공유하는 문화의 차이가 커지면서 차별과 낙인이라는 세대 간의 골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그럴수록 더욱더 서로의 관점과 차이점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다. 이 책을 통해 각양각색의 사람이 모인 직장이라는 하나의 사회에서 나를 지키면서 상대를 존중하는 건강한 인간관계를 맺어나가는 방법을 배워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이런 개인적 노력보다는 사회학적 관점에서 다뤄 공식적으로 토론을 한다거나 세대간 갈등의 골이 깊어진 원인을 찾아 사회가 함께 노력한다는 취지의 공개 토론도 병행하면 좋을 것 같다는 독자의 생각을 덧붙이고 싶다.

 


 

아직까지 모르고 있었지만 한국의 꼰대는 이미 세계시장(?)에도 얼굴을 내밀었다고 한다. 저자는 「거꾸로 쓰는 역발상의 세대론」이라는 제목의 '프롤로그'를 통해 경제 전문지 〈이코노미스트〉에서 'kkondae'라는 단어를 소개하면서, '거들먹거리는 나이 든 사람'을 뜻하는 한국식 표현임을 밝혔고, 영국 공영방송 BBC에서는 'kkondae'를 '오늘의 단어'로 선정하고 '자신이 항상 옳다고 믿는 나이 많은 사람(다른 사람은 늘 잘못됐다고 여김)'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고 한다.(이 사실은 〈동아일보〉 2019/ 11. 23, 「시대정신이 된 '안티꼰대'」 보도) 이제 기성세대에 대한 신세대의 공격은 '꼰대'라고 비아냥거림이나 불평불만에 머물지 않고 갈등으로 심화되고 결국 '세대 혐오' '세대 증오'의 구조적 문제로 증폭됐다고 지적하고 있다.

저자는 이 책의 초판본의 제목을 『회사는 유치원이 아니다』라고 붙였다고 한다. 개정판에서 이를 다시 『꼰대지수 낮춰드립니다』로 제목을 바꿨단 이야기다.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서인지 모르겠지만 이 제목을 개정판 2부에 그대로 실었다.(더욱이 '꼰대의 일격'이란 어구까지 붙여서) 이는 올바른 해결 방법으로 보기 어렵다. 듣기 싫다고, 옳은 표현이 아니라고 고치라고 한다고 말이 없어지는가? 오히려 더 반감을 불러 더 쓰게 되고 더 이상 손댈 수 없게 굳어지는 것이다. 그것이 언어다. 그리고 그것이 신세대다. 다시 말해서 잘못된 것은 고치자고 토론을 하든지 정식 거론해서 개선하면 되고, 언어를 지적해서 말버릇이나 말투 등을 지적한다면 오히려 더 크게 확산될 뿐이다. 물론 은어나 속어 등을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언어 활동 차원에서도 권장할 일은 아니다. 그렇다고 억제해서도 안 된다. 일시적으로 나온 유행어라면 그 원인이 제거되면 자연스럽게 사라진다. 저자의 순수한 의도에 조금 더 언어에 대한 사려가 더해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독자가 아는 바를 덧대었다. 오해 없으시길 진심으로 바란다.

 


 

저자의 진심을 살필 수 있는 한 단락의 문장을 여기에 적시하며, 저자에 공감하는 독자의 한 사람으로, 먼저 저자의 뜻을 읽고 이해한 한 사람으로서 많은 사람에게 추천할 하고 싶다.

 

세대론의 궁극적인 지향점은 갈등을 고조시키는 것이 아니다. 신세대와 기성세대 간의 투쟁을 부추기는 것도 아니다. 어느 한쪽을 나무라는 식이어서는 안 된다. 그럼에도 지금까지 많은 세대론이 기성세대를 힐난하는 식이었다. 일방적으로 코너로 몰아넣었다. 그래서는 안 된다. 신세대가 기성세대를 이해해야 하듯이 기성세대 또한 신세대를 어떻게 수용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함께 가기 위해서다.(p.234)

 

저자 : 조관일

 

전 대한석탄공사 사장으로 만년 적자에 허덕이던 대한석탄공사를 흑자 기업으로 전환한 ‘人(인) 테크’ 이론의 창안자이며, 친절서비스 분야 국내 선구자로 꼽히면서 한국 HRD 대상 명강사 부문에서 수상하기도 했다. 또한 강원도 정무부지사, 강원대학교 초빙교수, (사)한국강사협회 회장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는 창의경연연구소 대표, 한국샌더스은퇴학교 교장으로서 기업체 및 각종 방송 프로그램에서 활약하고 있다. 22만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브 채널 ‘조관일TV’의 크리에이터이기도 하다. 청와대, 대검찰청,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기업 및 단체에서 수천 회의 강의를 진행했다. EBS, KBS, MBC, SBS TV특강에 고정 출연해 호평을 받았으며, 춘천MBC TV의 토크쇼 「세상만사」 및 ‘강원방송’ TV시사토크 MC로도 활약했다. 지은 책으로는 베스트셀러 『비서처럼 하라』, 『멋지게 한말씀』, 『오십의 말 품격 수업』을 비롯하여 『멋지게 말하고 싶습니다』, 『나는 왜 마음이 약할까』 등 60여 권이 있다.

『꼰대지수 낮춰드립니다』는 국내 최고 명강사이자 한국의 데일 카네기로 불리는 조관일 박사가 우리 사회 이슈인 기성세대의 꼰대 문화를 재조명함으로써, 한국 사회의 고질병으로 여겨지는 세대 갈등을 분열이 아닌 화합으로 이끌어줄 세대 갈등 해소 가이드다.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를 중심으로 논의되어 온 기존의 세대론은 기성세대에게는 꼰대 프레임을 씌웠으며 MZ세대에게는 개인주의적이라는 편견을 공고하게 만들었다. 이 책은 기존 세대 담론의 중심추를 신세대에서 기성세대의 중간 지대로 옮겨놓아 존중과 공존으로 재조립된 세대론을 제시한다. 세대라는 프레임 속에서 서로를 구분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상생하는 법을 배워봄으로써 갈등 시대를 슬기롭게 건너는 전략을 익혀볼 수 있을 것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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