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지 - 시공을 초월한 제왕들의 인사 교과서
공원국.박찬철 지음 / 시공사 / 2023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원전 『인물지』는 조조의 인사참모인 유소(劉邵) 조조의 능력주의를 포괄하면서 다양한 인물들을 판별해 내고 적재적소에 배치하기 위한 용인(用人)술과 지인(知人)술을 집대성한 책이다. 독자가 지금 소개하는 이 책 『인물지』는 공원국, 박찬철 두 저자가 「시공을 초월한 제왕들의 인사 교과서」(이하 『인물지』)라는 부제를 붙여 유소가 쓴 원전을 현대적으로 해설하고 중국 고대 상·주시대부터 명·청시대까지 약 100여 명의 인물을 선별해 그들의 이야기를 용인과 지인의 관점에서 살펴본다. 원전 『인물지』가 전하는 〈인물 파악의 방법〉과 〈사이비 인재를 감별하는 방법〉, 〈인재 자신이 경계해야 할 일〉 등은 2,000 년이 지난 오늘에도 여전히 유효한 메시지임을 두 저자는 말한다. 공동 저자는 편재들이 갖는 성공과 좌절, 또 리더들의 성공과 좌절을 살펴보고 인사에 관한 철학과 기술을 배울 수 있도록 구성, 목차도 재배열했다. 이 책은 인성론과 조직론으로 구성된 의 조직론을 보강해, 각 편의 고사들을 당시의 사회상에 맞추어 배열하고 분석했다.

두 저자는 이 책에서 원소처럼 대단한 배경도 없이 오직 자신의 능력과 순욱으로 대표되는 뛰어난 신하들의 힘에 의지해 나라를 세운 조조는 “능력이 있으면, 도덕적인 하자가 있어도 된다”고 주장했다고 전한다. 한나라 대에 만연했던 허명만 갖춘 인사들의 폐단을 목도했기 때문일 것이다. 유소는 이러한 조조의 능력주의를 포괄하면서 인재 감별과 등용을 위한 체계를 정리했는데 그것이 바로 원전 『인물지』라는 것이다.

저자들에 따르면 유소는 원전 『인물지』에서 사람마다 타고난 자질과 성정이 다른 이유를 규명하고, 그 사람이 어떤 유형의 사람인지를 파악하며, 그 자질에 따라 그 인물을 어떻게 평가하여 쓸 것인지 등 지인과 용인의 방법을 구징, 체별, 유업, 재리, 재능, 이해, 영웅, 접식, 팔관, 칠류, 효난, 석쟁 등 열두 개의 주제로 나누어 이야기한다. 두 저자는 유소의 『인물지』를 현대적으로 해석하고 풀이하면서 중국 역사에 등장하는 다양한 인물들과 그들의 ‘인사’를 살펴본다. 과거의 사례가 현재의 교훈이 되는 당연한 까닭 때문이다.

 


 

책에 따르면 기존의 경서들과 달리 지인과 용인에 대한 매우 실용적이고 구체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그가 활동했던 시기는 조조, 손권, 유비가 활약한 『삼국지』의 시대이다. 사실 삼국시대는 과거의 인사 제도의 모순에서 파생한 것이라고 보아도 과언은 아니다. 대체로 전한의 외척과 후한의 환관들, 그리고 상서의 직위를 장악하고 파벌을 형성한 파당들의 인사 전횡은 한나라의 근간을 뒤흔들었다. 결국 이로 말미암아 나라가 위태로워지고 황건적의 난으로 각지의 군웅들이 할거하는 시대에 돌입했다. 대단한 배경도 없이 오직 자신의 능력과 순욱*으로 대표되는 모신들의 힘에 의지해 나라를 세운 조조는 이런 상황을 참을 수 없었음이 분명하다. 결국 조조는 극단적으로 “능력이 있으면, 도덕적인 하자가 있어도 상관없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허명만 갖춘 인사들의 폐단을 목도했기 때문일 것이다.

유소는 조조의 능력주의를 포괄하면서 그보다 더 체계적인 체제를 만들어냈으니 그것이 바로 원전 『인물지』다. 그는 다양한 인물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하기 위한 원리들을 정리해냈다. 『인물지』는 한나라 이전의 인사 제도에서 수당 이후의 과거제로 가는 중간 지점에 있는 과도기적 저작이다. 그래서 『인물지』에서 다루는 내용은 후대의 도식적인 과거제나 전대의 협소한 인재 추천 관행들보다 더 풍부하다. 오늘날에도 훌륭한 리더의 조건으로 업적 달성 능력, 조직 운영 능력과 더불어 인재 육성 능력을 꼽는다. 즉, 인재 없이는 목표한 업적도, 안정된 조직도 기대하기 어렵다. 결국 인재를 올바로 인식하고 적재적소에 쓰는 일은 예나 지금이나 모든 리더들이 고민하는 과제다.

* 순욱 : 삼방순욱(三訪荀彧)에서 축약 인용된 말로, 인재를 맞아들이기 위하여 참을성 있게 노력함을 이르는 뜻이다. 중국 삼국 시대에, 조조가 순욱(荀彧)을 세 번 방문한 끝에 그를 얻었다는 데에서 유래한다.

 

 

두 저자의 『인물지』도 이런 고민을 하고 있다. 두 저자는 『인물지』에서 원전 독해와 함께 중국 역사에 등장하는 다양한 인물들과 그들의 ‘인사’를 살펴보고 있다. 고전의 세계는 비록 과거의 이야기이긴 하지만 인류의 사유와 경험을 집적한 지혜의 보고이기도 하다. 고전 읽기는 물론 쉬운 일이 아니지만 실제로 ‘고수’가 되기 위해서는 고전을 피할 수는 없을 것이다. 두 저자는 이번 〈개정판 서문〉을 통해 "요즈음은 사회는 복잡해지는 반면 정보는 비대칭적으로 소유되고 불완전하게 유통된다. 알다시피 중고차 시장처럼 비대칭·불완전정보 시장은 사이비들의 요람이다. 예쁘게 포장된 중고차의 외관은 다 같지만 속은 완연히 다른 것처럼. 그렇다고 속을 알기 위해 차 전체를 해체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고 밝힌다.

요컨대 요즘의 세계는 소수가 다수에게 미치는 영향이 삼국시대 유소가 이 책을 쓸 때보다 커진 데다 사이비가 등장할 조건까지 다 갖춰졌으니, 큰 인사에 한 번 실패하면 해댱 조직은 물론 사회 전체가 휘청거릴 수 있다. 부도덕한 금융가 한 사람이 전체 금융시장을 무너뜨리고 어리석은 지도자 한 명이 한 나라를 거덜낼 수도 있다고 두 저자는 강조한다. 『인물지』에서 유소는 "그럴 듯하지만 아닌 일곱 가지 사이비"를 정의하고 이를 "극히 주의하라"고 경계했다. 유소가 정의한 사이비는 시대가 달라도 여전히 적절하다고 두 저자는 단언한다. 이 책에서도 중요하게 많은 지면을 할애해 유소의 원전 원문과 기타 역사에서 거론한 사실들을 들어가며 세밀하게 풀이하고 있다.

길을 잃으면 원점으로 돌아가듯 상황이 복잡할수록 다시 교과서를 펼칠 수밖에 없다. 다행히 인사의 원리는 조직이 커지고 급이 높아질수록 더 단순해진다고 두 저자는 말한다. 어떤 이에게 큰 자리를 줄 때는 그의 말보다 행동을 근거로 하고, 친소나 호오를 버리고 이룬 업적에 따라 일을 주면 될 뿐이다고 설명한다. 두 저자는 버릴 수 없는 또 하나의 원칙을 덧붙인다. "싸울 때 화살과 갑옷이 모두 필요하지만, 조직 안에서는 반드시 갑옷 만드는 이를 화살 만드는 이 위에 두어야 한다"는 말이다.

 


 

앞서 언급한 대로 원전 『인물지』를 쓴 유소는 위나라의 명신으로 조조의 인사참모였다. 원전 『인물지』를 더 정확하게 이해하려면 아무래도 유소의 삶과 사상에 대해 조금 더 알 필요가 있겠다 싶다. 두 저자도 이 책에서 같은 주장을 하고 당시에 왜 이런 책이 등장했는지를 유소의 삶과 조위(조씨의 위나라) 시기의 시대적 배경을 살피고 있다. 『삼국지』의 기록에 의하면 유소는 원래 조조의 모사들 중 으뜸이었던 상서령 순욱(荀彧)의 관부에 있었다. 순욱은 그의 말을 매우 좋게 여겼다고 한다. 그 후 그는 태자사인, 비서랑, 상서랑, 산기시랑 등으로 승진한다. 여기서 눈여겨볼 점은 그가 권력의 중심에서 기밀과 인사를 처리하는 직책을 역임했다는 사실이다. 상서랑은 황제에게 들어가는 문서를 먼저 검토하는 직위이고, 산기시랑은 황제가 움직일 때 같이 움직이는 비서와 같은 역할이다.

황제가 인재를 구하는 조서를 내리자, 당시의 산기시랑인 하후혜가 유소를 천거하며 이렇게 평했다. "성실한 인사들은 그의 화평하고 방정함에 감복하고, 청정한 인사들은 그의 현묘하고 겸양함을 흠모하고, 문학하는 인사들은 그의 논리의 정치함을 찬양하고, 법리를 다루는 인사들은 그의 정밀한 해석을 익히 알고 있으며, 사색하는 인사들은 그의 깊고 확고함을 알고 있으며, 문장을 쓰는 인사들은 그의 저술, 논변 및 문장들을 사랑하며, 제도를 다루는 인사들은 그의 제도에 대한 인식과 요체를 파악하는 능력을 귀하게 여기며, 책략을 내는 인사들은 그의 명철한 사고와 기미에 통달한 점을 연모합니다.(p.11)

당시의 유소는 학문적으로 이미 인물을 파악할 수 있는 능력을 주위로부터 인정받았다고 할 수 있다. 위에서 유소를 평가한 인물 기준은 『인물지』에서도 모두 중요하게 다루어지는 인재 유형들이다. 유소는 『인물지』 외에도 『법론』 등 100여 편을 저술했다고 하니 중앙정계에서 정치와 학문을 연결시킨 명사였다고 할 수 있다.

 


 

그 중 반드시 언급해야 할 것이 황제의 조서를 받아 저술한 『도관고과都官考課』라는 저술이다. 이 조서는 위나라 명제 조예의 경초 원년에 내려졌으므로, 제국을 반석에 올리고자 하는 황제의 의중이 그대로 투영된 것이다. 그 제목을 풀면 “관리를 감독하고 성과를 측정한다”는 뜻인데 역시 조씨 위나라의 자신감이 묻어난다. 유소는 소를 올려 이렇게 말한다. "백관의 고과는 왕도정치의 큰 기본이지만, 역대로 여기에 힘쓰지 않아서, 통치의 법전이 완비되지 못했지만 이를 보충하지 않아서, 능력이 없는 자들까지 섞여 들어와 구분하기 힘들어졌습니다." 유소가 말하는 것은 한나라 이래 시행된 중국의 인사제도의 모순을 지적한 것이다. 대체로 전한의 외척과 동한의 환관들, 그리고 상서의 직위를 장악하고 파벌을 형성한 파당들의 인사 전횡은 한나라의 근간을 휘둘렀다. 이러한 배경에서 나온, 학자이면서 인사권의 중심에 있었던 유소의 분석이 집약된 『인물지』는 현대를 사는 우리들에게도 좋은 교과서가 될 것이라고 두 저자는 역설한다.

책에 따르면 『인물지』는 황제와 그 하위의 인사권자를 위해 도식적이리만치 자세하게 인물 파악의 방법을 설명해 놓았다. 인물의 특징, 그 인물을 간파하는 법, 인사권자의 자질, 그리고 인재 자신이 경계해야 할 일까지 조목조목 설명을 하고 있다. 그래서 『인물지』의 중심은 인성론이고 절반은 조직론이다. 즉, 조직에는 어떤 인재가 필요하며, 그 인재들의 본성은 무엇이고 그것을 어떻게 파악하느냐가 핵심이다. 그러나 저자가 본질적으로 더 강조하는 것은 인성론이다. 『인물지』가 말하고자 하는 내용은 매우 명료해서 알아듣기가 쉽다. 이 책의 원문을 한 번 통독해도 얻는 것이 적지 않을 것이라 두 저자는 말한다.

그러나 이 책의 강점인 인성론이 오히려 약점이 될 수 있다. 인성은 그대로라고 하더라도 조직은 오랜 시간을 통해 진화해왔다. 예를 들어 3천년 전 춘추시대의 인사와 오늘날의 인사가 같다고 할 수 있을까? 혹은 중앙집권제와 봉건제가 섞인 한나라와 거의 완전한 관료제 국가인 청나라의 인사를 동일하게 볼 수 있을까? 쉽게 말하기 어려운 일이다.

 


 

두 저자는 최근 고전을 기반으로 한 인재 활용 서적들이 상당히 등장했다고 언급한다. 그러나 여러 고전의 문맥을 포괄적으로 이해하고, 그 역사적인 맥락에 따라 고전의 의미를 해석하는 수준의 책들은 그리 많지는 않다는 말도 덧붙인다. 그래서 고전에서 무작위로 추출된 이야기들을 현대의 상황에 무리하게 끼워 맞추는 경우가 많았다. 때로는 현실을 아전인수격으로 해석하기 위해 고전을 이용하는 경우도 생겼다. 물론 이런 방식도 큰 도움이 되겠지만, 더 큰 맥락을 잡고자 하는 사람들의 욕구는 충족시키기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인물지』라는 고전을 좀더 현대적인 의미로 살릴 필요가 있었다. 그래서 두 저자는 『인물지』의 인성론을 가지고 한 권의 계통성 있는 작은 인물사를 만들 생각을 했다고 한다. 우선 『인물지』의 각 항목과 부합하는 중국 역사상의 고사들을 취합하되, 중구난방식이 아니라 계통성 있게 만들어 내는 것이었다.

두 저자는 『인물지』의 각 편의 고사들을 당시의 사회상에 맞추어 배열하고 분석했다. 말하자면 ‘요약한 중국사의 인사편’, 혹은 ‘인사로 본 중국사’ 정도가 되겠다. 이를 통해 『인물지』의 조직론을 보강하여 『인물지』의 영역을 넓히려고 시도했다. 그래서 상고 시절의 이상적인 인사에서 시작하여 춘추전국시대로 나가고, 진한대의 극적인 국면에서의 인사를 검토한 후, 또 우리에게 잘 알려진 삼국시대의 군웅들의 인사로 나아가고, 대 혼란기인 5호16국과 남북조시대 및 재통일 정권들인 수와 당의 인사를 살핀 후, 특이한 문치 시대를 만든 송의 인사와 그리고 거친 초원 민족들의 활달함을 보여주는 요ㆍ금ㆍ원의 인사를 대비시켰다.

이후 환관들의 도움을 받아 황제의 전권을 이룩한 명대의 인사와 또 중원에 새 활력을 불어넣은 청조의 인사를 함께 살피면서 마무리했다. 각 시대마다 왕조가 처한 상황과, 사회의 기본적인 성격이 차이가 있었기에 인사의 유형도 차이가 있었다. 물론 차이의 이면에는 변함없는 인사의 원칙들이 놓여 있었다. 이 시기들을 따라가며 함께 인사를 고민한다면 적지 않은 도움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두 저자는 주장한다.

 


 

이 책은 모두 4부 12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1부 〈총론: 인재를 알아보는 첫 단계〉, 2부 〈인재의 분류와 용인의 기술〉, 3부 〈지인의 기술〉, 4부 〈결어〉이다. 1부에서는 1장 「드러나는 것으로 재질을 알아볼 수 있는가-구징(九徵)」에서 '인물의 성정과 재질의 아홉 가지 형태'와 '인재의 다섯 가지 등급'에 관해 설명한다. 2장 「사람의 재질은 왜 차이가 나는가-체별(體別)」에 대한 설명이다. '사람마다 타고나는 성정이 있다' '성정에 따라 하는 일에도 장단이 있다' '유약한 사람의 지혜는 두렵지 않다' '한 가지 재질에 치우친 성정은 바뀌기 어렵다' '인물 알기의 어려움과 묘미' 등을 말한다. 3장은 「인재는 재질과 유파에 따라 분류할 수 있는가-유업(流業)」에 관한 기술이다. '덕·법·술, 각 방면의 최고 고수: 청절가, 법가, 술가' '덕·법·술의 재질을 모두 갖춘 최상의 인재: 국체, 기능' '덕·법·술, 각 방면의 지류: 장비, 기량, 지의' '기능별 전문가들: 문장, 유학, 구변, 웅걸' '사람을 아는 것이 군주의 도다' 등으로 나뉘어 설명한다. 또 4장에서는 「인재는 말하는 능력으로 구분할 수 있는가-재리(材理)」에 대해 말한다. 이 장에서는 '사이비 인재의 일곱 유형'에 대해 풀이하고 있다. 관심 있는 독자들은 두루 살펴 적용해볼 만하다는 것이 독자의 심경이다. 5장은 「어떤 인재를 어디에 배치할 것인가-재능(材能)」에 관한 설명으로서 '적재적소'라는 낯익은 단어로 설명되니 이해하기 쉽다.

6장은 「인재를 쓸 때 무엇을 고려해야 하는가-이해(利害)」편으로 '덕·법·술'의 장단점을 모두 자세히 적시함으로써 인사권자의 올바른 사용을 꾀한다. 7장은 「어떤 인재가 성과를 내는가-영웅(英雄)」을 설명하고, '영웅은 지혜와 힘의 결합'이라고 표현한다. '영(英)'과 '웅(雄)'의 글자 풀이로부터 이 말의 유래까지도 함께 알 수 있는 재미도 있다. 8장에서는 「왜 사람을 평가하는 것이 어려운가-접식(接識)」에 대한 설명으로 '자기 기준으로 사람을 평가할 때 생기는 오류'에 대해 자세히 언급한다. 8장은 「인재를 감별하는 여덟 가지 방법은 무엇인가-팔관(八觀)」에 대해 '전후 관계를 살펴 사이비를 알아내는 법' '자애와 공경의 태도를 살펴 소통하는지를 알아내는 법' '감정의 미세한 움직임을 살펴 군자인지 알아내는 법' '단점을 살펴 장점을 알아내는 법' '총명함의 정도를 살펴 수준을 알아내는 법' 등을 자세히 기술하고 있다. 10장은 「인재를 감별할 때 흔히 범하는 오류는 무엇인가-칠류(七繆)」로서 '명성' '자신의 기준' '포부의 크기' '성취' '배척' '지금 상황으로 판단' '보이는 것'으로 판단하는 7가지 오류를 말한다. 11장은 사실상 마지막 장으로 「왜 인재 발굴과 추천이 어려운가-효난(效難)」, 12장의 경우 「진정한 인재는 어떤 사람인가-석쟁(釋爭)」을 다룬다. 특히 12장의 석쟁은 "다투지 말라"는 뜻으로 자기의 공을 앞세우거나 자랑하지 말라, 이기기를 좋아하지 말라 등의 겸손과 "자신에게 엄격하고 타인에게 관대하라"는 공자의 말이나 "겸양", "공은 이룬 후 물러서라"는 등 공자의 가르침과 매우 흡사한 부분이 많다.

 


 

동서고금, 모든 리더들이 인재에 대해 고민하는 이유는 좋은 인재를 찾아 쓰기 위함이기도 하지만, 사이비를 가려내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 2,000여년 전에 쓴 인사 교과서 책이 오늘날까지 유효하다는 것은 어찌 보면 고전이 될 정도로 책을 잘 쓴 것보다 오히려 그때보다 사회가 더 복잡해지고 어려워지면서 사이비가 더 많아졌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두 저자는 사이비이기에 드러나는 몇 가지 특징이 있다. 원전 『인물지』와 함께 두 저자의 『인물지』에서도 강조하고 있는 점이다. 바로 겉으로 넘친다는 것이다. 사이비들은 대체로 ‘막힘없는 듯’, ‘박식한 듯’, ‘타인의 이야기를 듣는 듯’하다가, 막상 궁지에 몰리면 ‘응답하지 않거나’ ‘이해했다고 하거나’ ‘물 타기’를 시도해서 비기려고 한다. 이런 사이비들은 내실이 없는 데도 말이 화려해 주변 사람들에게 자신을 마치 유능한 사람으로 착각하게 만든다. 특히 이들에게 현혹되어 중책을 맡겼을 경우 그 폐해는 예나 지금이나 상상 이상이다. 이 책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는 혹세무민하는 사이비의 다양한 유형은 『인물지』가 선사하는 또 다른 재미다.

 

저자 : 공원국

서울대학교 동양사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교 국제대학원에서 중국지역학을 공부했으며, 중국 푸단대학교에서 인류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역사인류학자의 시각으로 대안적 세계사를 제시하기 위해, 중국과 중앙아시아를 비롯한 유라시아 초원 지대에서 현지 조사를 진행하며 《유목, 세계사의 절반》(가제)을 집필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10년간의 대장정 끝에 집필한 《춘추전국이야기》(전 11권), 《귀곡자》(공저), 《인문학자 공원국의 유목문명 기행》, 《굴욕을 대하는 태도》(공저), 《가문비 탁자》, 《나의 첫 한문 공부》, 《옛 거울에 나를 비추다》, 《유라시아 신화 기행》, 《통쾌한 반격의 기술, 오자서 병법》, 《여행하는 인문학자》 등이 있고, 옮긴 책으로 《하버드 C.H. 베크의 세계사 1350~1750》, 《조로아스터교의 역사》, 《말, 바퀴, 언어》, 《중국의 서진》 등이 있다.

 

저자 : 박찬철

서울대학교 동양사학과를 졸업하고, 출판기획사 Culture Map을 운영하며 중국 관련 콘텐츠를 개발, 번역한다. 동양고전을 비롯한 역사 인물과 사례 등을 통해, 진지하지만 다른 시각을 담은 담론과 교훈을, 때로는 실재하는 우리 삶에 유용한 메시지를 제시할 수 있는 방법을 탐구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귀곡자》(공저), 《굴욕을 대하는 태도》(공저) 등이 있고, 옮긴 책으로 《나를 지켜낸다는 것》, 《세계사를 바꾼 15번의 무역전쟁》, 《주역의 정석 1》, 《참모의 진심, 살아남은 자의 비밀》, 《운이 스스로 돕게 하라》, 《사람을 품는 능굴능신의 귀재, 유비》, 《판세를 읽는 승부사, 조조》, 《자기통제의 승부사, 사마의》, 《마음을 움직이는 승부사, 제갈량》, 《격탕 30년: 현대 중국의 탄생 드라마와 역사, 미래》 등이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