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 기행 2 - 길 위에서 읽는 삼국지, 개정증보판 삼국지 기행 2
허우범 지음 / 책문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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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에서는 『삼국지』의 내용을 신뢰할 수 있는 내용으로 본다. 『삼국지연의』는 어디까지나 소설로서 역사서를 바탕으로 하지만, 중국인의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한족(漢族)** 중심의 야사(野史) 작품이다. 정사인 『삼국지』는 위서 30권, 촉서 15권, 오서 20권, 합계 65권으로 되어 있으나 표(表)나 지(志)는 포함되지 않았다. 위나라를 정통 왕조로 보고 위서에만 〈제기(帝紀)〉를 세우고, 촉서와 오서는 〈열전(列傳)〉의 체제를 취했으므로 후세의 역사가들로부터 많은 비판의 대상이 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저자 진수는 촉한에서 벼슬을 하다가 촉한이 멸망한 뒤 위나라의 조(祚)를 이은 진나라로 가서 저작랑(著作郞)이 되었으므로 자연 위나라의 역사를 중시한 것으로 여겨진다. 이 때문에 후에 촉한을 정통으로 한 사서도 나타났다. 그러나 『삼국지』는 찬술한 내용은 매우 근엄하고 간결하여 정사 중의 명저라 일컬어진다. 다만 기사가 간략하고 인용한 사료도 지나치게 간략하여 누락된 것이 많았으므로 남북조시대 남조와 송(宋)의 문제(文帝, 407~453)는 429년에 배송지(裵松之, 372-451)에게 명하여 주(註)를 달게 하였다고 백과사전(두산백과)은 기술하고 있다. 『삼국지』에 함께 포함돼 기술되어 있는 배송지주(裵松之註: 裵註)가 그것이다. 이 배송지의 주는 본문의 말뜻을 주해하기보다는 누락된 사실을 수록하는 데 힘을 기울여, 어환의 『위략(魏略)』을 비롯한 하후담의 『위서(魏書)』 이하 당시의 사서와 제가(諸家)의 계보(系譜)·별전(別傳)·문집(文集) 등 140여 종의 인용문이 기재되어 있다. 이 각 저서는 그 후 대부분 흩어져 사라졌는데, 여기에 인용된 글들이 당시의 사실을 고증하는 데 귀중한 사료가 된다. 그 중에서도 어환의 『위략』은 특히 귀중한 사료가 많이 있어, 이것을 배송지가 인용한 주를 바탕으로 하고, 거기에 다른 문장을 추가하여, 청(淸)나라 때 장붕일(張鵬一)이 『위략집본(魏略輯本)』 25권을 편찬하였다.

 

**한족 : 중국과 타이완의 인구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세계 최대의 민족집단을 말한다. 동남아시아를 비롯한 세계 각지에 진출해 있다. 2000년 기준 총인구 13억에 이르는 세계 최대의 민족집단이다.

 


 

또한 『위서』 〈동이전〉에는 부여·고구려·동옥저·읍루·예·마한·진한·변한·왜인 등의 〈전(傳)〉이 있어, 동방 민족에 관한 최고의 기록으로 동방의 고대사를 연구하는 데 유일한 사료가 된다. 『삼국지』에 관하여는 후세에 많은 참고서가 만들어졌으며, 그 중에서도 청나라 전대소(錢大昭)가 엮은 『삼국지변의』 3권과 양장거(梁章鉅)의 『삼국지방증』 30권 및 항세준(杭世駿)의 『삼국지보주)』 등이 저명하다. 최근의 것으로 1957년 베이징의 고적출판사에서 발간된 노필의 『삼국지집해』 65권, 보권 2권이 『삼국지』의 해설서로는 가장 상세하고 완벽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삼국지연의』는 원래 이름은 『삼국지통속연의』이며, 『수호전』, 『서유기』, 『금병매』와 함께 중국 '4대기서'의 하나로 꼽힌다. 진수의 『삼국지』에 기술된 대로 위·촉·오 3국이 천하의 패권을 둘러싸고 벌이는 힘과 지혜의 다툼이 워낙 치열하게 펼쳐졌기에 일찍부터 중국인들에게 흥미 있는 이야기로 전해져 왔다. 당(唐) 시대에 이미 3국의 이야기가 야담으로 전해진 기록이 있으며, 송(宋) 시대에는 전문적인 이야기꾼인 '설화인'들의 이야기 대본인 '화본'으로 정리되고, 연극으로 공연되기도 했다고 한다. 당시 곽사구(禱四究)의 ‘설삼분’은 매우 유명했으며, 인종(仁宗, 1010~1063) 때에는 3국의 이야기를 공연하는 ‘피영희)’가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원(元, 1271∼1368)의 영종(英宗, 재위 1320~1323) 때, 전래되던 화본들을 바탕으로 푸젠성(福建省) 젠양의 출판업자 우씨가 『전상삼국지평화』를 간행하였다. 이 책은 3권으로 되어 있으며 위에 그림, 아래에 글을 넣은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원 시대에는 이를 바탕으로 많은 희곡이 만들어져 공연되었는데, 종사성(鍾嗣成)의 『녹귀부』에 따르면 그 수가 30~40종에 이르렀다.

 


 

『삼국지연의』는 한국에서도 조선 시대부터 매우 폭넓게 읽혔다. 『삼국지연의』는 이미 16세기 초에 조선에 전해져 1569년에는 국내에서 원문으로 간행되었다. 인조 때인 1627년(인조 5년)과 숙종 때에도 출간되었다. 『삼국지연의』를 번역하거나 번안한 작품들도 상당수 전해지는데, 이는 사대부만이 아니라 부녀자나 민간에서도 폭넓게 읽혔음을 나타낸다. 그래서 시조나 소설, 속담 등에서도 『삼국지연의』의 영향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이렇듯 『삼국지연의』가 널리 읽히고 확산된 것은 이 작품이 충효와 의를 강조하는 조선의 유교적 지배이념과 일치되기 때문인 것으로 여겨진다.

근대 이후에도 『삼국지연의』는 수많은 번역본을 낳으며 폭넓게 읽혔는데, 1904년 박문서관에서 최초로 근대적 활자본이 간행되었고, 1929년에는 양백화가 조선총독부 기관지였던 매일신보에 연재하였다. 그리고 1945년에 박태원이 ‘모본’을 기초로 현대적 번역본을 출간한 뒤, 박종화, 김구용 등 수많은 작가들이 각기 다양한 번역본을 출간하였다. 현대에 와서 『삼국지연의』는 영화나 컴퓨터게임, 애니메이션 등으로도 활발히 만들어지고 있다. 한국에서는 고우영이 만화로 신문에 연재한 작품이 1979년 단행본으로 출간되었고, 일본에서는 요코야마 미츠테루가 만화와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하였다. 그리고 일본의 코에이는 1985년 ‘삼국지’라는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을 개발하였다. 그 밖에도 『삼국지연의』의 내용에 바탕을 두고 경영학이나 처세학 등을 논하는 책들도 오늘날까지 폭넓게 출간되고 있다. 당시 우리나라에서는 중국과 미수교국으로 중국의 방문이 거의 없었기에 오늘날 『삼국지 기행』은 생각할 수도 없었다. 여행 방문은 꿈도 꾸지 못할 상태였다. 1990년대 초반 한중 수교로 『삼국지』의 무대, 바로 그곳으로 가는 길이 열렸다.

 


 

이 책을 통해 도원결의의 무대가 되었던 장비의 고향 탁주, 제갈량이 유비의 삼고초려로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융중, 조조가 천하를 호령했던 허창, 중원의 고도 낙양, 그리고 촉한과 운명을 함께 한 성도, 제갈량과 맹획의 '칠종칠금(七縱七擒)' 에피소드가 숨 쉬고 있는 대리와 곤명 등 『삼국지』 마니아들에게는 꿈과 같은 장소들이 역사적 고증과 다양한 현장 경험을 통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특히 이 책의 여정이 나관중의 『삼국지연의』와 동일한 시간적 흐름에 따라 전개되기 때문에, 누구나 쉽고 편안하게 읽을 수 있다.

이 책은 바로 이 동양고전인 『삼국지』의 영웅들이 일세를 풍미한 주요 무대를 발로 뛰고 누비며 그들의 역사적 흔적을 흥미롭게 살핀 '지식기행'이다. 이제 정사 『삼국지』와 팩션(Faction) 『삼국지연의』가 어우러져 찬란한 문화를 꽃 피운 중원에서, 우리들이 그토록 보고 싶어 했던 영웅들의 흔적을 함께 확인해 볼 수 있다. 저자는 『삼국지』가 팩션이 되는 과정에 개입한 나관중과 모종강, 그리고 그 외 여러 판본과 『배송지주』, 『세설신어』 등 관련 도서들을 탐독하며 열정에 걸맞게 『삼국지』의 현장을 제대로 살피기 위해 철저한 준비를 했다고 한다. 그리고 현장에서는 자신의 공부를 하나하나 확인하면서 고전과 현장이 즐겁게 만나는 공간을 구현해 냈다.

정사(正史)와 연의를 치열하게 비교하며 고증한 이 책을 통해 『삼국지』에 대한 우리의 이해와 감동은 더욱더 커질 것이다. 여러 해 동안 수십 번의 답사를 거치면서 담아낸 수천 장의 사진 가운데 추려낸 사진 자료와 현장 확인을 거쳐 밝혀낸 역사적 진실을 통해 독자들은 시각적인 즐거움을 극대화할 수 있다. 또한 문학과 역사가 함께 만나는 40장의 다채로운 공간에다 역사적 이면에 숨겨져 있던 지식을 맛깔스럽게 발굴해 낸 각 장의 박스를 통해 독자들은 고전의 감동을 두고두고 곱씹을 수 있다. 저자가 오랜 시간 공들여 마련해 놓은 답사루트를 따라 『삼국지』 현장을 따라가다 보면, 우리가 그토록 알고 싶어 하고 닮으려 했던 영웅들의 발자취를 확인하는 행복한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이 책 『삼국지 기행』은 2권 4부로 나뉘어 출간됐다. 앞서 언급한 대로 4부로 구성된 이 책 1, 2권은 역사적 사건(전쟁 연대순)을 따라 움직인다. 책의 구성 역시 연대 순으로 구성될 수밖에 없는 것으로 보인다. 1부 〈중원이 곧 천하다〉, 2부 〈장강은 말없이 흐른다〉, 3부 〈용쟁호투의 역사와 전설〉, 4부 〈천하는 누구의 것인가〉로 나뉘어 있다. 1권 1부에서는 「관우의 등장」, 「도원결의」, 「동탁의 폭정」, 「호뢰관 전투」, 「비팡 여포」, 「조조와 유비의 만남」, 「원소의 관도대전 패배」, 「조조의 중원 통일」 등이 주요 내용을 이루고 이들 전쟁 유적지와 역사의 현장을 찾아 나선다. 2부에는 「조조, 승상이 되다」, 「유비, 천하 경영의 웅지를 펴다」, 「수어지교, 강호를 호령하다」, 「조자룡과 장익덕」, 「주유, 조조의 천하통일을 가로막다」, 「적벽대전」, 「형주, 경국지색」, 「유비, 딸 같은 부인을 얻다」 등으로 이어진다. 2권 3부에서는 「오나라 노숙, 유비와 손잡고 조조를 치다」, 「손권, 수성의 군주로 우뚝 서다」, 「양주의 맹장, 한수」, 「방통의 죽음, 촉한 멸망의 시작」, 「술고래 장비, 지혜로 엄안을 포섭하다」, 「두 영웅의 형주 사랑, 배반의 서곡」, 「유비, 한중왕에 오르다」, 「관우의 교만함에 형주를 잃다」, 「천하도 도원결의 다음일 뿐이다」 등 숨가쁘게 전쟁 속으로 휘말려 들어가며 많은 사건과 많은 기록을 남긴다. 4부에서는 「유비의 유언」, 「조식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촉한 정권의 성립과 신구 세력의 조화」, 「눈물을 흘리지 않는 자 충신이 아니다」, 「읍참마속」, 「제갈량 북벌」, 「촉한의 멸망」, 「제갈량, 삼국지연의 최고의 주인공」, 「손씨 정권의 탄생, 발전 그리고 멸망」 등으로 이어지며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2권에서는 저자의 일정 중 중요한 도시인 시안(西安)으로 향한다. 서안은 옛날의 장안이다. 중국 6대 고도의 하나이며 3,0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서안은 1,100년 이상 중국의 정치, 경제 문화의 중심 도시였다. 모두 11개 왕조의 수도이기도 했는데, 당나라 때 가장 번성하였다. 이때 도시 이름이 장안이었다. 지금은 섬서성의 성도로서 과거의 영예를 이어가고 있다. 고도답게 볼거리가 많은 곳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대충만 본다고 해도 사나흘은 잡아야 한다. 그러나 삼국지 여행에서 서안은 볼 유적이 많지 않다.

 


 

지금의 성곽은 당시의 유적은 아니라고 한다. 명나라 때 다시 증축한 것이다. 10층 정도의 성곽이 아직도 튼튼하다. 그것은 벽돌을 만들 때 사용한 재료에 있었는데, 황토뿐 아니라 찹쌀, 쑥, 석회 등을 섞어서 만들었다고 한다. 다른 것은 그렇다 하더라도 찹쌀을 재료로 썼다는 것이 신기하다. 찹쌀 대신 아교풀을 씀직도 한데 말이다. 저자의 서안에서의 발길은 다소 느긋한 감이 있다. 입구를 지나 조금 올라가니 정상이다. 한나라 때의 성곽이 세월의 풍파를 이겨내지 못하고 폐허가 된 채 마지막 호흡을 가다듬고 있다. 폐허뿐인 성곽에 서니 저 멀리 황하가 구비 돌아 들어오는 것이 잘 보인다. 명대에는 황하 가까지로 성광을 중건하였는데, 현재도 약간의 흔적이 남아 있다. 황하 강변에는 옛 시대의 누각을 짓고 있는데 그 크기가 거대하다. 다음에 오면 또 하나의 관광지가 우뚝 서서 사람들을 줄 세우고 있으리라. 중국 당국의 관광 상품화의 방법이나 과정이 못마땅함을 슬그머니 드러내기도 한다. 산 정상의 옛 성곽은 '황성 옛터'가 되어 사람도 잊고 역사도 버린 채 세파에 흩어지고 있는데, 산 아래 황하 강변에는 돈 냄새를 맡은 자본이 새로운 동관을 꿈꾸며 황사 속에서도 분주하다. 원나라 때의 관리로 섬서성에 큰 가뭄이 들자 이재민을 구제하고자 동관을 지나던 장양호가 지었다는 시 「산파양」이 새삼 의미 깊게 다가오는 것은 무슨 까닭인가. 저자의 가슴에도 폐허의 황도가 가슴 아프고 애잔한 백성들의 삶에 지친 모습이 떠오르나 보다.

 

첩첩 산봉우리 모여들고

성난 파도 밀려드는

산 넘어 강 건너 동관 가는 길

장안을 바라보매

떠나지 못하는 마음

슬프도다! 진한의 옛터를 둘러보니

영화롭던 궁궐은 흙더미가 되었구나

잘살아도 백성은 고생이요

못살아도 백성이 고생이라네(2권, p.92)

 


 

저자는 책의 마지막 부분에서 제갈량을 『삼국지연의』 최고의 주인공으로 꼽는다. 저자는 제갈량은 현실감각이 뛰어난 재상이었으며 역사가 진수도 이를 인정해서 '천하를 다스리는 이치를 깨달은 뛰어난 인재로서 관중, 소하와 비교할 만하다고 썼다고 전한다. 그러나 매년 대군을 움직였으나 성공하지 못했던 것은 임기응변의 계략이 그의 장점은 될 수 없었기 때문인 것 같다'고 평한 것으로 설명한다. 저자는 유비가 이를 잘 알았던 것일까. 천하삼분지계의 필수 과제인 익주를 공략할 때도 제갈량 대신 법정과 방통이 참여했다. 유비가 삼고초려하고 수어지교라며 제갈량을 떠받든 것과 비교하면 왠지 어색하다고 지적한다.

"『삼국지연의』는 일명 '제갈량전'이라고 할 수 있다. 소설 전편에 묘사된 제갈량의 다재다능함이 사실을 넘어 신기에 가깝게 표현되었기 때문이다. 촉한 정통론의 입장에서 쓰인 연의는 유비와 제갈량을 최고의 인물로 형상화하였다. 특히 유비 참모로서의 제갈량은 등장부터 관심과 기대를 한몸에 받도록 하였다. 이후 모든 전투와 계략은 신출귀몰한 제갈량에 의해서 진행된다. 제갈량이 오장원에서 병사했을 때 독자들은 소설이 끝났다고 느낀다. 지혜의 화신으로 과장된 제갈량의 마력을 독자들이 푹 빠져 있기 때문이다. 유비는 적벽대전 이후 형주를 차지했을 때나, 익주를 차지하고 나서도 제갈량에게 조세와 군비의 충실에만 전념토록 하였다. 고조 유방의 승상이었던 소하의 일을 맡긴 것이다. 소하는 실무형 경제 관료였다. 유비도 공명을 그렇게 생각하였다. 공명은 유비의 생각을 정확히 읽고 충실히 보필하였다. 송나라 학자 유문표가 이를 정확히 간파하였다. "제갈량은 그가 시무에 뛰어나다고 말하는 것은 맞지만, 대의에 밝다고 하기에는 미흡하다. 또한 유비에게 충성을 다한다고 말하는 것은 맞지만, 한나라 황실에 충성을 다한다고 하기에는 미흡하다."

공명은 자신을 관중과 악의에 견주면서 유비를 모셨다. 이는 공명이 유비를 난세의 패자로 만들겠다는 자신의 의지를 표출한 것이지, 한 황실을 부흥시키겠다는 뜻이 아니라고 저자 역시 판단하는 듯하다. 유비가 내세우는 대의 역시 유비 자신의 정권 창출을 위한 계략임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유비 또한 제갈량의 이러한 속마음을 꿰뚫고 있었다. 유비는 제갈량과 16년간 동고동락했다.(2권, p.434)

 


 

저자는 〈에필로그〉 「절절한 이야기 서린 장강 삼협을 보다」를 통해 중국에서 보기 드물게 맑은 강물이 흐르는 소삼협에서의 풍광을 보며 북위 때 지리학자인 곽도원이 장강 삼협을 여행하며 남긴 글을 전한다. "삼협에서 장장 칠백리. 양족 언덕에는 준봉이 연이어져 끊긴 곳이 없고, 첩첩 바위산이 하늘과 해를 가려, 한낮이나 한밤중이 아니면 해도 달도 볼 수 없도다." 저자의 회상과 현장에서의 감회가 남다르다. 어찌 역사와 환경이 지도자에 따라 바뀌는 현장에서 의미심장한 생각이 따르지 않겠는가 싶다. "역도원이 삼협을 본 지 1,500년, 삼협댐의 완공으로 수면이 높아졌어도 구당협의 봉우리들은 한 치의 변함도 없이 하늘을 가릴 듯 솟아있다. 기암괴석과 암벽이 그야말로 변화무쌍하다. 강폭이 좁아 강물은 우렛소리 울리며 소용돌이 치니 일만의 기마병이 내달리는 것 같다. 최고의 실력자가 조정하지 않으면 배는 좌초와 전복되기 일쑤라니, 가히 위험천만한 길이 아니고 무엇이랴."(2권, p.456~457)

 

저자 : 허우범(許又範)

 

작가. 인하대 융합고고학과 초빙교수. 독서와 여행을 통해 오늘의 시대와 삶을 반추하는 작업에 힘을 쏟고 있다. 20여 년에 걸쳐 중국 전역의 삼국지 현장을 답사하였다. 또한 실크로드에도 천착하여 서안에서 로마까지의 육로를 답사하였고 몇 년 전부터는 바닷길을 답사하고 있다. 저서로 『삼국지 기행』, 『동서양 문명의 길, 실크로드』, 『황해로드』(공저) 등이 있다.

우리 역사에서의 국경과 강토에 관한 부분은 저자의 주된 연구 분야이기도 하다. 이와 관련된 저서로는 『여말선초의 서북 국경과 위화도』, 『고려 시대 서북계 이해』(공저)가 있으며, 위화도의 실체와 역사적 비밀을 파헤치는 『우리가 알고 있는 위화도는 가짜다』를 준비 중에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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