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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상처는 흔적을 남긴다 - 영혼에 새겨진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상흔을 치유하는 법
리즈 부르보 지음, 박선영 옮김 / 앵글북스 / 2023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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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지 않고 핀 꽃은 없다"는 말은 누군가의 입에서 나와 지금은 격언처럼 들린다. 뿐만 아니라 비슷하게 패러디할 때도 자주 쓰인다. '아프지 않은 사랑은 없다", "상처 없이 살아가는 사람은 없다" 등 패러디가 명문이 되기도 한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꿈은 좌절되기 일쑤고, 지키고자 하는 사람은 떠나며, 행복한 순간은 찰나에 그친다는 걸 아주 어릴 적부터 우리는 깨닫는다. 맹자는 일찌기 2300년 전에 "고난은 마음의 근육을 키워준다. 어른이 단단한 까닭은 겪어온 무수한 고난을 주름에 갈무리했기 때문이다"는 말을 했다. 어른이 된다는 건 어떤 의미에서 상처를 통과하는 일이며, 상처는 우리를 깊이 있는 사람으로 성장시킨다는 이 책 『모든 상처는 흔적을 남긴다』는 저자 리즈 부르보의 말과 결이 같다. 이때 문제는 상처 난 자리에 주저앉아 있는 사람이다. 그들은 치명적인 상처를 받은 뒤, 같은 상처를 받을까 두려워 자신을 보호할 두꺼운 가면을 만들어 쓴다. 그러고는 그 뒤에 숨어 상처를 더 깊고 아프게 하는 방향으로 욕구를 채우려 애쓴다. 심리상담가로서의 리즈 부르보의 말이다.
저자 리즈 부르보는 영혼을 뒤흔드는 결정적 ‘상처’와 ‘가면’을 크게 5가지 범주로 분류해냈다. 더불어 42년 동안 수백만 명의 환자를 치유한 경험을 토대로 유형별 습관이나 말버릇, 태도는 물론 체형에 대해서까지 자세하게 설명하고, 그들이 왜 이런 행동을 하는지, 근본적인 상처는 어디서 비롯되었으며 어떻게 치유하는지 이 책을 통해 세심하게 담아낸다. 저자는 '다섯 가지 상처 진정한 자신과 행복을 찾아주는 프랑스식 상처 치유법'을 담은 책 『다섯 가지 상처』를 이미 발간, 화제를 모은 적이 있다. 이 책은 한층 심화된 상처에 대한 심리상담을 통해 더욱 구체적이고 세밀한 치유법을 찾아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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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리즈 부르보는 캐나다 퀘백 주를 시작으로 Listen to Your Body School을 22개국에 설립, 세계에서 가장 큰 ‘자기성장학교’로 발전시킨 유명한 심리상담가이자 베스트셀러 작가이다. 그녀는 35년간 수백만 명을 치유해오면서 상처에 대한 24권의 베스트셀러를 집필했으며 450만 부의 판매 기록을 세웠다. 『다섯 가지 상처』는 그런 저자가 그동안 얻은 마음의 ‘상처’와 ‘가면’에 관한 깊은 통찰을 기존에 본 적 없는 흥미로운 형태로 담아내었다. 과거의 경험에서 생기는 이 다섯 가지 상처들은 존재 깊은 곳에 쌓이며 삶에 대응하는 방식에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그 경험을 온전히 받아들이게 될 때까지, 즉 자신을 용서하고 타인을 용서하기까지 어떤 이는 수차례, 또 다른 이는 몇 번이고 그 경험을 되풀이하게 된다.
저자는 우리가 살아가면서 경험하게 되는 상처의 경험과 고통이 어디에서 시작되며 어떻게 벗어날 수 있는지를 다양한 사례를 통해 소개하는데, 버릇과 습관, 말투와 행동, 몸의 형태를 통해 드러나는 상처의 특징을 구체적으로 이야기하면서 우리가 미처 몰랐던 심리적인 문제들을 상세히 풀어나간다. 출간 즉시 캐나다 역대 베스트셀러의 기록을 갱신하며 세계적인 베스트셀러로 자리매김한 『다섯 가지 상처』는 아마존 프랑스에서 5년 연속 심리 분야 1위, 최장기 밀리언셀러이자 현재 프랑스가 가장 사랑한 심리 치유서로서 프랑스뿐 아니라 전 세계 수많은 독자들에게 지금도 큰 사랑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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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수십 년 동안 임상에서 직접 환자를 대면하며, 스트레스 상황에 대처하는 형태가 유형별로 나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예를 들어 친구가 일방적으로 약속을 취소했다고 하자. 사람에 따라 다양한 반응이 나올 것이다.
“이런 친구는 필요 없어. 손절할 거야. 연락처도 차단하고 SNS 팔로도 취소해야지.” → 거부
“내가 얼마나 잘해줬는데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 있어? 나는 외톨이야, 누가 좀 챙겨줘.” → 버림받음
“내가 뭔가를 잘못해서 이런 취급을 받는 게 틀림없어. 속상하니 맛있는 거라도 먹자.” → 모욕
“무슨 일로 취소하는데? 왜 그걸 예상하지 못해서 내게 피해를 주지? 나에 대한 모독이야.” → 배신
“미쳤군! 약속은 지키라고 있는 건데, 어떻게 어길 수 있지? 이런 애를 믿은 내가 바보야!” → 부당함
저자는 이처럼 우리에게 상처를 주는 다섯 가지 이유를 분류했다. 이 책은 이른바 '과학적인 증명'이 이루어지지 않은 내용도 있다고 저자는 밝힌다. 하지만 오랜 기간 임상을 통해 확인한 이 이야기들을 무턱대고 의심하지 말고 당신의 일상 속에서 직접 확인할 것을 독자들에게 주문한다. 지금껏 당신을 괴롭히던 상처와 가면에서 벗어나 아름다운 자신과 행복의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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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상황에도 분노의 방향성은 제각각이다. 저자는 두드러지는 반응을 유형별로 묶고, 특정 상처로 인한 반사적 사고가 어떤 흐름으로 진행되는지 풍부한 사례를 들어 설명한다. 이에 따르면 영혼에 깊게 새겨진 치명적 상처가 건드려지면, 사람들은 더는 아프지 않기 위해 재빨리 가면을 쓴다고 한다. ‘거부’당한 상처가 가장 아픈 사람은 비슷한 상황을 만나면 ‘도피하는 사람’의 가면을 쓴다. 일단 그 자리에서 도망가는 방법으로 아픔을 피하는 것이다. ‘버림받음’의 상처를 가진 사람은 ‘의존하는 사람’의 가면으로 스스로를 보호한다. 받아들이기 벅찬 일이 생기면 피해자임을 강조하고 자신을 불쌍히 여기도록 유도한다. 다시는 버림받지 않으려고 무의식적으로 관계에 기대는 것이다. ‘모욕’의 상처는 수치심과 연관이 깊다. 그들은 어떤 일이 벌어지면 극도의 부끄러움을 느끼고 모든 게 자기 잘못이라 생각하는 ‘마조히스트’의 가면을 쓴다. 스스로를 쓸모없는 존재로 여기기에 굴욕적으로 헌신하려 하는데, 이는 사실 친절을 이용해 상대를 조종하려는 의도에서 비롯된 행위다.
‘배신’의 상처로 고통받는 사람의 경우 ‘지배하는 사람’의 가면으로 아픔을 떨쳐버리려 한다. 자신은 유능하고 합리적인 사람임을 내세우며 자신의 기대에 못 미치는 사람을 답답해한다. 상황을 통제하면 배신당하지 않을 거라 여기고 타인을 몰아붙이는 것이다. ‘부당함’의 상처를 지닌 사람은 불평등하다고 판단될 때마다 ‘완고한 사람’의 가면을 덧쓴다. 심지어 본인이 이득을 보는 상황조차 부정적으로 바라보곤 한다. 완벽주의자이므로 사소한 일에도 분노를 보이며, 그 분노는 대부분 자신을 향한다. 타인이 잘못하더라도 그런 사람을 곁에 둔 자신이 멍청했다는 식으로 스스로를 공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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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한 예시로는 상처를 구별하기 어렵다는 사람도 많다. 저자는 이럴 때는 주저하지 말고 몸을 보라고 조언한다. 저자에 따르면 ‘몸은 마음의 답안지’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몸에 생긴 이상에 대해 아주 ‘논리적’인 이유를 찾으려 애쓴다. ‘내가 비만인 건 너무 많이 먹어서야. 부끄럽게도’, ‘등과 어깨가 자꾸 굽어서 아주 노인이 따로 없네. 자세가 글러먹었나?’. 그러나 저자는 정반대의 관점에서 생각해볼 것을 권한다. 바로 당신의 마음속 상처가 신체적 특징과 특정 질병을 끌어올 수 있다는 가정 말이다. 몸이 마음에 영향을 준다는 연구 결과는 수없이 많다. 억지로라도 웃으면 실제로 기분이 좋아진다거나, 어깨를 펴면 자신감이 차오른다는 이야기를 들어보았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마음 또한 몸에 강렬한 영향을 미친다. 특히 아직 해결되지 않은 심리적 상처가 있을 경우, 신체는 침묵하는 입을 대변하여 온몸으로 상처를 발설한다.
예를 들어 ‘거부’의 상처로 ‘도피하는 사람’은 언제든 세상에서 사라질 준비가 된 것처럼 몸이 오그라들어 있고 왜소하다. 마르고 힘이 없으며 존재감이 없는 게 특징인데, 모두에게서 도망치려는 마음이 체형으로 표출된 것이다. 이들은 피부병으로 타인의 접촉을 거부하고, 설사로 음식을 거부하며, 갖가지 알레르기로 세상에 대한 거부 반응을 나타낸다. 또한 ‘모욕’의 상처로 ‘마조히스트’의 가면을 쓰는 사람은 스스로를 벌주기 위해 비만을 자처한다. 뚱뚱한 몸은 즉각적으로 수치심을 유발하는데, 수치심과 모욕감 자체가 그들에게는 최고의 벌이기 때문이다. 이런 식으로 몸은 두뇌보다 정직하게 심리적 외상을 투영한다. 따라서 본인만의 독특한 체형, 어떻게 해도 바로잡아지지 않는 신체적 특징이나 질병이 있다면, 그것이 어떤 상처를 드러내는 것인지 깊이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상처에 대한 깨달음이 없다면 체형은 흐트러지고 건강은 계속 나빠질 뿐, 결코 낫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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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따스하고 수용적인 언어로 쓰였으며 매 장(章)마다 풍부한 사례가 붙어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읽기 버거운 책이다. 그동안 모른 척했던 내밀하고 깊은 상처를 눈앞에서 목도해야 하기 때문이다. 심지어 상처받은 모든 순간, 그 상처를 택하고 내 삶에 끌어들인 장본인이 나라는 점을 인정한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한 독자의 말처럼, 상처의 순간을 돌아보는 것, 그것을 누군가의 잘못으로 돌리지 않고 나의 선택이었음을 인지하는 것에는 각오가 필요하다. 하지만 치유의 첫걸음은 가면을 걷어내고 상처를 직시하는 것이다. 일단 상처의 형태와 가면의 종류를 인지하면, 그 다음부터는 익숙한 상처가 건드려지는 것에 가면을 들어 과민반응하지 않게 된다. 이런 인식이 반복되면 차츰 상황을 객관적으로 인식하게 되고,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대처가 가능해진다. ‘이 책만큼 나를 쉽게 설명한 책은 없었다’는 어느 독자의 서평처럼, 당신도 이 책에서 몰랐던 자신의 모습을 마주하고 놀라게 될 것이다. 그리고 과거의 경험을 돌이켜보며 자신이 왜 같은 상처를 반복해서 받고 있는지를 깨닫게 될 것이다. 이를 통해 당신이 두려움과 미움, 악순환에 갇혀 있던 관계의 프레임을 깨고, 자신과 타인을 보다 아끼고 사랑하는 삶을 만들어갈 수 있으리라 저자는 단언한다.
매번 되풀이되는 문제가 있는가? 이번에는 상처받지 않으려 노력했지만 또 다시 같은 이유로 상처받았는가? 그렇다면 치유되지 않은 오래된 상처가 자신을 봐달라고 강하게 호소하고 있는 것이다. 이 책을 통해 더는 외면하지 말고 그동안 미처 몰랐던 ‘상처받은 나’를 발견하기 바란다. 상처를 응시하고 보듬는 것만으로도 새로운 앞날을 향해 나아갈 힘이 생길 것으로 독자는 믿는다.
‘완고한 사람’에게 선물은 빚이나 마찬가지다. 받은만큼 돌려주지 않으면 ‘부당’하다고 느끼므로, 그럴 바에는 차라리 안 받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선물을 거절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또 누군가 식사 대접을 하면 자기도 보답을 해야 하므로 일일이 기억하기 번거로워 아예 대접받기를 피한다. 어쩔 수 없는 경우에는 다음번에 반드시 대접하겠다고 결심한다.(p.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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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를 무조건적으로 받아들이는 일은 정말 중요하다. 나아가 당신이 자아에게 만들도록 허락한 가면, 즉 상처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가면을 받아들이는 것 또한 중요하다. 상처를 받아들이고 사랑한다는 것은 상처의 존재를 인정하고, 그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다시 태어났다는 사실을 깨닫는 일이다. 또한 자아가 당신을 지키기 위해 가면을 만들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일이다. 그런 다음에야 지금껏 살아남도록 도와준 가면을 만들고, 이제는 그것을 벗을 용기를 낸 자신에게 고마워할 수 있다.(p.263)
저자 : 리즈 부르보(Lise Bourbeau)
캐나다를 시작으로 28개국에 설립, 10개 언어로 수업이 진행되는 ‘Listen To Your Body School’을 세계에서 가장 큰‘자기 성장 학교’로 발전시킨 리즈 부르보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심리상담가이다. 그녀는 42년간 수백만 명을 치유해오면서 상처에 대한 27권의 베스트셀러를 집필, 720만 부의 판매 기록을 세우며 현재도 세계 각국에서 열정적으로 워크숍과 강연 활동에 힘쓰고 있다. ‘이 책만큼 나를 쉽게 설명한 책은 없었다’는 어느 아마존 독자의 서평처럼 『모든 상처는 흔적을 남긴다』는 상담가로 일하며 얻은 ‘상처’와 ‘가면’에 대한 깊은 통찰을 기존에 본 적 없던 흥미로운 형태로 담아냈다. 이 책은 세계 18개국에 출간, 총 228만 부 이상 판매되며 세계적인 베스트셀러로 자리매김했고, 프랑스에서는 ‘최고의 심리 치유서’라는 찬사와 함께 심리학 분야 밀리언셀러로 20년 가까이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역자 : 박선영
이화여자대학교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하고 책이 좋아 책 만드는 일을 하다가 일본으로 건너가 도쿄대학 대학원에서 언어정보학을 공부했다. 서울디지털대학교, 메가스터디 엠베스트 등에서 교편을 잡고 있으며, 소중한 이들에게 권하고 싶은 좋은 책들을 정성껏 번역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뇌 과학자 아빠의 기막힌 넛지 육아』, 『13억분의 1의 남자』, 『말해서는 안 되는 너무 잔혹한 진실』, 『미미와 리리의 철학모험』, 『향연』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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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의
서평으로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