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벤션 - 발명의 성공과 실패 그리고 미래를 이야기하다!
바츨라프 스밀 지음, 조남욱 옮김 / 처음북스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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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인벤션』은 표제어 '인벤션(invention)'이 의미하듯 '발명(품)'을 이야기한다. 저자 바츨라프 스밀의 말대로 "인류의 진화는 발명과 분리하여 설명할 수 없다. 그 이유는 발명이 인류의 역사에 물리적 변화와 행동 양식을 변화시켰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모든 발명이 인류를 편리하게, 더 많은 것을 소유하게 만들어주지는 않았다. 발명이 자본주의와 만날 때부터는 인류의 행복을 위한 발명품보다는 더 강력하고 폭발력이 강한 물체들이 발명돼 인류의 행복과 반대의 결과를 낳기도 했다. 인류의 행복과 편리한 일상을 위한 발명품 가운데 비경제적이라서 퇴출당한 것들이 있는가 하면 혁신적이지만 유해함이 입증돼 영원히 사라지는 것들도 있다.

이 책은 눈부신 기술 발전의 역사를 되돌아보면서 미래를 향한 교훈과 통찰을 제공하기 위해 쓰였다. 최점단 기술이 쏟아지는 현시점에서 근대 발명과 혁신의 흐름을 되돌아보고 미래를 전망하려는 저자 스밀의 시도는 매우 시의적절하다고 역자 조남옥도 동의한다고 〈옮긴이의 말〉을 통해 밝혔다. 이에 따르면 과거의 실패와 진행 중인 기술 가운데 대표적인 사례들을 통해 기술 발전의 역사를 조망하고 있다. 20세기에 화려하게 등장한 유연휘발유, DDT, 프레온가스는 초창기에 주목받으며 인류 사회에 큰 영향을 미쳤지만 결국 실패로 끝났다. 비행선, 핵분열 기술, 초음속 비행기는 세상을 지배할 것처럼 등장했지만 실망스러운 발명이다. 물론 핵분열에 의한 핵발전과 초음속 비행기는 여전히 기대되는 기술이며 발전이 진행 중인 기술이다. 하이퍼루프를 이용한 고속 이동, 화학비료가 필요 없는 바이오 농업 기술, 핵융합을 이용한 발전 기술, 탈탄소화 기술 등은 인류가 아직도 간절히 기다리는 기술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기본적으로 기술 발전에 의한 인류의 진보에 대해 확신하지만, 최근 기술에 대한 지나친 낙관은 경계한다. 최근 각국이 사활을 걸고 있는 반도체 산업도 마찬가지이다. 2023년 현재 최첨단 반도체 산업의 선폭 기준은 3nm이다. TSMC와 삼성전자 등 최첨단 반도체 기업들은 이 좁은 선폭의 반도체를 제조하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 3nm의 다음 세대 반도체는 1~2nm이 될 것이라. 이 단계에 들어서면 반도체 산업은 극한의 물리적 한계에 봉착할 것이다. 선폭을 줄이기 위해 투입되는 비용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 수익을 담보하지 못하는 단계로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예견한다. 만약 지금까지의 반도체와는 달리 완전히 다른 구조의 반도체가 등장하지 않는다면 1970년대부터 이어진 반도체 무어의 법칙*은 이제 곧 한계를 드러낼 것이다.

* 무어의 법칙(Moore's Law) : 인터넷 경제의 3원칙 가운데 하나로, 마이크로칩의 밀도가 24개월마다 2배로 늘어난다는 법칙을 말한다. 1965년 페어차일드(Fairchild)의 연구원으로 있던 고든 무어(Gordon Moore)가 마이크로칩의 용량이 매 18개월마다 2배가 될 것으로 예측하며 만든 법칙으로, 1975년 24개월로 수정되었다. 마이크로칩 기술의 발전속도에 관한 것으로 마이크로칩에 저장할 수 있는 데이터의 양이 24개월마다 2배씩 증가한다는 법칙이다. '인터넷은 적은 노력으로도 커다란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메트칼프의 법칙, '조직은 계속적으로 거래 비용이 적게 드는 쪽으로 변화한다' 는 가치사슬을 지배하는 법칙과 함께 인터넷 경제3원칙으로 불린다. 또한 컴퓨터의 성능은 거의 5년마다 10배, 10년마다 100배씩 개선된다는 내용도 포함된다. 이 법칙은 컴퓨터의 처리속도와 메모리의 양이 2배로 증가하고, 비용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효과를 가져왔다.

 

 

이 책은 모두 5장(章)으로 이루어져 있다. 1장 「발명과 혁신의 역사」, 2장 「발명과 혁신의 역사」, 3장 「세계를 지배할 뻔한 발명」, 4장 「인류에게 꼭 필요한 발명」, 5장 「발명과 혁신의 현실적 전망」 등이다. 저자는 현대사회에서 퇴출당한 발명은 무엇이었나를 살펴본다. 또 세상을 지배할 뻔한 발명은 무엇인가에 대해서도 실제 발명품에 대한 원리와 뒷이야기도 알아본다. 이를 통해 인류에게 꼭 필요한 발명은 무엇인가?란 질문과 이야기로 이끌어간다. 지금 한창 진행 중인 인공지능, 신약, 전기차, 탈탄소화 기술 등의 현주소는 어디인가?도 함께 분석해본다. 또 퇴출되거나 인류의 행복에 반하는 발명과 혁신에 대한 기술적 과장과 미디어의 과대광고에 대해서도 이 책에 연구 결과로 나와 있다. 빌 게이츠가 가장 사랑하는 사상가인 바츨라프 스밀의 객관적인 시선으로 전하는 발명과 혁신의 이야기다. 인류의 발명과 혁신의 역사와 미래 기술 발전에 대한 바람직한 모습을 과학적, 통계적 분석을 통해 살펴보는 흔치 않은 기회가 될 것으로 독자는 기대한다.

저자 바츨라프 스밀는 세계적인 에너지, 환경 분야의 거장이다. 빌 게이츠가 사랑하는 사상가이기도 하다. 이 책은 발명과 혁신의 역사적 사례들을 조사하여 성공적으로 대중화된 것들과 실패로 끝난 것들을 분석하며, 인류에게 필수적인 발명에 대한 이야기를 전한다. 또한, 바츨라프 스밀은 기술의 발명과 혁신에 실패를 다루면서, 실패의 원인과 결과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는 기술 역사를 통해 학습하여 현재와 미래의 기술 발전에 대한 더 나은 이해와 통찰력을 얻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 책 『인벤션(THE INVENTION)』은 기술, 경제, 사회학 등 다양한 분야에 관심 있는 독자들에게 유익한 자료로 다가올 것이다. 이를 통해 독자들은 발명과 혁신의 성공과 실패, 그리고 이에 따른 사회적 영향에 대해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을 것으로 독자는 믿는다.

 


 

우선 저자는 현대사회에서 퇴출당한 발명품 세 가지를 집중적으로 알아본다. 앞서 언급한 대로 유연휘발유, DDT, 프레온가스 등이다. 이들 발명품은 발명 초기에는 환영받으며, 세계적으로 확산되었으나 결국 실패한 발명품으로 확인돼 지구상에서 퇴출당했다. 이런 발명들은 시간이 지나 인간과 환경에 바람직하지 않거나 해로운 것으로 밝혀진 것이다. 이것들은 처음 발명된 용도로 사용되는 것이 완전히 금지되었다. 또 세계를 지배할 뻔한 발명에 대해서도 이 책은 써 놓았다. 비행선, 핵분열, 초음속 비행기 등 세 가지다. 틈새시장에서 유망해 보였으나 생각보다 기대에 미치지 못한 발명이다. 이러한 발명들은 상업화에 성공하기도 했고 어느 정도 확산되기도 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기대했던 잠재력에 도달하지 못하리라는 것이 드러났다. 지금은 연구 대상으로 남아 있기만 할 뿐 실제 제작돼 실용화하지는 못하게 됐다.

그리고 인류와 지구를 위한 발명품으로 안내한다. 저자는 하이퍼루프, 질소고정 작물, 핵융합 등의 세 가지를 꼽았다. 인류에게 꼭 필요한 발명이라고 저자는 자신 있게 내세운다. 만약 이것들이 대규모의 상업화가 이루어진다면 세계적인 혁신을 일으킬 수도 있고, 실현되기만 한다면 오랫동안 성공이 보장될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하지만 그 모든 것들이 요원한 단계에 있다고 한다.

인류는 더 나은, 더 안전한, 더 공평한 세상을 이루기 위해서 수많은 혁신적인 발명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저자는 역설한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과장되거나 거짓이 있거나 부작용이 있지는 않을까? 바츨라프 스밀은 특히 발명과 혁신의 과대광고와 미디어 환경의 영향력에 초점을 맞추어, 이러한 요소들이 새로운 기술에 대한 잘못된 인식과 기대를 형성하는 데 어떻게 기여하는지도 이 책에서 살펴본다.

 


 

현재 발전을 거듭하는 인류의 최근 발명품들은 현재 인류의 기술 발전이 어디까지 와 있나를 살펴볼 수 있다. 그 장단점과 전망 등을 살펴보는 일은 앞으로 인류의 기술이나 지향점이 어디인지 통찰력을 얻을 수도 있다. 인공지능은 우리의 능력을 확장하고 최적화하는 데 도움이 되며, 딥러닝 신경망을 통해 전례 없는 풍요로운 축복의 시대를 열 것으로 전망한다. 하지만 현실은 훈련 알고리즘보다 훨씬 더 복잡할 수 있기에, 딥러닝 신경망은 편향되기 쉽고 치명적인 망각(챗GPT의 오류: 할루시네이션hallucination)에 빠질 수 있는 위험이 있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의학 분야의 경우 언론에서 지나치게 좋은 소식으로 자주 보도된다. 의약 분야에서 실용적인 성과가 나올 수 있으며 상업화가 가까워졌다는 식으로 과학 연구를 과장하여 보도하는 관행은 흔한 일이다. 이는 진정한 의학 발전보다 의학의 상업화 쪽으로 기울 수도 있다는 사실을 경계한다. 저자는 특히 세계 여러 곳에서 탈탄소화를 외치며 새로운 발명과 혁신을 선보이고 있지만, 탈탄소화를 앞당길수록 화석연료를 더 사용하는 모순이 생기고 있다는 점을 경고한다. 더욱이 빌 게이츠는 “탄소 배출 제로를 달성하는 데 필요한 기술의 절반은 아직 존재하지 않거나 너무 비싸서 감당할 수 없다.”라고 언급한 적이 있다.

이처럼 이 책은 독자에게 기술 발명과 혁신에 대한 현실적인 시각을 제공하고, 이를 바탕으로 미래의 기술 발전에 대한 합리적인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쓰였다. 이와 함께 부유한 국가에 사는 10억 명과 반복되는 질병, 조기 사망률, 최저 생계 수준에서 살아가는 30억 명 간의 차이를 줄여야 한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따라서 필수적인 물, 식량, 에너지, 물질적 필요를 충족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가 될 것으로 전망하기도 한다.

 


 

바츨라프 스밀은 이 책을 통해 우리가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발명을 구별하는 방법을 제시한다. 그 방법은 바로 우리가 어떻게 현재 상황을 변화시킬 수 있는지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다. 현재 시점에서 기존의 불평등을 크게 줄이고 건강, 교육, 소득 격차를 좁힐 수 있는 발명과 혁신이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놀라운 발명을 통해 미래의 혜택을 추구하는 것과 이미 확립된 기술을 전 세계적으로 유용하게 활용하는 것 사이의 균형을 이야기하며 미래 기술이 올바르게 나아갈 방향까지 제시한다.

 

현실을 인정하고 과거의 실패와 교훈에서 배우려는 의지는 현대사회에서 점차 사라져 가는 추세다. 정확한 과학적 이해를 갖추지 못한 대중은 혁신에 대한 열정으로 가득한 보고서와 과장된 새로운 발명에 대한 주장에 매일 노출되고 있다. 더욱 심각한 것은 뉴스 미디어가 종종 현대사회를 ‘변화’시킬 ‘파괴적’인 전환이 곧 도래할 것처럼, 거짓된 희망을 계속해서 제시한다는 점이다. 유감스럽게도, 우리는 지금 탈진실 사회에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p.265)

 

저자 : 바츨라프 스밀(Vaclav Smil)

에너지, 환경, 식량, 인구, 경제, 역사, 공공 정책까지 학문의 경계를 넘나들며 50여 년간 광범위한 분야의 연구를 선도해 온 환경과학자이자 경제사학자. 세계 발달사를 꿰뚫는 통계분석의 대가로 손꼽히며, 빌 게이츠가 가장 신뢰하는 사상가로 주목받았다. 캐나다 매니토바대학교 환경지리학과 명예교수이며, 캐나다 왕립과학아카데미 회원이다.

체코에서 태어나 프라하 카를로바대학교를 졸업하고 미국 펜실베이니아주립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유럽연합을 비롯해 미국과 유럽의 다양한 국제기구에서 정책 자문을 했다. 세계의 에너지와 환경 정책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비미국인으로서는 최초로 미국과학진흥회(AAAS)의 ‘과학기술의 대중이해상’을 받았다. 2010년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가 발표한 ‘세계적 사상가 100인’에 선정되었고, 2013년 캐나다에서 민간인이 받을 수 있는 최고 훈장인 캐나다훈장을 받았으며, 2015년 OPEC 연구상(OPEC Award for Research)을 수상했다. 에너지 기술 혁신이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 등 에너지와 환경, 인류 문명에 관한 거시적 관점의 책을 집필해 왔다.

저서로 《대전환》, 《숫자는 어떻게 진실을 말하는가》, 《에너지란 무엇인가》, 《에너지 디자인》, 《How the World Really Works》, 《Growth: From Microorganisms to Megacities》 《Energy and Civilization: A History》 등 40여 권이 있다.

 

역자 : 조남욱

서울대학교 산업공학과에서 학사, 석사학위를 취득하고 퍼듀 대학교에서 산업공학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알카텔-루슨트(Alcatel-Lucent)에서 엔지니어로 근무하였고, 삼성SDS 전자제조컨설팅실에서 책임컨설턴트로 일하였다. 2004년부터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산업공학과에서 교수로 근무하고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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