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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1페이지 경제사 365 - 읽기만 해도 내 것이 되는 경제 입문서
강준형 지음 / 다온북스 / 2023년 5월
평점 :
이 책 『1일 1페이지 경제사 365』는 경제의 역사를 다뤘다. 다만 지난 300년 간 경제 이론과 경제학 분야에서 인물, 사건, 정책 등을 모았다. 이 가운데 절반이 넘는 부분이 우리나라 경제사이다. 우리는 경제사라고 따로 논의할 정도로 오랜 기간이 아닌 근현대사 부분에서도 1945 해방 이후부터의 현대 경제사를 담았다. 자본주의·공산주의·보호무역주의 등 이념적인 부분보다는 우리가 피부로 느끼는 경제와 그 역사를 사건, 인물, 장소, 일화 등 12개의 카테고리로 나눠 하나의 이야기를 전달한다. 우리나라 경제사를 시작으로 경제 호황기부터 ‘그때 그 사건들’, ‘경제 속 인물’ 등 누구나 부담 없이 쉽게 읽을 수 있는 경제 상식을 담았다. 그리고 각 장에 경제인들의 명언을 넣어 해당 카테고리의 특징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경제사’라는 주제가 다소 무거워 보일 수 있지만, 이 책은 과거 우리의 일상을 이야기한다. 한국 현대사 속 우리 경제사에 어떤 이슈들이 지금 시대까지 발전시켰으며 무엇을 변화하게 했는지 등을 알 수 있다. 과거와 현재 어느 한쪽을 우위에 두지 않고서 현재의 눈으로 과거 경제를 객관적으로 들여다볼 수 있는 책이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라는 말이 있듯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는 과거를 통해 미래를 대비할 줄 알아야 한다. 경제는 우리 일상과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IT강국 대한민국’이라고 하지만, 우리는 최근 챗GPT의 등장으로 관련 산업은 물론이고 그로 인한 경제는 또 어떻게 변화할지 고민하고 있다. 또 코로나19가 종식되고, 닫혔던 하늘길이 열리고 여행객으로 인해 다시 돈이 흐르기 시작했다. 하지만 기준 금리 인상과 공공요금 인상으로 다시 허리띠를 졸라매야 하는 지금을 겪고 있지 않는가? 그러나 그 반면에 ‘K-반도체 이차전지’가 우리 산업 경제의 새로운 빛을 내며 우리 경제 성장에 힘을 보태고 있다. 이렇듯 경제는 우리 삶 곳곳에 직면해 있고 부정적인 면이 있는가 하면 그보다 더 미래를 내다 볼 수 있는 긍정적인 면도 있다. 이를 통해 우리는 경쟁국의 거센 충격에 당하지 않고 경쟁 우위를 확보해 지속할 수 있는 경제성장을 도모하는 혜안이 필요하다.
불과 70여 년밖에 되지 않은 대한민국 역사. 하지만 그 세월을 절대 짧다고 할 수 없다. 지금도 자고 일어나면 매일 경제 상황이 바뀌고 있지 않은가? 코로나19 팬데믹 시기가 지나고 나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와 금리 인상으로 세계 경제가 다소 움츠러들었다. 하지만 이런 경제 상황은 단연 지금 ‘현재’의 일일까? 우리나라는 1950~60년대에 산업화를 이끈 베이비붐 세대가 흘린 땀과 노고 덕분에 이후에 경제 호황기를 겪기도 했다. 그러나 1997년 IMF 외환위기를 겪으며 우리나라 역사 최대 경제위기를 겪기도 했다. 이처럼 경제의 황금기와 불황기는 과거 곳곳에 존재했다. 흔히들 “지금이 제일 어렵다.”, “유례없는 경제 불황이다.”라고 말하지만, 정말 그럴까?
그래서 책 『1일 1페이지 경제사 365』는 그때 그 시절에는 어떤 환경에서 살았으며 무슨 일을 겪었는지, 그리고 거기서 더 시간이 지난 후의 경제는 어땠는지를 한 페이지마다 하나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당시 경제 상황을 흐름 순으로 지켜보며 그것이 오늘날 세계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되었는지 알 수 있다. 책 『1일 1페이지 경제사 365』는 사건과 일화, 인물, 장소 등 서로 다른 영역의 경제 순간들이 하나의 장을 이뤘다. 1. 역대 정부의 주요 정책과 성과, 한계를 정리 / 2. 60년대에 추진하고 70~80년대에 본격화한 우리 경제의 성과 / 3~4. 3장 ‘그때 그 사건들’, 4장 ‘경제 속 인물’도 비슷한 구성을 따른다. 1, 2장의 내용을 접해본 만큼 여기서부터는 큰 부담 없이 읽어갈 수 있을 것 / 중반 이후부터는 세계 경제사 일부 포함. / 12. 주변국 및 세계 경제사까지 누구나 부담 없이 하루 한 장 읽음으로써 과거와 현재를 함께 살펴볼 수 있다. 그 시절을 살았던 누군가에게는 추억을, 몰랐던 이에게는 새로운 경제 상식을 전달할 것이다.
이 책은 앞서 언급한 대로 12장(章)에 걸쳐 우리 현대사 속 경제사를 중심으로 살펴본다. 이후 7장부터는 「경제학자와 경제사상」부터는 세계 경제사 쪽도 함께 담았다. 1장 「해방 후 경제 70년」, 2장 「고도 경제성장의 명과 암」, 3장 「그때 그 사건들」, 4장 「경제 속 인물」, 5장 「기업과 산업 이야기」, 6장 「기억 속 경제」, 7장 「공간과 장소」, 8장 「새로운 등장」, 9장 「경제학자와 경제사상」, 10장 「그 밖의 경제 교양」, 11장 「세계경제의 주요 사건」, 12장 「주변국 및 세계경제사」 등이다. 대체로 "경제사라고 하면 원시시대부터 시작해 화폐경제의 출현, 봉건제와 중상주의, 그밖에 자본주의와 공산주의 같은 내용을 떠올리기 쉽다. 동시에 그 변화를 이끈 정책이나 인물을 주로 다루곤 한다. 이러한 경제사는 인류 역사 전반에 역향을 미칠 정도의 큰 사건인 만큼 꼭 알아둘 필요가 있는 것들이다."고 저자 강준형은 「프롤로그」를 통해 한 말이다.
하지만 이 책은 우리 경제, 대한민국 경제사를 출발점으로 본다. 이마저도 해방 후 분단과 전쟁을 거치며 수립된 1948년 기준이라 시간상으로는 기껏해야 70년에 불과하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경제사의 주제가 되기엔 턱없이 짧은 게 사실이라고 저자는 설명한다. 그러나 우리 경제는 세계사에 유례가 없는 고도성장을 일궈냈다. 이에 따라 이 책은 마치 주마등처럼 스쳐 간 우리 경제 속 수많은 이야기를 재조명하고자 출간된 것이다.
저자가 "사실 대한민국은 누군가의 말처럼, 뭔가 준비해서 제대로 한 일이 그리 없는 나라다. 준비할 여건이 되지 못했기 때문이다"고 말해 사실 그간 우리 국민의 노력을 폄훼하는 발언이라고 생각해 조금은 불편했다. 그러나 저자의 뜻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로를 깔고, 제철소를 지었으며 조선소를 설립해 세계 1위의 조선산업으로 우뚝 섰다는 점 등을 강조하기 위해 쓴 말이라는 사실에 약간 흥분됐던 마음이 가라앉는다. 어쩌면 저자가 의도적으로 한국 현대 경제사의 짧은 기간에 압축적으로 고도 성장을 이뤄낸 국민들에게 위로와 자긍심을 키워주는 발언을 위한 전제로 한 내용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으로 바뀌어 다시 주목하게 됐다.
이 책은 한 페이지마다 하나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다소 짧게 느껴질 수 있겠지만 하나의 이야기를 전달하는 데에는 충분한 분량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사건과 일화, 인물, 장소 등 서로 다른 영역이지만 각각의 이야기로 제기능을 하도록 저자가 짧게 풀어냈다. 특히 자칫 '경제' 하면 골치 아프고 답도 없는 분야에 너무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을 필요가 없다는 독자들의 심리도 읽어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일반인들도 충분히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 되도록 쉽고 짧게 풀어내는 데에도 쉽지 않았을 것이란 점에서 저자의 노력은 우리의 경제 지식을 더 높여 줄 것으로 기대된다.
1장에서는 이승만 정부에서부터 시작해 최근 문재인 정부에 이르기까지 역대 정부의 주요 정책과 성과, 한계를 정리했다. 거대 두 정당 간의 정책 노선 차가 뚜렷한 우리나라에서 특정 정부의 정책을 평가한다는 말은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는 저자의 말은 설득력을 갖고 있다. 따라서 평가에 이견이 따른다는 점을 미리 밝히고, 이 부분을 독자의 영역으로 남겨둔다.
2장에는 60년대 추진하고 70~80년대에 본격화한 우리 경제의 성과를 담았다. 앞서 언급한 대로 우리 경제사는 결코 성장만 이어져 온 것은 아니기에 정경유착과 노동탄압 등 부조리한 측면도 매우 잦았다는 점도 이해할 만하다. 그런 와중에도 경제가 성장하면서 새로이 제도를 도입하고 또 개편했다고 저자는 평가한다. 3장과 4장도 비슷한 구조를 따르고 있다. 1, 2장의 내용을 접해본 독자들도 압축된 글의 이해에 큰 부담이 생기지 않을 것으로 저자는 내다본다.
세계 경제사 일부는 중반 이후 포함했고, 특히 12장에서는 「주변국 및 세계경제사」를 배치해 경제사의 마지막 이야기로 최근 신냉전 동향과 그 시사점을 짚어가면서 독자들을 핵심으로 안내한다. 중언부언이 될 것이지만 저자의 말에 따르면 우리 경제의 과거란 곧 이전 세대, 특히 1950~60년대에 태어나 산업화를 이끈 베이비 붐 세대의 현재이기도 하다. 이들은 유년 시절 보릿고개를 경험할 정도로 빈곤했음에도 경제·사회적 변화를 주도했으며 일에 대한 강한 의욕으로 지금의 경제성장을 견인했다.
독자는 박정희 대통령 및 이후의 대통령 정부의 경제 정책과 결과 등에 대해서는 책을 읽고 조금의 지식을 갖고 있다. 하지만 이승만 대통령 때에는 독재와 정적 제거, 그리고 한국전쟁의 이야기만 들어서인지 그의 경제 정책은 전쟁 후 복구사업에 가려 아무것도 알지 못한 상태였으나 이 책에서 농지개혁에 대한 정책 실시를 알 수 있었다. 놀랍게도 초대 농림부 장관으로 좌익 세력의 조봉암을 파격 임명해 전쟁 속에서도 농지 개혁은 이뤄지고 현재에 이르러서는 성공적이란 평가를 받았다 저자는 밝힌다. 이승만을 믿었던 지주 계층은 뒤통수를 맞은 격이었고 이는 북한의 토지 개혁에 따른 정치적 불안과 미국의 압력 등이 작용했다는 해석이 있다고 전한다. 분단이 고착화되고 4·19를 거쳐 장면 내각이 출범하면서 제 1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추진했다는 사실도 이 책을 통해 있다. 지금까지 장면 내각은 짧은 기간 아무것도 한 것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은 박정희 정부에도 이어져 우리 산업화에도 큰 기여를 했다. 다만 이 계획이 박정희 시대 자제척 정책 추진인 줄 잘못 알고 있는 것을 바로잡을 수 있었다. 박정희 정부는 강력한 통치력을 발단으로 민주주의는 오점을 남겼지만 경제 정책 추진에는 성공적이었다는 평가가 있다. 지금까지 이 점은 박정희 대통령의 업적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민주주의와 경제 정책을 함께 추진했다면 지금의 우리 경제 규모에 다다를 수 있었을까 하는 의문점은 '역사에 가정은 없다'는 격언에 아무 의미가 없을 듯하다. 공과 과는 모든 대통령에게 있을 터 박정희 대통령도 공과 과에 대한 구분은 지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독자의 생각을 덧대본다.
전두환 정권은 의외로 고도 경제 성장과 물가 안정이라는 성과를 냈다는 평가다. 이는 전두환 대통령의 능력이기보다 경제 내각과 '3저 호황'이라는 호기로 이뤄진 것이라는 점은 확인된 평가로 볼 수 있을 것 같다. '3저'란 저물가(저유가)와 저금리, 저환율(저달러)를 말하는 것으로 경제가 안정세에 들어설 때 나타나는 반가운 일이라고 한다는 점에서 대통령 개인의 특별한 경제 비전이나 경제관이 바탕이 되지 않았다는 이유는 확실한 것이라고 판단된다. 이후 대통령들도 모두 공과 과가 있으며, 각각의 국정 운영에 따라 평가를 받고 있거나 받아야 한다는 점에서 이견은 없는 듯하다.
앞서 언급한 대로 이 책은 제 12장에서 우리나라 경제의 현황과 미래 경제 정책에 크게 영향을 미칠 이야기들이 많아 관심이 간다. 주변국이란 중국과 일본 등이 우리 경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것이므로 이들의 지난 반 세기의 경제 정책 등에 관한 이야기가 당연할 것이다. 또 현재 '미·중 무역전쟁'이란 엄중한 상태에서 우리의 경제가 미국의 외교, 군사안보동맹 관계와 중국의 세계 패권국 도전의 사이에서 우리의 정치적, 경제적으로 매우 불안정한 상태에 놓이게 됨으로써 어느 때보다 미래 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어 이에 대처해 준비해 나가야 할 당위성이 충분하다고 책을 통해 배운다. 특히 중국의 경제적 약진과 미국의 패권국으로서의 지위 등이 충돌하는 것을 어느 쪽이 유리한가, 어디가 더 센가에 대한 논의보다 만일 전쟁이 나면 인류 종말이라는 비장한 상태임을 인식해야 한다고 독자는 본다. 미중이 패권다툼을 해도 여기까지야 가지는 않을 것이란 학자와 전문가들의 판단이 옳기를 바랄 뿐이다.
다른 문제는 어떤 일이 벌어져도 대처해 나갈 우리 대한민국이지만 미·중 간 전쟁은 끔찍한 핵 전쟁을 유발할 위험성이 가장 크기 때문이다. 미국도 패권국이 되고 난 후 채 100년이 되지 않았지만 냉전이 끝났음에도 오히려 더 힘을 잃어가는 느낌이고, 중국은 그 틈을 노리지만 아직 군사적 대결에서 핵으로까지 치달을 필요는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듯하다. 미국으로서는 이라크 전쟁은 상처뿐인 영광이었고, 아프가니스탄 대테러 전쟁에는 결국 패전으로 물러선 것 같은 느낌이어서 더 힘을 잃은 모습으로 비춰진다. 그러나 중국의 군사적 역량이 미국을 압도하지 않는 한 핵 전쟁까지 감수할 위험을 안고 감행하지는 않을 것이란 예상이 적절할 것 같다. 이렇게 이 책은 독자에게 잘못된 지식을 바로잡아주고, 모르던 우리 경제의 정책이나 사건 인물 등에 대한 상식을 크게 늘려 주었다.
저자 : 강준형
현재 ‘카난kaironan’이라는 닉네임으로 경제 블로그와 카페를 운영 중인 저자는, 경제학을 전공한 후 다양한 경제 이슈와 정책 등을 쉽고 재미있게 재해석해 많은 독자에게 전달하고 있다. 또 경제 원론 및 경제사, 경제상식에 관한 대학 특강 등 다양한 교육을 진행 중이다. 그래서 경제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이나 경제기사를 처음 접하는 독자를 대상으로, 경제지식을 갖추는 것보다 경제기사에 대한 관점을 길러주고자 《경제시장 흐름을 읽는 눈, 경제기사 똑똑하게 읽기》를 썼다. 저자가 쓴 다른 책으로는 《딱 이만큼의 경제학》이 있으며, ‘2018 세종도서 교양부문’에 선정된 적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