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썰의 전당 : 서양미술 편 - 예술에 관한 세상의 모든 썰
KBS <예썰의 전당> 제작팀 지음, 양정무.이차희 감수 / 교보문고(단행본)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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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은 보이는 것을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게 하는 것이다."(파울 쿨레) "나는 본 대로 그리는 것이 아니라 생각한 대로 그린다."(파블로 피카소) "내가 그림을 그리는 까닭은 감정을 묘사하기 위해서다. 감정이 없는 화가는 그림을 그리지 말아야 한다."(앙리 마티스) 세계적 거장들의 그림(미술)에 대한 각자의 정의다. 예술을 어떻게 정의하든 그것은 예술가의 자유 영역이며 각각의 그림이 다르듯 표현도 제각각이다. 이들 세계적 화가가 그림을 그리게 된 동기도 대부분 각각의 이유다. 그럼 예술가들에게 공통점은 없는 걸까. 세상에 존재하는 다양한 삶만큼이나 예술 작품에 대한 감상도 사람마다 다를 수밖에 없다. 그렇게 예술 작품은 멈춰 있는 듯 보여도 살아 숨 쉬며 현재의 우리와 소통한다. 예술에 관한 세상의 모든 ‘썰’을 나누는 이곳 ‘예썰의 전당’에서는 미술, 역사, 음악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한데 모여 작품과 작가를 여러 관점에 조명하며 보다 재미있고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런 이해는 문화를 보는 시각을 넓힐 뿐 아니라 삶을 살아가는 방식에 대해서도 다시금 생각해 보게 한다. 그림은 좋아하는데 미술사가 어렵게 느껴졌던 사람, 역사는 재미있는데 그림은 잘 모르겠는 사람, 문화의 흐름을 쉽게 들여다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모두 이 전당에 가볼 일이다.

이 책 『예썰의 전당 : 서양미술 편』은 KBS 화제의 교양 프로그램 〈예썰의 전당〉에 출연하는 미술사학자 양정무 교수, 정치학자 김지윤 박사, 피아니스트 조은아 교수, 역사학자 심용환 교수와 함께 미술, 음악, 문학, 건축 등 다양한 예술 작품을 각각의 전문 지식을 바탕으로 흥미롭고 입체적으로 풀어내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이 책은 시청자들로부터 가장 큰 호응을 얻었던 서양미술을 주제로 엮었으며 위대한 화가들이 각각의 이야기를 담았다. 「위대한 도전, 레오나르도 다빈치」부터 「전쟁과 평화, 파블로 피카소」까지 각 장(章)에 한 명씩 모두 17장 17명이다.

 


 

이야기는 바야흐로 르네상스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신 중심에서 인간 중심으로 넘어가던 르네상스 시기에 그림 역시 교회의 전유물에서 벗어나 사람으로 시선을 옮긴다. 사람 중에서도 왕과 귀족 등 특정 계층에 한정돼 있던 그림은 점차 농민과 노동자로 범위를 확장시키게 되는데 이는 왕정에서 공화정으로, 백성에서 시민으로 변화되는 과정과 닮아 있다. 르네상스는 14~16세기 이탈리아에서 생겨나 전 유럽으로 확산된 '문예부흥운동'을 말한다. 중세 종교에서 해방되어 인간 탐구에 관심을 돌렸으며, 해부학과 원근법이 발전되고, 유화물감이 도입되었다. 이런 분위기 속에 르네상스 시대 초기는 우리가 학교에서부터 배운 3명의 위대한 미술가가 떠오른다. 「모나리자」의 레오나르도 다빈치, 「다비드상」의 미켈란젤로, 「아테네 학당」의 라파엘로다. 이 가운데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화가로서뿐만 아니라, 조각, 건축, 해부학, 식물학, 도시계획, 천문학, 지리학, 음악에까지 호기심이 많고 창조적 활동을 주도한 인물로 우리에게 알려진 바대로다. 대표작 중 하나인 「모나리자」의 이야기가 이 책의 서두를 장식한다.

프랑스 파리 루브르 박물관에서 전시 중이던 이 그림이 하룻밤 사이 도난당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유럽을 발칵 뒤집어놓았다고 한다. 책에 따르면 2년 뒤 이 작품을 훔친 절도범이 이탈리아 피렌체에 있는 우피치 미술관에 작품을 팔려다가 덜미를 잡혔다. 이 사건을 계기로 「모나리자」의 인지도가 급상승했다. 지금 루브르 박물관에 가면 넓은 벽에 「모나리자」 한 점만 단독으로 걸려 있을 만큼 대접을 받지만 당시 「모나리자」는 다빈치의 의미 있는 여러 작품 중 하나였을 뿐 그렇게까지 유명하진 않았다. 그런데 20세기 초 신문 산업 발달과 더불어 이 사건이 대대적으로 보도되면서 「모나리자」는 처음으로 전 세계가 본 그림이 됐다. 이후 1962~1963년에는 「모나리자」의 첫 순회 전시도 열렸다.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서 열린 이 전시에서는 「모나리자」 관람 시간을 20초로 제한했음에도 불구하고 총 170만 명의 관람객이 몰려 인기를 확인했다.

 


 

독자는 잘 모르고 있었지만 이 책을 통해 정확하게 알게 된 화가 중 한 명이 알브레히트 뒤러다. 「모피코트를 입은 자화상」으로 불리우는 그림도 수난(?)을 겪은 후 훨씬 더 유명해졌다고 한다. 1905년 겨울, 이 작품은 전시돼 있던 뮌헨의 알테 파나코테크 미술관 경비가 이 작품 앞을 지나던 중 작품이 훼손돼 있는 것을 발견한다. 누군가 그림 속 인물의 눈을 날카로운 핀으로 긁어낸 것이다. 그로부터 100년 넘게 흐른 지금, 그림은 복원됐지만 범인은 여전히 잡히지 않았다. 2013년 〈가디언〉지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범행 이유를 두고 놀라울 정도로 날카로운 그림의 눈빛에 위협을 느낀 나머지 범행을 저지른 것 같다고 추측한다. 실제 사람 크기 정도의 그림이라 그 앞에 서면 뒤러를 실제 마주한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1500년 뒤러가 스물여덟 살 되던 해에 그린 그림으로 작은 1,000년을 맞아 작가로서의 각오를 새로이 다잡으며 그린 그림으로 보인다. 사실 여부를 정확하게 밝힐 순 없으나 그림의 조명이 굉장히 독특하다. 조도를 낮춰 모든 질감을 살린 것이다. 양쪽으로 풀어 내린 머릿결의 한 올 한 올, 모피코트의 털 하나 하나 질감이 모두 살아 있다. 이 그림 속 눈동자에는 정말 반대편의 창이 어려 있다. 그것도 놀라울 정도로 강렬하게···.

전 세계 조각 작품 중 가장 유명한 다섯 작품을 꼽으라고 하면 그중에 미켈란젤로의 〈피에타〉가 틀림없이 포함될 것이라고 책은 전한다. 이탈리아 로마의 성 베드로 대성당에 있는 〈피에타〉는 십자가형을 받고 돌아가신 예수 그리스도를 안고 있는 성모 마리아의 모습을 담고 있다. 작품이 완성되었을 때 미켈란젤로 나이 겨우 스물넷이었다고 하니 이 또한 놀라울 만한 일이다. 미켈란젤로의 완벽 추구 성향으로 보면 〈다비드〉는 '신의 모습을 닮은 인간, 인간을 닮은 신의 모습'에 걸맞게 완벽한 작품이라고 평가되고 있다. 그는 이 훌륭한 작품을 만들면서도 늘 "조각 작품은 작업 전, 이미 대리석 안에 만들어져 있다. 나는 다만 그 주변 돌을 제거할 뿐이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미켈란젤로를 이야기할 때 〈천지창조〉를 빼놓을 수 없다. "시스티나 성당 천장화를 보지 않고서는 한 인간이 어느 정도의 일을 해낼 수 있는지 직관적으로 상상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괴테가 칭송한 그림이다. 〈시스티나 성당 천장화〉 중 '아담의 창조'라 불리는 이 그림은 신이 보여 주는 확정적인 자세, 그리고 아담이 보여 주는 약간 나른하지만 깨어나려 하는 부스스한 움직임이 전율을 일으킬 정도로 압도적이다. 그림 속 아담의 크기는 미켈란젤로의 〈다비드〉 정도라 한다.

 


 

2015년 폴란드 정부는 오스트리아 빈 미술사 박물관에 걸려 있던 피터르 브뤼헐의 〈사육제와 사순절의 싸움〉에 대해 소유권을 주장한다. 2차 세계대전 중이던 1939년 나치 총독 오토 바흐타의 아내 샤를로테가 폴란드 크라쿠프 박물관에서 이 그림을 가져갔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이에 대해 오스트리아는 17세기부터 오스트리아에서 소유해 온 그림이라고 맞서고 있다. 이렇게 두 나라가 하나의 그림을 가지고 싸우는 이유는 이 그림이 그만큼의 가치를 가졌기 때문이다. 현재 이 그림의 추정 금액은 한화로 약 880억 원. 평생 일해도 벌기 힘든 액수이기에 두 나라는 지금까지도 양보 없이 대치 중이라고 한다. 사실 880억 원이라는 금액도 이 그림이 경매 시장에 나왔을 때의 최소 시작가에 불과하다. 이 그림은 크게 왼쪽과 오른쪽 둘로 나뉘여, 왼쪽은 사육제, 오른쪽은 사순절을 보여 준다.

기독교에서는 예수 그리스도가 십자가형을 당하고 3일 만에 부활한 날을 부활절로 기리는데, 부활절 전 40일간은 '사순절'로서 탐욕을 줄이고 절제를 하는 기간이고, 이 기간이 시작되기 전 열흘은 '사육제'로서 한바탕 놀며 즐기는 기간이다. 그림 왼쪽을 보면 술통 위에 뚱뚱한 남자가 앉아 있는 게 보인다. 그가 바로 사육제를 상징하는 대표 주자, '사육제의 왕'이다. 손에 든 꼬치에는 돼지와 통닭을 끼워서 언제든 먹을 준비가 돼 있고, 음식을 온몸에 다 두른 상태에서 행진 중이다. 반면 맞은편에는 완전히 다른 유형의 사람이 사순절을 대표하고 있다. 비쩍 마르고 한 손에는 삽을 들고 있는데 그 위에는 청어 두 마리밖에 없다. 그가 쓰고 있는 모자는 꿀벌통으로, 종교적 상징이라고 할 수 있으며, 주변에 놓인 프레첼이나 홍합 등도 절제된 삶을 보여 준다.

14세기 흑사병이 지나간 직후 의외로 사람들은 대부분 잘살았다고 한다. 너무 많은 사람이 죽고 나니 노동력이 부족해져 임금이 급상승했고, 15세기 중반까지만 해도 농민의 식탁에 항상 고기가 나올 정도였다. 그런데 사회가 안정되면서 오히려 인구가 늘어나고, 그에 따라 임금은 낮아지며, 인플레이션으로 물가까지 오르면서 다시 힘든 시기가 찾아온다. 게다가 1550년부터 100년 간 기후 변화(소빙하기)가 왔고 흉년까지 겹쳐 기근의 시대로 되돌아갔다. 이 시기에 가로 164cm, 세로 118cm의 화폭 안에 200여 명의 등장인물을 빼곡하게 그려 넣었는데 인물마다 역할이 있다. 이는 유럽 사회의 균열을 표현한 점에서 익살과 해학의 그림으로서 독보적이었다고 한다. 「아이들의 놀이터」도 그 연장선상의 작품이다.

 


 

「모나리자」에 비견되는 또 하나의 그림이 있다. 가로 40cm, 세로 11cm 정도로 작지만 여성 초상화라는 점과 특유의 신비로운 느낌의 「진주 귀고리 소녀」다. '네덜란드의 모나리자'란 별명으로도 불리운다. 네덜란드 화가 얀 페이메이르의 작품으로 신비로우면서도 굉장히 실체감 있게 다가와 그림 속 소녀와 눈이 마주치면 마법처럼 빨려 들어가는 느낌을 받는다. 그림 속 귀고리는 하나의 액세서리이지만 우리 눈을 완전히 끌어당기는데 이는 페이메이르가 자주 사용하던 '푸앵틸레' 기법이 주는 매력 때문이다. 이 기법은 점묘처럼 계속 점을 찍어서 두께를 주는 것으로, 회화처럼 보이지만 직접 보면 굉장히 입체감이 있다고 한다. 그림 속 진주귀고리는 하나의 소품이지만 제목에도 쓰인 만큼 큰 비중을 차지한다. 페르메이르는 푸앵틸레 기법을 그림의 중심에서 살짝 비켜난 부분에 섬세하게 사용했다. 그림 속 소녀가 실존 인물인지, 가상의 인물인지에 대한 기록이 없어 다소 아쉽다. 신윤복의 「미인도」처럼 특정 인물이 아니라 이상화된 여인의 얼굴을 그린 것이 아닐까 추측하고 있다. 페이메이르는 당시 유명하긴 했으나 돈을 많이 벌지는 못했다. 공식적으로 인정된 작품 수는 서른여섯 점이다. 계산해 보면 1년에 한두 점의 작품을 그린 셈이다. 거기다 당시 이탈리아 교회의 그림은 화려하기 이를 데 없었으나 네덜란드 교회는 교회 내부의 그림을 아예 없앴다. 그렇게 교회로부터의 그림 주문은 끊겼으니 페이메이르는 돈을 많이 벌지 못한 작가로서도 이름이 남았다.

19세기 프랑스 화가 장 프랑수아 밀레의 「만종」은 전 세계인 모두가 너무나 잘 알고 있는 훌륭한 작품이다. 우리도 어렸을 때 미술교과서를 통해 배웠다. 나이든 세대는 이발소에 가장 많이 걸린 그림이라고 지난날을 회고하면서 농담 삼아 하던 말이다. 밀레의 그림이 당시 우리나라 소시민들에게도 인상 깊게 각인되었나 보다. 밀레 그림에 대한 인기는 원래 프랑스가 아닌 미국에서 시작됐다고 하낟. 그중에서도 보스턴에서 가장 먼저 시작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당시 보스턴은 청교도들의 정착지였다는 사실을 생각해보면 당연하고 자연스러워 보인다. 책에 따르면 당시 프랑스 화단엔 바르비종파의 그림이 유행이었다. 바르비종파는 편견없이 자연만을 주로 담았는데 테오도르 루오가 대표적 작가라 한다. 밀레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자연 풍경보다는 자연 속에서 일하는 농민의 삶, 인간의 삶을 묘사하기 시작한다. 그렇게 나온 대표적인 작품이 「이삭 줍는 여인들」이다. 그림 속 여인들은 극빈층 농민이다. 하지만 그림 속 그들에게선 어쩐지 여유와 우아함이 느껴진다.

 


 

특히 「괭이를 든 남자」의 주인공을 보면 옷도 신발도 다 해져 있고 남루하다. 괭이 하나 들고 거친 땅을 개간하다가 지쳐서 잠깐 쉬고 잇는데 쉬는 자세조차 당장에라도 쓰러질 듯하고, 살짝 벌린 입은 이미 말라 타 들어가고 있어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이 그림에도 혹평이 쏟아졌다. '눈은 흐리멍덩하고 바보처럼 히죽거리는 괴물', '이 농부는 일을 마친 것인가 살인을 마친 것인가' 등등의 평이 이어졌다. 「이삭~」, 「만종」 이후에 그려진 「괭이를 든 남자」에게는 앞의 작품들과 크게 다른 점이 하나 있다. 바로 지평선이 허리 아래로 내려와 있다는 점이다. 또한 우리의 시선 역시 그림보다 살짝 아래에 머물도고 해서 관객이 남자를 올려다보는 듯한 구도다. 이는 대개 신분이 높은 사람들을 볼 때의 시선 구도인데, 이 그림에서는 힘든 노동의 가치를 더 위대하게 보여 주는 장치로 사용됐다고 할 수 있다. 황량한 땅을 옥토로 만들어 내고 있는 저 사람은 얼마나 훌룡한가. 비록 그것이 고단하고 서글프더라도 삶의 양식을 길러내는 고귀한 농부의 일, 정직하게 땀 흘리는 농부의 삶을 위대하게 기록한 밀레. 그는 평생에 걸쳐 그림을 통해 노동하는 인간의 고귀한 삶을 보여 주고자 했다고 책은 전한다. 그리고 그의 입을 빌려 독자와 시청자에게 말을 건넨다. "오늘도 힘들게 일한 당신을 응원합니다."

예술은 여기서 머물지 않는다. 실제와 똑같이 그리던 데서 그리는 사람의 순간적인 인상을 다루는 것으로, 더 나아가 그 인상에 화가의 감정과 느낌을 담는 것으로 변화하였고 이는 많은 사람들 중 하나가 아닌 세상에 하나뿐인 ‘나’ 자신에 대한 집중을 의미한다. 이런 변화는 음악, 문학, 건축 등에서도 유사한 형태로 나타났다. 사회는 예술에 영향을 미쳤고, 예술은 또다시 사회에 영향을 주며 그렇게 오늘날까지 변화해 오고 있는 것이다.

시대순으로 화가들의 그림과 삶, 나아가 문화와 역사를 훑는다는 건 분명 흥미로운 일이지만 자칫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방송 좀 아는 전문가들이 소개하는 이 에피소드들을 읽어 내려가다 보면 지루할 틈이 없다. 그림 말고 다른 길을 찾으라는 평을 들으며 미술학교에서 불합격했지만 결국 사람을 설레는 그림으로 성공한 무하의 이야기를 포함해, 기성세대들의 거센 비난 속에서도 자신의 길을 갔던 인상파, 분리파, 야수파, 입체파 화가들의 이야기는 자신의 한계, 또는 사회적 환경이나 시선에 매이지 않고 다시 도전할 용기를 준다. 노동의 고귀함을 그린 밀레를 통해서는 오늘의 수고를 위로받고, 존재만으로도 가치 있는 사람임을 확인받고 싶어 했던 고흐를 통해서는 공감을 얻으며, 절규를 태양으로 변화시킨 뭉크를 통해서는 희망을 확인할 수 있다.

 


 

뭉크는 “나는 보이는 대로 그리는 게 아니라 본 것을 그릴 것이다.”라고 말한다. 인상주의는 보이는 대로 그리다 보니 인상만 있고, 정작 중요한 감정이 빠져 있다. 하지만 자신은 자신의 감정, 기억을 그리겠다는 의미였다. 철학적이었던 뭉크는 눈에 보이는 인상이 아닌 그 속에 있는 본질, 불안의 본질, 고독의 본질, 실존의 본질을 인식해 그림으로 표현하고자 했다.(p.308~309)

 

저자 : KBS <예썰의 전당> 제작팀

하나의 예술 작품에는 예술가의 삶뿐만 아니라 당대의 시대상과 사회상이 담겨 있기 때문에 미학, 역사, 심리학, 과학 등 다양한 측면에서 감상이 가능하다. <예썰의 전당>은 대한민국에서 ‘썰’ 푸는 걸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운 박사들이 모여 예술 작품을 둘러싼 창의적인 감상법을 공유하고, 어제의 예술이 품은 이야기를 통해 오늘의 시청자와 독자들에게 통찰과 위로가 되고자 한다.

 

감수 : 양정무

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원 교수. 어린 시절, 다락방에서 발견한 백과사전의 삽화에 마음을 빼앗긴 후 미술을 운명이라 믿게 됐다. 유학시절 도서관보다 박물관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면서 미술관, 박물관 가이드를 가장 재미있게 하는 학생으로 유명세를 탔다. 다양한 학문의 경계를 넘나들며 미술사를 풀어내는 데 일가견이 있어서 지금도 여러 단체와 기관에서 강의 요청이 끊이지 않는 인기 강사다. 서울대학교 고고미술사학과를 졸업하고 미술사 분야에서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런던 유니버시티 칼리지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는 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원 교수이다. 한국예술연구소 소장과 19대 한국미술사교육학회 회장, 한국미술경영학회의 초대 회장을 역임했다. 존스홉킨스 대학교와 메릴랜드 미술대학에서 방문교수로 미술사를 연구하는 등 학자로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서양미술의 발전을 상업주의와 연결시킨 연구로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인문학의 꽃’으로 불리는 미술사를 우리 사회에 알리는 데 관심이 많다. 국립중앙박물관 강의를 비롯해 다양한 대중강연과 학술활동에 참여하고 있으며 네이버, 매경이코노미, 중앙일보 등 여러 매체에 관련 글을 쓰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난생 처음 한번 공부하는 미술 이야기』 1~7권, 『시간이 정지된 박물관 피렌체』, 『상인과 미술』, 『그림값의 비밀』, 『벌거벗은 미술관』이 있으며 번역한 책으로는 『신미술사학』, 『조토에서 세잔까지-서양회화사』, 『그리스 미술』이 있다.

 

감수 : 이차희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미술이론을 전공했고, 현재 동 대학교 미술대학원에서 전문사 과정 중이며, 한국 현대 미술을 주제로 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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