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슬픔의 거울 오르부아르 3부작 3
피에르 르메트르 지음, 임호경 옮김 / 열린책들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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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제2차 세계대전은 프랑스를 제압하기 위해 히틀러가 침공했을지도 모른다. 겉으로는 제 3제국의 막강한 군사력으로 유럽을 재편하겠다는 큰 야욕이었다고 하지만. 독자가 근거도 없이 밝혀지지 않은 그런 생각을 개인적으로 하게 된 것은 프랑스가 약간의 원인을 제공했다고 믿기 때문이다. 독일은 원래 프로이센이라는 이름의 국가명으로 오스트리아와 경쟁이자 동맹국 관계였다. 그러나 제 1차 세계대전 당시 오스트리아와 함께 동맹국으로서 전쟁을 일으켰고, 모두가 알다시피 연합군에 패했다. 연합군은 주변 강국 프랑스와 영국, 멀리 미국과 일본(일본은 참전함으로써 국제적 위치를 끌어올릴 기회)이 뒤늦게 참전했다. 유럽에서의 전쟁이 미국과 일본이 참전함으로써 첫 세계대전으로 기록됐다. 독일은 첫 세계대전에서 오스트리아와 함께 패했다. 당시 독일은 과학 기술 강국으로 유럽의 새로운 제국을 꿈꾸었을지도 모르겠다. 마치 로마 제국처럼. 그러나 1차 세계대전 패전국으로 막대한 전쟁 경비를 배상해야 할 책임을 지게 됐다. 이 가운데 독일에게 빚 독촉을 가장 심하게 했던 나라가 프랑스라고 한다.

히틀러는 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기 직전 오스트리아의 비엔나(빈)로 그림 공부를 하러 갔다가 전쟁이 발발하자 징집을 피해 프랑스로 도망쳤다고 한다. 그러나 프랑스는 독일의 젊은이를 지켜주지 않았다. 결국 독일 정부군에게 붙잡혀 강제 징용돼 참전했다고 알려져 있다. 그리고 패했다. 전후 독일 사정이야 패전국으로 막대한 경비 부담까지 떠 안았으니 나라 분위기가 어땠을지 말 안 해도 상상이 간다. 열심히 일해도 대부분의 돈이 전쟁 빚으로 나가고, 그렇다고 안 갚을 수도 없고... 이때 히틀러는 정당에 입당해 정치 활동을 시작했다. 꾸준히 입지를 다져가며 프랑스에게 배상하는 전쟁 배상금으로 군사력을 키워야 한다는 생각에 이르게 됐는지도 모르겠다. 물론 역사에 기록된 사실이 아니니 독자가 상상해본 일이다. 다시 전쟁을 해서라도 기어코 프랑스를 굴복시켜야 한다는 히틀러의 광기는 인종 문제가 아니라 돈 문제였는지도 모른다.

 


 

히틀러는 특유의 듣는 이마다 감탄하는 연설로 독일인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패전으로 우울한 빛만 감돌던 독일민에게 희망과 새 제국 건설의 꿈을 갖게 했다. 차근차근 입지를 넓혀가던 히틀러는 마침내 나치당의 설립하고 스스로 최고 의장의 자리에 오른다. 이때부터는 전쟁 준비를 해나가는 한편 전쟁의 명분도 쌓아갔다. 근처 이웃 국가들은 이같은 독일의 움직임을 눈치 챘지만 히틀러의 야욕 깊숙한 곳까지 현실화되리라고는 믿지 않았던 것 같다. 인류 최대의 비극인 2차 세계대전은 폴란드 침공으로부터 시작됐다. 압도적인 군사력 차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폴란드는 총 한 번 제대로 쏘지 못한 채 무너졌고 인접 국가들도 반신반의 하면서 독일의 행보를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승승장구하자 히틀러의 숨겼던 야욕이 본격적으로 드러나기 시작한다. 동부 전선을 그대로 두고 서쪽으로 공격 방향을 바꾼다. 프랑스를 향한 것이다. 이미 전쟁 시작 전부터 '설마' 하며 지켜보던 프랑스는 단 며칠 만에 마지노선은 물론 수도 파리마저 내주며 무너졌다. 이제 독일에 대항할 만한 나라는 영국과 러시아(당시 소련)밖에 없었다.

그러나 독일의 무기는 가공할 만했다. 최고의 물리학자 등 과학자들을 앞세운 무기 개발로 2차대전 중에 선보인 무기들은 연합군의 상상을 초월했다. 전투기 등 항공기, 잠수함(U보트) 등 해군함정, 탱크 등 육군 무기 등 그야말로 산전수전에 뛰어난 무기들을 장착하고 있었다. 이 시기에 점령되지 않은 나라는 유럽의 여러 나라 가운데 섬에 위치한 영국과 광활한 영토의 러시아뿐이었다. 영국 등 연합군은 미국의 연합군 참전을 강력하게 요구했다. 중립을 지키겠다던 미국은 히틀러의 말 한마디로 참전하기로 바뀐다. 유럽은 이미 우리 제국에 편입됐다며 미국 역시 제 3제국과 함께해야 한다고 요구했던 것. 그러나 싸우지도 않고 미국이 독일 히틀러 밑으로 들어갈 리 없다. 이로써 본격 미군의 개입이 시작됐다. 미국은 특별한 전쟁 준비보다는 대공황 뒤의 나라 경제 재건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었지만 역시 강대국의 면모는 잃지 않았던 것 같다. 참전을 결정하고 많은 산업체들이 군수 산업으로 전환되면서 막강한 무기를 생산 지원할 수 있었다. 병력 또한 50만 명에 달한다고 한다.

 

 

이 소설 『우리 슬픔의 거울』은 이 같은 시대 배경에서 프랑스에서의 시민들의 질곡의 삶을 여과 없이 보여준다. 또 작품 속에는 전쟁에 대한 프랑스인들의 삶뿐만 아니라 독일과 히틀러에 대한 분노를 담고 있다. 사람에 따라서는 어찌할 수 없는 무력감을 보이기도 하고, 어떤 사람들은 레지스탕스(민간 게릴라 부대)에 참여한다. 전쟁 속에서도 삶은 이어가야 한다. 그들의 삶이 어떻게 달라지고 그들의 대처는 어떠했는지 이 소설 곳곳에서 쉽게 읽을 수 있다. 전쟁이 끝난 후에 프랑스 국민들은 전쟁이나 독일인에 대한 생각이 어떻게 바뀌었는지도 군데 군데 묘사돼 있다. 독자들이 간혹 맞닥뜨리는 이 같은 프랑스 분위기를 알아채는 것은 이 소설 읽기의 또 다른 재미다. 이 책은 600페이지가 넘는 긴 소설이다.

이 책은 현존하는 프랑스의 최고의 문호라고도 불리우는 피에르 르메트르가 썼다. 르메트르는 55세의 늦은 나이에 소설을 발표하기 시작해 공쿠르상까지 거머쥐며 프랑스 문단의 거목이 된 인물이다. 르메트르는 역사의 거대한 흐름을 그리는 야심 찬 기획을 선보이며 등단했다. 그는 데뷔작으로 전작 『오르부아르』와 그의 명성을 확고히 한 『화재의 색』 등 이미 2편을 발표한 이후 이번 작품이 시리즈 3번째(3부) 작품이다. 이로써 그는 프랑스 리얼리즘의 전통을 계승한 작가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우리 슬픔의 거울』은 20세기 전반의 역사를 관통하는 3부작의 대미를 이루는 작품이다. 『오르부아르』가 제1차 세계 대전을, 『화재의 색』이 전간기(戰間期)를 다룬다면, 『우리 슬픔의 거울』은 제2차 세계 대전을 배경으로 함으로써 르메트르는 양차 세계 대전이라는 역사의 큰 그림을 자신의 3부작 안에 담았다. 당초 소설을 처음 발표할 때 구상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그는 '준비된 작가'로서의 면모를 보여준다.

 


 

리얼리즘 기법으로 프랑스 사실주의 조류의 명맥을 이어가는 정도를 벗어나 정점에 선 것으로 평가하는 평자들도 있다고 한다. 문예사조나 세계 문학의 흐름이니 하는 전문적인 평가는 일반 독자가 하기에는 어렵다. 전문 평론가나 문학 비평가들에게 맡기고 독자는 소설 내용이 너무 마음에 든다. 우선 충분히 재밌다. 특히 문장도 탁월하다. 감정을 들었다 놓았다 하는 줄거리 전개와 적재적소에서 독자의 폐부를 찌르는 탁월한 대사 등이 잘 버무려져, 가장 비극적이어야 할 전쟁 이야기가 〈웃긴 동시에 어이가 없어서 기가 막히는〉 희극적인 이야기로 바뀌기도 한다. 프랑스 언론들로부터 '기교와 블랙 유머의 결정체'〈르 피가로〉, '악마 같은 플롯을 지닌 책!'〈르 파리지앵〉, '이것이 걸작이다. 이것이 예술이다'〈베르시옹 페미나〉라고 극찬을 받은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절정에 이른 거장의 솜씨로 쓰인 이 작품은 소설이라는 장르에서 맛볼 수 있는 최고의 재미와 카타르시스를 독자들에게 선사한다. 『우리 슬픔의 거울』은 현재 전 세계에 3부작 누계 360만 부가 판매되고 29개 언어로 번역되었다고 한다.

이 소설은 여러 개성 강한 인물들의 이야기가 뒤얽히며 진행된다. 루이즈는 초등학교 교사이자 퇴근 후 집 앞 레스토랑에서 일하는 종업원으로, 어느 날 레스토랑의 단골손님에게 그냥 보기만 할 테니 자기 앞에서 옷을 벗어 달라는 이상한 부탁을 받는다. 가브리엘과 라울은 마지노선에서 근무하는 군인으로, 갑작스러운 독일군의 공격에 전선이 무너지며 탈영병 신세가 되고 만다. 기동 헌병대원 페르낭은 같이 피란을 가자는 아내의 청을 뿌리치고 파리에 남음으로써 엄청난 비밀이 담긴 가방을 얻게 되나, 그로 인해 아내와 연락이 끊기고 만다. 이 인물들은 자기도 모르는 새에 인생이 뒤틀려 버리는 상황에 처한다. 그리고 소설은 이 평범한 인물들이 전쟁 통을 가로지르며 인생을 바로잡는 과정을 그린다.

 


 

이 인물들의 파란만장한 사연도 눈길을 끌지만 무엇보다 저자가 강조하는 것은 피란길 그 자체의 모습이다. 과연 리얼리즘 문학이다는 생각이 금세 들 정도로 사실적 묘사도 마음에 든다. 특히 등장인물들은 저마다의 목표를 위해 피란길에 합류하는데, 그럼으로써 독자들 또한 자연스럽게 전쟁과 피란길의 비참한 광경을 보게 된다. 독자도 쉽게 동질감을 느꼈다. 어쩌면 독자의 핏속에도 수많은 외세 침략으로 곤궁한 전쟁을 겪었던 조상들로부터 받은 유전자가 내재되어서일까. 저자의 표현이 탁월해서일까? 아무튼 눈앞에 선하게 장면 장면들이 잡히고 상상된다. 매트리스를 차 지붕에 이고 트렁크에 온갖 잡다한 물건을 실은 채 길에 나선 가족들, 아이의 기저귀가 없어 천 쪼가리를 구걸하고 다니는 여인들, 인파에 휩쓸려서 아이를 잃고 불러도 대답 없는 이름을 외치는 부모들……. 이를 통해 독자는 전쟁이란 얼마나 비참한 것인지, 그리고 그 뒤에 숨겨진 유·무형의 희생이 얼마나 많은지를 실감할 수 있다.

이 소설 『우리 슬픔의 거울』이 전쟁의 비극에 집중함으로써 그 참상을 1차원적으로 보여 주는 소설은 아니다. 저자는 '국가'라는 거대 권력과 사회 시스템이 얼마나 모순적으로 작동하는지를 낱낱이 보여 주며 희화화함으로써, 오히려 끊임없이 코미디나 시트콤 같은 상황을 연출한다.

일당백이라도 거뜬할 것인 양 굴다가 막상 전쟁이 나자 꽁지가 빠져라 도망가는 지휘관들, 적이 목전에 왔는데도 파리의 최고급 호텔을 본부로 삼아 조직의 안위를 위해 〈히틀러는 매독 환자이고 동성애자이며 성 불능증을 앓고 있다〉는 유언비어를 퍼뜨리는 공보부, 1,000명에 달하는 죄수들을 피란민들과 함께 이동시키겠다는 무모한 계획을 세우는 군인들……. 이 외에도 이 소설에 등장하는 황당하기 짝이 없는 수많은 사건들은, 대부분 당시 프랑스에서 일어났던 일을 저자가 각색한 것이다. 이런 사실은 책 뒤에서 저자가 스스로 밝힌 것이다.

 

 

이 거대 권력의 황당하고 무책임한 행동은 피란길에서 고통받는 평범한 사람들의 모습과 선명한 대조를 이룬다. 그럼으로써 평범한 시민의 삶을 통제하고 제약하려 드는 권력과 시스템이 실은 얼마나 실체 없고 허술한지를 드러낸다. 제2차 세계 대전 당시의 프랑스를 배경으로 하는 이 소설은 우리와 아주 동떨어진 이야기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이 소설은 여전히 지금 여기, 우리와 맞닿은 이야기이기도 하다. 저자는 등장인물 중 한 명의 입을 통해 슬쩍 얘기를 꺼낸다. 우리는 결국 어쩔 수 없이 이 세상의, 거대한 권력과 역사의 포로가 아니겠느냐고 하는 말이다.

 

"결국 자네와 난 언제나 포로 아니었어? 전에는 르 마얭베르그에서 포로였고, 지금은 여기에서 포로 신세지. 그리고 세 번째로 감옥을 바꿔서 독일 놈들 포로가 될 거야. 난 앞의 두 곳이 더 나을 것 같지만 뭐, 우리에겐 선택권이 없잖아."(p.580)

 

아무리 최악의 전쟁 중이라도 살아 있는 한 인간에게 희망은 있다. 없으면 만들어서라고 가지려 한다. 희망이 삶이기 때문이다. 이 소설 『우리 슬픔의 거울』의 등장인물들도 힘겨운 상황을 맞이할 때마다 결국 '사람'을 통해 돌파구를 마련한다. 자신이 베풀었던 선의가 되돌아오거나, 타인의 작은 선의를 통해 사건 해결의 실마리를 찾음으로써 조금씩이나마 앞으로 나아간다. 이로써 이 소설은 우리에게 아주 당연하지만 소중한 진실을 제공한다. 전쟁이라는 재난을 자초하고 거대 권력을 부리며 수많은 이들을 고통에 내모는 것도 사람이지만, 그러한 비극 안에서 다시 희망을 만들어 내고 삶을 다시 살아 낼 용기를 주는 것 또한 사람이라는 것을. 그것이 바로 『오르부아르』와 『화재의 색』에 이어 『우리 슬픔의 거울』까지, 피에르 르메트르가 쓴 3부작이 전 세계적으로 수많은 독자에게 읽힌 이유이기도 할 것이다.

 


 

부유한 이들의 탈출은 이미 며칠 전에 끝났고, 지금은 그렇지 못한 이들이 군복 차림의 병사, 농부, 민간인, 장애인 들이 뒤섞인 잡다한 무리를 이루어 힘겹게 걷고 있었다. 한 시청 차량에 탄 어느 유곽의 매춘부들, 그리고 양 세 마리를 몰고 가는 목동 등 도로 위엔 그야말로 온 백성이 모여 있었다. 갈가리 찢기고 버려진 이 나라의 모습 자체인 이 피란민의 물결 속에서 자동차는 천천히 덜컹거렸다. 어디에나 얼굴들, 얼굴들이 있었다. 어떤 거대한 장례 행렬 같다고 루이즈는 생각했다. 우리의 슬픔과 우리의 패배의 가혹한 거울이 된 거대한 장례 행렬이었다.(p.458~459)

 

저자 : 피에르 르메트르(Pierre Lemaitre)

 

1951년 프랑스 파리에서 태어났다. 1951년 프랑스 파리에서 태어났다. 대학에서 프랑스문학과 영문학을 가르치다가 55세의 나이로 어느 날 소설을 썼고, 이 첫 소설 『능숙한 솜씨』로 코냑페스티벌 신인상을 수상했다. ‘형사 베르호벤 3부작’의 첫 작품이기도 한 이 작품은 “본격문학 이상의 품격을 갖춘 보기 드문 장르소설” “프루스트, 도스토옙스키, 발자크의 문체를 느낄 수 있는 수작” “추리?스릴러 대가의 탄생”이라는 문단의 호평과 대서특필로 격찬 받았다. 이후로 발표한 『그 남자의 웨딩드레스』 『사악한 관리인 Cadres noirs』(출간 예정)으로 2009 미스터리문학 애호가상, 몽티니 레 코르메유 불어권 추리소설 문학상, 2010 유럽 추리소설 대상 등을 받으면서, 등단 후 연이어 발표한 세 작품이 모두 문학상을 수상하는 이례적인 이력을 쌓았다. 그의 작품에는 “히치콕이 살아 있다면 영화화하고 싶어할 작품으로 완성시키는데 주력했다”고 밝힌 저자의 장인 정신이 고스란히 녹아 있으며, 『그 남자의 웨딩드레스』와 『사악한 관리인』은 현재 영화로 제작중이다.

 

역자 : 임호경

 

서울대학교 불어교육과를 졸업했다. 파리 제8대학에서 문학 박사학위를 취득했으며, 현재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요나스 요나손의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셈을 할 줄 아는 까막눈이 여자』, 피에르 르메트르의 『오르부아르』, 스티그 라르손의 <밀레니엄 시리즈>,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카산드라의 거울』, 『신』(공역), 아니 에르노의 『남자의 자리』, 조르주 심농의 『갈레 씨, 홀로 죽다』, 『누런 개』, 『센 강의 춤집에서』, 『리버티 바』, 앙투안 갈랑의 『천일야화』, 로렌스 베누티의 『번역의 윤리』, 파울로 코엘료의 『승자는 혼자다』, 기욤 뮈소의 『7년 후』 등이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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