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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의 역사 - 금융 위기 200년사에서 미래 경제의 해법을 찾다 ㅣ CEO의 서재 40
토머스 바타니안 지음, 이은주 옮김 / 센시오 / 2023년 5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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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불황의 역사』는 미국 금융의 역사를 짚어보며 왜 금융 위기가 빈번하고 불황이 자주 발생하는지, 그 원인에 주 목한다. 저자 토머스 바타니안은 지난 200년 동안 미국에서의 금융 위기와 불황이 정부의 잘못된 정책 때문이라는 주 장을 이 책을 통해 제시한다. 조금 지나친 표현일지 모르지만 미국 정부가 금융 공황을 유발하거나 조장한다고 밝히는 데 목적이 있다. 미국은 현재 전 세계의 유일한 초강대국으로 군사는 물론 정치 외교, 특히 경제 면에서도 무소불위의 권력을 갖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의 금융 불황은 전 세계에 영향을 미치고 세계 경제의 불황이 초래되면 극복하기가 더 힘들어지기 때문에 미국 금융 정책의 패러다임을 바꿔야 하고, 이를 위해 축적된 '기술'을 이용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저자가 금융 불황이 잘못된 정부 정책 때문이라는 충격적인 주장을 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1819년부터 2020년까지 미국에서 수십차례의 금융 위기가 일어나 2만 개 이상의 은행이 파산하는 동안 캐나다는 단 두 차례 일어났고 주요 은행도 파산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금융위기가 무작위로 발생하는 사건이라면 모든 국가가 동일한 빈도로 위기를 겪어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보다 금융위기를 많이 겪은 나라는 아르헨티나뿐이다.
저자는 미국의 금융 위기를 증빙하기 위해 대공황을 포함해 지난 200년 동안 미국에서 발생한 9개의 금융 공황을 분석, 정부의 감독과 개입이 어떻게 공황을 유발하는지, 이로 인한 극심한 경제적 고통을 줄이기 위해 어떻게 금융 체계를 바꿔야 하는지 고찰한다. 저자는 레이건 행정부에서, 부시, 오바마, 트럼프 행정부까지 금융 전문가로 활약하며 400편 이상의 논문을 발표한 미국 최고의 금융 변호사이자 미국 금융의 살아있는 역사로 불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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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지난 200년간 일어난 굵직한 9개의 주요 금융 위기가 정부의 어떤 판단 미스로 일어났는지 사건별로 상세히 분석한다. 예를 들어, 1990년대 1,000개 넘는 은행이 파산한 S&L(저축대부조합) 사건은 정부가 대출자를 지원하려는 선의의 정책에서 비롯됐고, 2008년 금융위기 역시 파생상품의 위험성을 감지하지 못해 규제와 감독을 못한 것이 원인 중 하나라고 말한다. 이런 위기가 국민에게 알려질 때 정치적 언어와 뒤얽혀 진실이 어떻게 교묘하게 가려지는지도 설명한다. 그리고 정부가 선의로 한 정책이 결과적으로 위기를 일으켰다면,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것 역시 정책이라고 말하며 이를 방지하고 최대한 발생 주기를 늘리는 시스템을 제안한다.
이 책은 경제 상황에 촉각을 세우는 개인 투자자뿐 아니라 정책 관련자와 정책 입안자, 의사결정권자와 관련 학과 전공자들에게도 좋은 안내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 책은 우선 지난 200년간 미국 금융공황의 역사를 되짚어본다. 신생국가 미국이 처음 공황을 맞은 1819년부터 코로나19 위기가 발생한 2020년까지다. 그중에도 1980년대 저축대부조합(S&L) 부실 사태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집중적으로 살펴본다. 저자는 정치인의 '선의'가 금융시장을 어떻게 왜곡시켰는지도 주목한다. 서민의 '내 집 마련'을 돕는다며 금융 규제를 어설프게 조이거나 풀었던 게 재앙의 불씨가 됐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비해 미국 정부 정책의 대응 시스템을 개선하지 않을 경우 미래에도 금융위기는 되풀이될 것으로 내다본다. 단초를 제공하게 될 중국의 막대한 부실채권, 미국 주택담보대출과 학자금 대출의 부실 위험 등을 경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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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고속도로 과속 단속 카메라와 미국의 금융 정책을 비유한다. 고속도로 를 달리는 자동차 운전자가 전방에 과속 단속 카메라가 보이면 어떻게 할까. 대개는 속도를 늦추고 단속 구간을 통과할 것이다. 그렇다고 과속으로 인한 사고 위험이 없어진 건 아니다. 단속 구간을 지나자마자 차량 속도를 다시 높이는 걸 흔히 볼 수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만일 경찰이 극단적 방법으로 사고를 예방하려 한다면 어떨까. 제한 속도를 왕창 낮추고 단속 카메라를 촘촘하게 설치할 것이다. 확실히 사고 위험은 줄겠지만, 차량 속도가 매우 느려지는 비효율을 피할 수 없다.
저자는 금융 규제의 역할이 과속 단속 카메라와 비슷하다고 본다. 아예 없어도 안 되지만, 지나치게 많아도 안 된다는 생각이다. 그는 “미국은 금융 규제가 절실히 필요하고 또 금융 규제의 역할이 분명히 있다. 그러나 현 감독 체계는 과도하게 부담스럽고 경제적으로 왜곡된 규제를 생성한다”고 말한다. 중요한 건 균형. 저자는 “우리는 이런 균형을 잘 잡지 못한다”고 지적한다. 저자의 정책 시스템 개선 방법인 인공지능을 포함한 첨단기술에 대한 견해도 흥미롭다. 저자는 "푸틴은 인공지능을 지배하는 국가가 '세계를 지배'한다고 말했다"며 "무서운 말이지만 세계 경제를 통제하는 일이 불가능하지는 않다"고 주장한다. 동시에 첨단기술이 정밀하고 효율적인 금융 규제 설계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본다. 한마디로 기술 발전은 위기이자 기회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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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지난 200년 동안 미국에서 약 2만 개가 넘는 은행이 파산했다. 2023년 SVB가 파산할 경우 더 많은 은행이 파산을 눈앞에 두고 있다. 미국의 유명 인사들과 심지어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까지 SVB 때문에 큰 손실을 봤다는 뉴스가 헤드라인을 장식한다. 그리고 우리나라에는 어느 분야까지 영향을 미칠 것인지에 대한 전망과 우려 섞인 기사가 연일 쏟아지고 있는 상태다. 일반 대중이 보기에 갑작스럽게 터지는 금융 위기는 매번 비슷한 유형으로 반복되는 양상을 보인다. 누군가의 일생을 송두리째 앗아가기도 하는 금융 위기, 정말 피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저자의 대답은 "있다"이다. 금융 위기를 방지하고, 금융 위기의 발생 주기를 늘리고, 금융 위기로 인한 고통을 완화할 방법은 분명 있다는 주장이다. 미국 금융 위기 200년사에서 미래 경제의 해법을 찾을 수 있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저자는 미국 금융 위기 200년사와 해법, 미래 경제의 방향까지 이 책에서 서술하고 있다. 저자는 「서문」과 「들어가는 글」을 통해 "이 책을 쓴 목적은 금융 위기를 방지하고, 가능한 위기가 발생하는 주기를 늘리고, 위기로 인해 발생한 재정적 고통을 완화하기 위해, 어떻게 전체적으로 금융 체계를 바꿔야 하는가를 고찰하는 데 있다"고 밝히고 있다. 저자는 이 과정에서 기술(Technology)이 큰 역할을 하리라 생각한다. 사실 기술은 인간에게 위기를 막아내는 힘을 줄 수도 있고 오히려 금융 위기를 유발할 수도 있다. 기술이 어느 쪽으로 작용하느냐는 전적으로 우리의 선택에 달렸다.(p.11) 미국에서 지난 200년 동안 통화 및 금융 부문을 감독하면서 선의로 한 정책이었으나 결과적으로는 실수였던 사례를 추적한다. 앞으로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게 하려는 목적에서다. 그리고 전례 없는 금융 혜택 그리고 기술이 촉발한 뜻밖의 위협에 초점을 맞췄다.(p.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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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흔히 금융 위기의 원인으로 기업의 과도한 이익 추구나 은행의 부정 대출 등을 꼽는다. 하지만 저자는 정부의 과도한 개입이나 잘못된 감독과 규제, 심지어는 선의로 펼친 정책이 그 원인이라고 말한다. 이번 SVB 파산도 유동성이 증폭되던 시기에 정부가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미 연준마저 갑자기 금리를 올렸기 때문이다. 과거의 금융 위기 또한 마찬가지다. 역사상 최악이라는 1929년 대공황은 미국 정부의 ‘저금리 유지 기조’가 그 원인이 되었다. 미 정부의 저금리 유지 정책 때문에 수많은 개별 소비자가 주식 시장에 뛰어들었고 투기적인 투자신탁의 무분별한 급증을 불러왔다. 하지만 미 정부는 어떠한 규제도 감독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 2008년 금융 위기도 마찬가지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불리는 이 세계적 금융 위기는 은행의 금융회사의 무분별하고 잘못된 대출 정책으로 발생했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여기에도 정부의 역할이 컸다고 주장한다. 당시 미국 정부는 상업은행 규제에만 초점을 맞춘 나머지 비은행권 금융회사가 만들어내는 파생상품의 위험성은 인지하지 못했고, 규제를 하거나 감독하지 못했다. 실제로 문제가 된 대출들은 저축대부조합 및 투자은행 등에서 비롯된 것이었다고 강조한다.
이뿐 아니다. 지난 200년간 미국에서 일어난 굵직한 9개의 금융 위기는 대부분 정부의 개입과 감독으로 인해 일어났다고 밝힌다. 비록 선의로 시행한 정책이었어도 결과적으로 공황으로 이어졌다. 책은 이처럼 200년 동안 일어난 금융 위기를 사건별로 추적, 원인을 상세히 분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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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위기를 방지하고 그에 대응하려면 경제적 요인뿐만 아니라 정책적 요인까지 살펴야 한다는 게 이 책의 핵심이다. 이에 따라 이 책은 1812년 미영전쟁 이후 미국에서 발생한 1819년 금융 공황, 1857년 경제 위기, 1873년 장기 불황, 1893년 경제 공황, 1907년 금융 위기, 1929년 대공황, 1980년대 은행 붕괴, 2008년 금융 위기, 2010년 금융 위기 등을 통해 정부의 잘못된 판단과 결정이 어떻게 더 큰 위험으로 작용하는지 상세히 분석하고 같은 일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그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저자는 그 대안을 ‘첨단 기술(Technology)’에서 찾고 있다. 특히 정부가 데이터 기반의 금융 감독 시스템을 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블루닷이 정교한 인공지능을 이용해 세계보건기구(WHO) 코로나 19를 발표하기 전인 2019년 12월에 24개 거대 도시 중 12개 도시가 코로나19에 감염된다고 예측한 것처럼, 정확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한다면, 위기의 조짐을 파악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위기가 발생해도 재빨리 대응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기술은 인간에게 위기 를 막아내는 힘을 줄 수도 있고 오히려 금융 위기를 유발할 수도 있다며, 기술이 어느 쪽으로 작용하느냐는 전적으로 우리의 선택에 달렸다고 말한다.
기술이 금융 서비스 영역에 스며들자 금융 규제 기관은 금융 기관이 사용하는 기술과 이에 따른 위험 요소에 초점을 맞췄다. 그러나 정부는 금융 기관이 기술을 사용하는 방법 자체를 규제하는 부분에만 관심을 기울여서는 안 된다. 금융 기관이 특히 인공 지능 그리고 다가오는 미래에 활성화될 양자 컴퓨팅 같은 기술을 활용해 지금의 제한된 자료 분석 체계를, 금융의 미래를 더 잘 예측하고 더 신뢰할 만한 실시간 거시 및 미시 경제 지표를 제공하는 체계로 전환시키는 방법도 고려해야 한다. 악의적 기술 애플리케이션으로 금융 인프라를 무너뜨리려는 시도를 저지하는 방법도 고려해야 한다.(p.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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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추천사를 읽어보면 저자의 주장이 오로지 미국 경제의 불황의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지적햇다는 점을 확실하게 보여준다. 두 개만 여기에 옮겨 적어본다. "불황의 역사는 미국의 금융 규제를 모든 각도에서 본 흥미롭고 잘 알려진 비판이다. 바타니안은 그 결점이 탐욕스러운 은행가뿐만 아니라 모든 범위의 행정 및 정치적 결정에 있다는 것을 설득력 있게 보여준다. 무엇보다도, 그는 빅 데이터, AI, 양자 컴퓨팅의 사용과 같은 기술의 영향에 올바르게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이 모든 것은 시민들에게 이익이 될 뿐만 아니라 그들을 보호하는 금융 부문을 촉진하기 위해 활용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것은 시기적절하고 철저하게 조사된 행동 요청이다."
- Dr. Oonagh McDonald CBE (전 영국 국회의원, 전 영국 금융서비스청 이사회 위원)
"미국의 취약한 금융 생태계를 뒤흔든 붕괴, 경기 침체 및 불황에 대한 흥미롭고 자세한 설명을 제공한다.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다면 왜 더 많은 것을 기대해야 하는지에 대해 설명한다. 왜 그들이 단 한 번의 인생 동안 두 번의 깊은 경제 위기의 고통을 경험했는지 궁금해하는 이들에게 흥미로운 읽을거리이다."
- 사라 블룸 (라스킨 전 재무부 부장관 및 전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총재)
저자 : 토머스 바타니안
변호사이자 교수, 작가로 금융 서비스업에서 60년 이상의 경력을 쌓아왔다. 여러 법학전문대학원에서 은행과 전자상거래법을 가르치고 있으며, 하버드법학전문대학원의 초빙강사다. 금융기술및사이버보안센터의 이사로 재직 중이다. 카터 행정부에서 통화감독청 수석 고문의 특별 보좌역을, 레이건 행정부에서는 연방주택대출은행이사회의 법무 자문 위원을 맡았다. 이후 부시, 오바마, 트럼프 행정부의 러브콜을 받고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첫 부의장 물망에 오르기도 했지만, 정부 관련 업무 대신 다양한 정부 단체와 금융회사, 투자자를 대표하는 일을 하게 되었다. 그래도 여러 행정부에 비공식적인 자문역을 담당했다. 미국 역사상 50번의 대형 금융 기관 실패 사례 가운데 30건의 사례에 자문을 했으며, 이를 통해 금융 공황의 원인을 깊이 이해하게 되었다. 금융 서비스 전문 변호사로서 합병, 규제 문제 등 다양한 소송을 맡으며 38년간 일했다. 덕분에 ‘금융 서비스 분야에서 미국 최고의 변호사’란 평가를 얻었다. 400편이 넘는 논문과 여덟 권의 책을 냈으며, 강연 활동 및 언론 출연도 활발히 하고 있다. 블룸버그 TV, CNN, 폭스 뉴스, PBS 및 다양한 라디오 프로그램에도 출연했다.
역자 : 이은주
이화여자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했으며, 현재 번역 에이전시 엔터스코리아에서 출판 기획 및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주요 역서로는 《벤저민 그레이엄의 증권분석읽기》 《워렌 버핏 투자 노트》 《어느 투자자의 회상 : 추세매매 대가 제시 리버모어 이야기》 《모든 주식을 소유하라》 《윌리엄 오닐의 성장주 투자기술》 《핏불》 《큐브의 모험》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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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