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인문학 습관 - 내 안의 거인을 깨우는 좋은 습관 시리즈 28
장정윤 외 지음 / 좋은습관연구소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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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人文學, humanities)이란 인간의 사상 및 문화를 대상으로 하는 학문영역을 뜻하다. 자연을 다루는 자연과학에 대립되는 영역으로, 자연과학이 객관적으로 존재하는 자연현상을 다루는 데 비하여 인문학은 인간의 가치탐구와 표현활동을 대상으로 한다. 광범위한 학문영역이 인문학에 포함되는데, 미국 국회법에 의해서 규정된 것을 따르면 언어(language)·언어학(linguistics)·문학·역사·법률·철학·고고학·예술사·비평·예술의 이론과 실천, 그리고 인간을 내용으로 하는 학문이 이에 포함된다. 그러나 그 기준을 설정하기는 매우 어렵기 때문에 이에 대한 의견의 일치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한다. 예를 들면 역사와 예술이 인문학에 포함되느냐 안 되느냐에 대한 다른 의견들이 있기도 하다. 이 용어는 고대 로마의 키케로(Cicero)가 일종의 교육 프로그램을 작성할 때 원칙으로 삼은 라틴어 「휴마니타스」(humanitas:humanity 또는 humaneness)에서 발생되었다고 알려지고 있다. 그 후에 겔리우스(A. Gellius)가 이 용어를 일반 교양교육(general and liberal education)의 의미와 동일시하여 사용하였다.

인문학을 중시하는 경향은 그리스와 로마를 거쳐 근세에 이르는 동안 고전교육(classical education)의 핵심이 되었고 특히 18세기의 프랑스, 19세기의 영국과 미국의 교양교육의 기본이념이 되었다고 전해지고 있다. 독자는 단순하게 문사철(文史哲)로만 알고 있던 것에 비해 그 해당 영역이 훨씬 광범위하다는 점을 이 책 『일상 인문학 습관』을 통해 알게 됐다.

우리나라의 경우 대부분 중국을 통해 학문이 들어온 게 많아 흔히 동양사상이라고 부르는 중국의 학문 분류에 의해 계승돼 오다가 해방 이후 미국을 통해 확대된 서양 개념이 적용되기 시작했다고 독자는 알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서양이 그리스 로마시대부터 인문학 중심의 연구가 훨씬 활발해 이로 인한 문화적 발전이 이루어졌다고 믿기 때문일 것이다.

 


 

이 책은 인문학과 친해지는 19가지 방법을 담았다. 인문학 학습 공동체를 지향하는 〈숭례문학당〉의 리더 19인이 모여, 자신의 인문학 공부법을 공개한 것이다. 그런데 그 공부법이 아주 대단한 어떤 것이 아니라 누구나 일상 속에서 쉽게 실천할 수 있는 것들이어서 주목을 끌고 있다. 이 책을 통해 일상 생활 속에서 인문학 공부를 할 수 있는 방법을 알아보는 것은 인문학을 공부하지 않은 사람도 얼마든지 인문학의 실체에 다가갈 수 있다는 기대 때문이다. 이 방법은 이들 저자와 함께할 수 없어도 스스로 인문학을 터득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는 1960년대 이후 산업화를 시작함으로써 잘사는 것에 매진함으로써 인문학에 대한 대우나 인식이 조금은 약한 편이다. 실제로 세상이 놀랄 만큼 빠른 속도로 산업화에 성공함으로써 불과 30여년 만에 산업화를 뛰어넘어 세계 10위의 경제대국으로 올라서며 경이로운 성장을 했다. 그래서 이젠 인문학의 시대가 열리게 된 배경을 갖고 있다. 그러나 아직은 크게 미흡할 터, 뜻있는 사람들 중심으로 인문학 공부에 열정적으로 다가서고 있는 형국이다. 불과 5년 여 전에는 '인문학 열풍'이라고 불릴 정도로 TV 등 매체나 출판 책이 뒷받침 해왔다.

이 책을 펴낸 저자들이 속한 '좋은습관연구소'가 제안하는 기획 시리즈 28번째 습관은 일상 인문학 습관이다. 이에 따르면 여러 사람과 함께 책을 읽는 행위는 인문학 공부를 하는 가장 기초적인 활동이다. 인문학이 무엇인지 정의 내리는 것은 다소 어려운 일이고 사람마다도 다르겠지만, 책을 읽고 토론하고 나아가 글을 쓰는 것이 인문학 공부가 아님을 부정하는 사람은 없다. 여기에 자신을 탐구하고 타인을 이해하고, 좀 더 좋은 사회로 바꾸려고 노력을 다하는 것 또한 넓은 의미의 인문학이다. 이들의 주장에 공감하고 공부하는 자세로 이 책을 읽는다면 몰라보게 인문학에 가까이 다가설 것으로 독자는 기대한다.

 


 

이 책은 누구나 일상에서 인문학 공부를 습관처럼 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그 방법은 독서를 기초로 해서 그림을 그리고, 산책을 하고, 여행을 가고, 달리기를 하는 등 무척 다양하다. 대학의 상아탑에 있는 학자들만 인문학을 하는 것은 결코 아닐 터, 누구나 할 수 있고 해야 하는 것이 인문학 공부라는 점에 주목한다면 이 책에 대한 이해도뿐만 아니라 인문학에 대한 통찰력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이번에 필진으로 참여한 〈숭례문학당〉 리더 19인은 인문학을 공부하게 된 계기부터 어떤 공부를 했고, 이후 어떤 것들을 얻게 되었는지 책에서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이 밖에도 인문학 입문자들을 위한 참고 도서 목록도 함께 수록했습니다. 각 저자가 10권의 '도움되는 책' 10권의 목록도 추가해 모두 인문학 서적 190권의 제목도 알게 된다는 점은 작은 기쁨이지만 인문학 공부를 계속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는 점에서 큰 즐거움을 주리라 독자는 믿는다.

이 책은 19인의 저자가 각 분야에서의 인문학 공부법을 제시하는 한편 책 '서문'은 〈숭례문학당〉 대표 배윤 말글연구소장이 썼다. 배윤(필명) 소장은 뒤늦게 참가한 것으로 알고 있지만 사실 이 공동체의 창업 주주 세 사람 중 한 명이었다고 한다. 그는 "말과 글로 삶과 세상을 제대로 읽고 쓰고 상상하자"며 발족했지만 4년 정도 일하다가 중도 하차했다. 그에 따르면 인문학은 예나 지금이나 시쳇말로 돈이 되지 않는다. 문제는 큰 벌이는 고사하고 적은 벌이조차 안 될 때다. 생계도 잇지 못할 정도가 된다면 문제가 달라진다. 자신도 가장으로서 온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지 못해 당시 근무하던 국내 굴지의 대그룹 〈대우〉가 어려워져 언제 퇴출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인문학 공부를 별도로 모여 할 수 있는 입장이 되지 못했다. 일종의 '양다리 걸치기'가 허용되지 않았던 것이다. 〈대우〉가 무너지고 〈현대〉로 옮기면서 '투 잡'이 허용되지 않았기에 중단할 수밖에 없었던 사연을 자세히 '서문'에 써놓고 있다.

 

 

우리의 인문학 토대가 약한 이유이다. 산업화에 밀려 뒷전이었던 인문학이 이젠 산업화의 열매를 즐기려던 힘에 밀려 다시 설 자리가 비좁아진 것이다. 그러나 저자들을 비롯한 〈숭례문학당〉 리더들은 인문학의 힘과 즐거움을 알기에 어떤 고난도 극복할 마음가짐이 된 사람들이란 것을 상대적으로 돋보인다. 이들은 각자에게 닥친 현실의 여러 문제를 책과 글쓰기 혹은 자신만의 인문학 소양으로 풀고자 하는 분들이란 점을 배윤 소장은 강조한다. 자신은 외도했지만 저자들은 꾸준한 노력과 공부로 각자의 방식대로 행복한 인문학 일상을 꾸려나가고 있다고 말한다.

"아침 일찍 일어나 걷고 달리고, 몸에 맞는 음식을 고르고 정성 들여 꽃을 가꾸고, 매일 책을 읽거나 그림을 보고, 좋은 글을 만나면 발췌를 하거나 필사를 하며, 느낀 점을 공유하고 글을 쓴다. 이런 일상의 작은 습관으로 자신을 성장시키고, 타인을 이해하며 더 나은 사회를 만드는 데 기여하고 있다."

이 결과물이 이번에 펴낸 『일상 인문학 습관』이다. 앞서 언급한 대로 이 책은 19명의 저자가 각 분야에서 활동하고 실천하고 있는 인문학 습관 들이기의 내용과 과정, 그리고 성장의 모습을 보여준다. 첫 사례로 「내 인생에 무늬를 새긴다」는 저자 장정윤의 '『코스모스』를 읽는 습관'이다. 저자 장정윤은 경영학 박사 수료 후 전략컨설팅을 하다 책에 매료됐다. 책에서 삶을 배우고, 토론으로 소통하고, 글을 쓰며 정신을 다듬어 간다고 말한다. 영혼을 다시 일으켜 세운 인생 책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 읽기를 전파하고 있다고 자신을 설명한다. 국공립 도서관, 각급 학교, 교사 연수, 지자체, 기업체 등에서 독서 토론 및 글쓰기 강의를 하고 있다. 그는 단순히 책만 읽는다고 해서 인문학 공부를 한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함께 읽는 과정을 통해 우리는 삶에 대한 태도와 입장을 스스로 정리한다."고 말한다.

 


 

「매일 만나는 자기 돌봄의 시간」의 글을 게재한 신동주의 '심리학 책을 읽는 습관'도 인상적이다. "심리학책 읽기 모임을 진행하면서 우리가 서로에 대해 그리고 자신에 대해 너무 자주 예단하고 평가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우리에게는 평가와 단정 짓기가 아니라 있는 그대로를 마주하고 수용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나아가 보이는 대로만 관찰해도 언제든 틀릴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할 필요도 있다. 심리학책 읽기 모임을 진행하면서 이런 태도를 더 많이 연습하고 또 배워나가고 있다. 모임을 좋아하는 또 다른 이유는 나 역시도 내 삶의 이야기를 다른 사람들과 같이 나눌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처음에는 이 부분을 고민했다. 진행자인 내 얘기를 어디까지 꺼내 놓는 것이 좋은지 그리고 과연 옳은 것인지. 원래 리더들은 참가자의 이야기에 집중하기 위해 자신을 잘 드러내지 않는 편이 좋다. 심리 상담을 할 때는 더더욱 그렇다."

이 말은 독자가 심리학책을 읽을 때도 마찬가지로 적용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책을 읽기 전 편견이나 선입견으로 대하면 책의 진정한 의미를 알아내기 어렵다. 완전히 백지 상태라고 생각하고 일단 내용 그대로를 받아들이고 이해한 다음 자신의 의견이나 생각과 다른지, 다르다면 어떻게 다른지 짚어봐야 한다. 마치 문제를 풀기 전 답을 알고 답에 맞게 읽어나간다면 진정한 의미를 파악하기 어려운 것은 굳이 많은 경험이 필요치 않을 터, 자신이 앞서 생각한 것을 지워야 한다고 독자는 생각한다. 그래야 독서의 맛을 느끼고 자신의 의견과 다른 점을 집중해 다시 비교해보는 일은 그 다음 일이니까.

저자는 그 점을 지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심리학책을 읽는 시간은 '나를 읽는 시간'이다. 나를 만나고 이해하는 방법이 꼭 책이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심리학책이어야 한다는 법도 없다. 다양한 관계와 일로, 여가와 취미 혹은 신앙을 통해서도 할 수 있다. 문학과 그림책, 과학과 철학 등 다른 책으로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하지만 심리학책을 통해게 되면 나를 읽는다는 목적이 조금 더 명료해진다."

 


 

이 책에는 모두 19명의 저자가 분야별로 인문학 공부에 대한 자신의 경험과 사유, 그리고 현재 진행하고 있는 일을 될수록 자세하게 소개하고 있다. 이 책은 누가 무엇을 가르치고, 배우고 하는 책이 아니라 어디에 가서 어떻게 해야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는지에 대한 방향과 지침서라고 봐도 좋을 것이다. 특히 이 책에서 저자들이 공통으로 말하는 것은 쉽게 할 수 있는 것보다는 방향에 대한 설정을 미리 해야 한다는 점이다. 자신이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에 대한 명확한 설정을 하고 경험자들이 먼저 제시한 책에 다가가는 방법이 좋다는 이야기일 것이다. 만일 인문학 공부를 하고 싶은 분이라면 이 책에서 권유하는 분들은 이 책을 먼저 읽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① 인문학 공부가 어렵게 느껴져, 어떻게 공부하면 좋을지 막막한 분

② 책 읽는 것 외에도 좀 더 다양한 방식의 인문학 공부법을 알고 싶은 분

③ 중년 이후 왠지 모르게 허무해진 인생의 의미를 인문학 공부로 메우고자 하는 분

④ 평소 꾸준한 독서를 해왔지만, 좀 더 체계적인 학습을 하고자 하는 분

⑤ 다른 분들은 인문학 공부 어떻게 하는지 알고 싶은 분

 


 

저자 : 숭례문학당 리더 19인

 

숭례문학당(shdang.kr, 인문학 학습 공동체)에는 매달 100여 개에 가까운 학습 모임이 운영되며 각 학습 모임마다 학습을 설계하고 이끌어 가는 리더가 존재한다. 각 리더는 하는 일도, 좋아하는 분야도, 성별도, 나이도 모두 다르지만 책을 좋아하고, 글쓰기를 좋아하며, 다른 사람들과 생각을 나누는 것을 즐기는 분들이다. 생의 풀리지 않는 문제 때문에 또는 현실의 먹고 사는 문제에 치여서 도피처처럼 이곳을 찾았다 위안과 위로를 받고 내면의 성장을 경험하면서 몇 년째 공부를 이어가고 있다.

대부분은 학인 신분으로 참여했다 경험과 경력을 쌓은 다음 리더가 되어 자신이 좋아하는 주제를 가지고서 새롭게 모임을 만들고 이끌어 간다. 이 책을 쓴 리더 19인도 평균 5년 이상의 활동 경력을 가진 분들로 문학/철학/역사/영화/미술 등의 다양한 주제를 독서/토론/글쓰기/필사/여행 등과 연계시켜 성인은 물론이고 아동과 청소년까지 두루 포괄하는 일상 속 인문학 공부를 다른 회원들과 함께 실천하고 있다.

"함께 읽기"와 사진과 문장 발췌, 짧은 글쓰기 등으로 매일의 공부를 인증하는 방식은 지금의 온라인 단톡방 학습 문화를 만드는 원조 역할을 했다. 많은 언론사들이 이를 주목하고 학당의 리더들을 인터뷰하고, 관련 다큐의 주인공으로 섭외하는 등 학당의 공부법을 많은 분들이 관심있게 바라보았다. 현재 리더 대다수는 학당 모임 외에도 개별적으로 다양한 기관과 공간에서 인문학 강사로 활동하고 있으며 여러 권의 책을 펴냈다.

 

* 리더 19인 : 장정윤, 손녕희, 신동주, 김선화, 전은경, 김예원, 윤영선, 김승호, 박은미, 이혜령, 이인경, 오수민, 윤석윤, 김현수, 육은주, 조혜원, 권미경, 최선화, 최병일.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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