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고쳐 쓰는 게 아니다 - 우린 애초에 고장 난 적이 없기에
알리사 지음 / RISE(떠오름)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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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사람은 고쳐 쓰는 게 아니다』는 제목이 엣날 민간에서 쓰는 격언처럼 느껴지지만 최근 사회 문제화되고 있는 '가스라이팅'을 다룬 에세이다. 저자 알리사는 직장 상사와의 관계에서, 그리고 연인에게서 극심한 가스라이팅을 경험했다. 그 고통이 얼마나 심각하고 혼란스러울 수 있는지 누구보다 잘 알게 되었다. 그로 인해 우울증과 공황발작까지 겪으며 수년이 지난 지금도 치료를 받고 있다. 하지만 그 안에서 가스라이팅을 역이용해 진정한 나로서 살아가는 방법을 깨달았다. 그러한 경험을 SNS에 공유해 4만여 명이 넘는 사람들의 공감을 얻으며, 같은 상처를 지닌 사람들에게 치유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가스라이터의 손아귀에서 벗어나는 건 엄청나게 어렵지만 분명히 가능한 일이다. 저자는 가스라이팅을 극복하고 진정한 자신으로 돌아와 그 경험을 공유하는 인플루언서로서 성공한 긴 여정을 이 책을 통해 공개한다.

저자는 직장에서 심각한 수준의 가스라이팅을 당해왔다. 상사가 지시한 일을 하면 항상 그게 잘못됐다고 지적하며 두 번, 세 번 반복해 일을 시켰고, 기억과 능력을 의심하게 만들었다. 저자는 모든 일에 대해 불안하고 확신이 없어서 끊임없이 자신을 억압하는 지점에 이르렀다. 하지만 결국 문제는 자신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원인은 상사의 가스라이팅이었다.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인식하고 나자 스스로를 보호하고 자존감을 되찾기 위한 조치를 취할 수 있었다. 그러자 상사라는 이름의 가스라이터는 본색을 드러냈다.

 


 

우리는 바쁘고 해야 할 일이 넘쳐나는 복잡한 세상 속에서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일을 처리해야 한다. 현대인의 사회적 삶의 일반적인 모습이다. 그 속에서 개인은 인지도 하지 못한 사이 "직장 생활은 으레 그런 것" 하면서 넘기기 일쑤인 것이 상사와의 관계에서 두드러진다. 상사와 개인은 업무상 맺어진 관계이지만 거의 하루종일 한 공간에서 일한다. 설령 외근직이라도 결국은 같은 목표를 갖고, 같은 일을 하는 사이이기에 언제든지 마주한다. 둘의 사이는 대개 명령과 복종으로 이루어진다. 상사의 개인적 성격 때문이든 업무상 불가피한 일이든 한 공간에 있을 때는 지배자와 피지배자의 관계가 이어진다. 자칫 대립 관계로 발전하면 둘의 관계는 극도로 나빠질 수도 있다. 물론 '직장을 그만 두면 되지'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삶의 바탕이 되는 직장을 상사 탓으로 옮기는 것은 쉽지 않다.

가스라이팅은 이런 관계에서 일어난다는 것이 저자의 말이다. 가스라이팅은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다. “가스라이터는 어디에나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가스라이팅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자 했다. 자신의 경험을 공유하고 가스라이팅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 많은 사람이 가스라이팅의 징후를 알고 자신 같은 일을 당하지 않도록, 가스라이팅을 당하고 있다면 그에 대처하는 방법을 알 수 있도록 책을 썼다. 가스라이팅은 우리 정신을 공격해 영향을 미치며, 회복하는 데 생각보다 훨씬 긴 시간이 필요한 심각한 문제다. 저자는 지금도 누군가 가스라이팅을 당하고 있는 피해자에게 거기서 벗어나라며, 용기를 내라며 응원을 보내고 있다.

 


 

가스라이팅(Gas-lighting)이란 타인의 심리나 상황을 교묘하게 조작해 그 사람이 스스로를 의심하게 만듦으로써 타인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하는 행위를 가리킨다고 〈시사상식사전〉은 지적하고 있다. 사전에 따르면 가스라이팅은 가정, 학교, 연인 등 주로 밀접하거나 친밀한 관계에서 이뤄지는 경우가 많은데, 보통 수평적이기보다 비대칭적 권력으로 누군가를 통제하고 억압하려 할 때 이뤄지게 된다. 거부, 반박, 전환, 경시, 망각, 부인 등 타인의 심리나 상황을 교묘하게 조작해 그 사람이 현실감과 판단력을 잃게 만들고, 이로써 타인에 대한 통제능력을 행사하는 것을 말한다. 이는 정신적 학대의 한 유형으로, 친구·연인·가족 등 친밀한 관계는 물론 학교나 직장 등에서 주로 발생한다. 가스라이팅 가해자는 피해자의 자존감과 판단 능력을 잃게 만들고, 이러한 과정에서 사회적으로 고립되고 정신력이 약해진 피해자는 가해자에게 더욱 의존하게 된다. 특히 가해자는 피해자를 위한다는 명목하에 가스라이팅을 진행하기 때문에 피해자 대부분은 자신이 가스라이팅을 당하고 있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다.

가스라이팅은 1938년 패트릭 해밀턴 작가가 연출한 스릴러 연극 〈가스등(Gas Light)〉에서 유래된 '정신적 학대'를 일컫는 용어이다. 이 연극은 잭이라는 남성이 자기 아내(벨라)를 억압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 잭이 보석을 훔치기 위해 윗집의 부인을 살해하면서 시작된다. 이 보석을 찾기 위해서는 가스등을 켜야 했는데, 이렇게 하면 가스를 나눠 쓰던 다른 집의 불이 어두워져서 들킬 위험이 있다. 이 때문에 잭은 집안의 물건을 숨기고 부인인 벨라가 물건을 잃어버렸다고 몰아간다. 잭이 보석을 찾기 위해 가스등을 켤 때마다 벨라가 있는 아래층은 어두워지고, 벨라가 집안이 어두워졌다고 말하면 잭은 그렇지 않다는 식으로 아내를 탓하는 것은 물론 정신병자로까지 몰아세운다. 이에 아내는 점차 자신의 현실인지능력을 의심하면서 판단력이 흐려지고, 남편에게 더욱 의존하게 된다.

 

 

이 연극은 1940년 영국에서 먼저 영화화됐고, 1944년 잉그리드 버그만이 주연한 동명의 영화를 통해 더욱 알려지게 되었다. 이 영화는 세계적인 오페라 가수인 앨리스가 살해된 뒤 그녀의 유일한 상속녀인 조카 폴라가 청년 그레고리와 사랑에 빠지면서 시작된다. 그레고리와 결혼한 폴라는 앨리스에게 물려받은 집에서 신혼 생활을 시작하는데, 그레고리는 이후 갖가지 구실을 붙여 폴라의 외출을 막는 것은 물론 그녀를 정신이상자로 몰고가기 시작한다. 사실 그레고리의 정체는 앨리스의 살인범으로, 그는 앨리스가 지니고 있던 유명한 보석을 가로채기 위해 폴라에게 접근했던 것이다. 그레고리의 교묘한 속임수로 폴라는 자신이 사소한 물건을 잃어버리거나 남편의 시계를 훔치고도 기억하지 못한다고 여기게 되고, 점점 심리적으로 불안한 상태가 되어간다.

그렇다면 가스라이팅은 이겨낼 수 없는 것일까? 저자는 '아니다'라고 답한다. 자신이 직접 직장에서와 남자친구로부터 가스라이팅을 당했고 이젠 이를 벗어났다고 전제한다. 여러가지 극복 방법을 나름대로 병원 치료와는 별도로 홀로 감행했다. 이 책에도 나중에 방법을 친절히 그리고 개인적 특성에 맞게 실천해볼 것을 주문한다. 가스라이팅을 당한다고 인지하면 보통 상대방 때문에 내 인생이 이렇게 망가졌다고 이야기를 하기 쉽다. 물론, 가해 행위는 정당화될 수 없기에 상대방이 원인인 건 맞다. 하지만 누군가가 "네가 그걸 어떻게 한다고 그래? 너한텐 그런 능력이 없어"라고 무시할 때, "맞아, 나에겐 그런 능력이 없지"라고 포기하는 건 나 자신임을 알아야 한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이때 저자가 제시하는 대응책은 사람들이 가스라이팅을 할 때 "그 말이 맞아"라고 받아들이는 게 아닌, 상대방이 한 말에 반대로 행동을 하면 내 삶을 크게 변화시킬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이 책은 모두 5장(章)으로 이루어져 있다. 1장 「가스라이터는 우리 주변 어디에나 있다」, 2장 「세상으로부터 빼앗긴 나를 되찾는 방법」, 3장 「가스라이팅을 역이용해보자」, 4장 「가스라이팅으로 성공한 사람들」, 5장 「있는 그대로의 ‘나’로 살아간다는 것」 등이다. 저자는 책을 출간한 후 가진 예스24와 가진 인터뷰에서 "글을 쓰면서 하는 생각은 두 가지입니다. 첫 번째는 나와 같은 경험을 하며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에게 위로와 희망이 되기를 바라고, 두 번째는 이 책이 세상을 바꾸는 데에 1%라도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글을 쓰게 된 가장 결정적인 계기는 세상의 가이드라인에 맞춰 살지 않는다는 이유로 들어야 했던 폭언과 가스라이팅 때문이었습니다. 세상이 만들어놓은 매뉴얼대로 살지 않아도 나만의 삶을 꾸려갈 권리가 누구에게나 있다는 걸 주장하고 싶었습니다."

저자는 내 삶을 다른 사람이 정해주는 대로 살지 않아도 된다는 메시지를 알리고 싶었다 주장하기도 한다. 앞으로도 이러한 메시지를 더 널리 알리기 위해 꾸준히 책을 쓸 예정이며, 독자들과 더 가까이서 소통할 수 있도록 커뮤니티도 꾸준하게 운영할 것이라고 밝힌다. 그 과정에서 어떤 노하우들로 성장할 수 있었는지에 대한 인사이트도 강의로 알리는 활동을 하겠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저자는 가해자를 이해하려고 하지 말 것을 주문한다. '저 사람은 나를 왜 이렇게 괴롭힐까?', '저 사람은 왜 저런 행동을 하는 걸까?'라는 생각으로 자신을 괴롭히지 말라고 요청하는 것이다. 어떤 이유로 그런 행동을 하든 당하는 피해자가 이해해 줄 필요는 없다는 주장이다. 그 에너지를 오히려 자신에게 집중시기라고 조언한다. 저자의 경우 가장 크게 도움받은 것은 '독서'와 '글쓰기'였다고 밝힌다.

 


 

저자는 〈가스라이팅에 현명하게 대처하는 방법〉에 대해서 한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 역시 독자들에게 적극 추천한다. 저자는 "착하게 사는 것은 결코 좋은 삶이 아니다"라며 진짜 좋은 사람은 착한 사람이 아니라,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이며 나를 존중하고 나를 소중하게 생각하듯이 타인의 생각도 인정하고 수용해주는 사람이란 전제로 출발한다. 가스라이팅에 대처하는 네 가지 방법을 제시한다. ① 나에 대한 확신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 ② 내가 가진 생각, 계획, 가치관에 대해 상대방에게 표현하는 연습을 해야 한다. ③ 가스라이팅 하는 말을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릴 수 있어야 한다. ④ 사소한 것이라도 스스로 결정을 내리고 어떤 결과를 얻든 모든 결정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지 않는 것이다. 저자의 이렇게 해야 하는 이유가 뼈를 때린다.

"세상은 온통 방해꾼들 투성이다. 내가 잘되는 것보다 잘 안 되길 바라는 사람이 더 많다. 사람 본능이 그렇다. 나보다 빠르게 앞서 나가는 것을 100퍼센트 진심으로 축하해줄 수만은 없다. 이 사실을 미리 인지하고 받아 들이면 그 어떤 오지랖에 시달려도 흔들리지 않게 된다. 사람들이 가스라이팅을 하는 것은 나 자체가 싫어서가 아니다. 자기보다 잘나가는 게 싫어서다. 지금까지 그렇게 살아왔기 때문이다."(p.274~275)

이 책의 4장 「가스라이팅으로 성공한 사람들」에서 사례로 든 사람들은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주고, 삶의 영감을 주기에 독자로서도 감명 깊게 읽을 수 있었다. '흙수저에서 천억 부자로-페트릭 벳 데이비드, 세상은 원래 불공평하다는 걸 인정해-빌 게이츠, 나를 밀어주는 사람이 한 명은 꼭 있다-2천억 자산가 켈리 최, 모두가 안 된다고 할 때 되게 만드는 게 진짜다-스티브 잡스, 열정만으로 왜 안 돼? SNS 인플루언서 게리 바이너척, 나를 사랑한다면 그까짓 가스라이팅-오프라 윈프리 등이 등장해 가스라이팅 경험과 이를 극복하는 방법과 과정, 그리고 극복한 후의 결과 등을 사료 조사를 통해 연구함으로써 가스라이터는 어디에나 있고, 누구나 당할 수 있다는 실증예로도 사용하기 때문이다. 독자들의 일독을 권한다.

 


 

나만의 방식으로 맞서 싸운 것이 가스라이팅을 역이용하는 방법이다. 나만의 방식으로 이겨내는 중이었지만, 이대로 하는 게 맞는 건지 확신이 필요했다. 이제는 정말 벗어나고 싶었다. 다시는 과거로 돌아가지 않기 위해서,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 독하게 공부하고 변하기로 결심했다. 정말 가스라이팅을 당하고도 성공할 수 있는 것인지, 노력만 하면 이겨낼 수 있는 것인지 좀 더 명확한 근거가 필요했다. 그래서 지난 11개월 동안 가스라이팅을 당하고도 이겨낸 사람들의 성공담을 공부했다. 그렇게 알게 된 그들의 공통점이 있다. 모두가 “넌 안 될 거야”라는 말을 들으며 살아왔다는 것, 우리의 삶과 크게 다르지 않게 시작했다는 것이다.(p.209~210)

 

저자 : 알리사

 

대학교 졸업 전부터 취업에 성공하여 10년 동안 남들처럼 평범하게 회사생활을 했다. 온전한 나를 찾기 위해 수차례의 이직 경험과 외국 거주 경험이 있다. 다양한 근무 환경 속에서 직장 내 가스라이팅을 겪으며 나를 잃어보고 나서야 내 삶의 기준을 만들게 되었고, 깨달은 정보를 세상에 공유하며 나답게 일하게 되었다. 하루 100페이지 독서 습관으로 1년도 안 되어 인생을 180도 변화시켜 백수에서 1인 사업가로 성장하는 중이다. 읽은 책에서 최소 1개의 문장씩은 무조건 실천하며 인생을 빠르게 변화시키고 있다. 현재는 매월 100명의 사람들과 습관 모임을 함께하며, 나다움 글쓰기 클래스를 운영 중이다. 인스타그램에서는 10년간의 직장 생활에서 얻은 깨달음(직장 내 괴롭힘, 가스라이팅, 공황장애)과 나다움, 실천 독서에 대한 내용을 공유하며, 유튜브에서는 세상에 나의 스토리를 알리고 나답게 사는 법을 공유하고 있다.

인스타그램?유튜브 @bookstar_alyssa

블로그 https://blog.naver.com/unhoonwon

이메일 happy_alyssa@naver.com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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