썬킴의 거침없는 중국사 - 신화시대부터 청나라까지 영화처럼 읽는 중국 역사 이야기 썬킴의 거침없는 역사
썬킴 지음 / 지식의숲(넥서스)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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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썬킴의 거침없는 중국사』는 중국의 역사를 이야기하듯이 말해준다. 흔히 말하는 '스토리텔링'의 중국사다. 스토리텔링이 되려면 말 그대로 극적인 부분들이 이어져 내려와야 한다. 이에 중국 역사는 스토리텔링으로 말하기에도 제 격이다. 왕조가 바뀔 때의 극적 전환은 물론 새 왕조가 들어서 번창하기까지 이야기가 풍부한 인물들이 등장하기 때문이다. 국가의 흥망은 고대국가부터 전쟁이 중심에 있다. 전쟁을 빼놓고는 옛 국가들의 흥망을 이야기한다는 것은 무미건조할 뿐만 아니라 왕조 교체의 설득력 있는 공간을 빼놓은 셈이기 때문이다. 중국은 대략 5,000년을 이어온 문명국가다. 신화시대부터 마지막 왕조 청나라까지 중국사를 한 권으로 정리한다는 것은 정통 역사 서술로는 어려운 일이다. 이에 저자 선킴은 스토리텔링의 방법을 동원해 중국 역사를 한 권으로 정리했다. 한 권으로 정리가 가능했던 것은 어쩌면 저자의 화술(문장력)에 힘입은 바 클 것이다. 그는 역사 스토리텔러로서의 능력을 이미 평가되고 있기 때문이다.

추천사를 쓴 신병주 건국대 사학과 교수는 "흥미로우면서도 거침없이 역사의 장면들을 써 내려가는 능력이 탁월하다. 세계사에 이어서 이번에는 중국사를 내놓았다. 광활한 영토와 오랜 역사를 보유한 중국 역사의 핵심 키워드는 분열과 통일이다. 저자는 이 흐름을 정확하게 꿰뚫어보면서 방대한 역사를 거침없고도 쉽게 정리해 나간다"고 평가했다. 또 탁재형 다큐멘터리 PD(여행 저널리스트)는 "이야기의 보물창고인 중국사에 접근하는 것을 가로막는 가장 큰 장애물은 그 방대함"이라고 전제하고, "맛있는 부위로만 쏙쏙 발라내어 소화하기 편하도록 맛있는 양념까지 쳐서 구워주는 조리기능장"의 역할을 훌륭하게 해냈다고 찬사를 보냈다.

 


 

우리나라도 중국 역사와 긍정과 부정으로 긴밀히 연결돼 있다. 국경을 맞대고 5,000년간 이웃해 왔기에 때로는 밀월 관계를, 또 한때는 적대적 관계를 유지했다. 경쟁과 전쟁의 역사 속에서 인연과 악연을 거듭하며 관계를 유지한 셈이다. 이로 인해 우리는 우리의 한국사를 공부할 때 필연적으로 중국과의 관계에 대해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한국 사람들은 어쩌면 중국인보다 중국의 역사를 더 잘 아는 민족도 없을 것이란 이야기도 같은 맥락에서 나온다. 사실 중국사를 별도로 배우는 사람은 사학자나 동양사학자, 그리고 한국사를 공부하는 사람 이외에는 별로 없을 것이다. 독자도 역사학을 공부하지 않을 사람으로 중국사에 대해 무지할 수밖에 없지만 우리 역사를 공부할 때 필연적으로 등장하는 중국에 대해 들을 수밖에 없었다. 우리 한반도 역사에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미친 나라가 중국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국은 대륙의 나라로 이합집산의 역사를 갖고 있다할 만큼 어지러운 역사를 헤치고 오늘날까지 이어온 나라다. 나라 이름만 들어도 골치가 아프지 않은가? 다행히 우리가 오랫동안 한자를 써왔기에 그나마 익숙한 문자라서 이해도가 더 빠르겠지만 그 많은 나라의 이름과 역사를 일일이 기억하기엔 쉽지 않을 터다. 또 인구도 세계 최다의 나라인 만큼 역사상 중요한 사람의 이름만 외우는 것도 만만치 않고 결국 짜증나 그만 둔 사람도 많을 터다. 이런 문제를 해결해주기 위해 저자 썬킴이 이 책을 썼다. 이 책이 들려주는 중국사는 너무 재밌어서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완전히 색다른 스타일의 역사책이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더 쉽다. 마치 한 편의 영화처럼, 드라마처럼 설명해주기 때문에 더 친근감도 든다. 저자는 이 한 권의 책에 중국의 신화시대부터 청나라까지 쉼 없이 내달린다. 이보다 더 재밌는 중국사 책은 없을 것이라는 말에 공감한다.

 


 

"우리 주변에는 수많은 중국사 책들이 있습니다. 물론 저도 그런 책을 보고 중국사를 공부했지요. 그러나 대부분이 솔직히 너무 어렵게 설명되어 있어요. 그렇기에 이 책은 중국사를 처음 접하시는 분들, 그리고 단편적으로 알고 있는 중국사를 하나의 흐름으로 이해하시려는 분들을 위해 썼습니다. 이것 하나는 꼭 기억해야겠습니다. 중국을 싫어하든 좋아하든 우리와는 역사적으로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라는 것을요. 우리를 이해하기 위해서라도 중국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요." 저자가 「가깝고도 먼 나라 중국의 역사 꿰뚫기」란 제목의 '프롤로그'에서 한 말이다.

저자는 이 책 한 권에 5,000년 중국사를 담으려 구성에도 신경을 많이 쓴 듯하다. 모두 6장으로 나뉘어 있다. 1장 「신화의 시대」, 2장 「춘추전국시대」, 3장 「역사 속 초한지, 그리고 삼국지」, 4장 「분열의 중국 대륙」, 5장 「돈으로 산 평화 그리고 몽골의 원」, 6장 「명나라와 대퓩을 차지한 만주족」 등이다. 중국의 신화시대는 BC 170만~BC 8,000년에 해당된다. 말 그대로 신화의 시대이고 문자가 없어 기록으로 남겨지지 않았지만 인류 등장과 함께 중국의 역사는 시작됐다고 보는 것이다. 그리스 신화처럼 구전으로 전해내려 온 것일뿐 엄밀한 의미의 역사에는 포함되지 못하지만 구전되어 온 내용을 나중에 문자로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부분이다. 특히 〈삼황오제〉의 이야기는 전설처럼 내려온 이야기지만 중국 사람들은 실제 인물로 믿고 있는 듯하다. 어쩌면 우리의 단군 신화처럼 말이다. 〈삼황오제〉 가운데 맨 뒤의 두 사람. 바로 '제요, 제순' 즉 '요임금, 순임금'이다. 이 두 임금이 다스린 중국이 중국 역사상 가장 평화로웠던 시대였다고 중국사에서는 기술하고 있다. 그래서 태평성대를 두 임금의 이름을 따서 '요순시대'라고 한다. 저자는 물론 이 정확하게 언제, 어디서 중국을 다스렸는지 그 자료와 증거는 없다고 밝힌다.

 


 

중국의 진정한 역사의 시작은 〈춘추전국시대〉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저자도 중국 건국 신화에 나오는 〈삼황오제〉에서 '황제'란 칭호가 비롯되었다고 말한다. 처음으로 황제란 칭호를 쓴 사람은 우리도 잘 아는 진시황이다. 진(秦)나라가 처음으로 중국을 통일하고 황제란 명칭을 사용했기 때문에 진시황(秦始皇), 시황제(始皇帝)라고도 한다. 진시황의 이름은 '영정'이라고 저자는 밝힌다. 진시황 이전에는 하(夏), 상(商), 주(周)나라가 명멸했다. 이들 나라는 기록에는 남겨져 있지만 통일 왕조는 아니다. 춘추전국시대를 거쳐 진시황에 이르러서야 중국의 첫 통일 왕조가 들어선 것이다. 하나라는 무려 470년 동안 지속됐으나 실제 존재했다는 유적과 유물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중국 역사에서 중요한 일이 하나 있는데 바로 왕위를 아들에게 넘기는 세습제가 처음으로 확립됐다는 의의를 갖고 있다. 상나라도 한자(漢子)의 어머니인 갑골문자를 만든 나라로서 중요성을 띤다.

기원전 1046년 상나라를 멸망시킨 주나라가 등장했지만 주나라 첫 왕인 무왕이 죽고 아들 성이 왕으로 즉위하지만 아직 나이가 어려 삼촌인 주공(周公)이란 사람이 권력을 잡았지만 자신이 왕위를 차지하지 않고 조카가 훌륭한 왕이 될 수 있도록 도와 역사에 인물을 남긴다. 우리의 조선시대 수양대군과 비슷한 처지였지만 180도 다른 행동을 하네요. 어린 조카인 왕이 성장할 때까지 한시적으로 국정을 운영한 것이다. 이때 주위의 소국들은 주나라를 항상 넘봤지만 주공이란 인물은 훌륭한 장수이기도 해 쉽게 제압했던 모양이다. 주공은 인접 작은 반발 세력을 모두 무력으로 복속시킨 후 이 나라의 독립을 보장하는 대신 일정의 세금을 바치는 식으로 다스리는 봉건제도를 처음으로 도입한 인물이다. 친인척에게 나누어 주며 소국을 각각 다스리게 한 것이다. 중국에서는 이를 제후국이라 한다. 서양의 영주 중심의 봉건제와 비슷하다.

 


 

저자는 춘추전국시대를 '헬 게이트(지옥문)'로 표시하는 기발함을 보인다. 제후국들이 점점 힘을 키워 주나라가 거의 멸망할 무렵부터 전국 각지에서 우후죽순처럼 발호하여 전쟁을 통해 패권을 다투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그야말로 전쟁으로 시작해서 전쟁으로 끝나는 수많은 제후국들이 세력을 다툰다. 당시 가장 노른자위는 역시 중국 대륙의 한복판인 곳으로 이를 '중원'이라고 했다. 강으로 사방으로 뚫여 있어 교통의 요지이고 끝없는 평원이 펼쳐지기 때문에 식량 공급이 풍부했기 때문이리라. 춘추전국시대란 〈춘추시대〉(BC 770~BC 403)와 〈전국시대〉(BC 403~BC 221)를 아우르는 말인데 주(周)와 진(晉)이 흥망과 관련되어 있다. 500년 간 끊임없이 전쟁을 치렀다. 결국은 진(秦)이 통일 왕조를 세울 때까지 수십 개의 작은 나라들이 전란으로 일관된, 저자의 표현대로 '지옥문' 속으로 걸어들어간 셈이다. 그러나 전란 속에서도 학문은 끊임없이 장려되고 나라의 인재를 배출했으니 이를 '제자백가의 시대'라고 할 만하다. 우리가 잘 아는 공자 등 수많은 학설이 정립된 시기였다.

진시황은 중국 첫 통일 임금으로 '황제'라고 칭하고 엄청난 권력을 행사했다. 북방 횽노의 침입을 막기 위해 만리장성을 쌓았으며 학자들의 고언을 제대로 받아들이지 않아 결국 전무후문한 분서갱유도 이때 일어났다. 권력이 최절정에 달한 진시황은 불로초를 구하려는 노력도 아끼지 않았으나 실제 진은 진시황이 통일한 지 11년 만에 갑자기 병사함으로써 진나라도 내리막길을 걷는다. 3대를 마지막으로 진은 건국 21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이른바 소설 〈초한지〉와 〈삼국지〉의 시대로 다시 분열되고 만다. 이후 흉노족이 진나라 황제를 살해하고 진나라는 수도를 남경으로 옮겨 동진(東秦)으로 국호를 바꾸고 100년 정도 유지하다 멸망한다. 남북조 시대가 들어서 북위가 북부 중국을 통일한 후 위세를 떨쳤다(남북조 시대). 그러나 북위 역시 150년도 채 안 되어 양견이 통일 왕조 수나라를 세우고 스스로 문제로 등극하지만 수나라 역시 고구려와의 전쟁에서 패하고 지나친 운하 건설로 국고마저 바닥나 30년 만에 다시 당나라에게 정복당한다.

 


 

당의 2대 황제 태종 이세민은 고구려 정복에는 실패했지만 내치는 잘한 왕으로 중국인들에게 평가받고 있다. 특히 간언하는 위징을 옆에 두고 그의 간언에 귀 기울이며 정치를 잘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중국 최대 전성기를 이뤄낸 것이다. 당시 당의 세력은 경제력 포함 서양의 로마 제국이 몰락하고 동로마 제국으로 간신히 명망을 유지하는 처지라 국력은 당의 국력과 경제력이 월등하게 앞섰다는 게 사학자들의 평가이기도 하다. 태종이 죽자 아들 고종이 뒤를 잇지만 선황의 후궁 무조를 자신의 후궁으로 내정하죠. 이때문에 당 궁궐은 여자들의 '질투의 장'으로 바뀌고, 무조는 결국 〈측천무후〉로 화려하게 복귀한다. 황후나 후궁이 아닌 권력자로 황제로 복귀한 것이다. 중국 역사 내에서 전무후무한 여황제로 등극한다. 잔인한 성격이라서 정적이나 자신의 권력을 넘본다고 생각이 들면 아들마저 독살한 치명적인 여인이었다. 그러나 여황제로 등극할 때 그녀의 나이 67세. 세월 앞에 장사 없다는 속담이 증명이라 하듯 15년 만에 병석에 눕는다. 그래도 82세까지 살았으니 장수한 셈이다. 이후 당 현종과 양귀비는 중국 역사에서 에피소드에 불과하지만 결국은 나라를 망치는 길로 접어들어 '경국지색'이란 말이 나온다.

저자는 책 속에서 당의 멸망을 모티프로 하는 영화 〈황후화〉를 예로 들면서 '황소의 난'(875)에 의해 당나라가 쇠락의 길로 치닫는 것을 보여준다. 한때 중국 대륙을 호령했던 당나라가 멸망한 시기는 공식적으로 907년의 일이다. 주전충이란 인물이 당이 망한 것은 부패한 관료들 때문이라고 지적하며 당나라에서 한자리 했던 신하들을 모조리 죽여 강물에 던져버렸다. 이 시기 얼떨결에 황제가 되었다가 쫒겨난 당나라 마지막 황제 애종은 주전충이 독살함으로써 건국 290년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이후 몽골이 세운 원나라, 만주족이 세운 청나라의 황제들이 들어서 중국 대륙을 호령했지만 결과적으로는 중국 속의 변방국으로 남게 된다. 중국의 표현대로 오랑캐가 중국을 침략해 일시적으로 중국 대륙을 지배했지만 모든 관습이나 정치제도, 경제 운용, 사람 삶의 관습 등을 모두 중국 대륙의 문화에 동화되거나 종속되어 잠시 권력을 행사했을 뿐 진정한 지배자는 아니었다는 것으로 오늘날 중국 사가들은 평가하고 있는 듯하다. 세상의 중심이 자기들 나라고, 그 국민이 자신들이라는 '중화(中華)' 사상 때문일까? 아니면 역사적 사실일까. 이 책은 거기까지 분석하고 의견을 내지는 않았지만 중국의 역사를 한 권의 재미 있는 이야기책으로 풀어낸 저자의 덕으로 많은 걸 알게 돼 감사를 표한다. 스토리텔링의 본 역사이어서인지 정사(正史)에서는 쓰지 않는 표현을 오늘날 우리말로 풀어써 재미를 더욱 높였고, 역사의 흐름을 중심으로 제대로 잡아 기술했다고 독자는 믿는다.

 

저자 : 썬킴(Sun Kim)

 

지루하고 딱딱한 세계사도 한 편의 영화처럼 생생하게 전달하는 역사 스토리텔러. ‘역사는 책으로 배우는 것이 아니라 직접 역사 현장에 가서 보고 배우는 것이다’라는 신념을 가지고 미국 유학길에 올라 전 세계 유적지 탐방에 매진했다. 멕시코 아즈텍 문명 유적을 시작으로 인도, 스리랑카, 부탄, 티베트, 중국 등 전 세계를 휘저으며 역사 답사를 다녔다. 역사는 딱딱하고 지루하다는 편견을 없애고 흐름만 알면 누구나 재미있게 느낄 수 있음을 알리기 위해 답사 경험을 살려 현장의 생생함을 강의에도 고스란히 녹이려고 노력했다.

역사 전공자도 아닌 그의 역사 콘텐츠에 사람들이 열광하는 이유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그의 ‘스토리텔링’ 능력 때문이다. ‘듣기 시작하면 멈출 수 없다’, ‘마치 한 편의 드라마처럼 재미있다’, ‘진작 들을 걸 후회한다’ 등 호평 일색의 후기를 증명하듯 그의 팟캐스트 <썬킴의 세계사 완전정복>은 네이버 오디오클립 1위, 누적 청취 수 3000만 회 돌파 등 대기록을 연이어 만들고 있다. 이외에도 채널 A <이제 만나러 갑니다>, SBS 러브FM 허지웅쇼 <히스토리 월드>, 이숙영의 러브FM <썬킴은 알고 있다>, EBS FM <썬킴의 조선왕조 실록홈즈>, 팟빵 매불쇼 <썬킴의 거침없는 세계사>, MBC 표준FM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 <역사 속 경제 이야기> 등 다수의 매체에서 역사 관련 패널로 세계사 알리기에 맹활약 중이다. 저서로는 《썬킴의 거침없는 세계사》가 있다.

인스타그램: @iamsunkim

페이스북: sun.kim.9883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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