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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거벗은 교양
지식스쿨 지음 / 메이트북스 / 2023년 2월
평점 :
이 책 『벌거벗은 교양』은 국가 등 단체의 기밀이었다가 해제됐거나, 누구나 알지만 굳이 거론해보지 않은 일들에 대한 묶음 지식들을 나열한다. 또 관점을 조금 달리 하거나 비틀 경우 보편적 지식이 특별한 지식이 될 수 있게 해준다. 책으로 출간되기 전 이미 구독자 29만 명에 누적 조회수 1억 회를 기록한 화제의 유튜브 채널인 지식스쿨에서 풀었던 보따리다. 그렇다고 단순 흥미거리라고 생각한다면 오해다. 어쩌면 남들이 모르는 것을 혼자만 아는 이상 지식 욕구를 채워줄 뿐만 아니라 지식의 접근법에 대한 영감을 줄 수도 있다. 이 책의 저자 지식스쿨은 역사, 문화, 사회, 과학, 정치, 경제 등을 넘나드는 다양한 인문학적 교양지식을 TOP 10 형식으로 너무나 재미있고 유익하게 풀어주는 유튜브 채널이다.
이 책에 소개된 흥미진진한 35가지 주제는 전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정확한 테이터를 기반으로 탄탄한 스토리텔링과 이해를 돕는 이미지까지 친절하게 전달하면서 재미를 더했다. 미래를 내다보는 지혜를 키워주는 역사의 흔적과 사회마다 차이가 있는 문화적 차이를 각 주제마다 1위부터 10위까지의 순위로 분류해 서술했기에 입체적으로 읽는 재미를 더한다. 이 책을 통해 빠르게 발전하면서 발생하는 사회 현상, 21세기의 과학적 지식, 심지어 복잡하게 얽힌 정치와 경제적 이슈까지 한눈에 읽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지식스쿨 채널은 세상에 숨겨진 각종 정보를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줄 방법을 기획하면서 탄생했다고 한다. 다양한 영상들은 호기심으로 시작되어 과거부터 현재까지 궁금했던 하나의 주제를 영상으로 풀어나간다. 그중 ‘TOP 10’ 컨셉의 콘텐츠는 호기심을 차곡차곡 정리하고 숨겨진 세상의 지식을 모두와 공유하고자 하는 생각이 반영된 결과물이다. 기존의 나열식 방식이 아닌 순위로 구분해 설명하니 더 집중할 수 있고 궁금증도 자연스럽게 커지면서, 뜨거운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이 책은 그간 지식스쿨이 영상으로 만든 TOP 10 콘텐츠 중에서도 각별히 사람들의 큰 관심을 받았던 것을 특별히 엄선해 묶었다. 복잡한 출퇴근 시간이나 화장실에서 가볍게 읽다 보면 어느덧 양질의 상식이 가득 쌓일 것이다. 게다가 이 책의 내용은 어디서나 쉽게 접하던 흔한 정보들이 아니라 그 어떤 교과서나 책에서도 미처 알려주지 않은 신박한 교양상식들로 가득해 읽어나가는 재미가 상당하다.
이 책은 모두 5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1장「뚜렷하게 남아 있는 독특한 역사의 흔적」에서는 미래를 내다보는 지혜를 키워주는 역사의 흔적을 전해준다. 과거의 흔적들을 TOP 10으로 되짚으면 역사적 사실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질 것이다. 나치 독일이 발명해 지금도 전 세계에서 사용하는 물건들의 순위와 산업혁명 당시만 해도 일반적이었던 충격적인 관행의 순위가 TOP 10으로 정리되어 새롭게 세상을 바라보게 될 것이다. 2장 「우리가 미처 몰랐던 세계의 문화 이슈」에서는 사람들의 삶을 풍요롭게 한 문화적 차이를 흥미롭게 알려준다. 전 세계 사람들이 각기 다른 문화로 삶을 살아가고 있는 모습은 호기심과 재미를 안겨준다. 전 세계 과일 중 가장 이국적이고 특이한 과일과 세계인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테마파크를 순위별로 알 수 있다.
3장 「전 세계의 관심을 모으는 사회 현상」에서는 전 세계의 관심을 모으는 사회 현상을 알려준다. 세계가 빠르게 변하면서 다양한 모습을 지니게 된 사회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전 세계 국경 중 가장 이상하고 특이한 국경의 순위와 미국의 모든 주에서 영어를 제외하고 가장 많이 사용되는 언어의 순위를 TOP 10으로 확인할 수 있다. 4장 「호기심을 자극할 만한 과학적 지식」에서는 21세기에 우리의 삶에 많은 변화를 가져다준 과학적 지식을 TOP 10으로 정리하였다. 현실적으로 인류의 화성유인탐사가 어려운 이유의 순위와 달이 사라졌을 때 지구에서 벌어지는 일의 순위를 TOP 10으로 알아보자. 5장 「정치와 경제의 특이한 이슈」는 정치와 경제 분야에서 특이했던 이슈들을 TOP 10으로 정리하였다. 정치와 경제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 독특한 일들을 엄선한 것이다. 한때 가난에 허덕였지만 현재 부유해진 국가의 순위와 중립국이 되려 했지만 최종 지위를 상실해 실패한 국가의 순위를 알 수 있다. TOP 10으로 정리한 역사, 문화, 사회, 과학, 정치와 경제 등 다양한 영역을 넘나드는 흥미진진한 질문들로부터 지적 호기심이 깨어나게 될 것이다.
독자들마다 관심과 관점이 달라 잘못 알고 있는 것을 정리 정돈해준다는 의미에서 큰 가치를 지닌 이 책은 자칫 잘못된 정보를 올렸다가는 생명이 끊길 수 있다는 점에서 치열한 저자의 노력이 돋보인다. 독자가 깊이 생각해보지 않아 잘못 알고 있었던 몇 가지를 소개하면서 서평을 대신한다. 인류 역사상 가장 큰 제국은?이라는 질문의 주제는 우리 일상의 이야기에서 가끔 등장하는 주제이기도 하다. 특히 군대 이야기하는 남자들 사이에서는 누구나 한 번쯤 대화를 나눈 기억이 있으리라 믿는다. 독자는 학창 시절에 배운 교양 지식으로 칭기스칸의 몽골 제국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이는 관점에 따라 다르게 볼 수도 있다는 점을 이 책을 통해 알았다. 즉 직·간접적 지배라는 말에서 차이가 나는 것이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듯이 칭기스칸은 말타는 실력(기동력과 민첩성) 웅혼한 기상으로 동서양을 가로지르는 아시아-유럽에 이르는 대 영토를 장악했다. '정복했다'가 더 적절한 표현일지 모르겠다. 그러나 이는 직접 지배했다는 의미에서 단연 세계 최대의 영토임이 확실하다.
그러나 간접 지배력까지 포함한다면 대영제국이라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유럽의 변방 섬나라인 잉글랜드는 스페인의 무적함대를 무찌른 막강한 해군력을 바탕으로 세계 식민지 건설에 나섰다. 당연히 수탈을 위한 것이고, 수탈한 물자나 각종 보물 등은 자국의 부강한 나라 건설로 이어진다. 대항해 시대 직후 벌어진 대영제국은 식민지를 포함한다면 단연 세계 최대의 나라이다. 또 이는 근대에 이루어진 일이라 지금도 영연방으로 남아 있는 나라가 많다. 이는 영연방의 나라들은 자주적인 독립국가로서 지위를 진작 인정받았지만 지금은 피지배가 아닌 연대·유대의 성격으로 남아 있는 식민주의 시대의 잔재다. 대영제국은 1920년대 최대 규모를 보였고, 약 3,550만 제곱킬로미터의 영토 면적이다. 전 세계 영토의 36.35%라고 한다. 산업혁명까지 마친 대영제국의 국력은 하늘을 찌를 듯했던 것이다. 고대 로마 제국이 '팍스 로마나'를 외쳤듯이 '팍스 브리타니카'로 불릴 정도였다고 한다. 대영제국의 뒤를 몽골제국, 러시아제국, 청나라 순이다.
'전쟁은 과학을 낳고, 과학은 전쟁을 낳는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무기 개발은 기술 집약적이고 강력한 무기는 전쟁의 승패를 좌우한다. 이는 인류가 벌여온 크고 작은 승부에서 무기의 우수함과 강력함이 승리에 결정적 기여를 했다고 알려져 있기에 나온 말이다. 1차 세계대전은 많은 대량살상 무기가 등장한 반면 우리 생활에도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신소재 등이 많이 등장했다. 가장 눈길을 끌었던 것은 '스테인리스강'이다. 책에 따르면 1800년대 후반에는 금속의 부식 방지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이에 여러 야금술사들이 특허를 시도했으면, 영국군도 총기에 더 알맞은 금속을 찾고 있었다. 총을 지속적으로 발사하게 되면 총신이 마찰과 열 때문에 변형되거나 부식됐기 때문이다. 1912년 영국군은 영국 셰필드 브라운 퍼스 연구소의 해리 브리얼리에게 더 강한 합금을 찾아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던 중 그는 그동안 공장에서 총신에 어울리는 합금을 찾는 실험을 하다가 버린 고철 스크랩 사이에서 우연히 반짝이는 금속을 발견했다.
이 금속은 비가 오고 외부 습기에 노출된 지 오래됐음에도 금속이 부식되지 않은 원래 상태 그래도 있었다. 1913년 이 우연으로 스테인리스를 발견할 수 있었고, 영국군은 신속히 총신에 적용시키기 위해 이를 채택했다. 영국군의 무기는 성능에 있어서 다른 나라에 월등한 위치에 섰음은 두 말할 나위가 없었다. 독일은 2차대전뿐만 아니라 1차대전도 일으킨 장본인이다. 유럽 전역을 전쟁의 구렁텅이로 빠뜨린 독일군은 1915년 4월 연합군을 상대로 독가스를 최초로 사용했다. 위력적이었고, 연합군은 이에 대응하기 위해 방독면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최초에는 투명한 렌즈가 부착된 화학흡수 직물로 만든 조잡한 형태의 마스크였다. 더욱 확실한 방어가 필요했고, 지속된 개선 작업을 거쳐 1915년 호스가 연결된 대형 박스 형태의 호흡 보호구가 개발됐다. 1916년 2월부터 제작됐는데 전장에서의 원활한 활동을 위해 거듭 개선 작업이 이뤄졌고, 1916년 8월부터는 작은 크기로 제작됐다. 개선된 방독면은 1917년 1월에 영국군의 표준 방독면으로 자리 잡게 됐다.
전쟁이 큰 관심을 끌긴 하지만 문화적으로도 세계인이 주목하고 있는 곳이 많다. 사막에서 사는 사람은 극히 일부이긴 하지만 물이 없다는 사막에서 그들이 살 수 있는 이유는 역시 '물' 때문이다. 누군가는 사막이 아름다운 이유는 '오아시스'가 있기 때문이라는 표현을 했고, 그 표현은 문학적 메타포를 머금고 명언 반열에 올랐다. 인간이 제 아무리 강인하다고 해도 물이 없다면 생존할 수 없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안다. 이 책에서 '사막의 유일한 안식처'라고 표현한 오아시스 10곳도 소개하고 있다. Top으로 선정된 〈와카치나 오아시스〉는 잉카문명으로 잘 알려진 페루에 있는 오아시스다. 이 오아시스는 페루의 이카 지역에 있다. 주변이 모래 언덕으로 된 사막 한가운데에 지하수가 용천에 형성된 곳인데 오아시스 규모는 크지 않다. 이 때문에 오아시스 주변에 형성된 마을에는 인구 100명 정도로 적은 인구만이 거주한다. 오히려 관광객이 매년 수만 명이 몰리고 있다. 관광객들은 오아시스 주변에서 버기카를 타고 사막을 질주하는 버기 투어나 샌드 보딩 등을 즐긴다. 그런데 문제가 있다. 자연적으로 형성된 오아시스지만 이곳은 2000년대 초반부터 지하수 시추 및 사용의 증가로 인해 오아시스의 수량이 감소하고 있다고 한다.
독자가 보기에는 아름다운 데다 규모도 만만치 않은 브라질 북동부에 위치한 〈렌소이스 마라넨지스 국립공원〉이다. 이곳은 사막이 흰모래로 이루어져 있어 유명세를 탔다. 대부분 지역이 사막인 이곳은 바람에 의해 높이 40m의 모래 언덕이 형성되는데 이 모래 언덕이 놀라운 장면을 만든다고 한다. 매년 1월부터 6월까지 우기에 내리는 비가 모래 언덕 사이사이에 모아진 빗물은 수백 개의 오아시스 장면을 만들기 때문이다.<사진> 이렇게 모아진 빗물은 각각 길이 100m, 깊이 3m 정도의 규모를 보여주는데, 면적으로만 본다면 많을 때는 공원 전제 면적의 40%에 육박할 정도이다. 모래임에도 이렇게 물이 모아질 수 있는 것은 모래 아래에 바위층이 형성돼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이마저도 건기가 되면 빠르게 증발해버려 다시 장마철을 기다려야 볼 수 있다.
이 책이 세계의 Top10을 다루다보니 잘 알려진 것은 이 책에서 배제돼 우리나라가 내세울 만한 것이 별로 없다는 아쉬운 점이 있다. 조선업이나 컴퓨터 반도체, 휴대전화 수출 등을 따진다면 우리가 세계 Top10은 물론 1위에도 랭크될 만한 것이 많은데도 말이다. 그러나 찾아보면 자랑스러워 할 것이지만 누군가의 관점에 따라 매우 당당한 국민, 모범적인 나라가 대한민국이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책의 소제목 '한때 가난에 허덕였지만 현재 부유해진 국가 Top10에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이 자리하고 있다. 7위에 랭크된 대한민국은 짧은 기간 대단한 경제적 성장과 민주 국가로서의 위치도 굳건히 지켜 선진국은 물론 강대국 대열에 올라섰다.
저자에 따르면 1950년 발발한 한국전쟁은 가뜩이나 별게 없었던 한국 경제를 더욱 나락으로 몰고 갔다. 1961년부터 쿠데타를 통해 집권한 박정희 정부는 1962년부터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시작해 산업화의 초석을 다졌다. 국민의 자유가 억압됐다는 비판도 있었지만 경제만 놓고 봤을 때 상당한 변화가 있었다. 특히 한국의 대기업들은 정부로부터 많은 혜택을 받으며 높은 성장을 이끌었는데, 이러한 결과 1970년대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평균 약 9%를, 1980년대에는 3저호황에 힘입어 평균 약 9.7%를 기록했다. 1990년대 말 금융위기를 겪었지만 경제의 체질 개선을 통해 현재는 선진국으로 올라선 상황이다. 2021년 기준 한국의 GDP는 3만5,196달러였는데, 이는 1960년 158달러에 비교했을 때 무려 222.7배 높은 수준이다.
1위에는 룩셈부르크가 선정됐다. 우리가 어렸을 때 서유럽 3소국으로 배웠던 벨기에, 네덜란드, 룩셈부르크 중의 가장 작은 룩셈부르크가 영예의 1위다. 바다에 인접하지도 않은 이중내륙국인 룩셈부르크는 19세기 초까지만 해도 인구의 대부분이 농업에 종사했다. 인구의 33% 정도가 해외로 이주했을 정도로 국민들의 삶은 형편없었다고 한다. 그렇지만 19세기 중반 척박해 보였던 영토에서 철광석이 발견되고 1876년 영국의 야금술이 도입되면서 룩셈부르크에서 가난은 옛말이 됐다. 유럽의 주요 철강생산국으로서 룩셈부르크의 경제는 급성장했다. 세계대전의 위기도 있었지만 철강산업은 20세기 초중반 룩셈부르크 경제성장을 이끌었다. 2021년 룩셈부르크의 1인당 GDP는 무려 13만1,302달러에 이른다.
1919년부터 1921년까지 치러진 독립전쟁으로 아일랜드는 영국으로부터 독립했습니다. 국경이 폐쇄되면서 정치적으로는 독립했지만 경제는 1979년까지 영국의 법정 통화인 파운드 스털링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습니다. 게다가 아일랜드의 경제는 농업에 기반을 둔 터라 상당히 취약했습니다. 그럼에도 1932년에 보호주의를 도입해 더욱 침체됐는데, 이 때문에 1945년부터 1960년까지 유럽경제는 호황이었지만 아일랜드는 이에 편승하지 못했고, 오히려 수십만 명의 사람들이 아일랜드를 떠났을 정도였습니다.(p.325)
세계에서 희토류를 가장 많이 매장하고 있는 국가는 중국입니다. 중국의 희토류 매장량은 4,400만 톤입니다. 이는 전 세계 희토류 매장량의 36.6%의 비중입니다. 그러나 중국은 매장량의 비중을 넘어선 희토류의 생산량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2021년 중국이 생산한 희토류는 총 16만 8,000t이었는데, 이는 전 세계 생산량의 60%로 절반이 넘는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는 것입니다.(p.348)
저자 : 지식스쿨
매주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오전 7시에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다양한 주제의 콘텐츠를 TOP 10 형식으로 제공하는 유튜브 채널이다. 단순히 가십성 이슈보다는 진지한 이슈들을 알기 쉽게 다루고 있어 지식에 목말라 있던 이들의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스포츠채널에서 임원으로 재직하다 퇴사한 뒤 정보의 홍수 속에 사라져가는 주변의 모든 지식을 사람들과 공유하고자 유튜버로서 인생 2막을 열어가고 있다. 한양대학교 졸업 후 서울미디어대학원대학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