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없이 농촌 출근 - 워라밸 귀농귀촌 4.0
김규남 지음 / 라온북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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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후 전원생활을 꿈꾸는 사람은 많다. 그러나 실천에 옮겨 성공적으로 정착한 사람은 적다. 왜 그럴까. 지금까지 전원생활을 하고 있는 사람들은 어떻게 정착했을까. 독자도 은퇴 후 전원생활을 여러 번 생각했으나 아직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흔히 말하는 '돈' 때문이 아니다. 농사를 한 번도 지어본 적이 없어 과연 농촌에 적응하면서 노후를 보낼 수 있을까? 자신감도 생기지 않고, 결정하기에는 많은 관문이 기다리고 있어 미루고 있는 사람으로서 이 책 『은퇴 없이 농촌 출근』에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 사실 정착하지 못하는 이유가 많을 것이다. 사람마다 다를 것이고... 우리 농촌이 전원생활하려는 사람들의 노후를 위해 존재해 왔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모순이다. 즉 도시생활자들은 돈 좀 쥐고 있으면 공기 좋고, 경치 좋은 여유로운 생활을 하기에는 가장 좋은 곳으로 농촌을 꼽는다. 문제는 거기서부터 발생한다고 보면 된다. 이 책은 귀농이든 귀촌이든 철저한 준비가 있어야 성공적으로 정착해 농촌 사람들과 어울려 노후를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잘라 말한다.

이 책은 저자 김규남이 귀농귀촌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적절한 사전 준비, 적응 과정, 성공적 정착에는 차근차근 준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필요한 것들과 준비 작업과 시간 등 돈 이외에도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거기에 실패한 사람들의 경험을 분석해 결점을 지적해 주면서 올바르고도 성공적인 귀농귀촌 희망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저자는 귀농귀촌이 어렵긴 하지만 못해 낼 이유가 없다고 말한다.

 


 

저자는 「4.0시대 라이프스타일, 당신은 은퇴 후 무엇을 어떻게 준비하는가」란 제목의 프롤로그에서 "은퇴를 앞둔 이들은 누구나 한 번씩 도시 생활을 정리하고 내려가 농촌에서 편안하게 살기를 꿈꾼다. 그러나 철저한 생각과 준비 없이 내려간다면, 분명 적응하지 못하고 다시 도시로 올라오게 될 것이다."고 말한다. 이 책은 앞서 언급한 대로 실제 귀농귀촌을 한 저자의 다양한 경험들을 담고 있다. 막연히 전원생활을 꿈꾸었던 독자에게 따끔한 일침을 놓는다. 땅에 대한 문제, 특수작물을 시도하다 깨달은 것, 지역 주민들과의 관계, 공무원과의 관계 등을 직접 경험하며 비싼 수강료를 치르면서 배운 ‘리얼한’ 귀농귀촌의 삶을 하나씩 하나씩 소개한다.

그리고 정부에서 제공하는 귀농귀촌에 대한 정보를 어떻게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지에 대해 설명한다. 농촌 생활에는 항상 소소한 일거리와 행복이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이제 은퇴 후 남은 삶을 준비하면서 귀농귀촌을 꿈꾼다면 이 책을 펼쳐, 저자가 귀농귀촌의 삶을 어떻게 정의 내리고 있는지 그의 경험을 들어보길 바란다. 자신이 귀농귀촌을 어떤 마음으로 준비하고 떠나야 하는지 생각을 정리하는 데 분명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독자는 믿는다. 사실 농촌이란 곳이 도시생활자에게는 꿈의 전원생활을 그리워하게 하지만, 그곳 주민들에는 삶의 현장이다. 자신을 중심으로 전원생활을 꿈꾼다면 그곳 주민들과의 융합은 이미 물 건너 간 것이다. 그곳 주민들과의 불화가 생긴다면 이미 실패한 것이다. 준비에는 마음의 준비가 필요하다는 저자의 말에 '내가 이사가서 살 곳'이라면 당연히 그들의 삶의 방식을 존중해야 할 것이다. 자신이 도시생활하면서 돈을 조금 벌었다고 농촌은 누리려고 간다면 쉽지 않은 일이 될 것은 자명하다.

 


 

이 책은 만약 실패할 경우를 대비한 마음의 준비까지 해야 한다고 말한다. 은퇴 후 자신의 욜드(YOLD, Young Old) 인생도 생각했던 방향이 아니라면 언제든지 되돌아갈 방안이 있어야 꿈꾸던 생활이 행복해질 수 있다는 말이다. 가족들도 마찬가지다. 배우자와 자녀들과의 의견도 나눠야 할 것이다. 물론 자녀들이 분가할 경우엔 배우자와의 의견만 조율한다면 큰 문제는 해결한 셈이다. 그러나 세상 일이 그렇게 마음대로 술술 풀리지는 않을 터 아무래도 스스로 경험하고, 실패한 사람도 겪어보고, 성공적 정착이라고 해도 좋을 저자의 의견을 들어보는 것은 귀농귀촌을 위한 첫걸음을 뗀 것이라 생각해도 좋을 듯하다.

저자는 이 책을 모두 5개의 장으로 나누어 기술하고 있다. 1장 「멀티 해비테이션 시대가 열렸다」, 2장 「귀농귀촌, 이 마음만큼은 가져가자」, 3장 「농촌공동체와 같이 사는 방식」, 4장 「성공적인 귀농귀촌을 위해 알아야 할 실전 노하우 12」, 5장 「나는 치유농장을 꿈꾼다」 등이다. 독자들은 저자의 주장이나 의견에 귀 기울이고, 자신의 환경과 방식을 대입해 가능한 일인지, 불가능한 일인지에 대한 판단을 내리면 된다. 실제 이 책은 귀농귀촌 안내 가이드처럼 쓰였지만 '성공적인'이라는 형용사를 붙여도 좋을 듯하다. 이렇게 자세하게 설명해주는 책은 아직 못 읽었기 때문이다. 저자의 한마디 한마디는 귀농귀촌을 마음먹거나 꿈꾸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읽어야 책이란 생각이다. 미처 생각지 못한 부분이 꽤 많이 다가온다. 그것은 저자가 꼼꼼히 준비하지 않으면 실패할 수도 있다는 노파심도 있겠지만 사전 필수적으로 준비해야 성공적인 정착의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경험에서 얻은 지혜일 것이다.

 

 

이 책의 1장은 귀농귀촌의 생활의 변화와 일상의 변화에 따른 자연적인 현상으로 이해하지만 세밀하게 따진다면 농촌으로 가려는 사람들의 마음의 준비가 훨씬 더 철저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책에 따르면 사람들은 대부분 귀농과 귀촌을 비슷한 말로 쓰고 있지만 이 둘은 확연히 의미가 다르다. 귀농은 농촌 이외의 지역에서 농촌으로 이주해 농업을 주업으로 살아가는 것이다. 귀촌이란 다양한 이유로 인해 농촌에 주거지를 마련하되 농업 이외의 소득원으로 생활하는 것이다. 귀농과 귀촌은 농촌을 터전으로 생활한다는 공통점은 있지만, 수입원의 차이가 극명하게 구분된다. 통계에 의하면 귀농인이 다른 수입원으로 귀촌인이 되기도 하고, 귀촌인이 텃밭을 가꾸다 범위를 확대해 귀농인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세밀한 구분보다 ‘어떻게 삶의 조화를 통해 행복한 전원생활을 할 것인가’ 하는 문제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귀농과 귀촌의 가장 중요한 부분은 내가 ‘이 일’을 잘할 수 있으며, 그 일을 통해 재미를 느끼고 행복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 마음만 있다면 용어의 차이는 큰 의미가 없다.

귀농귀촌을 통한 전원생활은 누리기 이전에 가꿔야 하고 날마다 관리해야 한다는 것을 명심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귀농귀촌 생활을 그저 삶의 정글에서 살아남은 자가 받는 훈장쯤으로 생각한다면 실제 전원생활은 악몽이 될 수 있다는 경고의 메시지로 받아들여 진다. 하지만 일과 삶의 조화를 이루면서 재미와 행복을 느낀다면 덤으로 건강한 삶까지 보장받을 것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갖는 이유다.

 


 

1장이 개괄적인 귀농귀촌에 대해 썼다면 2장부터 5장까지 귀농귀촌을 하려는 사람에게 실질적인 주의와 당부, 꼭 준비해야 할 물적·심적 과정을 세세하게 지적하고 주의를 해서 필수적으로 챙겨야 할 문제들로 가득 차 있다. 읽다보면 어떻게 "내 이쪽에서 저 쪽으로 가려는데 거쳐야 할 것이 이리 복잡하고 어려운가?"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그러나 이 과정을 빼놓는다면 귀농귀촌이 준비가 덜 됐다고 봐야 할 정도로 세밀한 사항까지 챙겨주는 저자에게 오히려 감사해야 할 일들이다. 2장에 쓰인 말은 대부분 제목만 보아도 무슨 뜻인지 한 번쯤 전원생활을 꿈꾼 사람들이면 쉽게 이해가 되고 무슨 의도인지도 알 수 있도록 잘 정리된 제목들이다. 〈도시에 집은 두고, 마음은 가지고 가라〉, 〈목숨 걸지 않는 힐링이 되는 귀농귀촌〉, 〈수익 낼 생각부터 하지 마라〉, 〈오늘 하루만 자연인이 되어라〉, 〈맥가이버가 되기로 마음먹자〉, 〈처음부터 욕심 없이 준비하라〉, 〈창업보다 어려운 게 농업, 농사만 잘한다고 되는 게 아니다〉 등이다.

전원생활을 꿈꾼다면 농촌공동체와 같이 사는 방식을 받아들이고 함께하겠다는 생각을 굳혀야 한다는 점을 말한다고 저자는 생각한다. 제 3장에 이를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귀농귀촌해서 생긴 갈등은 한번 속상해하고 웃어넘길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두 사람만의 갈등으로 끝나지 않는 문제가 있다. 현지인들보다 좀 더 합리적인 귀농귀촌인들은 문제가 발생하면 ‘법대로 하자’고 하거나 행정민원으로 해결하려고 하는데 이것은 최악의 방법이다. 법이나 민원으로 해결하는 것은 숙고해야 한다. 현재 대부분의 농촌에서 갈등은 민원 문제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 민원이란 주민이 행정기관에 원하는 바를 요구하는 것이다. 통상 농촌에서는 개인적 애로 사항을 요청하기도 하지만 갈등 관계에 있는 사람의 잘못을 들춰 시청 민원실이나 군과 읍의 행정복지센터에 상대의 잘못을 시정 조치해 줄 것을 요구한다. 민원을 접수한 공무원은 절차에 따라 처분을 이행할 수밖에 없다."(p.145)

 


 

4장은 실전 노하우 12가지를 적었다. 농촌에서 직접 살지 않으면 제대로 모를 수밖에 없는 일들을 세심하게 조목조목 설명해주고 있다. 빼놓지 않고 읽어야 할 부분이다. 아마 저자도 경험을 통해 깨우치게 된 것들이 대부분이다 싶다. 저자는 하루를 정리하며 농장에서 바라보는 저녁놀이 일품이라고 적었지만, 사실 성공적으로 정착했다면 아침부터 밤까지 행복감을 느낄 정도로 모든 게 좋아 보이지 않겠는가? 귀농귀촌의 전원생활도 언제나 떠날 준비를 하는 것이 좋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저자는 또 농촌 생활에는 항상 소소한 일거리와 행복이 있다. 계절별로 다른 햇볕과 바람결 그리고 텃밭에서 가꾼 채소로 차린 밥상이 그렇다. 소박하지만 저녁상에 빙 둘러앉은 가족들의 웃음소리와 그들에게 행복을 주는 삶이 바로은퇴 이후 우리가 살아야 할 일상이 아닐까?라고 반문한다.

4장에 쓴 세세한 주의사항 하나만 살펴보자. "영농과 관련된 공사대금과 자재, 농약과 비료 씨앗, 묘목 등 각종 영수증은 반드시 보관해야 한다. 당연히 농협 조합원이 되면 발급 가능한 신용카드로 결제하지만, 영수증의 용도는 따로 있다. 구매를 취소하거나 농업경영체 등록, 천재지변에 의한 피해 보상 등에 반드시 필요하므로 사진을 찍어 보관하는 습관을 들이자. 농촌에서 건축이나 공사를 한다면 스스로 초보임을 자인하고 공부해가면서 진행해야 한다. 돈만 주면 알아서 해주겠지 한다거나 추진 과정에서 달콤하고 그럴듯한 말에 귀가 솔깃해지면 안 된다. 그 일과 그 분야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면 나중에 비싼 수업료를 치르게 된다는 것을 명심하자."(p.195)

 

저자 : 김규남

 

농부이자 시인·시조시인, 응용식물과학박사. 평생을 군(軍)에서 앞만 보고 달려왔다. 은퇴를 하면 가족들에게 이것저것 다 해주겠다고 약속했지만 늘 일이 우선인 삶이었기에 지키지 못했다. 퇴임 이후에는 대학에서 강의를 하며 신문 칼럼과 시를 쓰고, 방송 출연과 SNS를 하면서 오히려 더 바쁘게 살다 보니 바쁜 건 타고났다는 생각뿐 일을 줄여야겠다는 각오는 생기지 않았다. 건강에 한계를 느끼고 치유농업을 위해 귀농을 결심하고 농장을 일궜다. 내가 좋아하는 땅에서 나무를 심고 풀을 뽑고, 밤이면 시를 썼다. 또 오롯이 은퇴 전과 후 모두가 나를 위한 삶이었고 여전히 바빴다. 그러던 중 살아온 날들과 살아가야 할 날들에 대한 성찰의 계기가 찾아왔다. 아내에게도 은퇴가 필요하다는 것과, 은퇴 이후에 삶의 반은 지금까지 소홀했던 가족과 행복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는 사건을 겪으면서 나 혼자의 행복보다 남들에게 행복을 전하는 일상의 가치에 대해서 고민하게 되었다. 특히 귀농에 대한 나의 좌충우돌 경험을 통해, 귀농귀촌을 생각하는 다른 이들이 실수는 건너뛰고 행복은 가져가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 책을 내게 되었다.

인스타그램 @haegang_wri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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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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